바다로 간 계곡물에게 (김윤권 제4시집)

바다로 간 계곡물에게 (김윤권 제4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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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 시인의 말 】

네 번째 시집을 출간하면서


지리산 첩첩산중 산골 마을에 태어난 아이가
어느덧 환갑을 훌쩍 넘긴 아저씨가 되었다

돌아보면 어찌 아쉬운 것 없고,
돌아보면 어찌 부끄럽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살아온 순간순간 울고 웃으며
가장의 시간은 쉼 없이 흘러왔고
어릴 적 바라본 그 산 정상에 가지 못하면서
산 중턱에 주저앉은 무능력한 가장이지만

대표님 소리 듣는 멋진 아들과
선생님 소리 듣는 이쁜 딸 두고
구걸하지 않고 살 만큼 걸어왔으니
정상까지 가지는 못해도
참 다행이다 싶은 오늘이다

시詩가 무엇이기에
이토록 사랑에 빠지도록 하는가?

무엇에 이끌려 글을 쓰며
힘든 길을 가는가?

네 권의 시집을 출간하면서도
나 스스로 내 글재주가 부끄러운데
세상에 나와서 읽힐 속내
그들은 이해하고 알아주려나

네 번째 시집 출간일, 결혼기념일이다
삼십 년 세월 올바른 아내의 길 걸어오면서
온갖 고통 속에서도 인내하고
또 버티고 내 곁을 지켜준 사람
세상에서 제 남편이
제일 노래 잘한다고 믿는
콩깍지 씌어진 사람
길을 걸을 때면 손 꼭 잡는 껌딱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한결같이 내 편인 사람

결혼기념일에 영원한 내 편
아내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2026년 4월 9일
靑巖 김윤권
저자

김윤권

* 경남 하동 출생
* 2023년 겨울 계간 부산시단 시 신인상 등단
* 새부산시인협회 회원
* 시랑문학회 동원

* 시집: 『내 이름은 가장입니다』『겨울 진달래』『마음 내시경』『바다로 간 계곡물에게』

목차

차 례

시인의 말 … 3

1부 ………………………… 옛날 버스

옛날 버스 … 13
당신의 얼굴 … 14
잊지는 말아야지 아니 잊어야지 … 15
연산 3공구 우물 … 16
가족 … 17
내 손 잡아준 사람아 … 18
마주 보는 사랑 … 19
담배 … 20
아버지는 … 22
울 동네 방기마을 … 24
바위 … 25
어버이날 … 26
현명한 구두쇠 … 27
청암靑巖 … 28
그냥 1 … 29
그냥 2 … 30
다리미질 … 31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 … 32

2부 ………………………… 육 학년 삼 반

시인은 가수다 … 35
부족하면 안 되니까 … 36
1월 달력을 넘기며 … 37
금고 … 38
순애보 사랑 … 39
잊지 못할 사랑 그리고 詩 … 40
그림 그리기 … 41
상상 … 42
아침 점심 저녁 그리고 밤 … 44
술 생각 나는 밤 … 45
2월 마지막 날이 … 46
3월 1일 아침이 되면 … 47
개꿈 … 48
오늘 하루야 … 50
펜 붓 노래 그리고 세월 대출 … 51
이력서 … 52
환갑 생일 케이크 … 53
육 학년 삼 반 … 54
잠 못 드는 밤 … 56

3부 ………… 바위틈에 핀 진달래야

초심 … 59
바위틈에 핀 진달래야 … 60
춤 대결 … 61
꽃밭 … 62
진달래 처녀 … 63
은행나무 … 64
봄 … 65
제철이면 … 66
빗물도 춤추고 노래한다 … 67
이건 아니잖아 … 68
2월 단풍 마지막 잎새 … 69
작천정 벚꽃 … 70
작별 … 71
바다로 간 계곡물에게 … 72
청춘 낙엽 … 73
꿈 … 74
너는 누구냐 … 75
강 건너 보물 … 76
동그라미 수집 … 77
고백 … 78

4부 ………………………… 적금을 깨자

드라마 인생 … 81
또 한 번 청춘 … 82
뒤집힌 세상 … 83
보고 또 봐 … 84
진행형과 과거형 … 86
다 그런 거지 뭐 … 87
그랬잖아 … 88
비운다는 건 … 89
잊지는 말아야지 … 90
동에서 서로 굴러가는 인생 … 91
빈손 … 92
놓을 수 없는 끈 … 93
밥심 … 94
아니다 … 95
아닌 것은 아니라 해야지 … 96
그런 줄 알았다 … 97
적금을 깨자 … 98
틈 … 99
장기기증을 하며 … 100

5부 …………………… 오일장 호떡

여행 … 103
태풍이 오면 … 104
서울 구경 … 105
2023 송년 여행 … 106
바통 … 107
만년필 … 108
생굴을 먹고 … 109
포장마차에서 … 110
커피숍 … 111
오일장 호떡 … 112
3.1절 … 113
황제의 실언 … 114
백 층 아파트 … 115
해맞이 … 116
아름다운 선진조국 … 117
동백 여인 … 118
촛불 … 120
매미성 … 121
초승달 … 122
부처님 … 123
노름판 … 124
시집을 읽고 ⦁ 김종대 시인 … 125

출판사 서평

【 시집을 읽고 】


『바다로 간 계곡물에게』를 읽고


예인 김종대 시인
(예인문화사 대표)

김윤권 시인은 초등학교 6학년 시절 같은 반 친구로 지금까지 만나는 벗입니다. 평소 글쓰기를 좋아한 친구가 2020년 첫 시집 『내 이름은 가장입니다』를 내고, 2023년 계간 《부산시단》 겨울호 신인상으로 등단하며 6년 동안 4권의 시집을 낸 열정에 놀랍니다. 그도 그럴 것이 건강한 친구가 4기 암을 진단받고 투병하면서 인제야 속마음을 드러내는 걸 알게 되니 마음이 무겁습니다. 남은 걸 모두 토해내듯 쏟아내는 아내에 대한 사랑과 가족에 관한 이야기로 읽힙니다. 또한 그동안 살아온 모든 걸 고백하며 남은 사람에게 일러주는 삶의 지혜와 교훈 같은 마음으로 여겨집니다.
시인의 『바다로 간 계곡물에게』는 순수하게 바라본 넓은 세상 아름답지만, 그 세계를 마주하기 위해서는 눈 뜰 준비와 마음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순수한 동경과 현실의 깨달음이 함께 담긴 삶의 여정을 비유적으로 보여 주는 성찰적 서정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좁고 가파른 곳이 싫다고
넓은 세상으로 가고 싶어
강으로 가서 강물이 되고
더 큰 세상 가고 싶어서
바닷물 되리라 부푼 희망 안고
겁도 없이 바다로 간다

깜짝 놀란 강물이 울부짖는다
짜디짠 바닷물에 눈뜰 수 없고
쉴 새 없이 밀려오는 파도의 출렁임
머리가 어지럽고 헛구역질 난다

달콤한 바다의 유혹에 빠져
어울리지 않고 버티기 힘든 곳에서
바보같이 돌아갈 수 없는 길을 만나
탈탈 털린 순수한 계곡물의 빈손을 본
갈매기가 멀리서 끼룩끼룩 비웃는다

앞으로 넓은 세상에 올 때면
물안경이라도 준비하고 오라는
슬픈 울음과 아우성
큰 파도에 밀려 깊이 잠긴다

- 「바다로 간 계곡물에게」 전문

시집 제목으로 삼은 이 시의 전체 느낌은 좁은 계곡을 떠나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물의 흐름을 통해 꿈과 현실의 틈새를 성찰적으로 보여 주는 시입니다.
처음에는 더 넓은 세계를 향한 희망과 설렘이 강하게 나타나지만, 바다에 이르러서는 그 세계가 결코 쉽거나 달콤한 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이 시는 단순한 자연 묘사가 아니라 도전과 좌절, 그리고 깨달음의 과정을 담은 삶의 은유로 읽힙니다. 전체적으로 씁쓸하면서도 깊은 성찰을 남기는 분위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상징과 이미지를 살펴보면 자연의 흐름을 통해 인간의 삶을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계곡물’은 순수함과 작은 세계와 출발점을 의미하고, ‘강물’은 성장과 확장된 경험을 나타내며, ‘바다’는 넓은 세상과 거대한 현실을 보여 줍니다.
첫 연에서 좁은 공간을 벗어나려는 열망과 꿈이 드러납니다. “넓은 세상으로 가고 싶어 / 바닷물 되리라 부푼 희망 안고”라고 전하지만, 두 번째 연부터 분위기가 바뀝니다. “짜디짠 바닷물” “쉴 새 없이 밀려오는 파도” “머리가 어지럽고 헛구역질 난다”라는 장면들은 넓은 세상이 단순한 동경의 대상이 아니라 견디기 힘든 현실일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그리고 세 번째 연 5행에서의 “갈매기가 멀리서 끼룩끼룩 비웃는다”라는 표현은 세상의 냉정한 시선과 조롱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장면으로 시의 정서를 더욱 선명하게 만듭니다.
이 시가 정서적으로 마음을 전하는 중심은 순수한 꿈의 좌절과 현실의 깨달음입니다. 특히 “바보같이 돌아갈 수 없는 길을 만나”라는 구절은 삶에서 한 번 선택한 길이 쉽게 되돌릴 수 없는 것임을 보여 줍니다. 마지막 연의 “물안경이라도 준비하고 오라는 / 슬픈 울음과 아우성”이라는 표현은 넓은 세상을 향한 도전에는 준비와 경험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마음의 전달 정도를 측량해 본다면 높게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계곡물이라는 단순한 자연 이미지가 인간의 삶과 욕망을 쉽게 떠올리게 하기 때문입니다. 독자는 이 시를 통해 자기 삶 속 도전과 실패, 그리고 깨달음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됩니다. 「바다로 간 계곡물에게」는 좁은 곳을 떠나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려는 존재의 꿈과 그 과정에서 마주하는 거친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시입니다. 이 작품은 꿈을 부정하기보다는, 넓은 세계를 향한 도전에는 준비와 성찰이 필요함을 조용히 일깨워 줍니다.
벗, 김윤권 시인에게 마음을 전합니다. 지금처럼만 하면 더욱 건강을 회복하고, 더 긴 시간 우정을 나누며 함께할 거라는 강한 믿음을 가집니다. 그리고 제가 할 수 있는 기도 손 모으고,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고 있다’라는 걸 기억하라고 힘을 보탭니다. 시인의 아내와 자녀 또한 그럴 것입니다.
이제 계곡물도 짠 내 나는 바다에서 충분히 적응하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벗이 글쓰기와 노래, 사람을 좋아하는 그런 날이 더 오래기를 바랍니다. 건강과 문운이 더 펼쳐지기를 소원하며 한 잔 술을 마시며 촛불을 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