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안녕 (박명곤 시집)

벚꽃 안녕 (박명곤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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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두려움이 무언지 몰랐고 모르는 게 너무 많다는 것조차 모른 체 그냥 살아가는 자신을 자꾸 만납니다.
생각이 많아 봐야 인공지능보다 못할 텐데 몹쓸 독백은 왜 이리 꼬리를 물고 있는지요. 상상력의 양이 넘친다고 성숙한 행동과 직결된 완성형 인간도 아닌 것 같습니다. 나름 괜찮은 사회 구성원이라도 될 것 같은 문학적 이성과 감성으로 방황하는 행위. 그러다 어쩌면 막연한 희망의 행운이라도 우연히 마주칠까 싶기도 합니다.
자신을 들여다보는 행위가 길어질수록 불편한 도덕적 양심과 억압된 자유에 되레 갇히기도 합니다. 진리는 우릴 자유롭게 할 것이라는 믿음, 내면을 탐구하는 일상들, 시적 사유로의 여행이 언제까지일지.
글로 표현된 이 엉성한 그림이 인연의 독자에게 어떤 멈춤과 감동으로 만날 수 있을지. 그래도 작은 자판기 커피 한 잔으로 공유될 수 있지 않을까요?
봄비가 그치고 바람이 더 쌀쌀한 오늘, 오늘이 며칠인지 지금 몇 시인지를 놓칩니다.
버스를 타고 동해선 전철을 건너 부산 수영구 망미동 예인문화사로 가는 길입니다. 많이 본 듯한데 고향 마을만 지나면 익숙한 거리를 잊어버립니다. 그래서 또 두렵습니다.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겠습니다.
휴대전화기도 잊어버리고, 우산도 비가 그친 장소에 두고 옵니다. 손가방도 술집에 둔 채로 말이죠. 막걸리 두 통 사고 편의점에서 카드로 결제한 후에는 다음날 이상하게 발견하기도 하지요. 그래서일까요. 두려움이 자꾸 자랍니다. 이대로 혼자서 마음만 끌다 보면 우울과 외로움에 미칠 것도 같습니다.
“두려워하지 말라”라고 하는 말씀이 성경에 365번 나온다는 말이 있답니다. 이제 진실로 믿어야만 살 것만 같습니다.
해가 조금이라도 더 따뜻해졌으면 하는 겨울 볕은 나이를 먹어갈수록 무섭도록 차갑게 느껴집니다. 여기까지 잘 왔다고, 부족한 저에게 처녀작을 선물할까 합니다. 혹여 우연히 그대가 보다가 잠깐 생각난다면 엽서 한 장 부탁드립니다.
갈 길을 잃어가는 시적 허용에 평화를 빕니다. 살아가야 할 감사의 이유를 알려주신 하늘바람에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2026년 봄
박명곤
저자

박명곤

*2025년가을계간부산시단시신인상등단

*부산가톨릭문예작품공모전(입선2회)

*새부산시인협회회원

*행복인테리어울산동구점대표

목차

차례

시인의말…3

1부…………………………겨울계산기

벚꽃안녕…13
여름가을겨울봄…14
화초의기도…15
별똥별을보고…16
봄볕의걱정…17
벚꽃이누웠다…18
봄비내리는…19
곡우…20
겨울계산기…21
하늘눈물…22
하늘바람…23
나는너를보고있다…24
이월의겨울…25
바람꽃…26
봄여름가을겨울지나…27
바람의노래…28
성냥개비…29
사라질마음,짧은인연이라도…30
매미는사라지고…31
키다리아저시를꿈꾸며…32

2부…………………………홍채의기억

뚝배기…35
세탁기…36
홍채의기억…37
이브껌…38
풍선껌…39
아귀찜…40
두부김치의교훈…41
바다와배…42
팥고물…43
암산의일상…44
생탁…45
걸레…46
열쇠의비밀…47
맥주와새우깡…48
안경의인생…49
영정사진…50
영정사진의뒷모습…52
전화번호부…53
상처와위로…54
보이스피싱…55
쇼팽소나타2번…56

3부…………………………아침거울

아침거울…59
영업사원…60
날기억하겠니…62
기혼자의변명…64
당신이그리운날에…65
잃어버린너에게…66
눈물…67
슬픈노래를부르는사람…68
706호창가…69
5월8일…70
실업자의월요일아침…71
시작詩作고민…72
요양원…74
알쏭달쏭…75
배밑바닥에서…76
알코올의경고…77
머리털…78
하하하…79
초상화의낯빛…80
헤어진후…82

4부…………………………달빛포차

칼샘의노래…85
칼샘의노래·2…86
칼샘의노래·3…87
포장마차에서…88
달빛포차…89
육사모이모티콘…90
산책…92
친구의전화…93
전시회입구에서서…94
운명에대한자세…95
시인의고백…96
표절시비…97
열사…98
영원한꿈…99
일요일손님…100
우정일기…101
청춘에게…102
누구지…103
죽은시인의사회…104
조용히보세요…105
기도할때…106

5부……………………삶의고해성사


기러기아빠…109
시선視線에대하여…110
행복인테이어…111
우정이말한다…112
가을날노트북앞에서…113
달맞이…114
달맞이2…116
삶의고해성사…117
신인문학상당선소감…130
신인문학상심사평…132

출판사 서평

【신인문학상심사평】

이별의아픔을품은함축,그이별의미학

장마진거리,비는주룩주룩내리는데처량히비를맞고걷는사람을본다.견딜수없는아픔하나있나보다.
아픔중엔어떤아픔이제일클까골똘히생각하는데,마침《부산시단》신인문학상응모작품이들어왔다.필자의물음에답이라도하듯,그중에사랑하는사람과의이별이,아픔이크다는것을보여주는시가있다.시의기본요소인함축의미,표현의미,생의철학까지섬세하게갖추고나타났다.
응모자중박명곤님을선하고,7편응모시중3편「벚꽃안녕」과「봄볕의걱정」,「홍채의기억」세편을선한다.
먼저「벚꽃안녕」을보자.
첫연“벚꽃떨어질때/가슴온도몇도일까”가독자의마음을단숨에사로잡는다.이물음은단순한자연의묘사가아니라,시속의‘그대’에게던지는정서적질문이겠다.벚꽃은봄의상징이자,짧고찬란한순간을남기고떠나는존재로서,이시에서는잠시머물다떠난그대를상징하거나환치한것으로읽는것이옳겠다.
“벅찬기다림뒤슬픈품위”는그대와의만남과이별을동시에품은구절이다.기다림의설렘과이별의아픔을품위있게표현하고있다.벚꽃이지는순간은그대의떠남과겹쳐진다.“벚꽃잎바람에날리면/그대와머물던두발/한참이나저리다”라는화자의감정과아픔이지금도지속되고있음을드러낸다.
그대와함께했던시간의흔적이육체적감각으로남아있다는점에서,이별의여운이얼마나깊은지를보여주고있는것.하여,“가슴온도몇도일까”라는물음은그대에게던지는공감의요청이자,은근한책망이다.“너도그렇게아팠느냐”라는질문속에는화자의아픔을함께나누지않은그대에대한서운함도스며있는게아닐까.읽는독자의가슴도같이저리게하는잘쓴시라하겠다.
다음은「홍채의기억」시를보도록하자.
우리는흔히‘세월이약’이라는말을한다.그러나시간이지나도잊히지않는것이있다.이시2연에서“망각은신의선물/눈감아주는것에대한자유”라고한다.그러면서“이승에대한나의타협/저승에서다시풀죗값으로미룬다.”
이시에서도망각하는것을신의선물이요,신이준자유라고한다.역시앞의시에서보여준벚꽃(그대)과의이별의고통이겠다.얼마나그고통이깊고컸으면잊을수가없어서잊히지않기에하는말이겠다.차라리저승에가서갚을테니지금좀잊게해달라는거다.오죽아프면그렇까싶다.그렇게까지힘든아픔을안고살아왔다는얘기가된다.그래,시인이여,잊기를바라며독자도기도하는마음이절로든다.
스스로이시에서“비밀이어두워지면슬픔커지고/고백이밝아지면아픔작아진다고”라는철학적통찰과고백이치유로이어진다는메시지까지내고있는시인이여,그렇게고통은옅어지고잊혀져치유되기를독자도간절히바란다.
먼훗날‘눈을감은후에도아름다운미소떠올리고이승의고통까지도감사할수있을까’를염려하는시인의마음쓰리게아름답다.그순정한시인이여,아픈기억은잔상으로라도남겨두지말기를,그래서남은날들활짝웃으며살기를독자도빌어주고싶다.
다음은시「봄볕의걱정」을보자.
이시는봄의맑고따뜻한이미지와는달리어떤근심과현실적인삶의무게를느끼게한다.첫연은봄의이미지에맞는생동감과따스함이느껴진다.그러나다음연이이시의핵심이다.이렇게좋은봄날이나시적화자는그렇지못하다.“잔설남은옥탑방”“장마에젖은손수건의소금”등,시의전체에서보면1연과2연이대비적으로밝음과어둠의이미지를드러내고있다.2연안에서도“옥탑방의잔설”과“이마에따가운햇살”이대비를이루는구조를갖고있다.더슬펐겠다.이시는봄의계절속에서도,무거운근심과내일에대한걱정을담고있는변두리삶의고달픔을드러내고있다.
시가갖춰야할중요한요소는당연히함축의미다.박명곤님은그런함축미를아주잘살릴줄아는시인이다.여러시적표현방법을잘알고활용할줄알고있다.짧은몇줄의시로독자에게울림을주는공감을끌어내기도한다.
시인이쓴세편의시가모두순수서정을섬세하면서도함축적으로표현해내고있고,그속에삶의철학과생에대한깊은사유도볼수있다.인생은고해라는말도있다.‘초년의고생은사서도한다’라고했다.그고통이벚꽃의이별에서보여주듯이별의고통,삶의고통을시적승화로독자에게도위로와희망을주길바라며,이젠,단단한행복을누릴수있기를바란다.박명곤님을이번부산시단제46호신인상수상자로선정하며박수를보낸다.
*심사평:문인선시인


저는늘이런생각을했습니다.좋은시는많이아프고힘들어야나온다고배웠고그리믿고있습니다.살면서억눌리고상처받은마음과감정을밖으로처연하게드러낼수밖에없을때말입니다.독자또한감추고있던걸일러준시한편이독자와더공감한다는생각으로삽니다.어쩌면박명곤시인의시가그렇다고여깁니다.읽어보시면터질듯한무언가를보시게될겁니다.
-예인김종대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