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옆모습

잃어버린 옆모습

$15.00
Description
『한 달 후, 일 년 후』, 『신기한 구름』에 이은 조제의 마지막 이야기,
『잃어버린 옆모습』 국내 정식 출간!
북포레스트에서 출간된 『잃어버린 옆모습』(1974)은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들 중 『한 달 후, 일 년 후』(1957), 『신기한 구름』(1961)과 함께 ‘조제’라는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으로, ‘조제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를 담고 있다. 조제가 여주인공으로 나오는 전작 소설들이 사랑에 대한 비극적이고 허무한 관점을 짙게 풍기는 반면, 시간이 좀 더 흘러 발표한 이 소설에서는 사랑과 인생에 대한 관점이 조금씩 변해가고, 작품의 깊이 역시 깊어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신기한 구름』을 발표한 지 13년이 지난 후 사강은 조제의 마지막 이야기를 다시 세상에 내놓는다. 그동안 두 번의 결혼과 두 번의 이혼을 했고, 아이도 갖게 된 사강. 세월이 흐르면서 저자도 작품 속 등장인물도 성숙의 과정을 겪은 것일까? 전편들과 마찬가지로 사랑의 본질과 인간의 고독을 다룬다는 점에서 궤를 같이하지만, 한층 더 세련되어진 감각적인 문체와 섬세한 심리묘사로 원숙미가 짙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저자

프랑수아즈사강

설득보다는매혹을원했던프랑스최고의감성,유럽문단의매혹적인작은악마로불리우는그녀의본명은프랑수아즈쿠아레((FrancoiseQuoirez)로,마르셀프루스트의소설『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의등장인물인사강을필명으로삼았다.그녀는1935년프랑스카자르크의부유한가정에서태어났으며,소르본대학교를중퇴하였다.19세때발표한장편소설『슬픔이여안녕』이전세계베스트셀러가되어...

출판사 서평

우리는오직옆모습으로만서로를보았고,결코서로사랑하지않았다

『잃어버린옆모습』에는조제를둘러싼세명의남자가등장한다.광기에가까운집착을보이며서로를갉아먹고급기야조제를감금해소유하려했던전남편앨런,부유한배경을바탕으로물심양면으로조제를돕지만어딘가결여되어보이는성공한사업가줄리우스,첫만남부터서로에게호감을보이며즐거운대화를나누지만이내조제를줄리우스의정부로착각해무례를저지르는젊은수의사루이.
각각의등장인물은자신만의방식으로서로를바라보고사랑을이어나간다.누군가는상대방의옆모습만을바라보고,또누군가는온전한모습을보는듯도하다.사강은세명의남자와조제의관계에서사랑이라고포장된소유욕과그럼에도불구하고사랑을통해행복해지고싶어하는모순을그녀특유의감성과문체로섬세하게표현하고있다.

“우리는지독히도평행이고지독히도낯선서로의인생속을지나갔다.우리는오직옆모습으로만서로를보았고,결코서로사랑하지않았다.그는나를소유하기만을꿈꾸었고,나는그에게서달아나기만을꿈꾸었다.그게전부였다.”_233쪽

그초봄저녁,파리는눈부셨다

조제는우연히찾은꽃집에서루이와다시만나게되고두사람은사랑에빠진다.루이는조제와줄리우스의관계를오해해질투와실망감에저지른실수를사과하고,조제역시루이를만나5년만에가슴뛰는사랑에빠졌음을깨닫게된다.

“그가한손을내밀더니,나를자기쪽으로끌어당겼다.심장이마구쿵쾅거렸다.그는나를끌어안고한쪽뺨을내이마에대고는한동안꼼짝않고있었다.그가몸을떠는것이느껴졌다.이윽고그가나에게키스를했다.욕망의나팔수천개가소리를내고,피를고동치게하는수천개의북소리가우리의혈관속에울려퍼졌다.”_169쪽

다리들은공중에걸쳐져있는것처럼보이고,기념물들은부유하는것같았으며보행자들의발걸음은가벼워보이는초봄의파리,아름답고자유로운도시에서조제는새로운사랑을시작한다.전작들이연인들의이별에이르는과정을보여준다면,이작품에서는허무한사랑의비극적결말이아닌이제막시작된조제와루이의사랑의감정을구체적이고열정적인모습으로그려낸다.조제가자신의삶을구속하던인물들,서로이해하지못하고같은곳을바라보지못하던인물들에게서벗어나사랑하는존재들과함께보다솔직하고풍요로운삶을살아가는모습으로‘조제3부작’을마무리짓고싶은것이작가의바람이아닐까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