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d I Been Born a Stone : 내가 돌멩이로 생겨났다면

Had I Been Born a Stone : 내가 돌멩이로 생겨났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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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최지인 시인의 영한 시집 『Had I Been Born a Stone : 내가 돌멩이로 생겨났다면』에는 15편의 신작시가 영어 원문과 함께 실렸다. 시인은 전쟁 중이거나 정전 중인 나라와 나라의 경계에 선 소년의 시선으로 시를 썼다. 칼날같은 최전선에서 위태로운 상황을 겪고 있거나 겪었던 소년은 살아남기 위해 총을 멘다. 누가 혹은 무엇이 아이들을 전선으로 몰아가는가. 벽을 만들고 적을 만드는 세상에서 깨어있는 시인은 늘 아플 수밖에 없다. 산정에서 바라본 세상은 어지럽고 때때로 허망하다.
시인은 ‘Cigarettes after work’ 시에서 내가 돌멩이로 생겨났다면 / 아무것도 물려주지 않아도 되는데 // 나와 닮은 아이는 욀 수 있는 가장 큰 수까지 그치지 않고 숫자를 센다. 라고 썼다. 인간은 끝없이 풀어낸 욕망의 높이와 넓이의 거미줄에 걸려 그 속에서 서서히 말라가는 현실을 산다. 시인의 시선이 거기에 닿아 있다. 차라리 시를 쓰지 않는다면 고통을 느끼지 않고도 살 수 있을 텐데, 안타깝게도 시인은 돌멩이로 생겨나지 않았다.
최지인 시인은 미얀마,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에서 전쟁을 겪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늘 귀기울이며 그들과 함께 평화를 위한 행동에 나서며 고통의 끝에 선 사람들을 시에 담았다. 폭탄이 수직으로 떨어진 곳에서 어린이가 다른 어린이를 둘러업고 걷는 영상,
무장한 이가 방아쇠를 당기고 / 혹독한 추위가 몸에 파고든다고 생각해 봐 / 죽는 날까지 _’한 사람이’ 시 부분.
그러나 시인이 바라본 세계가 전쟁을 겪는 곳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 우리가 몸담고 있는 삶의 터전에서 온몸으로 겪어내는 폭력적 상황이야말로 칼날같은 최전선이 아닐 수 없다. 그 참혹 속에서 한사코 살아가는 존재를 탐구한다. ‘회복’ 시에서 아버지로부터 일상의 폭력을 겪은 친구가 암진단을 받고 힘겨운 국면 속에서도 천년 된 은행나무 밑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웃는 얼굴을 보여주는 장면을 통해 인간이 허망함 속에서 살아남은 비결은 햇살을 닮은 웃음이었음을 발견한다. 마지막 시 ‘세계화’에서 모든 것이 파괴된 후에도 / 내 사랑이 끝나는 건 아닙니다 라고 시인은 선언하듯 쓴다. 산과 호수의 고요함을 비유하여 인간이 고통 속에 살아 있는 것의 의미를 깊이 성찰한다.
저자

최지인

1990년경기도광명에서태어나중앙대연극학과와광운대대학원국문학과에서공부했다.2013년『세계의문학』신인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고창작동인‘뿔’로활동중이다.시집『나는벽에붙어잤다』『일하고일하고사랑을하고』『당신의죄는내가아닙니까』,동인시집『한줄도너를잊지못했다』『너는아름다움에대해생각한다』가있다.제10회조영관창작기금을수혜하고제40회신동엽문학상을받았다.

목차

Contents차례

Sketch스케치10
Living사는일12
Soil흙18
ThinkingoftheSouth남쪽생각28
Cigarettesafterwork32
21stCenturyKid21세기소년38
Peak산정에서42
Flash플래시46
Border국경에서48
Metamorphosis변신52
WeedandWind풀과바람56
OneWho한사람이64
ADreaminDaylight낮의꿈68
Recovery회복78
Globalization세계화84

AfterwordbyJackLarge추천의말88

출판사 서평

시인들은삶의의미를관찰하고경험하면서그의미에대한진실을예리한언어로투영한다.그언어는창작자의마음속깊은곳과바깥에서솟아나고,시인각자에게주어진모국어안에서표현된다.생각이맑고순수하다면번역과정에서도잃어버리는것은아무것도없을것이다.영어로번역된최지인의시를읽으면서내가받은인상이바로그렇다.이시들은어떤세대의한국인독자에게도그의예술적진정성을의심하게만들지않는다.출간당시서른다섯살이었던최지인은보통은나이많은시인에게서나느낄수있는자신감으로시를쓴다.나이지긋한한국인들은그의시에서한국적정서의정수인한(恨)을발견하고고개를끄덕일것이다.한은그의미의지평이한국의큰강이름과한국인들이스스로를부르는이름을모두아우르는,한국인에게는가장중요한단어다.이단어는영어가그것을축소해표현하려는시도를무력하게만든다.민주화라는자기해방의격변이후태어난세대에게는그무게가옅어졌지만,내가그의시를읽을때마음속에자리하는독특한자각을이보다잘담아내는단어는드물다.그시들은시를사랑하던나의뿌리와기억을다시이어준다.그안에는아이러니와성실함이함께자리한다.이시들을읽으며해방되는감각과되살아나는기억의홍수속에잠기려면어느정도나이를먹어야할것이다.그렇다면나이들어간다는건나쁜일이아니다.그의시적성취는기다릴만한가치가있다.

2025년10월
잭라지(인류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