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
친구는우리삶에서가장정확한거울이다.김은지와이소연두시인이함께발을맞춘이시집에는두사람이같은시간을공유하며보고듣고느낀것들이담겨있고,그것은마치거울처럼서로를비춘다.한시인의고백이다른시인의내면을보여주는것만같고,때로는두시인의목소리가마치하나인것처럼느껴지기도한다.‘우정시집’이라는말은이놀라운결합에대한탁월한설명이다.시란본디한사람의내밀한고백인법인데,이시집이보여주는두사람의세계는각각한사람의내밀한고백이면서,두사람이만나함께경험한시간들의곡진한기록이된다.우리시에서찾아보기어려운이드물고귀한사랑과우정의결합물이부디많은사람들에게읽히기를바란다.이시집을읽는다면당신또한은지와소연의친구가될수있을테니까.
-황인찬시인
책속에서
-10페이지
살면서한번도
네가를발음해낸적이없지만
그건어쩌면
너라는사람은나와
완전히다르지않기때문
나는너로인해서
내가될수있기때문인지도
학교에서글자를배운이후로
하나의질문을품은채로
계속시쓰고싶은사람되었는지도
-12페이지
밑창이두꺼운운동화
귀마개가달린털모자
교과서처럼앞머리를반듯하게자르고
교과서적으로는말하지않는네가
좋았지그냥좋았지
그게다야
오늘도내가다니는동네약국을들렀니?
나는버스정류장뒤에서복권을샀어
이게다야
믿을수있니?
-28페이지
오늘해야할일과내일해야할일을잘구분하면좋겠지만
그런것은별로중요하지도않지
콸콸쏟아지는것은비가아닌빛
평화가탱크처럼멈춰선다
-45페이지
친구는웃으며
앞에것은인생
뒤에것은연애라고했다
재미로점을치는날엔
미래가이런거라면
끝까지가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