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 표류기

반달 표류기

$10.54
Description
■ 평론

이철수 시인의 시의 가장 큰 특징은 견결한 이미지이다. 이 생생한 이미지들은 사물들에 부여된 낡은 인식과 상투화된 관념을 걷어내고 사물이 가진 원래의 힘과 아름다움을 다시 회복하게 만들어 준다. 시가 간결한 언어를 통해 쉽게 도달할 수 없는 사유의 깊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함축의 힘 때문이다. 이철수 시인의 시들에서 바로 이 점을 잘 확인할 수 있다.
이 시집의 표제작인 「반달 표류기」는 시인의 아버지의 삶이 이 땅의 역사적 현실과 맞닿아 있다. 시인은 죽음을 눈앞에 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아버지의 삶에 각인된 우리의 역사를 돌아보고 있다. 이 땅의 민초들이 겪었을 갖은 고초와 고통이 늙고 병들어 “푸석푸석한 아버지”의 몸에 배어있음을 본다. 그가 겪은 세월은 “도돌이의 엄동설한”이었다는 것이다. “피멍이 들”고 “시퍼런 혹등이 자”라고 “팅팅 불은” 아버지의 육신은 이제 달이 되어 아버지를 영원한 곳으로 데려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흔히 시인을 곡비로 비유한다. 남의 슬픔을 대신 울어주는 존재라는 것이다. 하지만 슬픔을 말하고 있지만, 시인은 결코 울지 않는다. 슬픔을 떠올리는 또는 슬픔이 배어있는 사물들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시인이 곡비가 되는 것이 아니라 시인이 사물들로 하여금 곡비가 되도록 만들고 있다. 이래야 진짜 시인이다. 그 시인이 바로 이철수 시인이다.
- 황정산(시인 · 문학평론가)
저자

이철수

1998년《문학춘추》로등단.
시집『벼락을먹은당신이있다』
『무서운밥』『반달표류기』가있음.

목차

시인의말

1부
달밤
호접몽
허수아비춤
장밋빛인생
사라방드
시월 
망각
곡비哭婢
깜빡
고장난시계
이명
얼룩을지우며 
클라이밍
병상일기
한발늦게하는말
능소화

2부
살아있는날1-다행
살아있는날2-하루살이
심상心像-볕과그늘과골방이야기
전망이전망을죽이다 
폭설
밤과꿈사이
그대마음의가녘에별이뜨거든 
뿌리에는눈이있다
사랑하는사람이꽃같았으면좋겠다
행려의시
라이온킹이오는시간
전향
반달표류기
조금늦게
별책부록같이
바람의서書

3부
유년의서랍
흔들리는잠
그리운병
그대가새[乙]가되어
성탄제
농성동
오월
아서라,봄
코로나가을
도플갱어
금강
평생교육
오,나의태양
장미
사랑이라는말은
가락지 

4부
하늘이기르신다
하루
끊다
탐욕
노을과구름과바람과79번마을버스에관한학의명상
바위 
시간공작소
마감뉴스
해와달이된오누이
다시쌓기
불면
오래된악기
낙서-겨울지하도소묘
그날이오면
식목일 

■해설
묘사의힘과서정의깊이|황정산(시인·문학평론가)

출판사 서평

■평론

이철수시인의시의가장큰특징은견결한이미지이다.이생생한이미지들은사물들에부여된낡은인식과상투화된관념을걷어내고사물이가진원래의힘과아름다움을다시회복하게만들어준다.시가간결한언어를통해쉽게도달할수없는사유의깊이를만들어낼수있는것은바로이함축의힘때문이다.이철수시인의시들에서바로이점을잘확인할수있다.
이시집의표제작인「반달표류기」는시인의아버지의삶이이땅의역사적현실과맞닿아있다.시인은죽음을눈앞에둔아버지의모습을보면서아버지의삶에각인된우리의역사를돌아보고있다.이땅의민초들이겪었을갖은고초와고통이늙고병들어“푸석푸석한아버지”의몸에배어있음을본다.그가겪은세월은“도돌이의엄동설한”이었다는것이다.“피멍이들”고“시퍼런혹등이자”라고“팅팅불은”아버지의육신은이제달이되어아버지를영원한곳으로데려가고있다고생각한다.
흔히시인을곡비로비유한다.남의슬픔을대신울어주는존재라는것이다.하지만슬픔을말하고있지만,시인은결코울지않는다.슬픔을떠올리는또는슬픔이배어있는사물들의모습을구체적으로보여주고있을뿐이다.시인이곡비가되는것이아니라시인이사물들로하여금곡비가되도록만들고있다.이래야진짜시인이다.그시인이바로이철수시인이다.
-황정산(시인·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