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그대 내게로/ 올 수 없지만/ 나는 그대에게/ 갈 수 있어/ 그대 만나러 가네/ 오늘도/ 내일도// 그날까지”(「그대 내게 올 수 없지만」 전문) 이 시집의 표제작이기도 한 이 작품은 아내를 잃고 난 뒤에도 아내를 향한 지아비의 변함없고 영원한 사랑을 노래하고 있어 읽는 이를 숙연케 한다. 전혀 꾸밈이 없는 진솔한 문장이 생로병사를 겪어야 하는 모든 사람의 심금을 울린다. 비록 아내는 자신을 만나러 올 수 없지만, 화자인 시인은 언제나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러 갈 수 있다. 마음으로도 갈 수 있고, 꿈으로도 갈 수 있다. 걸어서 갈 수도 있고 차를 타고도 갈 수 있다. 시인은 오늘도 내일도 아내를 만나러 간다. 천국에서 만날 그날까지 만나러 간다. 사랑의 힘은 이렇게 위대한 것이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엮어주는 것으로 사랑만한 게 있을까. 개인과 개인 간, 계급과 계급 간, 국가와 국가 간, 인종과 인종 간 증오와 적대감을 해소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사랑뿐이다. 이러한 사랑을 토대로 쓰여진 서정시야말로 가장 강력한 무기다. 서정시에는 생의 온기도 있고 촉촉한 물기도 있다. 생명체의 서식에 꼭 필요한 이 온기와 물기에는 온갖 비인간적이고 비생명적인 것들을 녹이고 허물어버리는 힘이 있다.
- 최서림(시인)
- 최서림(시인)
그대 내게 올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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