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사육사

이별 사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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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쓸어줄 수도 없고 같이 울 수도 없어/ 풀더미나 뒤적이”며 “나는 이별 사육사”라고 읊조리는 속울음으로 가득하다. 울음은 곡진하고 가락은 노을을 닮았다. 윤혜숙의 시를 따라가면 삶과 죽음의 경계가 사실은 무딘 손끝으로 그어둔 실금에 불과하다는 그의 목소리에 맞다, 맞다, 고개 끄덕이게 된다. 자신이 키우던 소들을 떠나 보내며 그것들이 가는 길을 뻔히 알고 있는 자신을 어떻게도 할 수 없어서 “세상에는 눈물겨운 것들이 많기도 하다”고 제 가슴을 눙쳐보기도 한다. 윤혜숙은 지금 “제가 가진 것들 중 가장 부드러운 혀”로 빚어낸 시편들을 세상쪽으로 내보낸다. 그것은 어미를 보내고 남은 송아지의 등짝을 쓸어 줄 때의 심정과 같아서 “나는, 북채 앞에 엎드린 북”이라고 저를 부른다. “내 몸은 남향인가 보다. 수시로 염증이 터를 잡는”다고 중얼거리지만 남향의 햇살에 삶의 눅눅함을 내다널 줄 아는 눈빛 깊은 시인이다. 그이의 시가 눈밝은 독자에게 닿기를 바란다.
─ 박미라(시인)
저자

윤혜숙

2018년《문학사랑》으로등단.
시집「손끝체온이그리운날」이있음.
청양문학상.충남문화재단창작지원금수혜.
현)충남작가회의,천안문인협회회원.
바람시문학회동인.

목차

차례

시인의말

1부
이별사육사
아무것도아니다
민들레
아버지의저울
아지랑이를신고오시네
어버이날
돼지머리성전
막차가지나갔다
해바라기
먹지에그린집
고요는간절하다
빛은어디에서필까?
귀울음의겨울

2부
북채를쥔손
노을은짜다
불씨를소장하다
지나칠수없는
벌은날개로운다
아침을여는소리
탐색
비밀
죽음은낯설다
주소없이적는다
풍경
묻지마세요
목련은필까?
천연덕스러운

3부
병천오일장
느닷없이
그럼에도불구하고
감꽃떨어질때
농사
달뜨면가야지
세상은환하다지만
없는강을건너는아이
사납기그지없
바다
개구리우는밤
가시
바람이분다
부릅뜬다

4부
시작
만년필
벌에게신세를지다
귀밝은나무
빗물이고였네
절망이거나,간절이거나
부메랑
제3의눈
턱받치는여자
얼음동굴
폐그물
저녁숲에들어
눈물
집터

해설
낯선시선과압축된비유가주는즐거움|공광규(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