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박효숙 시인은 “조팝꽃에 들인 방은 하도나 작아/ 꿀벌이 뒤척이기에도 조심스러운 곳”(시「조팝꽃은 아홉 살」)인 것을 진작 알아보고 자연의 섬세한 흔들림에, 빛의 변화에, 작은 떨림에 귀를 세워 시로 받아적는 시인이다. 그만큼 “지켜보던 우주가 들숨으로 멈춘다/ 게 물렀거라/ 돌쟁이 아기 한 분 납신다”(「아찔한 비행飛行」) 으름장을 놓으며, 꽃과 나무와 햇살과 바람과 사계절과 모든 자연의 경이로운 생명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파수꾼의 눈빛으로 “詩알”을 창조하는 시인이다.
목이버섯을 물에 담그자 일어나는 현상을 통해 “대웅전 부처님 귓밥처럼 길어”져, “첫새벽 같은 경經 읽는 소리에 귀 기울이는 거라/ 따뜻한 불빛의 잠언으로 피어나는 거라”(「서사敍事의 무늬」)는 시의 경지까지 이르는 걸 보면서 그녀의 시선, 시정신이 참 신선함을 느끼게 된다. 이같이 사소한 것들 속에서 “알몸으로 보시한 씨알, 詩알”과 “적멸의 새벽에 피워낸 둥근 말의 사리舍利” 같은 시편들이 이번 시집에 가득함을 찾을 수 있다. 맑은 은유로 세상을 바라보며 “시의 길모퉁이/ 나, 여기서/ 그림자 지워지도록 서성”이는 「시인의 말」에서 고백한, 시에 대한 바램이 그만큼 성공적으로 잘 표현되었다 하겠다.
- 김금용(시인 · 《현대시학》주간)
목이버섯을 물에 담그자 일어나는 현상을 통해 “대웅전 부처님 귓밥처럼 길어”져, “첫새벽 같은 경經 읽는 소리에 귀 기울이는 거라/ 따뜻한 불빛의 잠언으로 피어나는 거라”(「서사敍事의 무늬」)는 시의 경지까지 이르는 걸 보면서 그녀의 시선, 시정신이 참 신선함을 느끼게 된다. 이같이 사소한 것들 속에서 “알몸으로 보시한 씨알, 詩알”과 “적멸의 새벽에 피워낸 둥근 말의 사리舍利” 같은 시편들이 이번 시집에 가득함을 찾을 수 있다. 맑은 은유로 세상을 바라보며 “시의 길모퉁이/ 나, 여기서/ 그림자 지워지도록 서성”이는 「시인의 말」에서 고백한, 시에 대한 바램이 그만큼 성공적으로 잘 표현되었다 하겠다.
- 김금용(시인 · 《현대시학》주간)
조팝꽃은 아홉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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