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팝꽃은 아홉 살

조팝꽃은 아홉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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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박효숙 시인은 “조팝꽃에 들인 방은 하도나 작아/ 꿀벌이 뒤척이기에도 조심스러운 곳”(시「조팝꽃은 아홉 살」)인 것을 진작 알아보고 자연의 섬세한 흔들림에, 빛의 변화에, 작은 떨림에 귀를 세워 시로 받아적는 시인이다. 그만큼 “지켜보던 우주가 들숨으로 멈춘다/ 게 물렀거라/ 돌쟁이 아기 한 분 납신다”(「아찔한 비행飛行」) 으름장을 놓으며, 꽃과 나무와 햇살과 바람과 사계절과 모든 자연의 경이로운 생명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파수꾼의 눈빛으로 “詩알”을 창조하는 시인이다.
목이버섯을 물에 담그자 일어나는 현상을 통해 “대웅전 부처님 귓밥처럼 길어”져, “첫새벽 같은 경經 읽는 소리에 귀 기울이는 거라/ 따뜻한 불빛의 잠언으로 피어나는 거라”(「서사敍事의 무늬」)는 시의 경지까지 이르는 걸 보면서 그녀의 시선, 시정신이 참 신선함을 느끼게 된다. 이같이 사소한 것들 속에서 “알몸으로 보시한 씨알, 詩알”과 “적멸의 새벽에 피워낸 둥근 말의 사리舍利” 같은 시편들이 이번 시집에 가득함을 찾을 수 있다. 맑은 은유로 세상을 바라보며 “시의 길모퉁이/ 나, 여기서/ 그림자 지워지도록 서성”이는 「시인의 말」에서 고백한, 시에 대한 바램이 그만큼 성공적으로 잘 표현되었다 하겠다.
- 김금용(시인 · 《현대시학》주간)
저자

박효숙

전남여수출생.
2016년《리토피아》로등단.
시집『은유의콩깍지』『한끼의구문론』이있음.

목차

시인의말

1부그섬,노을을훔치다

조팝꽃은아홉살
이시간에,햇살은
그섬,노을을훔치다
별의순간
편백나무의방식
어둔밤이면별로뜨리라
질책
소녀
나의에덴
입동단편
서사敍事의무늬
은유의누드혹은무등산
풍장의습관
위층사는그여자
경전읽기


2부사랑의변주

사랑의변주
그말이나를물들였다
아찔한비행飛行
그리움의생태에관한보고서
꽃의정치
신연애학개론
연인
헛간의습관
흰보라제비꽃
봄산
영글다
브런치콘서트
오르가슴에대한고찰
나무를열람하다
새벽에관한기억


3부정오의한담

어떤심심풀이
‘어깨너머로’라는말
정오의한담閑談
아침에보낸편지
봄의환幻
돌탑한송이
소문

나비폭풍
색동꽃무늬
새날
동화책시절
여름이라는우화寓話
지금은동토의시간
시읽는아침


4부제라늄에살랑거리다

아기분홍찔레꽃
詩알
스물즈음의녹턴nocturne
제라늄에살랑거리다
이름을부르는일
그리움을표절하다
달저편
햇살담긴말
가을볕,옹글다
눈길닿다
말의사리舍利
봄,피다
허공이되다
저꽃잎의환幻을넘어야만한다
꽃멀미

해설
세상의맑은은유로가는고요의화법|신병은(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