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 낙타풀에 관한 이차방정식

광야, 낙타풀에 관한 이차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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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저 구부정한 “아버지의 등”을 열고 우리는 왔다. “다져질수록 품이 넓어지던 마당”이었던 아버지의 산 같던, 들판 같던, 그 등이 구부정하게 될 때까지 놀이터처럼 밟고 뛰고 구르며 왔다. 이제 아버지가 되어 돌아보는 아버지. 시인은 “다시 쓰고 싶다”고 간절히 아뢴다. “산처럼 쌓이는” 것들이 “가을 곡식” 뿐이었겠는가? “빈 곰방대를 댓돌 위에 털어내던 헛기침”이 사실은 아버지의 눈물 없는 속울음에 다름 아니다. 아프리카 탕가니카호에 사는 시클리드라는 물고기는 수정란을 입에 넣은 채 새끼가 깨어나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 천적으로부터 보호한다. 하물며 사람에 있어서이랴!
그의 시에서 일관되게 보여지는 것은 스스로 감내 해야 하는 삶의 무게에 대한 위로이다. 그러나 단순한 위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고 낙타, 소금꽃, 가시 등의 시적 상관물을 화자로 등장시키고 시인 자신은 한발짝 물러서서 관망하고 있다. 이는 산다는 일이 누군가의 설득이나 권유로 견뎌낼 만큼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시가 제3의 시선을 유지하는 것 또한 이런 까닭이다. 그의 시는 독자에게 공감을 요구하거나 시인의 정의를 내세우지 않는다. 다만 스스로 “그러했던” 기억을 불러내어 펼쳐 보이면서 독자의 생각을 넌지시 물어볼 뿐이다. 뜨겁고 어려운 목숨들을 향해 “눈물겨운 축복을 건넬 뿐”이라는 그는 ‘시’ 라는 면죄부를 세상 쪽으로 펼쳐두고 걸어가는 구도자이다.
- 박미라(시인)
저자

원종혁

강원도철원출생.
목원大,루지애나大(Ph.D)졸업.
2014년《문학사랑》으로등단.
시집『너무잘익은것들은가끔서럽다』가있음.
홍완기문학상수상.
천안문인협회.바람시문학회회원.
목사,교수,또한오랫동안명상하며지낸다.

목차

차례

시인의말

1부
광야,낙타풀에관한이차방정식
카이로스
부활의아침
무화과
노아에게바친다
카인의딜레마
이시쿨호수LakeIssyk-Ku
명상의씨앗
사막등대
파수꾼의아침
사마리아인
장자를베끼다
빛이기우는곳
가시나무십자가
사순절단상


2부
별도달도따준다던말
아버지의등
우울이라는강을건넜다
어여밥들먹어라
어머니의안경
가버린그를위해쓰다
몸으로쓰는참회록
길을묻다
소금꽃
예산국수
무허가건축
배꼽
물먹었네
비겁한풍경
이끼꽃


3부
수평기
별빛
조금빗겨그었으면
가로등을부르는방법
메타버스
지금도학교는안녕하실까?
날선도끼에대하여
달빛도둑찾기
화점花點읽기
밑그림위로걸어가려면
화로
모감주나무아래를지난다
하루살이
불새
달의암시


4부
새가된섬
꽃비가내린다
과꽃
겨울폭포
흰뺨검둥오리
가로등을위한노제路祭
파장罷場
바람이
꿈꾸는색깔
풀잎이먼저운다
추수때가되면
고백
강물이라는시계
새벽별
폭죽처럼터지겠다고


해설
길에서길을여는마음의무늬|박미라(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