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상의 시는 시에 대한 뜨거운 열망과 의지를 보여준다. 예민한 감각의 촉수에 의해 파악된 이미지로 유려한 사색과 상상을 전개하는 그의 언어는 암울하고 위태로운 세계 안에서 희망의 빛을 발견하고자 모색한다. 단절과 소외의 세계에서 유리벽에 갇힌 자아는 유리벽 너머의 유토피아를 꿈꾸지만 그곳에 닿을 수 없다는 “슬픈 외침”으로 가득하다. 출구 없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욕망의 덫에 갇혀 살아가는 세상에서 새로운 마음의 시간을 만들어가던 화자는 사랑의 표상인 어머니를 그리워한다. 한없이 가볍기만 하던 어머니의 몸무게를 생각하고 헌신과 희생으로 살다 가신 어머니에 대한 추억이 온 세상으로 퍼져가는 따뜻한 그리움의 정서를 보여준다. 마침내 화자는 인문학적 성찰을 거쳐 “단풍”의 시간에 도달한다. 그것은 “그늘 깊은 나무 끝으로 달빛처럼 흔들리며 깊어지는 시간”이고 가을의 시간이며 종교적 영성의 시간이기도 하다. - 고명수(시인 · 전 동원대 교수)
좌회전 신호가 저녁까지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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