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전  - 서해문집 청소년 고전문학 1

홍길동전 - 서해문집 청소년 고전문학 1

$10.07
저자

허균

조선중기의문신이자문학가다.1597년문과에급제했으며여러벼슬을거쳐1610년에는명나라에가서우리나라최초의천주교신자가되었다.정치를하는자들이백성을두려워하지않고핍박을하면언젠가는아래로부터혁명이일어난다고주장했다.또한인재를소중히여기지않고버리는것은하늘을거역하는일이라고도했다.그래서당시조선에서서얼이라는이유로인재를버리는풍습을못마땅히여기며한탄했다.1617년에는인목대비폐모론을주장하며대북파의일원으로왕의신임을받았다.시문에뛰어난재능을보인천재였으나3번의파직을겪었으며,12세에는아버지,20세에는형,22세에는누이허난설헌,임진왜란당시에는처와아들을잃는등파란만장하고불우한생애를보냈다.서자를차별대우하는사회제도에반대했으며,광해군때인1618년반란을계획한것이탄로나처형당했다.사회제도에비판을가하는허균의진면목이드러난작품이「홍길동전」이며,『한정록』은중국의여러책에서은둔과한적에관한내용을모은후선별해펴낸책이다.

목차

머리말

완판36장본
청룡이깃든아이
깊은한을품고서
초낭의음모
집을떠나다
활빈당의습격
포도대장을쫓다
뒤집힌홍씨가문
진짜길동찾기
압송작전
제도를향해
을동과세부인
아버지의초상
율도국정복
모든뜻을이루다

경판30장본

해설《홍길동전》을읽는즐거움

출판사 서평

서해문집청소년고전문학시리즈첫권.재미있고새로운온갖정보를인터넷으로접하는십대들에게고전문학을읽는즐거움,각작품이갖는의미와매력을설득력있게전한다.
《홍길동전》은고전을공부하는소설가설흔이풀어썼다.고전의멋을오늘의언어와리듬감있게이어지는단문들로살리고부가설명을최소화해,청소년들이쉽게끝까지읽을수있도록했다.
여러판본을한데녹이지않아원전의본모습을확인할수있다.부조리한사회를고발하는성격이강하고화려한묘사가특징인완판36장본과경판중《홍길동전》의전체모습이가장잘나타난30장본을나란히실어,인기있는고전소설이어떻게변주되는지알려준다.완판36장본에는아버지를아버지라부르지못하는길동의슬픔,구름과비를부리는신묘한도술,동에번쩍서에번쩍하며조선팔도를쥐락펴락하는길동의활약을재현한감각적인일러스트가함께한다.

부조리한세상앞에눈물짓던열한살길동
차별받던사람들이존중받는나라를만들다

신분과가난의벽을부수고
더나은세계를펼쳐보인
품위있는영웅의탄생!

전국국어교사모임·경기도중등독서교육연구회소속국어교사의해설은《홍길동전》이권선징악과인과응보를실현하는‘사이다’그이상의작품임을보여준다.구조적차별앞에좌절했던길동이조선사회에복수하지않고,뛰어난힘으로타자들이존중받는새로운세계를만든점에주목하는것이다.
이품위있는영웅의모습속에서,독자는《홍길동전》의가치가누군가를배척하는납작한기준을의심하게하는데있음을깨닫게된다.‘시절이태평해풍년이이어졌고나라와백성이편안해사방에일이없었다’는고전소설의익숙한문장을‘신분에상관없이존재를인정받고꿈을펼칠수있는세상의도래’로읽어내게된다.사회의발전이란기득권의삶이나아질때가아니라,없는존재로간주되고배제되었던이들이드러날때이루어진다고말하게된다.
길동은처음부터끝까지완전무결한고전소설의영웅들과다르다.노비소생이라는결핍과이를한탄하며통곡하는유약함이있다.이는독자에게완전무결하지않아도멋진일을해낼수있다는작은용기를심어준다.영웅을향한감탄과동경을넘어,무언가해보고싶어지는실천의씨앗을가슴에품게한다.《홍길동전》이400여년의시간을넘어현재에도널리읽히며각종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의모티프가되는까닭중하나다.

책속에서

길동이빠르게자라여덟살이되었다.눈에띄게총명해서하나를들으면백을알았다.공이더사랑하고소중히여겼으나근본이천한까닭에아버지를아버지라부르고형을형이라부르면꾸짖었다.길동은열살이넘도록감히아버지와형을부르지못했다.하인들마저길동을무시하자원통한마음이뼈까지사무쳐좀처럼마음을잡지못했다.
구월,가을보름이되었다.둥근달은밝았고맑은바람은쓸쓸히불어와사람의마음을어지럽혔다.길동이글을읽다가책상을밀치며탄식했다.
“대장부가세상에태어나공자와맹자를본받지못하면,병법을공부해대장군의도장을허리에비껴차고동과서를정벌해나라에큰공을세우고이름을만대에빛내는것이장부가해야할기쁜일이다.그런데내한몸은왜이렇게외로울까?아버지와형이있어도아버지와형이라부르지못하니심장이터질지경이다.참으로원통하구나!”_경판30장본〈깊은한을품고서〉중에서

‘내팔자가사나워집을나와도적소굴에몸을맡기게되었으나본심은아니다.입신양명해서임금을도와백성을구하고부모가영화를누리게해야하거늘,남의천대를못참아이지경에이르렀다.차라리이를기회로삼아큰이름을후세에전해야하리.’
길동은짚으로허수아비일곱을만든후군사오십명씩과함께팔도에보냈다.혼과넋이다따로있어조화가무궁했다.군사들또한진짜길동이어느도로가는지전혀알수없었다.길동과허수아비일곱은팔도를마음껏누비며나쁜사람의재물을빼앗아불쌍한사람에게나누어주고,수령의뇌물을훔치고,창고를열어백성에게베풀었다.곳곳마다한바탕소동이일어각읍의군사들은뜬눈으로창고를지켰다.그러나길동이수단을한번부리면비바람이크게불고구름과안개가짙게깔려하늘과땅을구별하기어려워지니,손이묶인듯전혀막지못했다.길동은팔도에서난을일으키며이름을똑똑히외쳤다.
“활빈당장수홍길동이다.”_완판36장본〈포도대장을쫓다〉중에서

며칠후섬에도착했다.상여를대청마루위에모시고날을골라일봉산에서장례를치렀다.묏자리를만드는모습이한나라의능을꾸미는듯했다.분에넘친다싶어놀라는형에게길동이말했다.
“형님은걱정하지마십시오.이곳은조선사람이출입하는곳이아니며자식이부모를후하게장사지내도죄될것이없습니다.”_완판36장본〈아버지의초상〉중에서

길동이성안으로들어가백성을위로하고소와양을잡아장수와군사들에게베풀었다.왕위에오르니을축년정월이십팔일이었다.
여러장수에게는고루벼슬을내렸다.마숙을좌승상,최철을우승상으로삼고나머지사람의벼슬또한모두올려주었다.김길은순무안찰사를맡아율도국삼백육십주를돌아다니며관리하게했다.조정의모든관료가일제히천세를부르며인사를드렸고,백성은길동의덕을칭송했다.
왕은백씨와조씨를왕비로봉하고돌아가신아버지를현덕왕으로추존했다.어머니춘섬은대비로,백룡과조철은부원군으로봉했다._경판30장본〈율도국정복〉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