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영화 없는 날 - 쓰담문고 3

볼 영화 없는 날 - 쓰담문고 3

$14.00
Description
〈벌새〉부터 〈매드맥스〉까지, 나다운 삶을 응원하고 낯선 이들과 연결하는 보석 같은 영화 17편 깊이 읽기.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성평등 교육을 연구하는 현직 교사들과 손희정 영화평론가가 ‘시네마+페미니즘’의 세계에 10대들을 초대한다.
이 책은 세상의 차별을 거울처럼 재현하지 않는 영화를 발굴한다. 고정관념에 균열을 내는 질문을 던지거나 새로운 여성 캐릭터의 서사를 그린 영화들 속에서 평등과 다양성, 평화와 연대의 가치를 읽어 낸다. 편견이 상식으로, 혐오가 놀이로 통용되는 현실에 맞서 자신의 감정과 선택을 믿고 나와 다른 존재를 환대하는 길을 보여 준다. 넷플릭스 등으로 무수한 영화를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요즘 청소년들의 젠더 감수성과 미디어 리터러시를 길러 줄 영화 에세이. 볼 만한 영화를 더 많이 만나고 싶은 독자를 위해 부록에 15편을 추가로 소개했다.

저자

김수진,김시원,황고운

성평등교육을실천하는현직교사들.다름이불편하지않은세상을꿈꾸며,교실안과학교밖에서그길을찾다영화를만났다.서로다른우리를연결해주길바라는마음으로영화를고르고이야기로엮었다.어린이와청소년의성인지감수성을기르는수업자료및학급운영방법을연구하는교사모임‘아웃박스’에서활동중이다.『볼영화없는날』(2022),『열두달성평등교실』(2021),『소녀들을위한내마음안내서』(2021),『예민함을가르칩니다』(2018)를함께썼다.

목차

프롤로그_여성의눈으로영화를본다면

1관사소할수없는이야기들
힘들고우울할땐손가락을봐|〈벌새〉
위태롭지만특별할건없는
이야기를들어주는사람이있다는것
또다른은희를만나는순간

우리집은진짜왜이럴까?|〈우리집〉
내가잘한다면괜찮아질까
상자로만든집이라도
각자의온도로다정한세계

당신을돌보러왔어요|〈툴리〉
마를로들의탄생
바깥은너무나평화
부분만고칠순없다

2관도전하는몸의아름다움
너혼자이기는게아니야|〈당갈〉〈야구소녀〉
스포츠는남자들의영역?
몸의감각을확장하는짜릿함
모든소녀를위한싸움

이게나예요!|〈아이필프리티〉
화장을하니까이제야사람같다는말
꾸미지않을자유
삶을바꾸는주문

더잘피흘리기위하여|〈피의연대기〉
물속에퍼지는,빨간피
콧구멍에솜을넣는것처럼
월경을월경이라말할때

3관정상과비정상을넘어
널사랑해,언제나|〈톰보이〉
왜다른지묻기전에
성별이분법이라는폭력
미카엘과함께걷는법

자유롭게살았으면좋겠어|〈페르세폴리스〉
먹을것,좋은집,그리고여자
교차하는세겹의억압
여성이선택한자유의모습들

그래,우리는잘못한게없으니까|〈윤희에게〉
그녀와그녀
자꾸만지워지는존재
용기내지않아도되는세상

**시네페미니즘의세계에온것을환영합니다

4관보이지않는힘을볼때
톰행크스도무릎에앉나요?|〈우먼인할리우드〉
82명대1688명
여자1,여자2를넘어서
볼수있으면될수도있다

함께오르지않으면정상엔못올라가|〈히든피겨스〉
과학자를그려보세요
끝없이바뀌는결승선
변화는매끄럽지않다

난씨앗이될테니까요|〈루스베이더긴즈버그〉〈김복동〉
평등한판결심기
침묵의땅에서솟은외침
반격을대하는우리의자세

5관더많은존재와의연대
처음부터다시시작해|〈옥자〉〈모노노케히메〉
모든차별은닮아있다
에보시의한계
이제연결을상상할시간

누가세상을망쳤지?|〈매드맥스〉
진화하는착취
고통스러운해방
누구나참여할수있는행진

**기억하고,되살리고,확장하는시네페미니즘

에필로그_달라도괜찮다고말하기
또다른볼만한영화들

출판사 서평

〈인어공주〉를〈겨울왕국〉으로
〈잠자는숲속의미녀〉를〈말레피센트〉로바꾼
‘시네마+페미니즘’의세계에초대합니다
신데렐라,백설공주,인어공주드레스를찾던아이들은〈겨울왕국〉을기점으로엘사여왕의드레스에열광하게되었다.무엇을보느냐는우리의생각과욕망,행동을결정한다.영화·드라마·웹툰속메시지를비판적으로이해하고능동적으로받아들이는힘,미디어리터러시가필요한이유다.
많은영화가세상의차별을거울처럼재현한다.섹시하고아름다운여성,소심하지만성실한아시안,가난하지만흥이넘치는흑인.‘비주류’의이미지는납작하다.질적으로나양적으로나다양하게그려지는것은주로남성캐릭터의서사다.이들은자기만의시간을살고,모험을하고,성장을하고,여성을트로피로얻는다.
여성캐릭터는〈잠자는숲속의미녀〉속오로라공주처럼탑안에잠든채왕자가가시덤불을헤치고구해줄때까지멈춰진시간속에갇혀있다.디즈니의〈말레피센트〉시리즈는이런상상력을비판하며〈잠자는숲속의미녀〉를다시쓴다.오로라와그에게저주를내린마녀말레피센트의이야기를조명하는것이다.이렇게여성의입장에서영화를보고,토론하고,만들려는시도가바로‘시네페미니즘’이다.
어린이·청소년을위한성평등교육을연구하는교사모임‘아웃박스’소속저자들은이책을통해10대들을시네페미니즘의세계로안내한다.나다운삶을응원하고낯선이들과연결하는보석같은영화17편에서평등과다양성,평화와연대의가치를읽어낸다.편견이상식으로,혐오가놀이로통용되는현실에맞서자신의감정과선택을믿고나와다른존재를환대하는길을보여준다.손희정영화평론가의해설은시네페미니즘의개념과역사,여러입장을책속영화들과엮어구체적으로알려준다.

나다운삶을응원하고
낯선이들과연결하는
보석같은영화17편
잘난것도없고숨겨진능력도없어주인공이될수없다고생각하는청소년에게이책은〈벌새〉를소개한다.그동안영화의사각지대였던평범한소녀의시간과관계를비춤으로써,힘든사춘기와학교생활을견디고있는10대라면공감하고위로받을수있는보편적인이야기를들려준다.거식증에찬성하는‘프로아나’와꾸밈노동을거부하는‘탈코르셋운동’이공존하는청소년사회에는개개인의겉모습이아닌사회의시선이달라져야한다는목소리(〈아이필프리티〉)를전한다.보통의남자청소년과달리과격한몸놀이를즐기지않거나여자아이들과잘어울리는친구에게게이나트랜스젠더냐고묻는교실이왜성별이분법적이고폭력적인지,퀴어를일컫는말을욕처럼쓰는행동이왜혐오표현이며누군가의존재를지우는말인지〈톰보이〉와〈윤희에게〉로설명한다.
나와너의연결이끊어지는순간차별은자리를잡는다.인간종안에서차별이사라지더라도세상을둘로나누고어느한쪽이다른쪽보다우월하다는사고방식이없어지지않는한평화는오지않는다.책은이메시지를담은영화(〈옥자〉〈모노노케히메〉)를통해‘페미니즘’이란차이에우열을부여하려는생각을바꾸는운동이라고힘주어말한다.남자/여자,인간/동물,문명/자연,정상/비정상등의이분법적경계를넘어,서로를존중하며공존하는세상을꿈꾸는운동임을분명히한다.
이미젠더감수성이돋은독자에게는성차별을딛고빛나는성취를이룬과학자와대법관이야기(〈히든피겨스〉〈루스베이더긴즈버그〉)를추천한다.끈질긴노력과연대의필요성을알리고,차별을재생산하는사회적구조를꼼꼼히짚는다.반전과평화라는위대한가치를나눈일본군‘위안부’피해자이자여성인권운동가(〈김복동〉)의삶도담았다.차별에저항하려는작은노력이위대한역사의씨앗이될수있다는희망을건네기위함이다.



[본문속으로]
내가나를사랑해야한다는건잘알지만,도대체어떻게사랑해야하는건지알수없을때가많습니다.오빠에게맞았을때,친구가배신할때,성적이떨어질때,옆자리친구를미워하는나를발견했을때.영지선생님은그럴때솔직하게내감정을꺼내두라고합니다.아,나는지금나를돌볼여유가없구나.억지로괜찮은척하지않아도되는구나.자신이싫어지는순간을벗어나는방법도알려줍니다.
“힘들고우울할땐손가락을봐.그리고한손가락,한손가락움직여.아무것도못할것같은데손가락은움직일수있어.”
손가락을하나움직일용기가있다면,그힘으로팔도들어보고,잠시주저앉아있던몸도다시일어설수있지않을까요.그러다또힘들면쉬었다가는거예요.은희는영지선생님에게서자신을받아들이는방법을배웁니다.나를에워싼억압과폭력이내잘못이아님을깨닫게되죠._20쪽

외모변신을소재로한영화는많이있었습니다.보통외모때문에차별받던주인공이외모를가꿔서문제를해결하는식이었어요.변신전과후를연기하는배우가다르거나변장을통해전혀다른모습으로탈바꿈하곤했습니다.처음의도가무엇이었든지간에결국사회적인문제는그대로두고개인의노력으로해결한다는찝찝함을남겼습니다.
〈아이필프리티〉는기존영화의공식을비틉니다.조금도달라지지않은주인공의외모는개인의겉모습과사회적시선,둘중어느것이달라져야하는지명확하게이야기합니다._66~67쪽

차별의고리는순환하며손쉽게이어집니다.긴시간지속되어온것이라합당해보이고어떤개인의잘못을짚기어렵습니다.구조적차별은눈에바로띄지않으니까요.
이는차별당하는이들에게마저깊숙이스며듭니다.같은여성이‘흑인여성의지위가낮은건그럴만하다’고생각하고,나서서흑인여성을차별하는식입니다.세번째주인공‘도로시’에게계산실주임이하는업무를맡기면서도회사의입장을핑계로승진시켜주지않는백인여성미첼이그렇습니다._138~140쪽

우리는모두다릅니다.자연스럽고당연한일입니다.그런데다름을있는그대로받아들이지않고,무엇이더나으며무엇이더못한지가리는데서차별은시작됩니다.인간을흑인과백인,여성과남성,비장애인과장애인등으로구분지어온오랜역사처럼요.
모든차별은서로닮았습니다.밖으로드러난모습은달라도원인은같아요.바로세상을둘로가르고어느한쪽이다른쪽보다우월하다고여기는사고방식입니다.강자와약자,지배자와지배받는자,정상과비정상,더중요한쪽과덜중요한쪽으로나누려는태도죠.다름에우열을부여하려는생각에서비롯된차별의화살은언제든,누구에게나향할수있습니다.페미니즘이성차별과더불어다른모든존재에대한차별을끝내는길을향해걷는까닭입니다._157쪽



<본문속으로>
내가나를사랑해야한다는건잘알지만,도대체어떻게사랑해야하는건지알수없을때가많습니다.오빠에게맞았을때,친구가배신할때,성적이떨어질때,옆자리친구를미워하는나를발견했을때.영지선생님은그럴때솔직하게내감정을꺼내두라고합니다.아,나는지금나를돌볼여유가없구나.억지로괜찮은척하지않아도되는구나.자신이싫어지는순간을벗어나는방법도알려줍니다.
“힘들고우울할땐손가락을봐.그리고한손가락,한손가락움직여.아무것도못할것같은데손가락은움직일수있어.”
손가락을하나움직일용기가있다면,그힘으로팔도들어보고,잠시주저앉아있던몸도다시일어설수있지않을까요.그러다또힘들면쉬었다가는거예요.은희는영지선생님에게서자신을받아들이는방법을배웁니다.나를에워싼억압과폭력이내잘못이아님을깨닫게되죠._20쪽

외모변신을소재로한영화는많이있었습니다.보통외모때문에차별받던주인공이외모를가꿔서문제를해결하는식이었어요.변신전과후를연기하는배우가다르거나변장을통해전혀다른모습으로탈바꿈하곤했습니다.처음의도가무엇이었든지간에결국사회적인문제는그대로두고개인의노력으로해결한다는찝찝함을남겼습니다.
〈아이필프리티〉는기존영화의공식을비틉니다.조금도달라지지않은주인공의외모는개인의겉모습과사회적시선,둘중어느것이달라져야하는지명확하게이야기합니다._66~67쪽

차별의고리는순환하며손쉽게이어집니다.긴시간지속되어온것이라합당해보이고어떤개인의잘못을짚기어렵습니다.구조적차별은눈에바로띄지않으니까요.
이는차별당하는이들에게마저깊숙이스며듭니다.같은여성이‘흑인여성의지위가낮은건그럴만하다’고생각하고,나서서흑인여성을차별하는식입니다.세번째주인공‘도로시’에게계산실주임이하는업무를맡기면서도회사의입장을핑계로승진시켜주지않는백인여성미첼이그렇습니다._138~140쪽

우리는모두다릅니다.자연스럽고당연한일입니다.그런데다름을있는그대로받아들이지않고,무엇이더나으며무엇이더못한지가리는데서차별은시작됩니다.인간을흑인과백인,여성과남성,비장애인과장애인등으로구분지어온오랜역사처럼요.
모든차별은서로닮았습니다.밖으로드러난모습은달라도원인은같아요.바로세상을둘로가르고어느한쪽이다른쪽보다우월하다고여기는사고방식입니다.강자와약자,지배자와지배받는자,정상과비정상,더중요한쪽과덜중요한쪽으로나누려는태도죠.다름에우열을부여하려는생각에서비롯된차별의화살은언제든,누구에게나향할수있습니다.페미니즘이성차별과더불어다른모든존재에대한차별을끝내는길을향해걷는까닭입니다._15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