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보는 소년

소리를 보는 소년

$12.50
Description
빛을 잃은 소년에게
운명의 빛처럼,
보이기 시작한 소리!
예전에 시각장애인들이 주로 맡아서 했던 ‘독경’은 불경을 소리 내어 외는 일인데, 잡귀나 병을 물리치기 위해서, 또는 새로 집을 짓거나 과거 시험에 붙기를 바랄 때처럼 복을 빌 때 많이 이루어졌다. 특히, 궁중에서도 기우제와 같은 중요한 의식을 치를 때 독경을 했고, ‘명통시’처럼 독경을 전문으로 하는 시각장애인 단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독경은 일반 백성부터 왕까지,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위로해 주는 소리였고, 그 중심에는 독경사로 활동한 시각장애인들이 있었다.
이 책 《소리를 보는 소년》은 어린이책을 통해 독자를 만나 온 김은영 작가의 첫 청소년 소설이자, 역사 속 시각장애인들의 삶에 따뜻하면서도 감동적인 이야기를 더해 풀어낸 작품이다.

‘역사 속, 시각장애인들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이 책의 시작을 함께한 질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미처 알지 못했던 세상을 보았습니다. 차별과 편견 속에서 고통받는 삶을 살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지나친 오해며 착각이었습니다. 암흑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꿈을 좇아간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그 진정한 ‘밝음’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_ ‘작가의 말’에서

독경 소리를 만나고
마음이, 꿈이, 세상이
빛나기 시작했다!

어릴 때 병으로 시력을 잃은 열다섯 살 장만과 그런 형을 살뜰히 보살피면서도 살림까지 도맡아 하는 동생 덕수, 그리고 세상을 떠난 엄마의 빈자리까지 메우며 형제를 보살피는 아버지. 장만이네 세 식구는 먹고살기 힘든 고향을 떠나 조금이나마 형편이 나은 한양에 새로 자리를 잡는다. 하지만 한양에서의 삶도 녹록지 않다. 특히 늘 밝고 활기 넘치는 동생이 안쓰러운 장만은 자신이 시각장애인이라는 게 늘 못마땅하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짚신 엮는 것이 전부일 뿐, 밖으로 돈을 벌기 위해 나갈 수도, 직업을 구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형의 마음을 잘 아는 덕수가 우연히 알게 된 관청 일자리에 장만을 데리고 간다. 하지만 그곳에서 불이 나고, 그 불로 인해 오히려 형이 곤경에 처하는 일이 벌어진다. 겨우 오해를 풀고 곤경에서 벗어나기는 했지만, 그 일로 덕수와 장만은 아버지에게 크게 혼이 난 채 다시 예전 생활로 돌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나라에서 벌이는 기우제를 구경할 기회를 얻게 된다. 그곳에서 임금 행차는 물론 독경사들의 독경 소리를 들은 장만은 낯설면서도 편안함을 느낀다. 또한 독경사들이 모두 시각장애인이며, 명통시라는 곳에 소속된 관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장만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그리고 가족을 위해, 자신을 위해 독경사가 되기로 마음먹는데….
저자

김은영

대학에서국어국문학을전공했다.방송국구성작가로일하며세상을배웠고,독서지도사로활동하면서어린이를위한책을쓰겠다는꿈을키웠다.지금은JY아카데미에서어린이논픽션과동화쓰기를배우며작가의길을걷고있다.쓴책으로는『미래를위해지켜야할주권이야기』,『내용돈은내마음대로쓸거야』,『우리역사에숨어있는인권존중의씨앗』(공저),『소리를보는소년』등이있다.

목차

불길
암흑으로변한세상
하늘을여는소리
귀인
남산골
고된길
한주
사연
무너진꿈
돌아온집
재회
마음을담은기도
명통시
첫독경연
악연
독경사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지금껏들어본소리와분명히달라.’
무당이굿을하기전에외는주문이나스님의불경과도비슷한것같았다.장만은다시정신을집중했다.그런데그런소리와는또분명무언가가달랐다.
_33쪽

기우제를다녀온후독경소리가장만의귓가에맴돌았다.분명오며가며들었던독경은그렇지않았다.
‘이유가뭘까?대체독경이라는게무엇이기에사람의마음을이렇게까지흔드는것일까?’
장만은일을하다가도,밥을먹다가도기우제에서들었던소리를떠올렸다.그럴때면어디에선가희미하게독경소리가들리는것만같았다.그러면이상하게도마음이편안해졌다.
_37쪽


“세상을어디눈으로만보느냐?그렇지않아.장악원에는악기를다루는맹인이있고,관상감에도명과학을하는맹인이있다.다가진재주가다를뿐이지.너도노력하면독경사가될수있어.”
장만의심장이정신없이뛰었다.
_53쪽

독경이끝나자주위가순식간에조용해졌다.장만의얼굴이붉어지고목덜미에서열이올랐다.얼마나긴장했는지손과발이땀으로흠뻑젖었다.하지만사람들의반응이궁금해서자리를뜰수가없었다.
“허허,독경사가어린데,안택경이들어줄만하구먼.”
“그러게.안택경이잘마무리됐으니이집에좋은기운이돌겠구먼.”
_125쪽

정말운명의장난같았다.그리고악연이었다.춘택과장만,그리고허소경까지.장만은이제명통시를떠날이유가명확해졌다는걸충분히느꼈다.
_16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