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을 묻는 십대에게 : 하루 한 봉지씩 뜯어 보는 독서 라면

제주 4.3을 묻는 십대에게 : 하루 한 봉지씩 뜯어 보는 독서 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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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제주 4·3을 묻는 십대에게》는 제주 4·3을 기-승-전-결이란 익숙하고 단순한 구조에 놓고, 또 다른 이야기(라면 끓이기)를 변주한다. 제주 4·3의 서술이 사건 당시의 시점으로 옛날 사람들에 대한 것이라면, 라면을 끓이는 이야기는 지금 현재의 우리에 대한 것이다. 실제 제주 4·3 관련 연표를 기-승-전-결로 나누어 제시하면서, 이런 ‘라면 같은’ 전개가 결코 무시할 수 없음을 말한다.
라면 끓이기에 빠질 수 없는, 파 썰어 넣고(파송송), 계란 깨뜨려 넣고(계란탁), 다 끓인 라면과 함께 먹기 좋은 깍두기 차리기(깍두기)까지 팁 박스로 구성하여 라면을 좋아하는 모든 사람이라면 공감할 요소를 각 챕터 마지막마다 배치하였다. 본문 외의 이 팁들은 제주 4·3을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 상황에서, 역사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라는 다양한 시각에서 입체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해준다.

저자

고진숙

용눈이오름아래작은마을에서태어나스무살에제주를떠난후평범한한국인으로살아왔다.긴시간이지나다시제주를돌아보니날것의아름다움과숭고함이느껴지기시작했다.지도에서점하나로표현되기엔모자란풍부한이야기,시간과공간을거슬러넘나드는자유의역사가제주엔가득했다.역사를통해우주와인간을탐구하고이야기를찾아나서는글꾼의삶에이보다더한축복은없을것이다.

《이순신을만든사람들》을시작으로《문익점과정천익》,《청소년을위한제주4.3》,《제주4.3을묻는10대에게》,《신비섬제주유산》으로이어지는역사이야기를써왔고앞으로도그럴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허기를느끼다
제주4·3이란?13


#냄비에물붓고불켜기
걸을수있는자,모두모이다

제주역사속민란의전통19
파송송::천재소설가재일동포이양지의제주이야기
제주사람들의항일운동24
파송송::제주소년이겪은해방
깍두기::건국준비위원회와인민공화국
해방을맞이한제주36
깍두기::미군정시대
계란탁::포고령
계란탁::남조선과도입법의원과과도정부
깍두기::모스크바3국외상회의


#끓는물에면과분말수프넣기
어긋남의연속으로과열되는섬

미군정과점점멀어져가는제주사람들53
파송송::1946년12월〈동아일보〉노일환기자의제주답사기
계란탁::미군정시대의부패한사회상을풍자하는유행어
깍두기::대구10월항쟁
계란탁::국립경찰제도와응원경찰
3·1절발포사건65
계란탁::트루먼독트린,냉전의시작
계란탁::대만2·28사건
뒷전으로밀리는제주사람들73
깍두기::유엔의남한단독선거결정
앉아서죽을것인가,일어나싸울것인가81
깍두기::제주도의남로당과백비
파송송::제주학생들의그해여름


#펄펄끓이기
좀처럼모아지지않는평화를향한마음

무장봉기와평화협상의무산95
파송송::검찰과사법부인사들이보는4·3의원인
원인에는흥미가없다103
파송송::초토화작전
파송송::선거반대입산기
깍두기::대한민국정부수립
깍두기::무장대지도자들의월북-섬을버린장두들
파송송::소년이본백지투표
레드헌트,사냥이시작되다116
계란탁::여순사건과국가보안법
수준높은작전124
파송송::서북청년단출신들의증언
계란탁::〈집단살해죄방지와처벌에관한협약〉과〈세계인권선언〉
그겨울들판에서는135
파송송::곽학송의소설〈집행인〉


#끓인라면으로차린미완성식탁
여전히진행중인치유와회복

처음부터그랬더라면149
깍두기::국민보도연맹학살사건
파송송::의로운경찰,문형순
끝나지않은고통158
파송송::재일동포유학생간첩단사건과연극〈이카이노의눈〉
우리는이제죄없는사람이다166

참고문헌174
제주4·3연표176

출판사 서평

<추천사>
이땅을살아가는우리는모두대한민국국민이다.하지만우리에게한국현대사는여전히낯설고,잘모르겠고,굳이알고싶은마음이들지않는다.심지어학교에서도잘가르치지않는다.언제까지조선왕조에열광하며지금과큰상관없는이야기에마음을둘것인가.
제주4·3은해방초기에벌어진민간인학살사건이다.희생자가3만명에달하는이사건은단순히누군가가죽임을당한끔찍한사건이아니다.일본제국주의로부터의해방,심각한좌우갈등,그갈등을이용한권력장악등불안한정치상황과권력을손에쥐려는나쁜마음이엉켜진최악의결과다.제주4·3은70년도더지났지만여전히많은시사점을남긴다.세계의수많은나라에서내전과학살같은끔찍한일이반복되기때문이다.우리의이야기지만세계를이해하고세계시민으로아픔을가진나라와민족을이해하고도울수있는버팀목이기도하다.
<하루한봉지씩뜯어보는독서라면>은우리역사에대한빈곤한지식을채워줄특별한시리즈이다.이시리즈를통해우리의이야기를채워나가고그렇게만들어진힘으로세계인과함께더욱멋진세계를일구어가는놀라운이야기를만들어갔으면한다.그럴수있게하는강력한힘을가진훌륭한책들이다.
_심용환《1페이지한국사365》저자/MBC〈선을넘는녀석들:마스터-X〉,KBS〈역사저널그날〉출연



<책속에서>

제주는마을마다마을수호신이있어서무려1만8000의신들을모시는신화의섬이기도해.출륙금지령으로인해신화를비롯한독특한토속문화가그대로살아남았고,고유의언어를보존할수있게되었지.외지에서온사람들은그런제주사람들을미개하게여겼어.조선시대제주목사,일제강점기일본인관리는물론이고해방후제주로들어온육지사람들도그랬어.같은나라국민이고같은민족인데도마치식민지사람취급을했어.어쩌면제주에서벌어진학살극은그래서아무런거리낌없이벌어진것일지도몰라.
-22쪽

망루위에서내려다보던응원경찰이시위대를해산시키기위해총을쏘았어.그러자아래에있던응원경찰들마저총을쏘기시작해.어지러운총소리속에서사람들이쓰러졌고,결국6명이숨지고8명이다치는비극이벌어지고말아.그중에는학생과젖먹이를안고있던21세여인도있었어.도립병원의검안결과희생자중한명을빼놓고는모두등뒤에서총을맞았어.도망치는비무장군중을향해무차별발포를한것이지.이것이제주4·3의시작인3·1절발포사건이야.
-67쪽

1948년4월3일,새벽2시.오름마다봉화가오르면서무장봉기가시작돼.무장대는24개의경찰지서중12개지서,서청숙소그리고대동청년단등우익단체요인의집을습격해.경찰4명을포함하여총14명이숨졌고,그중무장대도2명이있었어.봉기후첫번째희생자는양은하고문치사사건관련경찰이었어.
미군정은느닷없는사태에우왕좌왕했어.도대체누가,무엇때문에일을벌였고,그들이얼마나되는지전혀짐작도못했어.이렇게제주도의절반을휘젓고다닐정도인데도미군정이전혀못채고있었음을말해주는것은그만큼제주사람들과멀리떨어져있었던것이지.
-95~96쪽

외적의침입으로부터국민을보호하기위해서가아니라면어떤경우에도군대는동원할수없어.외부유입설은이런이유로나온것이야.외부유입설은이후5·18민주화운동에대한무차별학살의근거로다시재현되기도해.
모든것은준비되고예견된것처럼보였어.평화회담은애초부터미군정이원한방식이아니었던것이지.무장대를무력으로진압하기위한근거를마련하려던것뿐이었어.결국김익렬은해임돼.미군정은제주도에국방경비대병력을더보내고,그자리에미군정장관이총애하는박진경을임명해.
그사실을들은독립군출신의송호성국방경비대사령관은슬픔에차서말해-“제주사람들은이제다죽었구나”.
슬프게도그의예언은현실이되었어.
-101쪽

1987년민주화운동이후제주4·3에대해알려지기시작했고,마침내2000년1월에<제주4·3사건진상규명과희생자명예회복에관한특별법(4·3특별법)>이공포되었어.제주4·3평화재단이설립되었으며,제주4·3평화공원이조성되었지.2003년에는사건의진상을담은대한민국정부의공식보고서가확정됐어.진상조사보고서에근거해노무현대통령은제주도를방문하여과거국가권력의잘못을공식사과하며이렇게말했어-“국가권력은어떠한경우에도합법적으로행사되어야하고,일탈에대한책임은특별히무겁게다뤄져야합니다.또한용서와화해를말하기전에억울하게고통받은분들의상처를치유하고명예를회복해주어야합니다.이것은국가가해야할최소한의도리이자의무입니다.그렇게했을때국가권력에대한국민의신뢰가확보되고그위에서우리국민들이함께상생하고통합할수있을것입니다".
-167~168쪽

다시는이런일이반복되지않기위해서라도많은사람들이제주4·3에대해알아야만해.그것만이우리가희생자들을위로할수있는길이기도하니까말이야.
-17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