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하는 쓰고도 단 술, 소주(큰글자도서)

우리가 사랑하는 쓰고도 단 술, 소주(큰글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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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소주가 살아온 삶과 소주를 마셔온 이들의 연대기

한때 40도를 넘나들었던 소주는 어쩌다 17~20도가 된 걸까?
소주에 맥주를 섞어 마시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이며,
사람들은 왜 삼겹살 하면 소주를 떠올리게 됐을까?
무엇보다 소주는 어쩌다 서민의 술,
인생의 쓴맛과 애환이 담긴 술이 된 걸까?
저자

남원상

소주를처음만난건대학에들어가던해였다.술에관련된책은술을너무사랑하거나술을너무잘마시는사람들이쓰게마련이던데,둘다아니다.다만많이마시기는했다.선배가따라주고상사가따라주니어쩔수없이마시기도했고,친구들을만나신나게마시기도했다.하필첫밥벌이도신문기자,술많이마시는일이어서밤낮을가리지않고들이부었다.그러다탈이나이제는쓰고도단그오묘한맛을혀가잊지않을만큼만깨작깨작마신다.주당이되긴글렀지만여전히안주는좋아한다.신문사를나온뒤기업홍보팀에디터를거쳐지금은UCI코리아소장으로서아예그좋아하는먹을것이야기로연구도하고책도쓰는중이다.
《프라하의도쿄바나나》,《레트로오키나와》,《지배자의입맛을정복하다》에이어네번째책으로《우리가사랑하는쓰고도단술,소주》를내놓는다.뭐,넓게보면소주도먹는거니까.

목차

프롤로그

술에물탄듯,물에술탄듯
소주병으로만든초원
던지지말고마십시다
소주가폭탄처럼떨어지네
술꾼이군참새집을그냥지나랴
땀과불의술
소주를먹여인명을상하게하니
술한잔에친해지듯
약인가,독인가
죄많은술
쇼쥬는독???거시?과히먹지마옵소
최초의소주광고
기계소주시대가열리다
왜소주의기쁨과슬픔
쓰디쓴역사,다디단원료
이북소주,이남막걸리
소주청일전쟁
소주값을벌기위해글을쓰오
가난한사람들의보너스
두껍아,두껍아,차를다오
삼학소주와DJ
과음의술,주사의술
삼쏘의기원
불사르는소주병
보통사람,보통술
사람도소주도서울로가야한다
사카린의단맛
술은원래곡물로만들어진다
칵테일소주에서과일소주로
불경기의립스틱,소주
흔들어라,깨끗하니까
자,한잔들게나

부록:당신에게소주란

출판사 서평

리더스원의큰글자도서는글자가작아독서에어려움을겪는모든분들에게편안한독서환경을제공함으로써책읽기의즐거움을되찾아드리고자합니다.

우리가소주에대해알지못했던것들,소주가우리에대해말해주는것들

“최애가어디서태어나무슨일을해왔고어떤고초를겪었는지알고싶은것은당연하다.내최애가소주일뿐…!종종쓰고가끔역하고어쩌다한번달지만,우리소주도다사정이있었다고요.소주의역사를알고마시면소주가더맛있…어지진않으나안주로늘어놓을만한이야깃거리만큼은생긴다.기념으로오늘소주다.”
김혜경·《아무튼,술집》저자

“소주가한반도에등장한이후어떤풍파를겪으며지금에이르렀는지,그스펙타클한소주연대기를해박하고도흥미진진하게그려낸책.평소당신이소주를즐겨마시든그렇지않든,이책을다읽고나면‘쏘주’한잔생각이날것이고노래도흥얼거리게될것이다.‘야야야차차차~소주한잔은파라다이스~가난한사람들의보너스~♪’”
미깡·《술꾼도시처녀들》《해장음식》저자

9억1700만리터.
2019년한해동안한국에서소비된소주의양이다.이를대강0.4리터(소주한병이360밀리리터니까)로나누면22억925만병.반올림하면서사라진40밀리리터를셈에넣으면25억병쯤은나온다.이25억병을다시5000만으로나누면50병.미성년자인구수는일단제쳐놓았는데도한국인한명이1년에비우는소주가못해도50병은된다는이야기다.(소주는커녕맥주도못드신다고요?술을끊으셨다고요?그렇다면어디에선가누군가는100병을비워평균치를맞추고있을테니걱정마세요)

사실놀랄만한수치는아니다.우리가소주에대해갖는특별한애정을떠올려본다면그렇다.내로라하는주당들은말할것도없고(술에관한에세이들을펼쳐보라,그들은언제어디서건연간소주소비량을높이는데기여하고있다),부장님이든친구든애인이든누구든‘술한잔할까?’를묻는똑같은손짓은분명폭이좁고길이는긴맥주잔이아니라짜리몽땅한소주잔을쥔자의그것이다.속상한일이있을때누군가가어깨를툭치며“술한잔해야지”말한다면그날마시게되는것은십중팔구맥주도,막걸리도,위스키도아닌소주다.

재밌는미스터리다.가장잘팔리는술,사람들이가장선호하는술은정작소주가아닌맥주인데도(2019년기준연간맥주소비량은17억리터다)사람들은왜‘술’하면소주부터떠올리는걸까?물론술을마시자는말이꼭소주를마시자는뜻은아니지만,앞서든예시로도알수있듯이일상적인언어사용에서술은자주소주를가리키곤한다.“주량이어떻게되세요?”라는물음에“한두병”이라는답변이돌아올때우리는생략된단어가소주이지맥주가아님을안다(주량이맥주한두병일때우리는보통이렇게말한다.“술잘못해요”).처음만난사이에“맥주한잔할까요?”는커피한잔만큼이나가볍게던질수있는제안이지만“소주한잔할까요?”는좀난감하다.사실주당들은맥주를술로쳐주지도않는다.예수가물을포도주로만들었다면이들은맥주를음료수요,애피타이저로만들어버린다.

요컨대소주는소비량과무관하게술의대명사로각인되어있으며,그쓰고도단맛과코를찌르는알코올냄새에도불구하고우리일상속에깊숙이자리잡고있다.우리는이무색투명한술을편의점앞에펼쳐진플라스틱테이블에서새우깡을안주삼아마셨을수도있고,고깃집에서숯불위에놓인삼겹살이얼른익기를기다리며마셨을수도있고,24시간영업하는설렁탕집에서아침부터반주를했을수도있고,바닷가에서회한접시를놓고해뜰때까지마셨을수도있다.기쁜날엔기뻐서,슬픈날엔슬퍼서,맑은날엔날이맑아서,비내리는날엔비가내려서,날마다생겨나는갖가지이유를붙여다가‘한잔만’마시기시작한것이‘한병만’이되고,‘한병만이라는건사실각한병만이었어’가되고,결국에는초록색소주병초원이펼쳐질때까지마시다보면세상만사가잊히고근심이잊히고시름이잊힌다.문제는다른많은것도함께잊히면서새로운흑역사를써내려가기십상이라는거지만.

그런데,25억병의소주가저마다다른흑역사가탄생하는순간을목도하는동안혹시소주의흑역사가궁금했던사람은없을까?편의점에서나술집에서나흔히볼수있는초록색병을집어들면서왜소주병은하나같이초록색인지,이초록색병에담긴소주가화요나문배주,일품진로같은소주랑은뭐가다른지,한때40도를넘나들었던소주가어쩌다16.5도까지내려오게됐는지,옛날에소주안주로즐겨먹었다던참새구이가왜이제는찾아보기조차힘들어졌는지,또삼겹살은어쩌다대표적인소주안주가됐는지,소주에맥주를섞어먹게된건언제부터인지,왜하고많은드라마속주인공들은무슨일이일어나기만하면천막을걷고들어가“여기소주한병이요”를외치는지,뭐이런것들이궁금했던적은없을까?나는취해서볼꼴못볼꼴다보이는동안상대방은낯빛하나변하지않았다면죄없는이불이라도차고싶게마련인데,우리는틈만나면소주병을붙들고실연이든실직이든온갖고민에서부터인생사희로애락을속속들이털어놓았으니말이다.이책은바로우리가듣지못했던소주의흑역사에서부터살아온인생까지소주의역사에대한추적리포트다.소주됫병에취해인생사를미주알고주알털어놓고나면괜스레친해진것같고애정이샘솟듯이,소주를사랑하는당신,이책을읽고나면당장집앞슈퍼에가소주한병(만이아닐수도있지만)을사올지도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