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과학의 재발견 (소설과 만화로 들여다본 한국 공상과학 연대기)

공상과학의 재발견 (소설과 만화로 들여다본 한국 공상과학 연대기)

$22.00
Description
일제강점기 번역 소설부터 현대 공상과학만화까지,
쥘 베른과 《비행선》에서 ‘태권V’까지, 한국 공상과학의 역사를 엿보다
우리나라에서 SF(Science Fiction)가 처음부터 ‘공상과학소설’로 번역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용어가 처음 들어올 때는 ‘과학소설’이라는 용어로 들어왔다. ‘공상과학소설’이라는 용어가 Science Fiction에 대한 번역어로 널리 쓰인 것은 1960년대 이후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과학모험, 모험탐정, 탐정모험, 탐정, 과학 등의 장르명이 혼재해서 쓰였다. 이처럼 ‘과학소설’이란 장르가 국내에 유입되어 정착되는 과정은 흥미롭다.
이 책에서는 공상과학이 SF의 번역어로 쓰인 만큼 SF의 번역 및 유입과 발달을 따라가면서 시대별로 대중이 공상과학에서 기대한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들여다보았다. 그러나 공상과학을 장르명인 SF의 번역어로 국한하지 않고, ‘공상과학’ 자체가 가지는 감성에 주목해 보고자 했다. 공상과학 하면 우주, 미래사회, 발명 등이 떠오르는 이유도 그것이다. 특히 과학이나 현실과 대비되는 언어로 쓰였던 ‘공상’이란 용어가 공상과학의 감성을 이끄는 핵심이라고 판단해, 그동안 부정적 혐의가 씌워졌던 ‘공상’의 긍정적 의미를 되찾고자 했다.

공상과학에 대한 오해를 넘어,
100여 년 뒤 공상과학을 꿈꾸며

SF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낯설고 이질적인 장르였다. ‘공상’을 둘러싼 여러 오해와 아동·청소년의 유희라고 인식한 것이 SF가 국내에 정착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저자는 ‘공상과학’이라는 용어를 내세우고 공상과학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어떠했으며, 공상과학이 시대마다 무엇을 담아냈는지를 들여다보았다. 그것이 바로 이 책에서 SF라는 용어 대신 공상과학이라는 용어를 쓴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2022년 현재 다시 공상과학의 붐이 일고 있다. 최근 누리호 발사 성공을 비롯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우면서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기대가 한껏 다시 부풀어 오른 시기에 100년 전처럼 ‘미래’를 다룬 소설이 속속 출간되고 인기를 얻고 있다. 더불어 그동안 회피해 온 공상과학이란 용어도 다시 등장하고 있다. 어디까지가 실현할 수 있는 세계인지를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인류가 꿈꾼, 실현할 수 없다고 믿었던 공상과학이 실제로 일어나는 것을 목도한 순간, 공상과학은 미래에 대한 우리의 상상과 기대를 담아낸다. 바이러스가 창궐해 인간이 좀비가 되고 현 인류가 멸망하고 새로운 인간 종이 올 것이라는 암울하고 불안한 미래에도, 인공지능과 자율화 기계 등의 발명과학은 여전히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 다루는 공상과학에는 바로 지금 가지 못하더라도 미래에 달나라로 가고 싶은 꿈이 담겨 있다. 그리고 마법 열차로 가능했던 그 여행이 과학으로 실현되는 날이 오기를 욕망한다.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을 것만 같아서 도술이나 마법으로만 가능했던 판타지의 세계가 미래의 어느 순간 실제가 되기를 욕망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인간의 본성이다. 하늘을 날고 싶다, 우주를 여행하고 싶다는 욕망이 가장 강렬했을 때 공상과학은 우주 개척 서사를 담아냈다. 죽고 싶지 않다, 오래 살고 싶다는 욕망이 강렬하게 남은 오늘날의 공상과학이 무엇을 담아내고 있을지는 자명하다. 그것이 공상과학이 현실로 실현될 때 우리가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더라도 우리는 공상과학을 통해 불가능을 꿈꾸고, 가지지 못하는 것을 원하고 닿을 수 없는 곳에 닿기를 원한다. 그래서 공상과학이 주는 유희의 공간은 설레고 기대된다. 이 책엔 그러한 설렘과 기대도 담겨 있다.
저자

최애순

계명대학교타불라라사칼리지교수.고려대학교에서《최인훈소설에나타난연애와기억에관한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식민지시기부터1980년대까지한국대중문학과문화의계보를고찰해보는작업을해오고있다.《조선의탐정을탐정하다》(2011)를낸이후로SF관련연구를해오고있다.대중문학과본격문학의‘경계’,대중장르의초창기유입과정착과정,대중장르라고하더라도외국문학보다한국문학에관심이있다.
공저로《김내성연구》(2011),《정비석연구》(2013),《인공지능시대의국어교육과교양교육》(2021)이있고,주요논문으로〈1940년대《신시대》부터1950년대〈헨델박사〉까지발명과학의디스토피아〉,〈대체역사의국내수용양상〉,〈한국공포의근원,장화홍련서사의의도된권선징악〉,〈1960년대정신분석의도입과근대적공포코드의전환:이청준소설의‘정신병자’와정신분석치료의충돌을중심으로〉등이있다.

목차

머리말
들어가며:‘공상과학’에대한오해를넘어

1서구를향한동경:공상과학의시작
초창기공상과학의유입:쥘베른과《비행선》/동양쇄국주의와서구제국주의의충돌/과학발명은서구의것/이상사회건설과발명과학으로만들미래에대한기대

2이상사회건설과유토피아지향:1920년대미래과학소설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과미래/시간여행기계발명과디스토피아/모리스와벨러미의이상사회/사회개조론과유토피아담론/인간의미래에대한기대와꿈

3발명·발견에대한기대:1930~1940년대《과학조선》
100년전의발명가와발명에대한기대/발명가와공상/《과학조선》의부국강병기획과평범한일상의반전/발명과학소설또는발명소재소설속공상과현실/1940년대가능한현실이된발명공상과학의공포

4디스토피아적전망에서낙관적전망으로:1950년대만화와소설
핵폭발과인류대재앙/한낙원의《잃어버린소년》/공상과학만화《정의의사자라이파이》/2020년대에다시소환되는‘라이파이’

5공상과학만화의꿈과현실:1960~1970년대만화와영화
아톰과태권V/원자력에너지에서탄생한작은영웅‘아톰’/공상과학만화속초인을꿈꾸는작은영웅들/‘로보트태권V’의탄생과전성기/‘과학자’의꿈을키우는어린이/공상과학이갖는이중적힘

6발전·진보를향한욕망:1970~1980년대공상과학모험전집
SF유입의통로,공상과학모험전집/우주시대과열과공상과학모험전집열풍/영국웰스의《우주전쟁》시대에서미국하인라인의《우주전쟁》시대로/힘으로서의과학,강력한미래국가건설을향한우주과학병기/우주경쟁못지않
은아동SF전집자리다툼

나가며:100년뒤공상과학과인간의꿈


참고문헌
찾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