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전 - 서해문집 청소년 고전문학 3

춘향전 - 서해문집 청소년 고전문학 3

$13.00
Description
부당한 권력에 맞서 자신의 의지를 지키는 춘향의 사랑, 두려움을 감수하고 춘향을 지지하는 남원 백성의 사랑에 주목하게 하는 《춘향전》. 당돌한 춘향과 생생한 묘사가 두드러지는 완판 84장본과 《춘향전》의 멋을 속도감 있게 즐길 수 있는 경판 30장본을 함께 실었다. 절묘하고 구성진 리듬, 찰진 말맛과 대구, 판소리에서 온 각종 언어유희와 우리말 표현을 살리기 위해 문장의 길이와 끝맺음을 현대의 문체로 바꾸지 않았다. 대신 인물이나 지명 등에 관한 고사를 청소년 눈높이에 맞게 풀고, 매우 긴 경우 간결하게 다듬었다.

저자

홍인숙

설렘과상상을그립니다.‘네이버그라폴리오창작지원’에당선,우수작가로선정되었으며,현재책과영상등에그림을그리고있습니다.책『홀이금하』,『스쿼시』,『푸른머리카락』,『조선가인살롱』,『시간을잇는아이1918_2020』,『거짓말같은핼러윈데이』의표지와삽화를그렸습니다.단편웹툰「반짝이던어느날」을연재하였습니다.

목차

머리말

완판84장본열녀춘향수절가
지극정성드려얻은어여쁜아이
이도령의광한루봄나들이
그넷줄갈라잡고치맛자락번뜻하며
대학의도는춘향이에게있다
평생기약맺은날
어화둥둥내사랑아
뜻밖의이별
임의얼굴보고지고
고집불통변학도
수청을들어라
옥에갇혀점을치니
장원급제한이도령
춘향소식에눈물툭툭
서러운재회
암행어사출도야!
백년고락을함께하다

경판30장본춘향전

해설《춘향전》을읽는즐거움

출판사 서평

《춘향전》은종종‘지조와절개를지킨열녀이야기’로요약되는데,성춘향은순수하고얌전하기만한여성이아니다.남녀사이에엄격했던조선시대에몽룡과따로만나고신분상승을기대하며몽룡의마음을받아들인다.기생의딸이지만당당한태도로일관한다.〈사랑가〉를노래하며어르는몽룡에게“나는어찌이생이나후생이나밑으로만되라하오?재미없어못쓰겠소”하고,어쩔수없이헤어져야한다는말에사납게돌변하며도리를다하라고요구한다.
눈높고도도한이소녀는고난의시간을거치며한층단단해진다.이별의아픔을인내하고,자기를잡으러온사령들을침착하게맞이하기도하며,변학도의겁박을매섭게비판한다.사또를거절하지말았어야했다는월매의후회에도,거지꼴로내려온몽룡을보고서도,수청을드느니죽기로결심한다.몽룡과함께하기로한‘자기자신에대한의리’를지키려는것이다.

열여섯소녀의목숨을건의지와
겁없는민중의연대에서꽃핀
영원불멸한사랑노래

춘향의행동은사랑이란나로살수있는용기를주는가장강렬한감정중하나이며,주체적인선택임을보여준다.서슬퍼런사또앞에서도겁없이춘향의편을들며화를내주는남원사람들에게서는연대라는또다른결의사랑을발견할수있다.《춘향전》은애정소설에그치지않는다.목숨을걸고자신의‘의지’를지키는춘향,손해를감수하고서라도춘향을‘지지’하는백성들,신분의벽을‘초월’해정렬부인이되는결말은많은이에게기쁨을주며이작품을영원한고전으로만들었다.
성장하는한소녀의이야기,부당한권력에같이저항하는이야기로서의《춘향전》.청소년독자가이점에주목할수있도록당돌한춘향과생생한묘사가두드러지는완판84장본을실었다.판소리에서온각종언어유희와우리말표현들은《춘향전》을끝까지읽게하는매력이다.악인인변학도도예외가아니다.“어,추워라.문들어온다,바람닫아라.물마른다,목들여라.”“네가수절하면우리마누라는기절할까.”절묘하고구성진리듬을살리고찰진말맛과대구를충실하게전달하기위해문장의길이와끝맺음을현대의문체로바꾸지않았다.대신인물이나지명등에관한고사를청소년눈높이에맞게풀고,매우긴경우간결하게다듬었다.완판본이복잡하고어렵다면경판30장본을통해《춘향전》의멋을속도감있게즐길수있다.
퇴기월매가남편성참판에게거침없이이야기하는첫장면은이작품의도전적면모를예고한다.“들으시오.…무슨죄로일점혈육이없으니…명산대찰에기도해아들이든딸이든낳으면평생한을풀것이오.당신의뜻은어떠하시오?”딸을버리고떠나려는몽룡에게는표독스럽기까지하다.“남에게못할일그렇게하지마오.애고애고,설운지고.못하지요.몇사람신세망치려고안데려간단말이오.도련님대가리가두개돋았소?애고,무서워라.이무정한쇳덩이같은사람아!”방자도제법이다.상전에게은근슬쩍말대꾸를하고,몽룡이춘향생각에빠져엉터리로글을읽자장단을맞춰주며더우스꽝스럽게만든다.논일하던농부들은입을모아“원님이음흉하여철석같이수절하는춘향이에게엄벌을내렸으니어떨것같은가?구관의아들인지개아들인지는한번떠나고는아무소식이없으니그런자식이어디있을까”하고비난한다.의뭉스럽고현실적인월매,능청스러운방자,양반의폭정과비정한처사를지탄하는농부등은작품에펄펄나는생기와입체감을더한다.동시에조선민중이원했던이상과쾌감이무엇인지명확히드러낸다.

책속에서

이때도련님이춘향을애틋하게보낸후에책방으로돌아와서도만사에뜻이없고다만생각이춘향이라.말소리귀에쟁쟁,고운태도눈에삼삼,해지기를기다린다.
…《주역》을읽으니,
“원은형코정코춘향이코,딱댄코,좋고하니라.그글도못읽겠다.”
《맹자》를읽으니,
“맹자께서양혜왕을뵈오니왕께서말하기를,천리길을멀다하지않고오셨으니춘향이보시러오셨나이까?”
《십팔사략》을읽는데,
“태고에천황씨가쑥떡으로왕이되어섭제에서나라를일으키니백성들이저절로교화되었으며형제열두명이모두일만팔천살까지살았다.”
방자가여쭈되,
“여보도련님,천황씨가목덕木德으로왕이되었단말은들었으되쑥떡으로왕이되었단말은금시초문이오.”_〈대학의도는춘향이에게있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