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상하고 무섭고 슬픈 존재들 (근현대 한국 괴기공포 서사의 흐름)

괴상하고 무섭고 슬픈 존재들 (근현대 한국 괴기공포 서사의 흐름)

$26.50
Description
일제강점기 ‘괴담’의 탄생부터 유신시대 공포물까지,
시대별 문학과 영화를 넘나들며 살펴본 한국 괴기 서사의 흐름과 그 속에 깃든 사회적 의미
이 책은 한국에서 무서운 이야기를 즐기는 취향이 형성되고, 괴기한 이야기가 대중문화 속에서 전개되는 과정을 살펴본다. 이를 위해 이 책에서 저자는, ‘무서운 이야기를 즐기는 양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죽음과 영혼에 대한 감각과 느낌은 어떻게 바뀌고 재배치되는가? 공포 소재를 찾아내고 불러내는 작업 속에서 식민지 민족의 과거와 미래에 대한 감각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한국 괴기의 단골 소재인 여성괴물을 재현하는 공포물에서 자본주의가 강요하는 노동에 기초한 삶의 조직과 젠더에 대한 감각은 어떻게 접속하는가? 식민지를 경험한 민족이 상상했던 과학의 세계에서 소망스러운 미래에 대한 기대와 존재론적 불안은 어떻게 맞물리는가? 자본주의적 근대화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국가적 권위주의의 강제가 강고해지던 시기, 대중문화의 압박감은 어떠한 반발을 불러왔는가?’ 같은 질문을 만들어내고 그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는 일련의 탐구 작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물인 이 책은 괴기 코드에 초점을 맞추어 근현대 한국 대중 서사의 시대적 흐름을 최초로 꿰어보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
저자

김지영

대구가톨릭대학교사범대학국어교육과교수.개념사,문화사,문학사의접속에관심을두고근현대한국서사문학을연구했다.최근에는연애,청춘,괴기,명랑등대중서사코드와관련된연구를진행하고있다.지은책으로《연애라는표상》,《매혹의근대,일상의모험》이있고,함께지은책으로《대중서사장르의모든것》(1~3),《ImperativesofCulture》등이있다.

목차

머리말

1한국적괴기이야기의문화론적접근
괴기:타자혹은인간조건의한계성찰하기|공포:‘억압된것의귀환’과두려움을마주하는쾌락|환상:무서운이야기의비밀과거짓말|귀신/괴물과이야기로소통하기|괴기서사에녹아있는집단적의식과감성의역사적자취읽기

2한국귀신이야기의근대적전환
조선시대의귀신관과귀신형상|불투명하고소략했던귀신의묘사|도깨비의얼굴|유형화된귀신의등장

3괴기취미의형성과근대지(知)의갈등
괴기양식의발아,《매일신보》괴담란|괴기취미,전통을발명하다|주술·과학의긴장과근대지(知)의갈등|계몽내부의불안과감성의이율배반|지배감성과잔존감성의충돌과방전|미지(味知)의공포를축출하는기지(旣知)의공포

4괴담/괴기소설의분화와식민지괴기서사의전개
‘괴담’과‘괴기’의경쟁|《매일신보》의귀신/도깨비와미결정의공포|《조선일보》의괴담과근대지(知)의위계화|과거화되고열등해진귀신/도깨비이야기|《조광》,괴담을명랑화하다|괴기소설과인간이라는타자의발견

5작가김내성과조선괴기소설의딜레마
괴기소설을개척한탐정소설가|‘에로-그로’취향과괴기한캐릭터의출현|인간내면의비밀과예술의세속적교양화|살인예술가와악마적예술의형상|식민지청년의조바심과우울증

61960년대통속괴기소설의사회적무의식
괴기서사의부흥과통속잡지《명랑》|식민지/전쟁의기억과선악을전도하는현실|여성흡혈귀와자본주의라는저주|과학,혹은쾌락의임계와공포|불균등한근대에대한저항과공포의변증법

71960~1970년대고전공포영화와억압된것의귀환
괴기영화의황금기가도래하다|실패한애도와우울증적공포|낭만적위선을폭로하는약자들의렌즈|내가무엇이기를원하는가:여성히스테리와분열적정체성|식민지적성장의저주,SF괴기영화|여성괴물의도착성과신화적여성성의귀환|흔들리는‘정상성’,동요하는성역할

81970년대한국공포영화의예외적실험들
B급공포영화에맞선새로운실험|민족주의라는괴물과트랜스내셔널한상상력,하길종의〈수절〉|여성의시선에포착된세계상과집단폭력에대한저항|비자발적근대화와상징화되지않는과거,홍파의〈묘녀〉|산업화의불안과자기파괴로의탈주|멜랑콜리로녹여낸계몽적오컬트의아이러니,이장호의〈너또한별이되어〉|슬픔/패배의정서가숨긴역설적저항성

9사극공포영화로본1980년대공포문법의변형
전설에서판타지로,사극공포영화의변모|원죄로서의과거와찌꺼기들의반란|연루된자의공모감과세계의완전성에대한의구심

10괴기,근대를성찰하는또하나의방식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괴기’의탄생,신문과잡지그리고소설속괴기이야기들
‘괴기’라고하면요괴,귀신,유령,괴물등이떠오른다.어둡고야수적인본성과마술적인공포가지배하는세계,논리적으로파악할수도,이성적으로제어할수도없는잔혹하고초자연적이며음울하고신비한세계가오늘날괴기가표상하는세계다.괴기는또한아직과학적문명의세례를받지못한전근대와야만의세계를표상하는어휘이기도하다.
그러나한국에서괴기라는말이지금과같은의미를지니게된것은그리오래된일이아니다.괴기가전근대와야만의시대를연상시키고,근대적합리성의저편에서마술적이면서도잔혹하고비윤리적인세계를지칭하게된것은일제강점기중반이지나면서부터였다.어둡고음울한욕망과충동적쾌락욕구를긍정하고,야만적·초자연적·비윤리적·전근대적세계를재현하고엿보는것으로부터감각적만족을느끼는문화적기호의발생은근대도시의발달과소비문화에긴밀히연관된다.신문·잡지등미디어매체의등장으로대중적정보소통이가능해지고,극장·책방·카페·백화점등에서문화상품을소비할수있는대중계층이성립하면서발생한새로운문화적기호의하나로서,괴기를즐기는감성이‘모던’이라는신문명의감각위에서탄생했다.이책에서는이러한상황과의미를《매일신보》,《조선일보》,《조광》등신문과잡지에연재되었던괴담들과‘괴기소설’로유명한작가김내성의작품들을중심으로살펴보았다.

한국영화황금기,영상으로표현된괴기와공포
일제강점기중반비로소독립된단어가된‘괴기’라는말이다시활성화된것은1960년대공포영화가유행하면서였다.공포영화가대중영화의한양식으로일반화되기시작한이시기,‘괴기’는‘괴기·공포’라는방식으로‘공포’와짝지어져사용되곤했다.괴기와공포를묶어쓰는언어관습은이후점차공고해져,1980년대에이르면‘괴기영화’는‘괴기공포영화’라는명칭에주도권을내준다.그리고1980년대후반,여귀나괴물대신연쇄살인마를등장시킨서구슬래셔영화가유행하면서호러물을지칭하는어휘의주도권도‘공포영화’로서서히변주된다.
이러한흐름속에서‘괴기’로불렸던공포장르는1960년대에폭발적이었던영화산업의활력에힘입어한국영화가재래의가족극이나멜로드라마,사극의틀에서나아가새롭게탐사하기시작한실험영역의하나였다.뒤늦게개척된분야인만큼괴기장르의에너지와활력은1970년대중반까지이어졌다.이후1970년대하반기부터괴기물의제작편수가크게줄어들고기존의B급과다른근대적오컬트물이등장하는등영화산업전반의분위기가바뀐다.그런점에서초창기한국공포영화는1960년대후반부터1970년대전반까지가장활발했다고할수있다.이와같은사정을바탕으로이책에서는1960년대후반부터1970년대전반까지를‘한국고전공포영화의황금기’로간주하고,이시기에생산된공포영화(하길종의〈수절〉과홍파의〈묘녀〉등)를가로지르는시대감성의일면을포착해보고자했다.

사소한일상을톺아보고몸에박힌생활을낯설게보는시각,
박제된사건이아닌인간행위와숨결이담긴사전
지금우리의삶은과거에서이어져,현재를이루고,미래로나아간다.그런의미에서우리삶의과거를돌아보는것은현재뿐아니라미래로나아가기위한의미있는일이라할수있다.그과거중에서도현재와멀지않은근현대를돌아보는일은더의미가클것이다.‘한국근현대생활사큰사전’은‘내안의역사를성찰하고새로운미래를설계하는플랫폼’을슬로건으로내세운,근현대인간의사소하지만중요한일상을돌아보는시리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