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백 (피부색의 문화 정치)

미백 (피부색의 문화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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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아시아인이 미백을 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포스트식민 시대의 미백에 대한 탐구
‘미백美白’은 한국 미디어 문화의 보편적이고 핵심적인 요소다. 드라마 속 배우는 흠결 없이 깨끗하고 밝은 톤의 피부로 등장하고 음악 방송에 출연한 아이돌 가수는 특수한 질감을 구현하는 조명 효과 속에서 말 그대로 빛을 발산한다. 미백의 빛과 색은 한국 스타를 구성하는 고유 매력으로 받아들여져, ‘K뷰티’라는 일종의 한류 콘텐츠로서 전 세계적으로 유통된다. 이처럼 한국의 이상적인 아름다움의 재현은 늘 하얗고 맑은 피부를 기본으로 한다. 한국의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고 K뷰티는 관광 상품으로까지 안내된다. 그렇다면 미백 피부란 무엇인가?

미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책 《미백: 피부색의 문화정치》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미백이란 무엇인가라는 기본적인 질문으로 시작해, 다양한 층위의 질문으로 미백을 파고든다. 이를 통해 미백을 둘러싼 욕망과 권력, 신체와 정체성의 문제, 미시 정치 등을 들여다본다. 한국의 미백 문화를 연구한 저자 박소정은 이 책을 통해 한국 문화연구의 탈식민주의적, 페미니즘적 상상력을 펼쳐 보인다. 아울러 한류 연구가 향후 한류 속 식민 욕망에 대해 어떻게 비판적 정치성을 지녀야 하는지 일깨운다.

《미백: 피부색의 문화정치》는 미백이라는 일상적인 미의 실천을 포스트식민적 담론을 통해 파헤치고 있다. 미백에는 여러 속성이 부여되어 있으며, 개개인의 경험에 따라 다르다. 과거의 화장품 소비자에게 미백이란 백인이나 일본 여성이 지닌 피부색으로 상상되었다면, 디지털 이미지 속에서 살아가는 오늘날의 젊은 세대에게 미백은 ‘SNOW’ 같은 카메라 필터 애플리케이션 속에서 발견하는 자신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어떤 여성에게 미백은 귀찮지만 어쩔 수 없이 갖춰야 하는 미의 조건이라면, 어떤 남성에게 미백은 자신을 가꾸는 방식에 눈을 뜨게 되는 계기다. 이처럼 미백은 일상 영역에 편재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매개되며, 큰 사건 단위의 무게보다 곳곳에 흩어진 미세한 무게로 존재한다. 저자는 들뢰즈와 가타리가 제시한 ‘배치’ 개념을 통해 산발적으로 흩어져 다양한 물질적ㆍ비물질적 형태로 존재하는 미백의 요소들을 한데 묶어 살펴본다.

미디어는 종종 선진국 백인에게 우월한 위치를 부여한다. 지난 수백 년에 걸쳐 만들어진 백인 권력은 무의식적으로 작동한다. 피부색을 통해 차별하는 것이 인종 차별이라면, 미백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욕구를 넘어서 계급적 욕망을 내포한다. 미백은 전 지구적으로 존재하는 피부색을 사다리를 오르내리며 한국인의 인종ㆍ종족적 위상을 재구성하고 있다. BTS의 미백 보정 사진을 보며 백인의 미의 기준을 답습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해외 팬들이 있는가 하면, 이러한 한국식 미백의 아름다움이 새로운 미의 표상을 제공하고 있다는 해석과 함께 한국인을 닮고 싶어 하는 욕망이 지구촌 곳곳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미백은 이미 ‘표피’의 문제를 넘어서는 현상이다. 미백은 단순히 한 개인의 미적 욕구만이 아니라 다층적인 문화 정치적 함의를 지닌다.
저자

박소정

박소정은서울대학교외교학과를졸업하고,언론정보학과에서한국의미백문화에대한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서울대학교언론정보학과BK연구교수로있으며,주로미디어문화를통해관찰되는정체성과친밀성의문제를연구하고있다.논문으로〈신자유주의한국사회에서연애하기〉,〈K-뷰티의미백문화에대한인종과젠더의상호교차적연구를위한시론〉,〈K뷰티산업의피부색주의〉,〈PerformingWhiteness〉등이있고,책으로는《연애정경》이있으며,옮긴책으로는《화이트:백인재현의정치학》이있다.

목차

서론우리가사는미백의세계
미백을탈식민화한다는것
미백문화의사람,현장,기호

1부미백의세계로들어가기
1장피부색으로사유하기
1.인종담론으로서의피부색
2.뷰티담론으로서의피부색
2장배치를통해사유하기
1.유동하고생성하는배치
2.횡단하며연결하는배치
3.되기
4.배치와포스트식민주의

2부미백배치
3장미백이미지배치
1.흑백변신이미지
2.디지털미백이미지
3.공적미백얼굴

4장신체기술적미백배치
1.미백사물의세계
2.미백의신체기술화
3.미백인터페이스

5장동아시아횡단적미백배치
1.동아시아의미백미학
2.K뷰티배치

3부탈영토화하는미백,재영토화하는미백
6장미백인-되기
1.여성-되기
2.아시아인-되기

7장미백의제국
1.서울화이트
2.K뷰티산업의피부색주의

8장미백시뮬라크라와미백기계
1.미백시뮬라크라
2.미백기계

글을마치며매끈한공간을향하여

출판사 서평

“백인의패권에목소리를내는한국인과자신보다어두운피부색을지닌유색인을하대하는한국인은서로별개의인물일까?”

코로나19는세계적으로아시아인혐오를가시화하는계기가되었고,세계곳곳에서한국인이혐오범죄에노출되기도했다.서구권에서의인종차별및백인중심주의에대항하는목소리는한국에서도나오고있다.반면2019년통계청에따르면한국에거주중인외국인의숫자는200만명을웃돈다.그중결혼이민자,외국인노동자비율은꾸준히증가추세에있다.이들을향한한국사회의차별은만연해있다.
그러나한국인대다수는인종차별문제를인식하지못하며,한국내인종차별주의에대한논의는미약하다.전지구적인구이동의흐름속에서한국은이미다문화사회다.많은이들이다문화라는용어를사용하면서현실속크고작은인종적ㆍ문화적장벽을성찰하지못하고이질적외모를지닌이를‘다른존재’로여긴다.이러한편견의근거는대한민국영토바깥으로나갔을때더욱복합적인양상을띤다.미디어-뷰티복합체로서의K뷰티산업안에서미백은초국적상품으로유통된다.한국의마스크팩이진열장을가득채우고한국스타가모델인광고가걸린동남아시아의쇼핑몰은이제놀랍지않을정도로흔한풍경이되었다.‘서울’이라는단어를내건화장품이유통되기도한다.그과정에서동북아시아미의기준에입각한아시아내미의위계가생기기도하고,피부색에기반을둔차별적논리가드러나기도한다.이는미백이신식민적헤게모니가될수있음을암시한다.
이책은한국의미백문화가아시아내에서기존의1세계적인표상에구속되지않는탈식민적역량을내포한문화현상임과동시에우리안에서새롭게형성되는제국주의적욕망을추동할수있음을경계한다.이는최근K콘텐츠를통해세계적으로부상하는한류를어떻게바라보고읽어내야하는지를보여줄뿐만아니라,미백이라는주제를통해한국사회에서인종차별주의를논의할수있는장을새롭게마련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