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은 피부색이 아니다 (스튜어트 홀의 인종, 종족성, 민족 이론 강의)

인종은 피부색이 아니다 (스튜어트 홀의 인종, 종족성, 민족 이론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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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인종, 종족성, 민족 개념에 대한 도발적인 문제 제기
세계화가 진행됨에 따라 단일 민족 의식을 고수하던 한국 사회에서도 인종이나 민족 문제는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인들은 국가가 곧 민족이라 여길 정도로 동질적인 정체성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구성원 사이에서 이처럼 민족과 국가, 인종 단위가 일치하는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희귀하다. 한국인들의 철저한 동질적 의식 역시 상당 부분 환상이자 ‘상상의 공동체’에 불과하다. 성씨와 본관은 한국인의 혈통 의식에서 근간이 되는데, 상당수의 시조들은 중국이나 해외에서 유래한 귀화인이다. 민족과 혈족 간에 존재하는 이러한 모순은 이 개념들이 역사적 환경에서 형성된 사회적, 문화적 범주임을 보여 주는 증거다.
더구나 세계화가 진행됨에 따라 전통적 민족 개념을 흔들어 놓는 새로운 양상이 등장하고 있다. 최근 일본 고시엔에서 한국계인 교토국제고가 우승했는데, 경기 때마다 한국어로 불린 교가가 화제가 됐다. 이 학교는 원래 재일 조선인들의 민족 교육을 위해 건립되었지만, 지금은 구성원 대다수가 일본인이고 고시엔 출전 선수 역시 모두 일본인이라는 점은 미디어에서 부각되지 않았다. 교토국제고 학생들에게 한국어 교가가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한일 간의 유별난 민족적 구분 의식은 미디어 보도에서 여전히 근간을 이루지만, 현실은 그러한 구분을 가로질러 복잡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흥미로운 사례다.
미디어·문화연구의 대표적인 이론가이자 영국 문화연구, 버밍엄 학파의 창시자로 꼽히는 스튜어트 홀은 ≪인종은 피부색이 아니다≫에서 생애 말기의 관심사인 인종, 종족성, 민족 등 정체성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이 책은 1994년 하버드대학교 아프리카·아프리카계 미국인 연구소가 주최한 W. E. B. 듀보이스 강연에서 시행한 강연 내용을 책으로 편집해 펴낸 것으로, 사실상 홀의 유작이다. 이 책은 인종, 종족성, 민족 등의 전통적인 정체성 개념을 생물학과 유전학의 구속에서 떼내어 사회사적, 문화적 맥락에서 형성되는 물질적 실천이자 담론적 개념으로 파악하는 홀의 시각을 압축적으로 보여 준다. 홀은 정체성 문제가 인식과 지식, 감정 등 주체의 주관적 차원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적, 역사적 구조라는 맥락과 분리해서 볼 수 없는 현상이라고 파악한다.
저자

스튜어트홀

스튜어트홀StuartHall(1932~2014)은대표적인미디어·문화연구이론가로영국문화연구,버밍엄학파의창시자로꼽힌다.자메이카킹스턴에서태어나자메이카대학을졸업한후영국옥스퍼드대학교에서석사학위를받았다.박사과정에진학했으나학업을중단하고반핵운동을비롯해신좌파운동에뛰어들어핵심인물로활동했으며,〈대학과좌파평론〉과〈뉴레프트리뷰〉의편집장으로활동했다.1968년버밍엄대학교현대문화연구소소장,개방대학교교수를지내면서≪의례를통한저항≫,≪위기관리≫,≪대처리즘의문화정치≫등많은영향력있는저작을집필했다.이론적저술뿐아니라〈오늘의마르크스주의〉등잡지기고,텔레비전출연등활발한현실참여활동을통해영국진보정치와노동당의노선에도많은영향을미쳤다.

목차

옮긴이의말
머리말_헨리루이스게이츠주니어
1장인종-미끄러지는기표
2장글로벌시대의종족성과차이
3장민족과디아스포라
해제_코비나머서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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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인종범주의형성과정자체를근본적으로성찰하다
≪인종은피부색이아니다≫는인종,종족성,민족에관한스튜어트홀의사고가거쳐간풍부한발전과정을간결하게압축해보여준다.이러한논의는상당부분홀자신의개인적경험에근거해도출된것이다.홀은자메이카에서태어나영국식교육을받은흑인혼혈인으로서영국유학후현지에서자리잡아학자이자사회운동가로서활동했다.홀자신에겐자메이카역시원래‘고향’아프리카에서강제로떠나정착했던디아스포라에불과했는데,홀의정체성이론은이처럼영원한정신적떠돌이경험을체계화한셈이다.그래서인종문제를단순히식민주의지배자와피지배자라는이분법적틀안에서보지않고,인종과피부색을자연적,생물학적범주로간주하지않았으며,‘흑인’이라는인종범주의‘형성과정’자체에근본적인의문을제기하였다.
홀은인종,종족성,민족범주에스며든권력관계를정교하게해부하면서,어떻게해서이상식적범주들이권력구조와얽혀억압적기능을해왔는지,왜새로운시각이필요한지보여준다.한국사회역시인종,종족성,민족문제와무관한지역이아니며,사회곳곳에스며든인종주의문제에대해근본적인성찰이필요하다는점에서이책은우리에게의미있는관점을제공해줄것이다.더나아가홀의논의들은이책에서직접다룬인종이나종족성,민족의문제에그치지않고,글로벌한사회에서다양한형태의정체성문제에대처하는데도좋은지침이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