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진 유대인

만들어진 유대인

$35.08
Description
“유대 민족은 언제 그리고 어떻게 발명되었는가?”

24개국 번역, 전 세계 언론과 학자들로부터 크게 주목 받은 문제작
오늘날 다시 득세하는 민족주의에 대한 가장 통렬한 비판서
‘민족’이란 개념은 허술하다. 혈연관계를 기반으로 오랜 세월 동안 고정된 동질 집단을 유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전쟁과 이주를 겪으면서 타 집단과 섞이지 않고 민족의 순수성을 지킨다는 것은 불가능한 꿈이다. 그래서 모든 민족국가는 하나의 민족임을 증명하기 위해 자신의 과거에 대한 신화와 조작된 역사를 창조한다. 이 신화가 길고 찬란할수록 국민을 통합된 집단으로 이끌기 쉽다.

『만들어진 유대인』은 이런 신화 위에 건설된 나라 이스라엘의 역사적 진실에 깊이 다가선 책이다. “2천 년의 유랑 속에서도 끝내 살아남아 옛 고향땅을 되찾은 어느 뛰어난 민족”이라는 서사는 이스라엘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는 신화다. 저자는 이 서사가 완전한 허구임을 밝힌다. 유랑은 없었고, 따라서 고향땅에 남은 이들도 같은 뿌리의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 자신 유대인이자 이스라엘인이기도 한 저자는 이런 작업을 통해 단일 종족으로서 ‘유대인’이라는 신화, 단일 민족국가로서 ‘이스라엘’이라는 신화를 해체하고자 한다. ‘유대인의 나라’라는 이념이 오늘날 이스라엘의 폭력적 패권주의를 정당화하고 있음은 물론이고, 이제는 오히려 반유대주의를 부채질하는 이데올로기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의의는 ‘민족’이 그 구성원에게 든든한 정체성을 제공하는 기능뿐 아니라, 동질성이라는 이름 아래 내부 불평등과 배제의 정치를 강화하는 기능을 한다는 것을 뚜렷이 보여준 데 있다. 이스라엘을 넘어 세계의 거대 유대인 권력에 도전하는 이 위험한 책이 출간 직후 24개국 언어로 번역되고 유명 언론과 학자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은 이유일 것이다.
저자

슐로모산드

저자:슐로모산드ShlomoSand
이스라엘텔아비브대학교역사학교수.1946년오스트리아린츠에서태어났다.홀로코스트에서생존한폴란드계유대인가정에서태어나1948년‘나크바’(이스라엘의팔레스타인침탈)시기에이스라엘야파로이주,이스라엘-팔레스타인문화속에서성장했다.16세에학교에서퇴학당하고라디오수리기사,전화교환원등으로일하다가1967년이스라엘과아랍간의‘6일전쟁’시기에군에입대했다.당시군인으로서이스라엘의팔레스타인인학살을목격하고“고국을잃었다”는느낌으로큰회의에빠져반시오니즘급진좌파운동에합류했다.1975년텔아비브대학교역사학과를졸업했고,1985년까지프랑스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연구하고가르치며프랑스사와마르크스주의에대한논문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이후이스라엘에돌아와종신교수로모교에서유럽근현대사를가르치고있다.
2008년히브리어로출간되고2009년영어로번역된『만들어진유대인』(원제‘유대인은언제,어떻게발명되었는가’)이세계적명성을얻으면서산드는“외국어로가장많이번역된이스라엘역사서”의저자로알려지게되었다.유대인이자이스라엘인으로서‘유대국가’이스라엘과유대인의정체성신화에대해통렬한비판과근본적의문을던진몇안되는지식인으로각인되면서,에릭홉스봄,토니주트,베네딕트앤더슨등의민족주의비판가들과같은대열의학자로인정받고있다.저서로는『만들어진유대인』의속편격인『이스라엘땅의발명』,『유대인,불쾌한진실』이있고,최근『프랑스지식인의종말:유대인혐오에서이슬람혐오까지』를출간하여다시금주목을받고있다.

역자:김승완
전문번역가.인문사회분야의책을주로옮기고있다.서강대학교에서영문학을전공하고사학을부전공으로공부했다.펍헙번역그룹에서활동하며『처음읽는유럽사』를번역했고,『왜중국은세계의패권을쥘수없는가』,『책의미래』등을공역했다.

감수:배철현
고전문헌학자.고대셈족언어와인도-이란어를전공하고,기원전5세기페르시아의삼중쐐기문자연구로하버드대학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성서에나오는질문들을다룬『신의위대한질문』과『인간의위대한질문』,호모사피엔스의등장에관한『인간의위대한여정』,4부작인문에세이『심연』『수련』『정적』『승화』등다수의책을썼다.

목차

들어가는글:기억이라는짐
1.움직이는정체성
2.구성된기억들

제1장민족만들기-주권과평등
1.‘민중’인가‘종족’인가
2.‘민족’을의심한사람들
3.‘이데올로기’인가‘정체성’인가
4.시민적민족주의대종족적민족주의
5.민족의‘군주’지식인

제2장역사가된신화-하느님이만드신민족
1.초창기유대역사가들
2.‘신화역사’로서의구약성서
3.“인종이곧민족이다”
4.어느역사가의반박
5.동쪽에서나타난원-민족주의
6.서쪽에서나타난종족주의
7.시온에서시작된역사학
8.정치와고고학
9.신화역사를배반하는증거들
10.비유문학으로서의성서

제3장너무많은유대인-유배때문인가,개종때문인가
1.서기70년에일어난일
2.추방없는유배-불가사의한역사
3.왜고향을떠났을까?
4.만방이그리로모여들것이라
5.이웃들을강제로개종시키다
6.헬레니즘권역에서메소포타미아땅까지
7.로마의그늘아래서
8.랍비유대교는개종을어떻게보았을까
9.유다지역사람들의슬픈운명
10.‘땅의사람들’의정체

제4장침묵의왕국들-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
1.‘행운의아라비아’-힘야르왕국의개종
2.페니키아인과베르베르인-수수께끼의여왕카히나
3.유대인카간-동쪽에서일어난이상한제국
4.하자르인과유대교-밀월의시작과끝
5.하자르과거를어떻게볼것인가?
6.수수께끼-동유럽유대인의기원

제5장구별하기-이스라엘의정체성정치
1.시오니즘과유전
2.꼭두각시과학과인종주의난쟁이
3.‘에트노스’국가수립
4.‘유대적이면서민주주의적’이란네모난동그라미인가?
5.글로벌시대의‘종족정’

후기:땅없는민중,민중없는땅-비판에답함

주/참고문헌/감수의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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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유대민족은언제그리고어떻게발명되었는가?”
24개국번역,전세계언론과학자들로부터크게주목받은문제작
오늘날다시득세하는민족주의에대한가장통렬한비판서

‘민족’이란개념은허술하다.혈연관계를기반으로오랜세월동안고정된동질집단을유지하기란사실상불가능하기때문이다.수많은전쟁과이주를겪으면서타집단과섞이지않고민족의순수성을지킨다는것은불가능한꿈이다.그래서모든민족국가는하나의민족임을증명하기위해자신의과거에대한신화와조작된역사를창조한다.이신화가길고찬란할수록국민을통합된집단으로이끌기쉽다.

『만들어진유대인』은이런신화위에건설된나라이스라엘의역사적진실에깊이다가선책이다.“2천년의유랑속에서도끝내살아남아옛고향땅을되찾은어느뛰어난민족”이라는서사는이스라엘의존재이유를설명하는신화다.저자는이서사가완전한허구임을밝힌다.유랑은없었고,따라서고향땅에남은이들도같은뿌리의사람들이라는것이다.그자신유대인이자이스라엘인이기도한저자는이런작업을통해단일종족으로서‘유대인’이라는신화,단일민족국가로서‘이스라엘’이라는신화를해체하고자한다.‘유대인의나라’라는이념이오늘날이스라엘의폭력적패권주의를정당화하고있음은물론이고,이제는오히려반유대주의를부채질하는이데올로기로작용하고있기때문이다.

이책의가장큰의의는‘민족’이그구성원에게든든한정체성을제공하는기능뿐아니라,동질성이라는이름아래내부불평등과배제의정치를강화하는기능을한다는것을뚜렷이보여준데있다.이스라엘을넘어세계의거대유대인권력에도전하는이위험한책이출간직후24개국언어로번역되고유명언론과학자들로부터큰주목을받은이유일것이다.

■발명된민족‘유대인’의불편한진실을파헤치다

오늘날‘민족’이란문화적이고역사적인경험을같이하는공동체를일컫는말이지,변치않는혈연적공동체를가리킨다고생각하는사람은많지않다.유대인역시공통된종교문화를가진종교공동체이지혈연으로이어진종족공동체는아니다.그럼에도이런종족적동질성의신화를국가의기본원리로삼고있는나라가있으니,곧‘유대인의나라’를자임하는이스라엘이다.그러나저자슐로모산드는유대인을한마디로“발명된민족”이라정의한다.이책에서저자는고대성서시대로부터근대에이르기까지직선으로이어져왔다고주장하는‘유대역사’의부실한고리들을낱낱이해체한다.그럼으로써신화를정치적도구로활용해온유대민족주의,그이념에배인배타성과폭력성을넘어서고자한다.『만들어진유대인』은유대인과고난에찬그들의역사에경탄하는이들,구약성서의신화를사실로믿어의심치않는이들,그리고이런신화에기대어폭력과배제의정치를국가유지수단으로삼고있는이스라엘에대해쓰디쓴진실의약을처방하는책이다.

사람들은흔히유대인의역사를오래도록고난받은어떤민족의일관된이야기로여긴다.그이야기는대강이러하다.“구약성서에등장하는떠돌이유목민족이이집트에서탈출하여‘신이약속한땅’에유다왕국과이스라엘왕국을건설하고,이후바빌로니아와아시리아제국의침공을받아포로기를경험한다.포로에서풀려난이들은다시예루살렘을건설하지만로마의지배아래서고향땅을빼앗기고뿔뿔이추방된다.이후2천년동안디아스포라(유대인이산)로세상에흩어져살던유대인들은수많은핍박에서도근대까지그정체성을지키며살다가,마침내신이약속한땅이스라엘에다시모여‘유대인의나라’를건설한다.”

저자슐로모산드는역사학자로서이런이스라엘건국의서사를하나하나해체하고자한다.유대교신앙체계의근간에는‘죄로인한추방’과‘성지로의귀환’이라는관념이있다.현세에서피할수없는삶의고난을위로해주는이관념은장소적의미가아니라다만구원이아직오지않았다는상황적의미를갖는관념이었다.(248쪽,255-6쪽)그러나성서의신화를역사로해석하면서추방과유배는역사적사실로탈바꿈한다.저자는이렇게창작된역사의허술한고리들을다음과같이조목조목짚어냄으로써‘추방’과‘귀환’의신화를무너뜨린다.

(1)출애굽은전혀존재하지않았던사건으로,이집트에서탈출한이들이정복했다는가나안은당시에여전히이집트땅이었다.(229-30쪽)(2)바빌론유수는엘리트지배층의극히일부에한한것이었으며,그나마다수는유수이후에도돌아오지않았다.(271쪽)(3)기원후로마에항거해일어난유대전쟁과바르코크바반란에서도추방은결코없었다.(249쪽)(4)심지어7세기이후이슬람지배하에서도토착히브리농민이땅을버린일은없었다.(345-6쪽)

■전세계유대인은하나의민족이아니라‘개종’의결과이다

그렇다면전세계에무수히퍼져있는유대인의존재는무엇인가?저자는고대이집트와페르시아등지에서태동한일신교를앞장서서채택한히브리인들의선진적신앙체계가지중해세계의원시다신교문화에빠르게파고들었다는것을일차적이유로든다.그리고중근동에있었던유대교왕국들의개종활동을결정적이유로든다.하스몬왕조의강제개종정책으로인해그리스이름을가진유대교인들이대거출현했고(290쪽이하),아랍인의스페인정복때북아프리카베르베르인들과함께스페인에들어간유대교가‘세파르디’유대인들의기원이되었으며(348쪽이하),동방의광활한코카서스평원에있던유대왕국하자르가동유럽‘아시케나지’또는이디시어사용유대인들의기원이되었다(436쪽이하)는것이다.

더욱결정적인것은이스라엘국가수립이전에팔레스타인에거주하던아랍인들이다.그들은7세기무렵아랍인의팔레스타인점령후이슬람으로개종한유대농민들의자손일가능성이높다.(332쪽,339쪽)다시말해,이스라엘유대인들이그토록배척하는팔레스타인인의뿌리가사실은유대인과다르지않다는것은시오니스트들조차인정하는사실이었다는것이다.(344쪽)

■시오니즘의탄생배경과유대종족주의의위험성

유대인으로불리는오랜종교공동체가종족공동체로교묘하게탈바꿈한데는시오니스트민족주의자들의정치적이해가숨어있었다.저자는민족주의열기가들끓던19세기유럽에서‘민족’개념이발명되고‘시오니즘’이라는유대민족주의가형성된과정을촘촘히그려낸다.

‘민족’은종교가개인의정체성형성에더이상힘이되어주지못하는근대세속화시대에종교를대신하여안정된정체성을제공하는이념으로등장했다.(100쪽)그래서한민족에속하는한똑같은민중이라는민족의식은시작부터‘평등’이라는민주주의이념을내재하고성장했다.(92쪽)그러나시민적평등권이우선정착된서유럽(영국,프랑스,이탈리아등)과달리,상대적으로민주주의정착이늦었던동유럽(독일폴란드러시아등)에서는종족적민족주의가먼저득세하였다.독일의아리안주의나러시아와동유럽의슬라브주의같은종족적민족주의의배타성이결국조직적인유대인탄압을불러일으켰고,시민적평등권을요구하던유대인들로하여금‘시오니즘’이라는대항적민족주의를탄생시킨배경이되었다는것이다.요컨대유대민족주의는그들을핍박하던종족민족주의의거울상으로형성된것이었다.(104쪽이하)

슐로모산드는이렇게‘유대민족’이란것이19세기독일과동유럽에거주하던유대지식인들이만들어낸창작품임을보여주는데서시작해서,이스라엘국가수립과함께그것이정치적,학문적으로어떻게강화되었는지설명한다.시오니스트들이유대역사를창작하기위한보물창고로발견한것이바로구약성서였다.이민족을물리친구약영웅들의신화가중동전의승리를고무하는데이용되었고,고고학이고대왕국의신화를사실로재현하는데동원되었다.(제2장)나아가19세기인종주의를뒷받침하던생물학은20세기유전학으로옷을바꿔입고‘유대유전자’의연속성을입증해주는과학(유사과학)으로재등장하기까지한다.(제5장)

산드는이모든역사창작이현재이스라엘의정치를지탱하는수단으로여전히작동하고있다고비판한다.전세계유대인에게는아무런제한없이시민권을부여하면서자국내비유대인에게는심각한차별을가하는나라,세속적민주주의국가를표방하면서도‘이스라엘민중’의존재를부정하고유대인들만의신정국가임을포기하지못하는나라가이스라엘이다.민족이란같은문화와경험에대한공통의‘감각’이지‘실체’가아니다.이책은민족이라는의식이실체가되고국가이념이될때자국과이웃에대한차별과폭력을정당화하는극히위험한도구가될수있음을보여준다.‘유대인의발명’과‘이스라엘’은그대표적인사례일뿐이다.

■이책의전체적개요

방대한분량으로쓰인이책을몇문단으로요약하기란거의불가능하다.때로는흥미진진하게,때로는복잡하게서술된이책의핵심만을간추리면다음과같다.

이책의서장(序章)역할을하는「들어가는글」은저자의개인적경험을담고있다.저자의가계,청년기의아랍인친구들,그리고제자들의일화를통해‘민족’과결부된정체성과기억이개인에게얼마나큰폭력을행사하는지를실감있게묘사한다.

제1장과제2장은유대민족을소재로하여민족주의담론의역사를다룬내용이다.민족주의가처음부터민주주의적평등개념을내장하고태어난이념이라는것,그러나‘민족’이란말이‘민중’,‘백성’등의용어와혼용되면서마치고대부터있었던실체로착각한데서민족개념을둘러싼역사적오류가빚어졌다고설명한다.이와함께성서신화가신뢰할만한역사서로자리잡는데이바지한초창기유대역사가들의이론적작업이상세히소개된다.‘디아스포라’와고대영토가종교적상징에서정치적의미로전용되는데중요한역할을한시오니스트역사학자들의계보가소개된다.

제3장과제4장은하나의일관된역사로이해되어온유대역사의허구를밝히는작업이다.유대역사의목적론적핵심을구성하는추방과유배사건은결코일어나지않았고,고립주의성격을가진것으로알려진유대교가원래는개종에열성적인종교였음을밝힌다.포교와개종과정에서생겨난이민족유대왕국들이근대유럽유대인들의모태가되었고디아스포라유대인의기원이되었음을설명한다.

제5장은결론부이다.5장에서는현대이스라엘의정치와학문적동향을다룬다.한편으로는저명한법학자들과철학자들이나서서시민적정체성과법적자격을유대인에국한하려는시도를하고있음을고발하고,다른한편으로는역사학뿐아니라과학계까지나서서유대인의유전학적동질성을입증하려는유사과학적시도를벌이고있는데대해통렬한비판을가한다.

책의마지막에실린「후기」는『만들어진유대인』이출간된후책에가해진여러비판에대해저자가답하는글이다.유대인단일민족설에대한재반박,유배사실에대한반증,히브리인과팔레스타인인의역사적동질성,유대인유전자설에대한논박,그리고마지막으로유대인이아닌‘이스라엘민중’의존재에대한승인을주장한다.이후기는책전체를요약하는역할도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