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x의 신학인가? (전도서 다시 읽기)

왜 x의 신학인가? (전도서 다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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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인류세’와 ‘세계화’라는 격변의 시대, 구원의 가능성은 어떻게 찾을 수 있는가?
학계 일부에서 ‘은둔의 철학자’라고도 불리는 박동환 교수(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평생의 철학적 문제의식과 탐구의 결과를 집약한 『x의 존재론』에 이어, 그 신학적 함의를 성서와 그리스도신학에 비추어 다시 풀어낸 역작. 저자는 오래전부터 동서양 전통 철학이 인간과 도시문명 중심의 패권적 관점에 갇혀 있음을 지적하고, 한국과 같은 주변부의 사고와 언어로부터, 그리고 인간 중심성을 벗어난 미지의 개체 x로부터 우주 보편의 진리를 찾고자 노력한 철학자이다. 그 결과 인간과 인간 이외의 존재를 포괄하는 개체들의 존재양식 ‘x’가 무한의 절대적 타자 ‘X’의 한 계기이면서도 그것으로 다시 함몰될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밝혀내는 존재론에 도달했다.

저자가 새로 펴낸 『왜 x의 신학인가?』는 『x의 존재론』의 신학 버전이라 할 수 있는 책으로, 구약 「전도서」의 설교자와 예수가 대면했던 시대의 문제가 현 시대에도 반복되고 있음을 통찰하는 데서 출발한다. 즉 ‘헬레니즘’이라는 시대적 격변에 처했던 이들처럼 ‘세계화’와 ‘인류세’라는 오늘의 파고가 우리에게 “지구적 시간대에 던져진 자아 존재의 새로운 인식”을 촉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혼란의 시대에 인간과 신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한 예수처럼, 저자는 ‘x’라는 필멸의 시간적 존재가 ‘X’라는 영원의 차원과 어떻게 화해 합류할 수 있는지 모색한다. 인간이 여전히 붙들고 있는 자아의 주체성이라는 허상을 포기하고, 삶이라는 현재는 언제나 부재화(不在化)될 수밖에 없다는 깨달음을 통해 자신의 개체성과 구원을 이해하는 태도가 이 시대의 우리에게 요구되고 있음을 설파한다.
저자

박동환

朴東煥,1936~
철학자.연세대학교명예교수.연세대학교철학과와같은대학원을졸업하고,1971년미국남일리노이주립대에서철학박사학위를취득했다.1981~82년네덜란드라이덴국립대학과암스테르담자유대학에서학제간프로젝트연구교수로,1993~94년베이징대학에서방문학자로과제를수행했고,2001년연세대학교철학과를정년퇴임했다.동서양의주류철학이도시적,패권적관점에갇힌인간위주의자의적철학임을비판하며,한국이라는주변자의역사적체험에서출발해존재의보편적실상을포착하는것을철학의주제로삼았고,그로부터‘x의존재론’이라는철학의지평을제시했다.

논문으로는“EastandWestonConflictResolution”(1979),“논리의질서와신의섭리”(1980),“ParadigmsofRationality”(1985),“ALogicalPictureofDisorderProcess”(1989),“‘x의존재론’-특히가에로밀려난이들의한계해법에대하여”(2012)등여러편이있다.저서로는『사회철학의기초』(1976)『서양의논리동양의마음』(1987)『동양의논리는어디에있는가』(1993)『안티호모에렉투스』(2001)등이있고,2017년에그간의철학연구의결정판이라할수있는『x의존재론』을펴낸후2019년『진리의패권은사람에게있는것이다』와2021년『야생의진리』를포함해「박동환철학선집」(전7권)을출간했다.

목차

차례를이끄는의문과과제들

길잡이1.
ⅰ.한새로운시대의입문서
ⅱ.신정체제의마감
ⅲ.x의신학을위한변호

길잡이2.
ⅰ.‘인류세’라는한시대마감의예고
ⅱ.고도근시에갇힌인류의관점
ⅲ.사람이말할수있는필연의순서란없다
ⅳ.이모든문제를예고한B.C.E.3세기에서2세기의설교자

ΣⅠ그들이각기소속한시대의체험다시읽기
ⅰ.「신명기」와「아모스」에서
ⅱ.「전도서」에서
ⅲ.「마태복음」에서

ΣⅡ새로운시대앞에놓인두관문
ⅰ.천국/천명앞에선마음:바리새파사람과맹자의경우
ⅱ.태초의말씀은말씀이아니다:왜‘†’또는‘X()’인가?

ΣⅢ‘내나라’의혁명가로서떠오르는예수

마지막한마디:왜x의신학인가?
또하나의끝없는이야기:올가토카르추크의‘다정한서술자’와의만남에서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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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인류세’와‘세계화’라는격변의시대,구원의가능성은어떻게찾을수있는가?

학계일부에서‘은둔의철학자’라고도불리는박동환교수(연세대철학과명예교수)가평생의철학적문제의식과탐구의결과를집약한『x의존재론』에이어,그신학적함의를성서와그리스도신학에비추어다시풀어낸역작.저자는오래전부터동서양전통철학이인간과도시문명중심의패권적관점에갇혀있음을지적하고,한국과같은주변부의사고와언어로부터,그리고인간중심성을벗어난미지의개체x로부터우주보편의진리를찾고자노력한철학자이다.그결과인간과인간이외의존재를포괄하는개체들의존재양식‘x’가무한의절대적타자‘X’의한계기이면서도그것으로다시함몰될수밖에없는존재임을밝혀내는존재론에도달했다.

저자가새로펴낸『왜x의신학인가?』는『x의존재론』의신학버전이라할수있는책으로,구약「전도서」의설교자와예수가대면했던시대의문제가현시대에도반복되고있음을통찰하는데서출발한다.즉‘헬레니즘’이라는시대적격변에처했던이들처럼‘세계화’와‘인류세’라는오늘의파고가우리에게“지구적시간대에던져진자아존재의새로운인식”을촉구하고있다는것이다.혼란의시대에인간과신의관계를새롭게정립한예수처럼,저자는‘x’라는필멸의시간적존재가‘X’라는영원의차원과어떻게화해합류할수있는지모색한다.인간이여전히붙들고있는자아의주체성이라는허상을포기하고,삶이라는현재는언제나부재화(不在化)될수밖에없다는깨달음을통해자신의개체성과구원을이해하는태도가이시대의우리에게요구되고있음을설파한다.

■예수의메시지안에서캐내는‘x의신학’

이책『왜x의신학인가?』에서저자가던지는물음은크게두줄기로이루어져있다.첫째,신과인간의관계또는영원의시간과지상에서겪는인간의토막난체험적시간의관계는어떻게이해해야하는가?둘째,헬레니즘시대처럼이시대에팽배한개인의자아의식에서영원의절대적타자에이르는길은어떻게찾을수있는가?이질문들은신학적으로표현하면,‘언제나고통과좌절에처할수밖에없는개인들이더이상신의약속을믿을수도없는시대에구원의가능성은어떻게찾을수있는가?’로바꿀수있을것이다.

저자는이질문들에대해한편으로는성서특히구약의「전도서」와신약의「복음서」(예수行傳)가쓰인시대배경에대한역사적탐구를통해,다른한편으로는언어적자아와인간적범주체계의허상을지적한과거철학자들의비판적담론등을통해다각도로해답을찾고자한다.그과정은사뭇변증법적이기도한데,저자는①신정체제(神政體制)라는신인합일의전통적질서에서②신과인간의단절적사태와파편화된개인주의의시대를거쳐③개인의내면의식과구원의가능성이다시합일하는세계에이르는역사적/논리적순서로그해답을제시한다.즉우리는히브리민족의부족적‘야훼’(YHWH)신앙에서헬레니즘시대의「전도서」필자가그린보편과무차별의‘엘로힘’(Elohim)으로바뀐하나님이,다시예수에이르러개인의‘가난한마음’에서지상의천국이실현됨으로써마지막화해를이루는드라마를성서에서읽을수있다는것이다.

이것은‘x의존재론’또는‘x의신학’에서는이렇게번역된다.즉언어적착오로지어진‘자아’라는허상과인간의범주체계에붙들린플라톤적세계상을모두벗어나서,지금까지우리가주체로이해했던인간은결국영원의기억을저장한개체생명의하나로서,모든개체성을초월하고무효화하는영원의X(우주의시작이자절멸을의미하는절대적타자)로회귀할운명이라는것이다.그러나지상에존재하는개체생명들은의식으로는잡을수없는X의계기를영원의기억x로서깊은내면에저장함으로써개체들각자의모양과생태를표현하는존재들이기도하다.우리모두는우주의먼지이자지상(유한성)에표현된영원(무한성)이다.이것이야말로예수가말하는개인의‘가난한마음’과지상에이룩된‘내나라’가의미하는바이며,우리들인간주체가이세계와타자에대한‘독선금지’라는윤리적태도를견지해야하는이유이기도하다.‘x의신학’은이렇게「전도서」의질문에대한예수의해답처럼,인류세와기후위기라는도전에처한현시대에하나의신학적응답을제시하고있는것이다.

■‘말씀’가운데합일하는개체와영원

저자가이책『왜x의신학인가?』를쓰게된계기는「전도서」가아주오래전부터그에게던진질문때문일것이다.「전도서」의필자코헬렛(전도자,설교자)은히브리신앙에서처벌과응보의뚜렷한해답을주던야훼(YHWH)가삶의문제에더이상해답을주지못하게된혼란과파국의헬레니즘문화에서살았던인물이다.BCE3~2세기에그가겪은전통의붕괴와개인들이만개한세계시민주의의시대는모든믿음의준거점이사라진‘헛되고헛된’무상의체험만을개인들에게안겨주던시기였다.그의신은야훼가아닌보편의하나님엘로힘(Elohim)이었고,그는세계시민으로재탄생한개인의자유를환영하면서도신의부재에서말미암은허무감으로개인들이어디에도의존할수없는방향상실에빠진상태를대변한다.

저자는이러한「전도서」필자의절절한질문에대한대답이그로부터200년후예수에게서제시되고있다고본다.“마음이가난한이에게천국이있다”는예수의가르침은한편으로헬레니즘이탄생시킨개인의내면의식을인정하면서도,그러한가난한마음에‘내나라’곧현재의일시적권력이아닌영원한천국이실현될가능성(히브리적전통)을제시했다는것이다.저자는이러한예수의응답을‘x의신학’으로다시정식화한다.“태초에말씀이있었다”는그말씀은범주와개념의체계로서플라톤적인로고스(Logos)가아니라히브리의멤라(Memra)로서,영원성으로서의시간이자시간가운데역사(役事)하는‘존재행위’를가리킨다.즉사람의‘말’(logos)로잡을수있는필연의차원은있을수없으므로,우리는그러한인간주체의관점을무효화하는미지의영원한차원X( )를인정하고우리자신을그()속에묶인삶으로이해해야한다는것이다.

결론적으로저자는‘내나라는이세상에속한것이아니’지만‘마음이가난한자에게그나라(천국)가임한다’는예수의두구절을‘x의신학’에서이렇게번역하고있다.“땅위에태어난한개체생명은아무리거슬러올라가도닿을수없는수십억년이전으로부터전해오는자신의태초를,의식화할수없는깊은내면에저장함으로써그의개체성을유지한다.그렇게세상에태어난한개체생명은예외없이태초로부터전해진영원의기억x로써그가지닌개체성의모양과생태를재현또는실현하는것이다.”(163쪽)신학적으로말하면,우리는신앞에서그의절대성영원성에굴복하면서도그계기를내면에품고사는겸허한무지의존재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