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철학자 비트겐슈타인 (양장)

반철학자 비트겐슈타인 (양장)

$17.00
Description
“비트겐슈타인 이후에도 철학은 가능한가?”
세계적인 철학자 알랭 바디우의 도발적인 비트겐슈타인론
비트겐슈타인은 왜 우리 시대의 영웅이었나?
철학을 읽는 독자들에게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1889~1951)은 언제나 관심의 대상 1순위이다. 전통 철학을 언어적 유희로 본 점에서, 그리고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는 그의 이론대로 고독한 침묵의 삶을 실천한 점에서 비트겐슈타인은 철학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인물로 꼽힌다. 그는 이론보다 실천이 훨씬 더 중요하며 철학 이론이란 특정한 언어적 실천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 ‘이상한’ 철학자이다. 나아가 그는 거의 모든 철학적 명제는 ‘헛소리’이며, 진정한 삶의 문제는 언어 바깥에 있으므로 말할 수 없다고 보았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철학자 알랭 바디우는 이 책 『반철학자 비트겐슈타인』에서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을 ‘반(反)철학’으로 규정한다. 왜 비트겐슈타인인가? 비트겐슈타인은 전통 철학의 물꼬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돌려놓은 점에서 무엇보다 ‘철학의 전복자’였기 때문이다. 그는 20세기 철학이 ‘언어 비판’으로 전환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그 자신의 윤리적 삶을 통해 철학 바깥으로 밀려난 삶의 문제와 몸소 씨름했다. 그로 인해 이후의 철학자들은 언어 분석에 매달리거나, 우리의 실존적 삶에 답하는 철학을 다시 구상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 책에서 저자 바디우는 비트겐슈타인이 생전에 유일하게 출간한 책 『논리-철학 논고』를 세밀하게 분석하며 반철학자로서 비트겐슈타인의 면모와 이론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그의 선구자격인 니체, 그에 대한 라캉의 공감적 서술, 파스칼·루소·키르케고르와 같은 기독교 반철학자들과 그의 관계에 대해서도 주의 깊게 서술한다. 이 책은 ‘철학’과 ‘반철학’ 사이의 대결과 그 대표자인 비트겐슈타인을 통해 삶과 존재, 진리와 의미라는 가장 철학적인 문제에 깊이 천착하며 우리 시대를 위한 새로운 철학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

알랭바디우

오늘날프랑스철학을대표하는철학자로,1937년모로코에서태어났다.프랑스고등사범학교를졸업하고같은학교에서강의하던중1968년혁명을계기로마오주의운동에투신했으며『모순의이론』,『이데올로기에대하여』등의정치저작을집필했다.문화대혁명의실패와마르크스주의의쇠락이후해방을위한또다른길을모색하는과정에서『주체의이론』을출간했고,1988년『존재와사건』에서진리와주체개념을전통철학과는완전히다른범주로세웠다.그후『철학을위한선언』,『조건들』,『윤리학』,『비미학』,『메타정치론』등을썼고2006년에는『존재와사건』의후속작인『세계의논리』에서세계에나타나는진리와관련된문제들을다뤘다.2018년『진리들의내재성』을출간해‘존재와사건’3부작을완성했다.바디우의첫번째자전적에세이라고할수있는이책『검은색』은어린시절에서검은색의변증법에이르기까지‘검정’에관한21편의찬란한사유를펼쳐놓는다.

목차

서문

1장비트겐슈타인의반철학
2장비트겐슈타인의언어들

해제:반철학자-철학을깨우는자(서용순)
옮긴이후기

출판사 서평

“비트겐슈타인이후에도철학은가능한가?”
세계적인철학자알랭바디우의도발적인비트겐슈타인론
비트겐슈타인은왜우리시대의영웅이었나?

철학을읽는독자들에게루트비히비트겐슈타인(1889~1951)은언제나관심의대상1순위이다.전통철학을언어적유희로본점에서,그리고“말할수없는것에대해서는침묵해야한다”는그의이론대로고독한침묵의삶을실천한점에서비트겐슈타인은철학사에서가장흥미로운인물로꼽힌다.그는이론보다실천이훨씬더중요하며철학이론이란특정한언어적실천에지나지않는다고본‘이상한’철학자이다.나아가그는거의모든철학적명제는‘헛소리’이며,진정한삶의문제는언어바깥에있으므로말할수없다고보았다.

프랑스의세계적인철학자알랭바디우는이책『반철학자비트겐슈타인』에서비트겐슈타인의철학을‘반(反)철학’으로규정한다.왜비트겐슈타인인가?비트겐슈타인은전통철학의물꼬를전혀다른방향으로돌려놓은점에서무엇보다‘철학의전복자’였기때문이다.그는20세기철학이‘언어비판’으로전환되는데지대한영향을끼쳤으며,그자신의윤리적삶을통해철학바깥으로밀려난삶의문제와몸소씨름했다.그로인해이후의철학자들은언어분석에매달리거나,우리의실존적삶에답하는철학을다시구상할수밖에없게되었다.

이책에서저자바디우는비트겐슈타인이생전에유일하게출간한책『논리-철학논고』를세밀하게분석하며반철학자로서비트겐슈타인의면모와이론을입체적으로보여준다.또한그의선구자격인니체,그에대한라캉의공감적서술,파스칼·루소·키르케고르와같은기독교반철학자들과그의관계에대해서도주의깊게서술한다.이책은‘철학’과‘반철학’사이의대결과그대표자인비트겐슈타인을통해삶과존재,진리와의미라는가장철학적인문제에깊이천착하며우리시대를위한새로운철학의가능성을보여주고있다.

■왜반철학자가문제인가?-철학자바디우,‘철학의이단자’들을논하다

‘반(反)철학’이란무엇인가?그이름처럼반철학은철학에대한대항담론을말한다.철학은특정한이론을통해세계의진리를설명하고자한다.존재는어떻게되어있는가,삶의의미는무엇인가같은물음에대해철학은체계적인답변을준비한다.문제는특정한시기에유효했던철학적답변들이아카데미적지식이되면서변화한시대에맞지않는구시대적신앙이되어버릴때이다.새로운시대에는그에맞는새로운이론이필요하건만이미정립된철학이론들은쉽게변화하지못한다.그러다보니새롭게등장하는진리들을받아들이기보다는배제하고강압하려는시도가생기게된다.

반철학과반철학자가무대에등장하는것은이지점이다.반철학자는구시대적이론을답습하는철학을비판하고동시대적진리의존재를증언하며그의미를포착한다.그래서반철학은철학이행하는진리의체계화에반대하여진리와의만남과진리의체험을강조하게된다.진리와의만남이라는주체적행위야말로반철학자의가장강력한무기인것이다.

프랑스를대표하는참여지식인이자세계적인철학자인알랭바디우는왜반철학자에주목했을까?바디우는1992년부터1996년까지반철학을주제로하는세미나를이어나갔다.당시다루었던네명의반철학자가바로니체,비트겐슈타인,라캉,성바울이었다.이외에헤라클레이토스,파스칼,루소,키르케고르등도반철학자의목록에추가된다.성바울과라캉을제외한다면그들대다수는철학의역사에서중요한위치를차지하며일반적으로‘철학자’라고불리는사람들이다.그런데바디우는이들을라캉이창시한‘반철학자’라는이름으로부른다.그이유는그들이모두철학의지배적인경향에대항하여사유의전환을요구했기때문이다.그들은기존의철학을궁지로몰아넣은‘철학의이단아’들이었다.

그렇지만이이단아들은철학자에게폭력을가함으로써역설적으로철학을구해낸다.철학은반철학을통해다시일어서는것이다.반철학자는언제나모든것이끝났다고이야기한다.모든반철학자는철학의종말과죽음을선포한다.그렇지만그것은새로운철학의시작,완전히새로운무언가의시작을선포하는것과마찬가지다.그런점에서반철학자는귀를찢는고성(高聲)으로철학을깨우는폭력적인예언자다.오만에빠졌던철학은이제새로운철학적체계를갖추고새로운설명방식으로새로운시대의새로운진리에대응한다.철학자바디우가반철학을,특히반철학자비트겐슈타인을불러내는것은바로이러한의도에서이다.

■비트겐슈타인이라는이름-우리시대의윤리적영웅인가,우리시대의고르기아스인가?

비트겐슈타인은평생『논리-철학논고』라는단한권의책을출간했다.그럼에도비트겐슈타인은20세기를대표하는철학자로여겨진다.그짧은책이담고있는사상이그이전의모든철학의지위를위협했기때문이다.비트겐슈타인에따르면‘삶과존재의탐구’라는의미의전통적인철학은불가능하다.왜냐하면철학은언어라는한계에갇혀있고언어바깥에있는삶과존재에대해말하는것은‘무의미’하기때문이다.따라서이론으로서의철학은부조리하고불필요하며무용하다.이제철학은무의미한헛소리에대한언어비판에만머물러야한다.

그렇지만비트겐슈타인이단지기존의철학을비판하기위해이런‘반철학적’주장을펼친것은아니다.오히려그가언어의한계를말한것은언어바깥에있는삶과존재라는진리가더중요하다는것을가리키기위해서였다.이점에서비트겐슈타인은진리의가장단호한신자다.이것이비트겐슈타인을소피스트와구별해주는결정적인단서다.상대주의를신봉하는소피스트는세계의다의성과다원성만을인정하며진리자체를거부한다.반면반철학자는진리의존재를부정하지않는다.그가문제삼는것은철학이추구하는이론적체계,철학이갖는야망으로서의‘이론’이다.

“반철학은바로여기에서철학을쫓아낸다.철학의이론적야망에결여된어떤것을,결국실재에다름아닌어떤것을철학에보여줌으로써말이다.”(36쪽)

그렇지만바디우가지적하듯이철학의문제를지적하는비트겐슈타인의반철학에도문제가있다.철학이거치는세심한탐구와이를위한매개의사유(수학)와비교할때,반철학은문제를해결하기보다는문제를즉각제거하려한다.게다가반철학은오직반철학자자신의고유명을통하지않고서는전달될수없기에,반철학자자신의권위와절대성을자임하지않을수없으며,이로인해반철학자체가비판해마지않는철학의오만에가까운어떤것에이를수밖에없다.그렇지만바디우는이러한반철학자의‘오만’에서또다른주체적모습을보기도한다.

“나에게바울은사도나성인이아니다.나는그가선포한복음이나그에대한숭배에는별관심이없다.하지만그는아주중요한주체적인물이다.”(『사도바울』,11쪽)

바디우가또다른반철학자인사도바울에대한책에서말하는것처럼,반철학자는언제나“주체적인물”이다.그들은동시대의진리에충실하고자하며그런한에서기존의외적권위와대립한다.반철학자들은낡아빠진철학이론으로는새로운시대의진리를설명해낼수없다는것을몸소보여주려한다.이들은상대주의적이고허무주의적인세계속에서절대적윤리라는진리를긍정하는것이다.그런점에서반철학자비트겐슈타인은우리시대의윤리적영웅임에틀림없다.

그렇지만반철학자들은종종지속하기힘든실천의한계에부딪혀소피스트의길로접어들곤한다.이는비트겐슈타인에게더욱특징적이다.후기비트겐슈타인은언어게임에경도되어규칙의체제안으로들어가고,존재와삶에대한근원적인문제의식에서멀어진다.바디우는이책의“2장비트겐슈타인의언어들”에서이러한문제들을다룬다.그는초기비트겐슈타인의끊임없이단언하는문체가후기에들어끊임없이질문하는문체로대체된것이그의철학적사유변화와긴밀히연결되어있다는사실을보여주고그함의가무엇인지밝힌다.그것은“침묵속에서그자체의전례없는행위를헛되이기다리다지쳐버린반철학이소피스트의궤변술로부터차용한장광설속으로자취를감추는순간에대한물질적인기록에다름아니다.”(80쪽)

이책은철학자의입장에서수행되는‘반철학적’탐험의교본이라할수있다.바디우는반철학의문제제기에열광하지만,결코스스로를반철학자로자리매김하지는않는다.반철학자가전례없는행위를통해보여주려는진리를다시금사유하는것이야말로철학자의동시대적역할이기때문이다.이처럼이책은철학사를‘철학’과‘반철학’으로나누고반철학을통해철학의의미를명료화하는독특한저작이다.우리는바디우의‘반철학자연대기’를통해우리시대의문제들을인식할수있는철학적틀이무엇인지다시한번생각해보게될것이다.또한비트겐슈타인이왜우리시대의영웅이었는지,어째서철학의종말에이른시대에반철학자들이철학을혁신하는지에대한많은영감들과함께,오늘날철학이어떤조건들에서새롭게가능할수있는지역시엿볼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