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과 포퓰리즘 - 베스텐트 한국판 9

가정폭력과 포퓰리즘 - 베스텐트 한국판 9

$18.00
Description
폭력을 혐오하는 사회에서 가정폭력은 왜 사라지지 않을까?
사나워진 정치가 꼭 포퓰리즘 때문일까?
현대인은 폭력을 혐오한다. 학교폭력 가해자에게 응당한 처벌을 요구하고 피해자에게 공감을 표시한다. 언론의 주목을 끄는 ‘눈에 보이는 폭력’에 대해서라면 우리 모두가 폭력에 적극 반대한다. 그러나 가정의 영역, 친밀성의 영역으로 들어오면 사태가 달라진다. 친밀한 관계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폭력에 대해 우리는 전혀 민감하지 않다. 그곳에는 여전히 침묵만이 존재한다. 너무 사소하기에, 때로는 너무 개인적인 문제이기에 그 어디에도 말할 수 없는 폭력, 그것이 가정폭력이다.

이 책은 ‘가정폭력’이라는 미시적 주제와 ‘포퓰리즘’이라는 거시적 주제를 두 줄기로 하여 가족의 일상에서 커다란 정치 구조에 이르는 현대 사회의 문제적 상황을 심도 깊게 탐구한다. 폭력을 혐오하는 사회에서도 왜 가정폭력은 사라지지 않을까? 이 책은 가정폭력 이슈를 다각도로 해부함으로써 언론에서 가시화되는 폭력에만 주목해온 우리의 제한된 폭력 감수성과 폭력 연구의 방향성을 비판한다. 나아가 가정폭력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맥락과 구조에 초점을 맞추는 폭력 연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마찬가지로 오늘날 포퓰리즘 현상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단순히 사나워진 정치의 모습만이 아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정치적으로 주변화되어 있는 이들의 불만이 포퓰리즘으로 발현된다는 사실에 주목하는 것이다. 팬덤 정치와 포퓰리즘 현상을 비판한다고 해도 주변화된 이들을 민주 정치로 포섭해내지 않는 한 민주주의의 위기는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포퓰리즘에 대한 열광을 경계하되 그것이 제기한 문제에 귀를 기울이며 민주주의와 포퓰리즘의 양가적 관계를 짚어내고 포퓰리즘에 대한 올바른 대처 방안을 모색한다.
저자

연구모임사회비판과대안,에디하르트만외

함부르크대학에서사회학을공부했으며베를린훔볼트대학을거쳐프랑스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사회학박사학위를받았다.프랑스교외지역에서발생한폭력적소요이면의사회적갈등과동원과정에대한사회학적분석을담은박사학위논문은독일사회학협회에서최고의박사학위논문상을수상했다.이후포츠담대학에서교수자격을취득했으며,현재포츠담대학사회학교수로재직중이다.사회학이론과방법론,폭력사회학,폭력연구와사회적행동이론사이의접점에연구초점을맞추고있다.주요저서로『대항행위의전략들』『질서와폭력』(공저)등이있다.

목차

서문:현대성과폭력

1부쟁점/가정폭력:침묵해야하는폭력

폭력의침묵깨뜨리기(에디하르트만외)
가정폭력의집요함:연결망이론으로보기(아네케르슈텐)
가족폭력의구조적잠재성(페르디난트주터뤼티)
아동과청소년에대한성폭력의규명(자비네안드레젠)
설명방식에서나타나는폭력연구(라우라볼터스)

2부한국판특집/사나워진정치가꼭포퓰리즘때문일까?

포퓰리즘과민주주의:양가적관계이해하기(김주호)
‘좌파포퓰리즘’전략은‘민주적’대안인가(김만권)
포퓰리즘정치와사회운동의도전(홍성태)

베스텐트독일판차례
저역자소개

출판사 서평

■폭력을혐오하는사회에서가정폭력은왜사라지지않을까?
■사나워진정치가꼭포퓰리즘때문일까?

현대인은폭력을혐오한다.학교폭력가해자에게응당한처벌을요구하고피해자에게공감을표시한다.언론의주목을끄는‘눈에보이는폭력’에대해서라면우리모두가폭력에적극반대한다.그러나가정의영역,친밀성의영역으로들어오면사태가달라진다.친밀한관계에서일어나는크고작은폭력에대해우리는전혀민감하지않다.그곳에는여전히침묵만이존재한다.너무사소하기에,때로는너무개인적인문제이기에그어디에도말할수없는폭력,그것이가정폭력이다.

이책『가정폭력과포퓰리즘』(베스텐트한국판9호)은‘가정폭력’이라는미시적주제와‘포퓰리즘’이라는거시적주제를두줄기로하여가족의일상에서커다란정치구조에이르는현대사회의문제적상황을심도깊게탐구한다.폭력을혐오하는사회에서도왜가정폭력은사라지지않을까?이책은가정폭력이슈를다각도로해부함으로써언론에서가시화되는폭력에만주목해온우리의제한된폭력감수성과폭력연구의방향성을비판한다.나아가가정폭력이반복적으로발생하는맥락과구조에초점을맞추는폭력연구의새로운가능성을제시한다.

마찬가지로오늘날포퓰리즘현상에서주목해야할것은단순히사나워진정치의모습만이아니다.보다중요한것은정치적으로주변화되어있는이들의불만이포퓰리즘으로발현된다는사실에주목하는것이다.팬덤정치와포퓰리즘현상을비판한다고해도주변화된이들을민주정치로포섭해내지않는한민주주의의위기는쉽게끝나지않을것이기때문이다.이책은포퓰리즘에대한열광을경계하되그것이제기한문제에귀를기울이며민주주의와포퓰리즘의양가적관계를짚어내고포퓰리즘에대한올바른대처방안을모색한다.

■가정폭력의눈으로다시보는폭력문제

가정폭력이심각한사회문제임을부정하는사람은없다.그러나그중요성에도불구하고그에대한관심은여전히미미한수준이다.여성가족부‘2021여성폭력실태조사’에따르면,우리나라성인여성3명중1명은살면서한번이상의여성폭력피해를경험했으며이가운데절반은배우자,연인등친밀한관계에있는가해자로부터폭력피해를입었다.그러나사회학자들이폭력에대한이론을만들고언론이사회의각종폭력에주목할때정작가정폭력은의미있는역할을맡지않았다.미디어에서가시화되기쉬운폭력에만초점을맞추면,일상적으로발생하는‘친밀한관계의폭력’은시야에서놓쳐버리게되기때문이다.

하지만통계가보여주듯“오늘날사회에서가족만큼이나폭력에강력하게노출된영역은없어보인다.네벽으로둘러싸인집은사회에서가장위험한장소이다.특히여성과어린이가그런위험에노출되어있다.”(본문,57쪽)전쟁이나사회적시위처럼공개적폭력사건에지나치게많은주목을하는기존폭력연구의방향성은가정폭력의‘침묵’이라는문제를오히려심화시킨다.그렇다면우리가진짜로물어야할질문은이런것이되어야할것이다.“반복적으로확인되는가정폭력의위험의원인은무엇이며그수수께끼같은근거는어디에있는가?”

이렇듯이책『가정폭력과포퓰리즘』(베스텐트한국판9호)에서우선주목하는것은언론에서가시화되는폭력에만주목해온우리의제한된폭력감수성과기존폭력연구들의한정된관심사에있다.가정폭력은여타영역과다른특수성을가지는데,가장큰특징은피해자들이폭력에둔감하거나나아가침묵하는경향이크다는점이다.가정폭력방지법이제정된후수십년이지나서도폭력의비율은감소하지않았으며,심지어가정폭력에대해침묵하는경향도여전하다.이는가정폭력감소를위한법률제정외에도사회구성원의의식을바꾸고제도적지원책을확립하고폭력연구의방향성을변화시키는다각도의노력이필요함을시사한다.

이책의1부는다양한사회학적분석을통해가정폭력이라는‘인기없는폭력’에대한상세한관찰을제시하고나아가대안적인폭력연구의방향성을모색한다.특히폭력문제를전문적으로연구하는사회학자에디하르트만과토마스회벨은「폭력의침묵깨뜨리기」에서미디어적가시성에편향되어있는기존폭력연구의위험성을진단한다.이런식의폭력연구는언론에서관심을갖지않는폭력이제대로주목받지못하는현실을간과할뿐아니라그문제를더욱악화시킬수있다.

“공개적으로볼수있는사건에지나치게많은주목을하는연구는결국,“사회적인것의침묵”이라는근본적인문제를심화시킨다.학문연구들이이러한가시성편향을방법적으로보완하는수단이나길을찾는대신에공개적으로볼수있는것에집중하기때문에,낯익은것이지만그자체로목소리가없고표현을하지않으며,말이없고글로표현할수없으며,언어에앞선것이고말할수없는것이며,표현할말이없는,그럼에도(무엇보다민족지연구에서비로소)말로표현할수있는,사회적사건들이침묵하는것으로남는다.”(26쪽)

다음으로가정폭력문제를연구하는사회학자아네케르슈텐은「가정폭력의집요함」에서가정폭력의집요함을연결망이론의관점에서논의하며가정폭력이반복적으로발생하는구조에초점을맞춘다.우발적인신체적폭력에만주목한다면가정폭력의복잡성을제대로이해할수없다.가정폭력은구성원들의관계가진행되는어떤역사의일부일뿐이기때문이다.

독일을대표하는사회학자중한명인페르디난트주터뤼티는「가족폭력의구조적잠재성」에서가족의구조적특수성이폭력행위가장기적상호작용모형으로응고되는것을어떻게조장하고있는지를논의한다.예컨대많은부모들은자신의기대에부응하지못한다는이유에서자녀를유아기때부터구타하기시작하고부모의학대는차츰반복되고강화되는자기강화의과정으로나아가게된다.이렇듯가족내폭력의반복이가족의구조적조건과연관되어있다는사실은규범적,법적변화에도불구하고오늘날까지가정이폭력의장소로남아있는이유를설명해준다.

유년기를연구하는교육학자자비네안드레젠은「아동과청소년에대한성폭력의규명」에서교육관계들에서일어나는폭력을부정의로인정하는국제적인과정을배경으로하여폭력의시간성,침묵과말하기,신뢰와폭력이라는폭력의세가지측면을개괄적으로설명한다.폭력에대한이러한다차원적이해는아동과청소년에대한성폭력만이아니라폭력자체를복합적으로고찰할수있게해준다.

마지막으로성폭력을연구하는사회학자라우라폴터스는「설명방식에서나타나는폭력연구」에서얼마나많은설명방식이폭력연구에개방되어있는지를비판적에세이를통해논의한다.“어떻게이런일이일어날수있단말인가?”라는말과함께나타나는폭력사건에대한당혹감은미디어와사회학자들에게폭력의원인을설명하기를요구한다.그러나설명이도덕적분개를과시하는데쓰일때,폭력에대한설명은자아도취적사안이될경향이있다.이글은이러한자아도취를피하면서도폭력의인과성과책임문제에초점을맞출수있는좋은폭력연구의가능성을진지하게묻는다.

■민주주의의위기가꼭포퓰리즘때문일까?

이책의2부는현재의포퓰리즘현실을정면으로다룬현장감높은시도들을선보인다.오늘날많은이들이민주주의의위기를말하면서포퓰리즘을언급한다.포퓰리스트특유의거친언사와의도적도발,상대를인정하지않는독단적태도와기만적인대중선동때문에정치가거칠어지고민주주의의기반이무너진다는것이다.하지만사나워진정치가,민주주의의위기가꼭포퓰리즘때문일까?

포퓰리즘은‘민주주의의주인은우리인데왜우리의목소리가대변되지않는가?’라는주변화된이들의물음에민주주의정치가제대로응답하지못함에따라생겨난다.하지만포퓰리즘은인민을내세우기는하나그미명하에너무나쉽게개인의자유와다양성을무시하기때문에결코위기에빠진민주주의의해결책이될수없다.포퓰리즘이정치적으로소외된일군의사람들을포섭해낼지는모르나그과정에서늘권위주의로나아가기때문이다.‘민주화의약속과권위주의적실행’이포퓰리즘의본질이다.

그렇다면우리는이러한포퓰리즘의모순을어떻게이해할수있을까?포퓰리즘속에담긴민주주의적열망을포착하면서도그권위주의적성격에어떻게거리를둘수있을까?오늘날민주주의가처한위기를어떻게극복하고이과정에서포퓰리즘을어떻게바라봐야할까?

먼저사회학자김주호는「포퓰리즘과민주주의:양가적관계이해하기」에서포퓰리즘을반민주주의적또는민주주의적으로만보는기존의일면적접근방식과거리를두고두상반된성격의병존이포퓰리즘의본질적특성이며그에대한이해가포퓰리즘분석에선행되어야함을강조한다.포퓰리즘은민주주의와마찬가지로인민이정치적권력과정당성의기원이고정치는인민의의지를구현해야한다는믿음에기초하지만,이믿음에대한근본주의적태도와그로인한반다원주의적성격때문에오늘날민주주의정치를위협한다.

다음으로정치철학자김만권은「‘좌파포퓰리즘’전략은‘민주적’대안인가」에서신자유주의의병폐를극복하고민주주의를재활성화하는전략으로주목받는좌파포퓰리즘을다룬다.그는포퓰리즘이민주주의적일수있다는점을부정하지않는다.다만일부진보적좌파가말하는것처럼포퓰리즘이정말신자유주의시대에주변화된이들을다시정치의장으로불러내어민주주의를더민주주의답게만들수있는전략인가에대해회의적인입장을보인다.그가보았을때라클라우와무페로대변되는좌파포퓰리즘의이론적토대는적잖은결함을가지고있으며포퓰리즘의현실적국면도그리녹록치않다.

마지막으로사회운동연구자홍성태는「포퓰리즘정치와사회운동의도전」에서그간연구의공백으로남아있던포퓰리즘과사회운동의관계를본격적으로고찰한다.사회운동의시각에서포퓰리즘을다룬기존연구들은지나치게우려를표하거나반대로과도한기대를투영하는경향이있었다.하지만그는포퓰리즘이민주적사회운동처럼사회경제적으로주변화된이들을인민의이름으로대변함으로써민주주의에기여한다는점을인정하면서도,다른한편으로는반자유주의적이고반다원주의적이며선거승리를위해인민을정치적동원의대상으로전락시킨다는점에서바람직한사회운동과거리가있음을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