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실재론 : 과학의 진리를 둘러싼 100년간의 과학철학 대논쟁

과학적 실재론 : 과학의 진리를 둘러싼 100년간의 과학철학 대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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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스타티스프실로스

저자:스타티스프실로스
영어권에서흔히‘실로스’라고부르는그리스의철학자스타티스프실로스는과학철학분야에서‘과학적실재론’의대표적옹호자로널리알려져있다.1965년아테네에서태어나파트라스대학교에서물리학을공부했고,킹스칼리지런던에서저명한과학철학자데이비드퍼피뉴의지도로철학박사학위를취득했다.런던정경대(LSE)자연과학및사회과학철학센터연구원을거쳐1999년이후그리스국립아테네대학교의과학철학및과학사교수로재직하고있으며,캐나다웨스턴온타리오대학교과학철학연구책임자를겸임하고있다.
유럽과학철학회창립자중한사람으로2007~2009년초대회장을역임했고,2008년서울에서열린세계철학자대회과학철학분과와2011년유럽과학철학회그리스대회를조직하기도했다.2015년에는교육및연구촉진에기여한공로로유럽아카데미(AcademiaEuropaea)회원으로선출되었다.
저서로는영국과학철학회회장상을수상한『인과와설명』(CausationandExplanation)외에『과학철학A-Z』(PhilosophyofScienceA-Z),『과학과진리』(ScienceandTruth),『자연의구조알기』(KnowingtheStructureofNature)등이있으며,공저서와책임편집한책이여러권있다.

역자:전현우
서강대철학과에서분석철학을공부하고같은대학원에서자연종(naturalkinds)연구로석사학위를받았다.과학철학의여러쟁점을한국어로정리하는데관심이많아이책을비롯한여러책을옮기고글을썼다.『거대도시서울철도:기후위기시대의미래환승법』(61회한국출판문화상학술저술상),『납치된도시에서길찾기』(23회올해의환경책),『오송역』등기후위기시대의교통또는‘모빌리티’의오늘과미래를다룬철도3부작을썼다.‘변화를꿈꾸는과학기술인네트워크’(ESC)회원이며,현재서울시립대자연과학연구소연구원이다.

목차


머리말
들어가는글

Ⅰ부경험론과실재론적전회

1장경험론과이론담화
검증주의의실패/입증으로의완화/불가피성논증/의미론적실재론/헴펠의중도적노선

2장이론은도구인가?
마흐의주제/이론가의딜레마는어찌된일인가?/도구주의와확률진술/뒤엠Ⅰ:반설명주의적도구주의/뒤엠Ⅱ:도구주의에대한비판/뒤엠Ⅲ:실재론과도구주의사이에서

3장카르납의중립주의
두언어모형/형이상학적실재론대경험적실재론/초기구조주의/카르납,램지를만나다/존재양화된구조주의/중립주의/경험론과균열없는실재론

4장과학적실재론에대한옹호
우주적우연과과학의성공/실재론에대한설명주의적옹호/실재론에대한설명주의적옹호와순환성/과학의성공에대한더나은설명이가능할까?/설명에대한요구수준을낮출수는없을까?/다윈이도움이될수있을까?

Ⅱ부회의적도전들

5장비관적귀납에맞서기
라우든의귀류논증/실재론자에게있어‘도박’의의미/너무낮은성공의기준/각개격파작전

6장역사적소묘
?열에대한칼로릭이론/열은질량없는유체인가,운동인가/소리의공기중전파속도에대한라플라스의예측/카르노와칼로릭/증거에의한지지관계를국지화하기/칼로릭이론에서열역학으로
?19세기광학:이론과모형/추상적역학대구체적모형/맥스웰의전자기장이론/이론과모형:유비적접근/모형,발견법,실재론

7장워럴의구조적실재론
구조적실재론대과학적실재론/푸앵카레서곡/구조적실재론대비관적귀납/구조대본성?/빛의사례/맥스웰이주는통찰

8장미결정성논증에대한반박
미결정성논증의구조/증거와함축/이론적덕목의역할/진리없는규범적자연주의?

Ⅲ부실재론에대한최근의대안들

9장구성적경험론에대한상세한검토
소박한불가지론적경험론에반대하여/오즈와이드:두세계이야기/관찰가능성의변덕스러움/다시오즈로돌아가서/잠재적믿음으로서의‘인정’/진리에대한믿음이더낫다/반프라센의귀추비판에대하여/귀추와상식적추론/불량품목논증/무차별성논증/새로운인식론?

10장자연스러운존재론적태도,인지적으로완벽하다는것,존재자실재론
파인의축소주의/진리에대한여러관점들/소극적태도/적극적태도/상호성과오염/성공과진리/우리에게과학의인식론이필요한가?/자연스러운존재론적태도이상의것/‘인지적으로완벽한상태’/존재자실재론?

Ⅳ부실재론의도구상자

11장진리근접성
‘박진성’에대한포퍼의견해/‘가능세계’접근법/‘유형간위계’접근법/진리근접성에대한기어리의접근법/‘직관적’접근법

12장이론명사의지시
인과적지시이론/자연종명사에얽힌문제들/이론명사에얽힌더많은문제들/인과적기술주의와이론변동/대단원:이론명사는어떻게그지시를획득하는가?


참고문헌
옮긴이해제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과학은어떻게관찰불가능한존재자가실재한다고말하는가?
100년에걸친‘과학적실재론’논쟁을종결짓는과학철학의교과서!

‘전자’나‘블랙홀’처럼눈에보이지않는존재자가과연실재하느냐의문제는철학,그중에서도특히과학철학의골머리를썩혀온주제다.그런존재자들은다만흔적만이관찰될뿐어떤첨단도구로도존재를입증할수없기때문이다.이처럼현장과학자들과상식인들에게는전혀문제되지않는주제도철학자들의메스아래서는의심의대상이된다.왜냐하면과거에도이런입증되지않은존재자가있었지만죄다거짓으로밝혀졌기때문이다.‘플로지스톤’이나‘에테르’가바로그런사례다.그렇다면이렇듯관찰불가능한대상에대해말하는과학이론은단지가설적도구에불과한가?우리는경험한것만을믿어야하고,그나머지는모두잠정적모형으로보아야하는가?

이책이다루고있는‘과학적실재론’은사실과학철학의오랜논쟁사에서거의승리를거둔이론이다.현재과학철학분야에서과학이다루는이론적존재자들이실재하지않는다고주장하는이는별로없다.저자스타티스프실로스는“모든이론적존재자는경험으로환원해서만진위를판별할수있다”는경험론의주장이나,“과학의역사는폐기된이론들의무덤”이라는비관적견해에정면으로맞서서,이세계는우리가가진최상의과학이론이설명하는방식대로실제존재한다는낙관적견해를제시한다.이책『과학적실재론』은첫출간된지20년이넘었지만,과학적실재론뿐만아니라100년간에걸친과학철학의주요쟁점을한눈에이해할수있게해주는점에서‘과학철학의교과서’와같은위치를점하고있는책이다.

왜눈에보이지않는존재자가문제가되는가?

칸트는『순수이성비판』서문에서“철학은끝없는논쟁의전쟁터”라고쓴바있다.과학철학분야도예외는아니다.과학철학은20세기초‘분석철학운동’이대두되면서대표적인경험과학인자연과학을분석대상으로삼음으로써함께출범한철학분야이다.경험을중시하는반형이상학적경향의분석철학은출발때부터과학이다루는관찰불가능한이론적존재자가왜실재한다고보아야하는지에대해이의를제기하면서과학철학논쟁에불을붙였다.그것은당시막대두된원자가설등에대한경험론적철학의당연한반응이기도했다.당시에서볼때원자는실재가아닌이론적구성물이라고해도현상을설명하는데특별히부족한점은없었으며,경험을넘어서는초과적존재는과학적탐구에불필요하게보였기때문이다.우리들이알수있는세계에대한경험적어휘로도과학의성공을충분히해명할수있는데,왜어색한개념적존재자를추가로도입해야하는가?

과학적실재론은경험론의이런회의주의적경향에맞서,성공한과학이론은늘눈에보이지않는실재와의관계를포착해왔고그럼으로써성공을거둘수있었다고주장한다.과학이론이기술하는이론적존재자들은완전한진리는아닐지언정진리근접적이며,이들대상은우리의경험여부를벗어난마음독립적대상들로실재하고있다는것이다.즉과학은관찰과실험을초과하는대상들을다룰수있으며,그것을통해발전해왔다고한다.

요컨대과학적실재론논쟁은,이세계에존재한다고인정할수있는존재자의유형을경험가능성의기준으로최소화하려는경험론의축소주의적/불가지론적입장과,과학은경험을넘어서는무언가가이세계에존재하며언제나그런존재들을언어적/이론적으로포착해왔다고보는실재론의입장사이에벌어진대논쟁이다.이책은이런철학사적배경을1~3장에걸쳐친절히설명하고있다.

과학에대한낙관주의대비관주의

과학적실재론은과학이실재를향해나아가고있고실제로많은부분도달했다는견해를취한다는점에서인식론적낙관주의라할수있다.이에반해경험론또는반실재론은과학이실재를향해나아가고있는지명확하지않고,실재를포착하기에는근본적한계가있다고주장한다는점에서일종의비관론이라할수있다.이대결은이책5~6장에서집중적으로소개된다.

그렇다면과학적실재론은과학에대한경험론의비관적견해에맞서서어떻게낙관주의를옹호하는가?실재론의바탕에는우선‘자연주의’가있다.자연주의란이세계가우리에게보이는대로존재하며,초자연적존재는현실세계에대한어떤인과적영향도가질수없기에이론적존재자역시자연종의하나라고보는입장이다.즉과학은이론적대상들을이세계의일부로포함하는통합적과학상을제시해왔다는것이다.반면경험론진영은더많은존재를인정하는이론일수록그존재자들각각에대한정당화가필요하기에이론이틀릴확률은올라간다고주장한다.따라서자연주의에기초한광범위한형이상학적주장보다는불가지론을택하여,우리가경험할수있는최소한의사실만으로과학이론을수용하는것이옳다고한다.과학적실재론은이에대해어떤방어를할수있는가?

프실로스는이책의II부,특히5~6장에걸쳐이같은경험론의회의적도전에대응한다.경험론자들은과학의성공기준을너무낮게잡고있으며,과학의역사를볼때실패한듯보이는이론도그구성요소일부는성공한후속이론에계승되었다는것이다.저자는관찰불가능한존재자에대한과학의기술이언제나실재에대해근사적인진리를제시해왔다는것을두가지역사적사례를통해,즉(1)열역학이전의칼로릭이론과(2)19세기광학에테르와같은과학사의실제사례를통해설득력있게제시한다.

연언논증과귀추

저자프실로스는이책에서과학적실재론이경험론또는반실재론에대해치명타를가할수있는첫번째무기로‘연언논증’(conjunctionargument)을제시한다.각기다른현상을설명하는과학이론A와B가경험적으로참이라고할때,A와B에서논리적으로추론한새로운과학이론A&B는경험적으로입증되지는않지만A와B가설명하지못하는현상을설명한다.그렇다고해서A&B를거짓이라할수있는가?경험적으로적합한(진위를가릴수있는)것만을유의미한진술로보는경험론은과학이론의이런확충적성격을설명하지못한다는것이다.

반면경험론이과학적실재론에가하는치명적비판은실재론이‘순환논증’에입각해있다는것이다.실재론이토대로삼고있는자연주의(과학의성공은자연적실재를포착했기때문이지우연한기적이아니라는‘기적없음논증’)는그것이설명해야할과학의(자연스런)성공을동일한자연주의논거로뒷받침하고있다는비판이다.

이에대해과학적실재론은‘기적없음논증’이나쁜종류의순환은아니라고말한다.왜냐하면우리는기억이신빙성이있기때문에기억을사용하는것이지,기억의메커니즘을확실히알기때문에과거의기억을믿는것이아니기때문이다.즉어떤방법을정당화하려면,그것이참된믿음을산출할정도의신빙성이있다면충분하다는것이다.우리는쥐가있다는흔적을보고고양이를들여놓지만,쥐가일찌감치떠났다고해도그조치는합리적이라고말할수있다.주어진사실로부터출발해서그것을가장잘설명할수있는가설을채택하고,그로부터다시여타의사실을설명하는추론법인‘귀추’(abduction)또는‘최선의설명으로의추론’은결코순환논증으로치부할수있는것이아니다.이같은이론적추론이없다면우리는과학은커녕일상생활도잘영위할수없을것이다.과학이론의성립과성공에대한가장강력한옹호인이논증은4장과9장에서집중적으로제시된다.

과학철학100년의논쟁사와그종지부

이책의또다른가치는,과학적실재론에대한옹호를넘어과학철학에등장했던여러입장을자세히소개하고그주장과반박논지를일목요연하게안내하고있다는점이다.고전적실증주의자인헴펠이나루돌프카르납이관찰불가능한존재자에대해취했던중도주의적견해,과학이론을도구적체계로본에른스트마흐와피에르뒤엠의도구주의적입장,래리라우든이제시한과학사에대한비관적귀납,그리고가장강력하고세련된경험론자인반프라센의구성적경험론등이소개되고,이들에맞서실재론의옹호자였던힐러리퍼트넘을비롯해리처드보이드와데이비드퍼피뉴의견해도자세히설명된다.또한과학의이론명사를모두관찰명사로대치할수있음을보여준크레이그정리나,과학이론의초기설득력을따지는베이즈주의확률론등은이들의논쟁이만만치않은논리적?수학적근거를가지고펼쳐졌음을보여준다.

이런논쟁사를통해저자프실로스가도달하는입장은‘인과적기술이론’이라는실재론적견해이다.인과적기술이론은두가지요소로이루어져있다.첫째,과학이도입하는이론명사는실재하는존재자를지시하고있으며,둘째,과학이론은이전의성공적이론이대상에대해제시한핵심적기술구를참된것으로수용하여이루어진다는것이다.이를통해과학이론이관찰불가능한존재를다루고있음에도진리에접근하고있으며,이세계의현상에대한신빙성있는설명을제공한다는것을받아들일수있다는것이다.

우리는이책을통해현재우리세계에지대한영향을미치고있는과학이론들의철학적토대를다시한번점검하고,과학이과연현실의이세계를설명하고있는지,아니면주관적으로나사회적으로구성된것에불과한지를곰곰이따져보는기회를가질수있다.이시대에과학의역할이중요하면중요해질수록현장의과학자,철학연구자,학생모두“과학이란무엇인가”라는근본적질문에대해고민해볼필요가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