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머물고 싶은 그늘 (홍준표 시집)

오래 머물고 싶은 그늘 (홍준표 시집)

$10.00
Description
홍준표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오래 머물고 싶은 그늘』에는 시인이 드리운 깊고 그윽하고 따뜻한, 그늘이 있다. 누구나 마찬가지로 “울퉁불퉁 지나온 길”. “보이지 않는 바다 밑 구릉 여러 차례 넘느라 숨이 찼던” 양지쪽만은 아니었을 생을 건너온 시인이 시집에서 그려내는 그늘은 누구나 쉬었다 가고 싶은 당김이 있는 곳이다. “겉보다 속이 넓은 소쿠리 터 옴팡집(「옴팡집」)” 같은 그늘, 그 자리에 느긋하게 자리 잡고 앉은 시인이 곁을 내어주며 건네는 한마디 한마디의 말은 군말 없이 단정, 담백하여, 고맙고 아름다운 보시의 시편이 되었다.
저자

홍준표

-철학박사
-대구문인협회,대구시인협회회원
-가톨릭문인회,형상시학회회원
-시집『커튼콜』,『구조적못질』,『허술한반성』,『오래머물고싶은그늘』

목차

시인의말

1부
머리올리기/위로/겨울눈/봄,관심/웃자란봄/봄,바이러스/진달래배웅/연적/자목련편지/안구건조증/별빛자리/물거품꽃/유용한그늘/풍경의푸념/비경의문/소확행/비풍회일전/저녁의매직이궁금하다/즐거운부활

2부
허명/꿈보다해몽/이발/수선/길안의만다라/풍번문답/지극한경지/부처되어주기/우화에머물다/묵과또는과묵/그림자얼굴/오메가포인트/그림자따돌리기/프란치스코의스프/돈오돈수/우연의뜨락/분홍의꿈/마늘쫑뽑기

3부
3월사문진/득음/광화문/루왁/가시꽃/신수를엿보다/고택음악회/의혹/발을빼다/경계에서/아홉고개/인수분해/반가자세/삐걱거리는음모/거기누구없소/추상하다/비몽/따뜻한관망/트레킹

4부
시집살이/횡단보도앞/옴팡집/수밀도/맷돌시계/정류장에서/돌미나리/만추/이별바라보기/탈피를위한장치/구조분석/등골/지워진이름들/호르몬결핍증후군1/호르몬결핍증후군2/메멘토모리/이팝나무길손/안심에서명곡까지/행복선언

|해설|시적발견이빚은비경,그속살엿보기_박종현

출판사 서평

…//철마다낡아서볼품없는나는/무얼떼어건네주면/또다른몫의빛살이될수있을까?//…//남은내푸른발자국들도/뻥뚫린누군가의가슴/성큼성큼다가가/잠시쉬어갈의자라도되고싶다-「즐거운부활」중에서-

『오래머물고싶은그늘』에는다양한성격의시편이실려있다.삶의이치를순행하는자연의섭리에빗대,희로애락을안고산우리의지나온시간을긍정하고,그갈지자만행의인생길을마침내기꺼이부둥켜안고위로하는위안의시편이다수있다,또치열하게탐색하는삶의근원적질문을시적사유로풀어놓는시편이있는가하면,지극하고절대적인세계를바라보는듯한구도시와같은시편에이르러서는시인의사유가걸어온시적노정이구현한,삶의깊은철학-사랑과자유-을맘껏음미할수있게도한다.

…//뒤섞이며보채다가마침내어우러지는형형색색의인연도이렇게우연인듯찾아들오고//좋기만한것도나쁘기만한것도백반의의중에는애초부터있지도않았다는것을//꽃물녹물범벅의솥에서꺼낸이름없던갈색천그늘에널어천천히말린다-「우연의뜨락」중에서-

어스름들려할때/슬그머니초록을내려놓는/늙은느티나무가/내게바람의길을묻는다//나는그의목소리를잊어버렸거나/수백번잊어버린체했다//나무는또물어온다/당신은누구신가/늘물어보면서도처음인것처럼//더들려줄말없는나는/말없는말인것처럼/고개를끄덕인다//묻는자와답하는자/서로의몸짓이/닮아가고있다-「묵과또는과묵」전문-

『오래머물고싶은그늘』은“체험을직조織造하여쓴시,죽음과재생의미학이스민시,상상을통해찾은시적발견을상상의거푸집으로설계한시등홍준표시인의다양한시세계는유불선이어우러져장관을이룬청량산의속살만큼이나아름다운비경을독자들에게선사해주고있다.”라고평한해설(박종현시인)처럼다채로우면서도깊이있는색깔의시편을담고있다.그러나무엇보다각편의시편이시인이애초에말하고자한시적정신,모든존재와삶을대하는자세인‘사랑’과‘연민’의정서를시의그늘에충만하게담고있어서정녕『오래머물고싶은그늘』이되었다.

…//두짝의신발모두바깥이닳아있어/한참을더봅니다//…/지나온길울퉁불퉁했냐고/묻고싶어합니다//닳은바닥말없이어루만져줍니다/편파성내버릇에덧씌운그의연장들이/새로깐아스팔트길을열어줍니다//삐뚤어진발이수선중입니다//깊어진믿음에접착제발라/신도발도고칩니다//발도신을고칠수있겠습니다-「수선」중에서-

홍준표시인의시는현학적이지않다.담백하고진실하다.그렇다고쉽게바닥을드러내보인시도아니다.녹음짙은초여름의청량산처럼푸르름이우거져있어깊은그늘과두터운바닥을담고있는시들이대부분이다.이처럼홍준표시인의시가깊고그윽한것은체험과삶을바탕으로하여직조했을뿐만아니라사물을바라보는매우독특한시각에다따뜻한체온을담아놓고있기때문이다.-박종현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