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창한 숲을 바라보며

울창한 숲을 바라보며

$16.86
Description
『은빛 자전거』(북랜드. 2018년)에 이은 권춘수 수필가의 두 번째 수필집 『울창한 숲을 바라보며』. 수의학 박사로서의 반세기 인생 여정을 담은 첫 수필집에 이어, 소와 함께한 작금의 못다 한 이야기와 농경 시대 유년의 추억과 풍속, 노년의 근황 등을 한층 더 무르익은 글맛과 짙은 문학적 감성으로 반추하고 있다.
소에 관한 에피소드인 1부 〈누렁이의 지혜〉, 어린 시절을 회상한 2부 〈골목 안 기와집〉, 여행에 얽힌 이야기를 다룬 3부 〈젊음이 꽃피던 시절〉, 4부 〈잔인한 오월〉은 최근의 일상을 소재로 하였고, 5부에서는 작가가 아홉 살 때 겪었던 6·25전쟁의 참상과 피란 생활을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다.
주인은 송아지를 꼭 껴안고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생사 갈림길에 서서 헤매었던 그 순간은 너무나도 길고 무서웠다. 마구간에는 양수 냄새가 등천한다. 이는 흔히 맡아볼 수 있는 향수가 아니었다. 고귀한 생명이 태어날 때만 맡아볼 수 있는 신비의 냄새다. 불안·초조 긴장했던 순간들이 한순간에 날아가 버렸다. 근심 걱정으로 가득했던 마구간은 금세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주인은 “야, 이놈아 너 때문에 내가 얼마나 애태웠는지 알기나 해? 까닥 잘못했으면 너는 황천길로 갈 뻔했다.”라며 송아지 엉덩이를 툭툭 친다. 행복하고 넉넉한 순간이었다.-「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소의 분만 처치」 중에서
수의사로, 축산업자로 소와 함께했던 갖가지 일화와 ‘누렁이’(소)의 세계에서 배운, 우직함과 너그러움이라는, 삶의 덕목과 미덕을 담은 글이 편편이 감동을 안겨준다. 지금은 아스라이 멀어졌지만, 우리의 기억 속에 선명히 남은 그 시절 토속적 풍경-온 식구의 희망과 포부였던 소, 가족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며 놀았던 정월 대보름의 지신밟기, 망종 즈음의 보리타작, 신줏단지 등- 묘사가 정겹고, 가뭄 홍수 사방공사 연탄가스중독 등, 그리 멀지 않은 애환 많던 지난날이 눈물겹다. 6·25전쟁의 참상과 피란 등 온갖 풍진을 겪으면서도 꿈을 잃지 않고 살아보려 몸부림쳤던 지난 세대 사람들의 삶을 긍정과 감동으로 재현하고 있다.
70여 년이 지난 지금 고사리 같은 손으로 심은 나무들이 하늘을 찌를 듯 울창하다. 고즈넉한 가을 울창한 숲길 따라 걸으면서 명상에 잠긴다. 홍수로 한꺼번에 삶의 터전을 잃고 슬픔에 잠긴 채 살기 위해 몸부림치던 그때 그 사람들의 모습이 아련히 떠오른다. 아버지는 창가에 서서 뒷짐하고 울창한 숲을 바라보면서 지난 일들을 돌아본다. 고뇌에 찼던 아버지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난다. -「울창한 숲을 바라보면서」중에서-
신앙인이기도 한 노년의 작가가 황혼의 자신을 돌아보는 현재 시점의 글들은 진솔하고 진실하다. 질병과 고독, 사별에 시달리는 지금의 “나는 누구인가? 한낱 좀비에 불과하지만”(「작은 소망」), 절대자에게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이끌어주시기를 소망하며,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고 감사한다. 바람 잘 날 없는 삶에서 생긴 숱한 옹이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고 고고한 모습으로 봄을 기다리는 한 그루 나무가 되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싶다는 꿋꿋한 희망이 작품마다 청청하다.
봄은 아름답다. 꽃과 향기는 보는 사람의 감정과 느낌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꽃을 좋아하는 사람은 꽃을 꺾고, 꽃을 사랑하는 사람은 꽃을 본다고 한다. 나는 어느 하나도 할 줄 모른다. 그러면서도 봄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노란 풍년화」 중에서
“가난과 불편함으로 점철되었던 과거를 돌이키고 싶지 않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럼에도 그 시절의 훈훈한 인정과 사랑은 문명의 이기와 온갖 편의에 길들여진 풍요의 시대에도 크나큰 힘이 되고 있다.”-(장호병 (사)한국수필가협회 명예 이사장)-라는 평대로 『울창한 숲을 바라보며』를 통하여 숱한 어려움과 고통을 이겨내는 크나큰 인생의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권춘수

靑石權春水/ChunSuKwon
·경북군위출생
최종학력
·경북대학교수의과대학,동대학원졸업(수의학박사)
주요경력
·경상북도수의사회회장(역)
·대구가축병원원장
·≪문학시대≫로문단데뷔
·수필과지성문학회회원
·군위문인협회이사
·경북문인협회회원
·한국수필가협회회원
상훈
·대한민국수의사상대상(산업동물부문)
·국무총리표창
·환경부장관표창
·경상북도지사표창(3회)
·每日시니어문학상특선(수필부문)
저서
·수필집『은빛자전거』,『울창한숲을바라보며』

목차

책을내면서
|추천의말씀|삶의본질을반추하는수필미학

1누렁이의지혜
한번도경험해보지못한소의분만처치/애석한마음/욕심이불러일으킨슬픔/누렁이의지혜/2020년9월30일수요일/잊을수없는편지한통/자두에얽힌사연/현대화바람이분다/구제역/뜸베질/또하나의동반자/지붕위의암소/초가을

2골목안기와집
손서와장조모/겨울이동심을부른다/정월대보름/족보와조카/골목안기와집/오래된기억/신줏단지/빛바랜상장/사초/도리깨질/울창한숲을바라보면서/회상/아버지는나의버팀목/쪽박샘

3젊음이꽃피던시절
천년고찰을찾아/달콤한유혹/짜장면과친구/백두대간수목원/친구의천만리길/황혼의동창회/비내리는여름,어느오후/울산대왕암/문익점선생유적지를찾아서/벗/눈꽃축제/가을이오면생각난다/첫해외여행/젊음이꽃피던시절/추석이면생각나는친구/첫눈

4잔인한오월
말도많고탈도많은추석을보내며/작은소망/내인생의브레이크/달라진세상/노란풍년화/잃어버렸던봄다시찾아/젊음을불태웠던마지막날/세리와자릿세/산다고사는게아니다/옹이/가마솥서울/숲과나무/늙은이의눈물/빨리빨리문화/코로나의봄/잔인한오월/산도화낼줄안다/혼

5전쟁이할퀴고간상처

|발문|장호병-세계의자아화,자아의세계화

출판사 서평

피붙이보다더자주얼굴을맞댔던소를통해바라보는우리삶의의미를좇아가는한축과우리삶에서부모와자식이라는관계가어떻게설정되어가는지를보여주는또하나의축이다.소의삶에서작가자신의삶을돌아보게하는세계의자아화와삶의무대에서아버지의역할은어떠한것인가라는명제로귀결되는자아의세계화라할수있다.-발문(장호병)가운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