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하지않을것인지말해줘요.
그러면당신이어떤사람인지말해줄게요”
No라는단어는삶의가능성을만들고,
비움은충만한삶의시작이된다
하지않는삶의가치를누구보다잘알고있는저자에게도필요와의무를빼곡하게적으며하루를시작했던시기가있었다.모두를만족시킬콘텐츠를만들고싶었고,집은모델하우스처럼정갈하기를바랐으며,일상은완전하게무해해야한다고믿었다.그러다보니연필하나들기도벅차고,집에있어도불편하고,물건하나사는데도눈치를봐야했다.
원하는삶의방식이한걸음다가온것은매일아침,긴‘투두리스트’를적는것을멈추고짧은‘낫투두리스트’를작성한뒤였다.완벽해야한다고생각하지않을때비로소자신의글을쓸수있고,물건을쌓아두지않는것만으로집은충분히정갈해지며,하지않는것을확실히하지않는것만으로원하는삶의방향성에한걸음다가갈수있다.
아이슬란드의한카페.모두의시선이자연스럽게핸드폰에닿을무렵,저자는벽면에비스듬히기대어있는칠판을발견한다.“NoWifi.Talktoeachother!Topicoftheday:FAVORITEBOOK”와이파이가없으니좋아하는책에대해이야기를나누어보라는말앞에,낯선여행지에서의시간은뜻밖의행복으로채워진다.돌이켜보면No라는단어는늘삶의새로운가능성을만들어주었다.부족한기억력은우리를기록하는사람으로만들어주고,일상의빈틈은기대하지못한즐거움을허락한다.
“애초에와이파이나체크리스트가없다면무엇이든할수있던하루가와이파이와체크리스트안에서만머물고있는건아닐지되짚어볼시점이다”라는작가의말처럼,애써채우려하기보다어떤걸비울지고민하는게어떨까.오늘부터하루를마치며무엇을했는지가아니라무엇을하지않았는지적어보도록하자.그것이진정한변화의출발점이될수있다.
“당신의일상에는당신이있나요?”
나없이는무의미한모든일들,
시적허용처럼삶의허용이가능한세계로의초대
다른사람보다잘하고싶고,더나은내가되어야한다는강박으로부터자유로운사람은없다.맞고틀림이라는이정표앞에서는순간,저자는시집을펼친다.이분법을거절하고비생산성을환영하며느리고무용한것들에서아름다움을찾는시의자세를배우기위해서다.
『하지않는삶』은저자가우리에게건네는,시적허용처럼삶의허용이관대한세상으로의초대장이다.1장〈더나은내가되어야한다는환상〉은자기계발의강박을덜어내고진정원하는삶으로향하는걸음걸음에대해이야기한다.사람의에너지는유한하기에,때론걷다잠시멈춰숨을고르며최선보다는균형을맞추는연습을해야한다.2장〈나의적정용량을찾아서〉는불필요한마음을비우고삶의여유공간을마련하는방법을다룬다.일상의빈틈은기대하지못한즐거움을허락하고,비워진자리는새로운소중함으로채워질가능성이다.3장〈체크리스트바깥에서일어나는일〉에서는필요와의무를내려놓고내삶의주체로서살아가기위한노력의자취를담았다.오늘하루를잘보내는가장간단한방법은나를위한선택을단하나라도하는것이다.
무제한스트리밍이가능한시대라할지라도스무곡이겨우들어가는mp3가더좋을수있고,간편한전자책보다종이책의물성을사랑할수있다.매일새로운기능이추가되는시대이지만,매번업데이트하기보다내게필요한기능만사용하고싶을수도있다.『하지않는삶』은빼곡하게채워진일상속쉼표와도같은책이다.기억해야할것은쉼표는다음문장으로나아가기위해반드시필요한장치라는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