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에게 어울리는 장르, 추리소설 (시체가 아닌 탐정이 되기로 한 여자들)

여자에게 어울리는 장르, 추리소설 (시체가 아닌 탐정이 되기로 한 여자들)

$14.00
Description
여성 사설탐정 주인공이 주류로 자리 잡은 것은 언제부터일까? 마샤 멀러의 ‘샤론 매컨’, 수 그래프턴의 ‘킨지 밀혼’, 새러 패러츠키의 ‘V.I. 워쇼스키’ 같은 프로페셔널 여성 탐정이 등장한 시대는 1980년대다. 그전까지는? 탐정은 물론 남자였고 괜찮은 ‘직업인’으로서 명탐정의 자리는 언제나 백인-중년-남성이 꿰찼다. 미스터리 태동기인 19세기 말부터 1970년대까지 여성 작가들은 롤 모델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상상력만으로 여성 탐정과 범죄자를 만들어내야 했던 것이다.
《미스테리아》의 편집장 김용언이 범죄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연 여성 작가들의 흔적을 더듬는다. 빅토리아시대부터 1920-30년대 미스터리 황금기와 1920-50년대 하드보일드 시대, 그리고 페미니즘의 영향을 받은 1970년대까지, 저자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며 여성들이 주인공이자 탐정으로 활약할 수 있는 여지를 탐색했던 작가와 작품을 소개한다.
여성이 쓴 미스터리는 무엇이 다를까? 하드보일드 탐정소설의 클리셰를 벗어던진 여성 작가와 작품은? 여성의 관점에서 새롭게 읽은 추리소설 독서록인 이 책은, 그간 남성 작가들에게 가려지고 평가절하되었던 여성 작가들을 만나는 흥분과 그들이 쓴 미스터리가 얼마나 다른지를 확인할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
저자

김용언

미스터리전문지《미스테리아》편집장.영화전문지《키노》,《필름2.0》,《씨네21》과장르문학전문지《판타스틱》,온라인서평전문지《프레시안books》에서10여년간기자겸편집자로일했다.지은책으로『문학소녀:전혜린,그리고읽고쓰는여자들을위한변호』,『범죄소설:그기원과매혹』등이있고,옮긴책으로『코난도일을읽는밤』,『내게는수많은실패작들이있다』,『죽이는책』이있다.

목차

들어가는글

1장초기미스터리속여성들
셜록홈스와여성의뢰인들
선구적인직업탐정
메리로버츠라인하트의감상적인주인공

2장황금기의여성탐정
상냥한할머니제인마플
도로시세이어스의노련한정보원들
소녀탐정낸시드루

3장누아르/하드보일드소설속여성들
언제나,여전히“쌍년”
비라캐스퍼리의『나의로라』
도로시휴스의『고독한곳에』
마거릿밀러의불안정한여성들

4장페미니즘을마주한탐정들
어맨다크로스의페미니스트탐정,케이트팬슬러
젊은코델리아그레이의고난

나오는글

출판사 서평

1.미스터리전문지《미스테리아》편집장김용언이
여성의관점에서새롭게읽은추리소설독서록

마샤멀러의‘샤론매컨’,수그래프턴의‘킨지밀혼’,새러패러츠키의‘V.I.워쇼스키’같은여성사설탐정주인공이주류로자리잡은것은언제부터일까?1980년대다.그전까지는?탐정은물론남자였고괜찮은‘직업인’으로서명탐정의자리는언제나백인-중년-남성이꿰찼다.문학자마저리호프니콜슨(MarjorieHopeNicolson)의언급처럼“탐정소설에서여성이맡은두가지중요한역할은희생자와악당”이었다.탐정은언감생심,“남성편력심한여자,자기잇속차리는여자,얼음공주,남자같은여자,레즈비언,노파,마녀,천사,인형,어린누이”(95쪽)처럼그저‘쌍년’의변주로만존재했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
미스터리태동기인19세기말부터1970년대까지여성작가들은롤모델이거의없는상황에서자신의상상력만으로여성탐정과범죄자를만들어내야했다.미스터리잡지《미스테리아》의편집장김용언이범죄소설의새로운지평을연그들의흔적을더듬는다.빅토리아시대부터1920-30년대미스터리황금기와1920-50년대하드보일드시대,그리고페미니즘의영향을받은1970년대까지,저자는시대의흐름을따라가며여성들이주인공이자탐정으로활약할수있는여지를탐색했던작가와작품을소개한다.이책은그간남성작가들에게가려지고평가절하되었던여성작가들을만나는흥분과그들이쓴미스터리가얼마나다른지를확인할기회를선사할것이다.



2.19세기말미스터리태동기부터20세기후반까지,
희생자와악당을넘어탐정이된여성캐릭터와
범죄소설의새지평을연여성작가들의계보를찾아서

대표적인여성탐정이라면1920년대미스터리황금기에등장한애거서크리스티의독신자할머니탐정제인마플을빼놓을수없다.미스터리태동기에는없었을까?“담배를피우고리볼버를들고다니며하수관아래로내려가기위해크리놀린을벗어던질수있는여성.”1864년익명의저자가쓴단편「레이디탐정의폭로」에나오는파스칼부인에대한묘사다.그는놀랍게도1887년『주홍색연구』에서처음등장한셜록홈스보다앞서서활동한여성탐정이다.‘러브데이브룩’(1893~94년발표)‘레이디몰리’(1910년발표)같은초창기여성직업탐정을만든캐서린루이자퍼키스나에마오르치는당대에존재하지않았던상황을픽션에서나마수십년앞서만들어냈다.영국경찰조직인스코틀랜드야드에서여성을정식채용한때가1915년이기때문이다.
미스터리소설사를선도한작가와작품도살펴보자.1930년대부터출간되어20세기중반의영미권소녀독자들에게엄청난영향을끼친‘(소녀탐정)낸시드루’시리즈는미스터리와여성,페미니즘과의연관성으로21세기에다각도로연구되는작품이다.메리로버츠라인하트의1908년작『나선계단의비밀』은‘내가진작알았더라면(Had-I-but-Known)’유형을확립시킨작품이다.또남편로스맥도널드의명성에가려진작가마거릿밀러는『내안의야수』같은작품으로21세기영미권범죄소설의유행장르인가정스릴러(domesticthriller)를이미1950년대에선취했다.1980년대의성과에기여한70년대작가로는어맨다크로스(컬럼비아대학교문학교수였던여성주의문학자캐롤린하일브런이페미니스트탐정‘케이트펜슬러’시리즈를쓰는작가로서의필명)가있다.P.D.제임스의1973년작『여자에게어울리지않는직업』은1893년에등장했던직업탐정‘러브데이브룩’의뒤를잇는전문여자탐정을80여년만에등장시킨작품이다.


3.여성이쓴미스터리는무엇이다른가?
하드보일드의클리셰를깨뜨린작가와작품들

1950년대절정에달한하드보일드는남성작가가쓰고남성주인공이등장하며여성범죄자를경멸하고처단하는작품이압도적으로많았다.이장르는전쟁터에서살아돌아왔지만사회에서제대로인정받지못하고있다는남성들의분노와피해의식을‘여성을대상으로’거침없이표출했다.저자는하드보일드장르의대표적인작가인대실해밋,레이먼드챈들러,미키스필레인등의서사를분석하면서이들이여성캐릭터에게어떻게혐오와경멸을드러냈는지살펴본다.
여성작가가쓴하드보일드는얼마나다를까?저자는비라캐스퍼리의1942년작『나의로라』와도로시휴스의1947년작『고독한곳에』가남성과여성의대결구도속에서남성성과남성의시선에대한선입견과신화화를어떻게경계했는지살핀다.특히『고독한곳에』는사이코패스연쇄살인범을처음으로등장시킨작품인데,작가휴스는귀향군인인연쇄살인범스틸에게어떠한변명의여지도주지않는단호함을견지한다.그리고살인이밝혀지기전까지스틸이범한가장큰실수가실비아와그레이라는두여성의시선을전혀제어하지못한점이었음을보여주며,기존하드보일드장르가무시했거나놓친진실을포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