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은 없다 : 문화는 어떻게 비정상의 낙인을 만들어내는가

정상은 없다 : 문화는 어떻게 비정상의 낙인을 만들어내는가

$33.00
Description
정신 질환의 낙인을 만들고 지탱하고 변화시키는
역사적, 문화적 힘들에 대한 깊이 있고 매혹적인 탐구
정신보건을 연구하는 문화인류학자 로이 리처드 그린커가 정상성이라는 허구에서 비켜난 사람들에게 문화가 어떻게 낙인을 찍어 왔는지를 추적한 책. 낙인은 세상 어디에나 어떤 형태로든 존재한다. 하지만 시간과 장소에 따라 그 대상이 달라진다. 이 책은 ‘자본주의’, ‘전쟁’, ‘의료화’ 세 가지 측면에서 정신 질환과 장애에 대한 낙인의 ‘역학’을 탐구한다. ‘생산성’에 따라 인간 가치를 평가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떤 몸들이 배제되고 소외되었는지, 군진정신의학이 정신의학의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열된 뇌’ 모델, 생물학적 모델이 정신 질환과 장애의 낙인을 어떻게 강화하는지 추적한다.

항정신병 의약품 개발과 탈시설화 등은 정신 질환의 낙인을 감소시키고 정신의학이 발전하는 데 큰 영향을 준 요인이다. 이상행동과 정상행동을 하나의 스펙트럼상에 있지만 정도의 차이로 보는 신경다양성 관점 등 낙인을 해체하기 위한 사회운동의 지속적인 노력도 있다. 이 밖에도 이 책은 북미,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에 대한 비교문화적 접근으로 낙인을 없애기 위한 역사문화적 노력과 성과를 소개한다.

19세기 후반에 신경학자이자 정신과 의사로 활동한 증조할아버지부터 프로이트에게 정신분석을 받고 시카고대학에 정신의학과를 설립한 할아버지, 정신과 의사인 아버지까지 정신의학에 몸담은 집안에서 성장하며 저자는 자연스럽게 의료 분야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오랫동안 정신 질환과 장애에 드리웠던 낙인에 우리가 어떻게 성공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지를 서술하는 이 책에는 정신의학의 역사와 함께한 그린커 가족 4대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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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로이리처드그린커

미국시카고에서태어났고하버드대학에서사회인류학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조지워싱턴대학에서인류학,국제문제,인문과학을가르치고있다.자폐증,남한의탈북민및중앙아프리카를연구해온문화인류학자다.조지워싱턴대학민족지학연구소소장이자『계간인류학』(AnthropologicalQuarterly)편집장.한국에서최초로자폐스펙트럼장애에대한대규모역학연구(2006~2011)를진행하기도했다.
자폐증이있는딸을키운경험을인류학자의관점으로풀어낸『이상하지않은정신』(UnstrangeMinds,한국어판제목은‘낯설지않은아이들’)을썼다.그밖의저서로『아프리카의품에서:콜린M.턴불의생애』,『한국과그미래:통일과끝나지않은전쟁』등이있다.

목차

서문베들럼에서나오는길

1부자본주의
1.자립적인간형의탄생
2.정신질환의발명
3.분열된몸
4.분열된정신

2부전쟁
5.전쟁의운명
6.프로이트를찾아서
7.전쟁은친절하다
8.노머와노먼
9.한국전쟁에서베트남전쟁까지
10.외상후스트레스장애
11.병에대한기대

3부육체와정신
12.비밀말하기
13.여느질환과마찬가지라고?
14.마법의지팡이처럼
15.몸이말할때
16.네팔에서몸과정신의연결
17.위험의존엄성

결론스펙트럼에서

감사의글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1.“반세기만에나온,낙인에관한가장중요한작업”
―샌더L.길먼(에모리대학정신의학과교수)

“생생한사례들로가득찬명징한설명.
모든인간이스스로를정의할권력을되찾는여정에당신을초대한다.”
―김승섭(『아픔이길이되려면』저자,서울대보건대학원교수)

정신질환의낙인을만들고지탱하고변화시키는
역사적,문화적힘들에대한깊이있고매혹적인탐구

정신보건을연구하는문화인류학자로이리처드그린커가정상성이라는허구에서비켜난사람들에게문화가어떻게낙인을찍어왔는지를추적한책.낙인은세상어디에나어떤형태로든존재한다.하지만시간과장소에따라그대상이달라진다.이책은정신질환에대한낙인의‘역학’을이해하는데도움이될몇가지역사적양상(자본주의,전쟁,정신질환의의료화)을연대순으로살펴본다.우선,자본주의사회에서‘생산성’이없다는것은질병으로여겨졌다.저자는산업혁명시기의경제적요구,단성사회에서양성사회로의이행,인종주의,식민주의득세과정에서여성,동성애자,흑인의몸이어떻게특정정신상태(정신이상)와연결되었는지탐색한다.두번째,정신적문제에대한낙인과수치심을군대와민간사회모두에서줄인‘전쟁’의역할을조명한다.전시에는정신의학적장애가전투중이든아니든받아들일만한스트레스반응이되었기때문이다.세번째는정신질환의점진적의료화문제를다룬다.의료화란특정한체질량에이르는것이‘비만’이되는것처럼비의료적인문제를포함한일상생활의측면을마치의료적인것처럼이해하는과정이다.이책은의료화가질병과낙인의사회적기원을간과하게만들수있다고주장한다.
1600년대초,미국마서스비니어드섬에정착한영국인들은그곳에서250년동안근친혼으로사회를유지하며살아왔다.폐쇄된유전자풀에서유전적장애가등장했다.하지만청각장애인과부분적청각장애인과청인들이서로소통할수있는수어를고안했고,청각장애가그저인간들간의다름중하나일뿐이라고여겼다.시간이흘러새주민이정착하면서청각장애는사라졌지만많은청인이습관적으로다른청인과수어를계속썼다.마서스비니어드섬은어떻게자연이아닌문화가정상과비정상으로여겨지는것을만들고정의하는지를보여주는최고의예다.(40~43쪽)


2.4대에걸친그린커가문의연구와
정신의학사를종횡으로엮은역사서

줄리어스그린커는성차별적이었고정신병이있는사람이생물학적으로열등하다고믿은19세기의신경학자이자정신과의사였다.그의관점이그리과격한편도아니었다.당시의사들은여성의생식기관이정신이상을일으킨다고믿었고,1800년대말시카고에는‘어떤형태로든기형인’사람이‘대중앞에모습을드러내면’범죄자로분류하는‘어글리법’(1973년에폐지됨)이있을정도였다.줄리어스와달리그의아들로이리처드그린커1세는정신질환과관련된수치심과낙인을줄이는데관심이많았다.그역시신경학자로1933년프로이트에게열다섯차례에걸쳐정신분석을받은후1935년시카고대학에정신의학과를설립했다.제2차세계대전에참가했고,제자와「북아프리카에서전쟁신경증」(1943)이라는기밀문서를작성했는데,이문서는전후에『스트레스받는남자들』(MenUnderStress)로출판되어‘외상후스트레스’라는정신분석적개념을대중화하는데기여했다.그러나그도1970년대중반,조현병을스펙트럼장애로보는관점에격렬히반대했다.(2013년나온『정신질환의통계및편람DSM』제5판은조현병을스펙트럼장애로재구성한다.)반면,의료인류학자인그의손자로이리처드그린커3세(이책의저자)는다양한정신질환이결국하나의스펙트럼에존재하는정상적인심리상차이를보여주는특징이라고믿는다.
이책에는그린커가족4대의일과삶이정신의학의역사와함께녹아있다.‘그린커들’은각자자기가속한시대의빛과그림자를비추는거울이다.그들의이야기는19세기부터현대까지이어지며정신의학이어떻게변화해왔는지를훌륭하게실증해준다.


3.군진정신의학의성과를재조명하다

저자는정신의학역사서대부분이군진정신의학(militarypsychiatry)을언급하지않는다고비판하며그것이정신의학사에미친영향을꼼꼼하게재조명한다.오늘날우리에게익숙한정신질환에대한분류와설명은제2차세계대전당시군이만들었다.군대가만든정신질환의분류체계는정신질환진단에가장널리사용되는『정신질환의진단및통계편람DSM』초판이된다.제2차세계대전을거치며한세대의정신과의사가양산되었고,정신역학이진정한전문분야로등장했고미국심리학이탄생했다.한국전쟁때는심리치료의핵심인대화요법이일상화되었다.
남북전쟁의향수병,제1차세계대전의탄환충격,제2차세계대전의전쟁신경증과뇌진탕후증후군,베트남전쟁의베트남후증후군과PTSD,걸프전의걸프전증후군처럼모든전쟁에는고유한증후군이있다.고통의표현방식이시대와문화에따라달랐던것이다.전쟁증후군은정신질환의낙인으로부터피난처를제공한측면이있다.가령탄환충격은마비와관절이상,실어증,감각상실,피로감,불면증,현기증등당시히스테리와같은증상이었다.병사들은여성형질환인‘히스테리’를‘탄환충격’이라는용어로대신해나약하다는인상에서벗어나고정신병환자라는낙인을피했다.PTSD는현역군인,참전군인,성폭력피해자를포함한심각한스트레스를받은사람모두에게해당하는진단명으로인기를끈다.PTSD가개인사적,문화적차이를희미하게만들고개인의고유한성격과전력보다환경적스트레스원인을탓함으로써비교적낙인이덜한진단을제공하는평형장치기때문이다.


4.‘분열된뇌’모델,생물학적모델은
정신질환의낙인을어떻게강화하는가

많은정신보건지도자들은정신질환을치료하는최고의방법은그것을뇌의장애로이해하는것이며사람이아닌뇌를치료함으로써낙인을줄일수있다고주장한다.1984년에정신과의사낸시앤드리어슨이낙인을줄이기위해정신질환을‘망가진뇌’라고표현했다.(324쪽)그린커는망가진뇌모델은현대판골상학(두개골과코턱귀의전체적구조를측정해정신질환과인격및범죄행동성향을설명하고예측하려한유사과학)이라고말한다.그러면서정신질환을뇌의질환이라고보면,왜뇌에직접작용하는치료법인전기경련요법(ECT)에대한낙인은없어지지않는지반문한다.ECT는중증우울증과자살충동이있는환자들에게효과가좋은치료법이지만뇌엽절제술과관련된끔찍한낙인이따라붙어모든치료법중에사람들이가장두려워하는치료법이되었다.
많은과학자가여전히정신질환이언젠가당뇨병이나심장병만큼이나‘실재’의학적상태가되기를바라고있다.저자가보기에이는문제가있다.정신질환은치료하기힘들고여전히행동에근거해임상적으로진단되지만,믿을수없을만큼복잡한유전적특징은정신질환원인의일면일뿐이다.임박한정신질환을예측할수있는검사는없으며,다른장기와달리인간의뇌는연구를위해쉽게해부할수도없다.가장큰문제는어떤사람을그의뇌로환원하는것은누군가를그사람의유전자나인종종교성별또는성적지향으로환원하는것만큼이나단순하고비인간적이라는점이다.(13장‘여느질환과마찬가지라고?’참조)
생물학적모델이낙인을강화하는예로,저자가한국에서진행한대규모자폐증역학연구(2006~2011)가참고가된다.당시만해도한국부모들은종종자폐증진단을거부하고유전적부담이적은‘반응성애착장애’(RAD)라는진단을받으려고했다.자녀의장애를차라리어머니의양육탓으로돌리겠다는것이다.한국부모들은자폐증이유전때문이라고믿는경향이있으며,모든유전적장애를가족의유전적무결함과혈통에대한먹칠이라고생각하기때문이다.(346~349쪽)



5.북미,유럽,아프리카,아시아에대한비교문화적접근으로
낙인을없애기위한역사문화적노력과성과를밝히다

걸출한심리학자이자정신분석가로8단계아동발달이론을창시한에릭에릭슨과조앤부부는1944년다운증후군아이닐이태어나자마자시설에보내면서사산되었다고거짓말했다.스물한살로닐이죽을때까지그들은냉담했다.명성에누가될까두려웠던이유도있지만,“그시절다운증후군아동의부모들사이에만연한반응인침묵,수치심,깊은슬픔”을따랐던것이다.(296~299쪽)정신질환과장애에씌워진오명과낙인은진단과치료,관리를가로막는거대한장벽이다.우리가어떻게낙인에성공적으로도전할수있는지를서술하는이책은낙인을해체할가능성도우리에게달려있음을보여준다.
저자는정신질환의낙인을감소시키고정신의학이발전하는데큰영향을준항정신병의약품개발과탈시설화,신경다양성운동등의노력외에도낙인에저항하는좋은예를비교문화적접근으로제시한다.일본에서는항정신병약이탈시설화나지역사회정신보건시스템의발전을가져오지못했다.조현병(한국에서정신분열병을대신하는용어)에는심각한낙인이있는데,진단언어를변화시켜낙인에대항했다.2002년부터정신분열병대신‘통합실조증’이라는새로운용어를쓰기시작했고,이는질환의가시성과치료를촉진했다.(317~319쪽)지역사회의토속신앙을창조적으로활용하는방법도있다.10년간(1996~2006)이어진내전으로네팔에는정신의학적전쟁피해자가많지만전생에지은업보로믿는경향이있어치료하기가쉽지않다.게다가네팔에서는정신병이라는말을들으면세상이끝난것처럼생각한다.그곳에서는‘뇌’와관련된‘정신’(디마그)이아니라‘가슴’과관련된‘마음’(만)문제로접근해야환자들이치료받을가능성이크다.디마그는프로이트의에고와슈퍼에고를합친것,만은이드와비슷한개념이다.디마그가망가진사람은사회적존재로살수없기에그에관한낙인이훨씬강력하다.(411~434쪽)



<추천사>
“오늘날‘비정상’은낙인이다.그낙인은한인간이가진구체적역사와다채로운관계를지우고사회가정한폭력적인기준에따라존재를정의한다.로이리처드그린커는『정상은없다』에서정신질환이열등하고위험한존재를뜻하는낙인이된역사적과정을면밀하게탐구한다.생산성에따라인간의가치를평가하는자본주의사회에서어떤몸을가진사람들이시민의범주에서배제되었는지,과학의권위를등에업은현대의학에의해서어떤정신질환이수치스러운경험으로재탄생했는지추적한다.생생한사례들로가득찬명징한설명을따라가다보면정신질환에새겨진낙인이역사적구성물이라는사실과함께그것을해체하는일역시결국인간의몫이라는깨달음에도달한다.모든인간이스스로를정의할권력을되찾는여정에당신을초대한다.”
―김승섭(『아픔이길이되려면』저자,서울대보건대학원교수)

“반세기만에나온,낙인에관한가장중요한작업.”
―샌더L.길먼(에모리대학정신의학과교수)

“이보다더적절할수없는때에나온획기적인책.심리학이나인류학,장애의사회적모델,또는인간의복잡한본성에관심있는모든이가꼭읽어야할책.”
―스티브실버먼(『뉴로트라이브』의저자,새뮤얼존슨논픽션상수상)

“정신의학의역사를다룬비범한책.정상성이라는유해한허구에서비켜난사람들에게문화가어떻게낙인을찍어왔는지에대해폭로한다.로이리처드그린커는다르게사고하는사람들을온전히이해하고낙인을드러내며낙인에저항하는문화가우리에게필요하다는것을보여준다.”
―사이먼배런코언교수(케임브리지대학자폐증연구소소장)

“미국과영국나미비아한국네팔을망라한생생한예시,전시(戰時)의정신질환과저자의조부가지그문트프로이트에게받은정신분석이야기,외상후스트레스장애와자폐증이야기를함께엮은매혹적인책.”
―그레이엄소니크로프트경(킹스칼리지런던지역사회정신의학교수)

“우울증이나정신질환자가느끼는누적된굴욕감의폐해를이야기하는흥미로운책.환자가질환자체의부담만견디면되도록할방법을보여주는훌륭한길잡이.”
―앤드루솔로몬(『한낮의우울』저자)

“흔하고고통스럽지만대체로치료할수있고인간조건과긴밀하게연결된정신질환에대한유익한정보와생각이담긴사려깊은책.”
―케이레드필드제이미슨(존스홉킨스의과대학정신과교수)

“심리학,정신의학,정신질환이라는주제에이끌리는모든사람을매혹할책.”
―『퍼블리셔스위클리』

“4대에걸친그린커가문의연구에서나온통찰들로엮어낸풍부한역사서.”
―『뉴욕타임스북리뷰』

“읽기쉽고사려깊고,게다가시종일관정중하다.”
―『커커스리뷰』



<책속에서>

“우리가우리자신을질병의언어로설명하고사유할때그리고우리가자신의문제에대해기술적이거나과학적인해결책을추구할때우리는질병과낙인의사회적기원을시야에서놓칠수있다.”-29쪽

“1892년에심리학자들이성적인기호를기준으로정의된새로운종류의근대적개인(그리고새로운종류의‘비정상’)을창조할때까지는이성애자도동성애자도(이성애도동성애도)존재하지않았다.결국21세기초에야비로소의사들이동성애를그냥일탈이아닌정신병으로생각하기시작했다.‘동성애’는워낙새로운단어라서『옥스퍼드영어사전』1976년판에야등록되었다.”-93쪽

“조현병은쓰임새많은도구가되었다.우생학자는이것을열등하다고생각되는집단의성생활,결혼과출산규제를정당화하는데이용했고,생물학자는유색인종을‘원시적’이라고비하하는진화론을뒷받침하려고이용했으며,정치인은인종주의와식민주의및사회적경제적불평등을합리화하기위해이용했다.”-115쪽

“과학자들이미국사회에정신질환이얼마나흔한지를처음알고,전투시스트레스가정신적문제를초래하거나악화시킬수있다는사실과더많은의사가정신과의사로훈련받을필요가있다는사실그리고정신질환을정신병원을비롯한시설밖에서치료할수있다는사실을깨달은계기가제2차세계대전이다.”-175쪽

“모두가‘정상’이되기를원하는순응의시대에정신질환이라고진단받는것은치욕의원천이되었다.(...)그래서심각한정신질환이있는정치인이나유명인이치료를원하는경우,주로정신분석가나일반의를찾았으며정신과전문의를피하고정신병원에거의가지않았다.의사들은‘피로’와‘탈진’같은,부유하고유명한사람들전용애매모호한진단을내렸다.가난하면미친것이고부유하면괴짜라는옛말처럼,그것은특권층을위한완곡한표현이었다.”-216쪽

“비교문화적사례는PTSD가어느정도특권적인진단임을암시한다.환자나의사가증상을외상성사건의결과로설명할때,그들은그사건을특이하게생각하는것이다.그런데평생차별받은사람들이나몇년동안감금된채산사람들은어떤가?이경우불연속적인외상성사건몇가지에대해이야기하는것은이치에닿지않는다.(...)트라우마가큰고통을일으키긴해도꼭‘PTSD’를일으키는것은아니다.PTSD는우리가만든것이며다른곳에서는가치가없을지도모른다.우리는문화적으로수용가능하고피해자를탓하지않는방식으로특정고통을이해하기위해PTSD를만들어냈다.우리의체면을살리는진단인PTSD는정신적문제가있는사람들이실제로받고싶어할수있는유일한진단으로꼽을수있다.”-263쪽

“의료화는사람들이출산을산부인과에입원해야하는병이라고생각하거나폐경기에약을먹는것처럼,예전에는비의료적이던문제를의료적인문제로바꾸는과정이다.망가진뇌모델처럼정신보건분야에서정신보다육체에특권을부여하는의료화는우리자신의문화를포함한많은문화에서성격,믿음,도덕이우리의뼈가아닌정신에서나온다는사실을간과하는경향이있다.”-325쪽

“사실신경과학문헌들은트라우마,만성통증,영양실조,교육과심지어명상에이르기까지경험자체가뇌에서관찰가능한변화를만든다는것을충분히입증했다.뇌의구조가그토록유연하고환경의영향을많이받는다면,정신질환이뇌의질환이라고주장하는것은지나친단순화가아닐까?”-329쪽

“2006~2011년에한국에서대규모역학연구를진행하며나와동료들은학교및임상기록에자폐증에대한언급의거의없다는사실을발견했고,대부분의의사들이자폐증이한국에서는드문장애라고말했다.DSM이정의하는의미에서자폐증이존재하지않기때문이아니었다.우리연구에참여한의사들이중간규모도시에사는8~12세아동을(5년동안)5만명넘게평가했을때,유병률이2.6퍼센트이상이라는것을알게되었다.뉴저지의자폐증유병률추정치보다약간높은수준이었다.”-348쪽

“광범위한신체적증상을겪는수많은사람이심리학에속하는치료에서도움을받을수있다.그런데환자와의사가공모해신체를정신에서분리하고신체질환을‘진짜’로,정신질환을다소허구적인것으로본다.그러나이런분리가바로낙인의원천이며정신건강관리의장애물이다.사실미국에서의료화는의사들이‘신체화’라고부르는현상을부추긴다.”-396쪽

“‘스펙트럼’이라는새로운개념은뚜렷이구별되는별개의정신질환이존재하는가를묻는과학적연구들과일맥상통한다.(...)성별을이원체가아닌연속체로바라보고자폐증을스펙트럼으로보는신경다양성운동과트랜스젠더인권운동같은사회운동에부응해DSM제5판(2013~현재)은차원적채점요소를추가했다.”-477쪽

“이책에서나는낙인이낙인찍힌사람에게서나오지않은판단임을보여주려고노력했다.낙인은그것을찍는사람들에게서나온다.병을앓거나남들과다르다고생각되는사람에게가혹한도덕적판단의불빛을비추고는그사람이만들어낸그림자만을보며그것이실재라고오해하는사람들말이다.그그림자는대체로낙인의당사자와그가족까지따라다닌다.그림자는떨쳐낼수없는제2의자아처럼그사람의연장된부분이되어,본인조차그것을사실로받아들이게될수있다.”-48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