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영화를 읽다 (사랑의 가능성에 대한 의혹 혹은 믿음)

로맨스 영화를 읽다 (사랑의 가능성에 대한 의혹 혹은 믿음)

$15.00
Description
로맨틱 코미디의 여제 노라 에프런의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부터 퀴어 로맨스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까지, 영화사에 빛나는 19편의 로맨스 영화를 읽으며, ‘낭만적 사랑’의 위기가 어떻게 영화에 반영되는지, 오늘날 정치사회의 쟁점들과 로맨스 영화가 어떻게 만나고 있는지, 낭만적 사랑 자체에서 윤리적이고 정치적인 규범을 끌어낼 수 없는지를 본격 탐구한 책이다.
여성주의적 로맨스는 가능한가? 성소수자의 사랑을 그리는 로맨스 영화들이 최근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랑을 꿈꾸기 어려운 오늘날 청춘들의 몸은 어떻게 욕망을 발산하는가? 신자유주의적 경쟁사회에서 사랑은 어떻게 변해가는가? 사랑은 사적인 감정이 아니라 현대성을 관통하는 열쇠다. 이 책은 사랑을 사유해온 인문학과 로맨스 영화의 적극적인 대화를 시도한다.
저자

김호빈

문화기획자.시민들이독립,예술영화를친숙하게향유해문화예술의저변을넓힐수있도록다양한프로그램을기획해왔다.인천영상위원회다양성영화공공상영관‘별별씨네마’(2016)를기획하고운영했으며모두를위한극장공정영화협동조합의조합원으로서울시생활속민주주의학습지원센터시민학습프로그램‘디지털민주주의를위한청소년영화읽기’(2018),서울문화재단시민청문화예술프로그램‘기억과목소리의필름살롱’(2020)을기획하고강의했다.서울영상위원회독립영화공공상영회‘인디서울’(2018,2019)진행자로활동했다.공동체상영온라인플랫폼‘팝업시네마’에영화큐레이션글을싣고있으며,다양한인문사회학적담론과영화를연결짓는문화기획과글쓰기에관심이많다.

목차

프롤로그사랑의가능성에대한의혹

1부오늘날사랑의풍경
1여성주의적로맨스는가능한가:〈노래하는여자,노래하지않는여자〉
2퀴어로맨스가회복한것:〈타오르는여인의초상〉
3불감증에빠진세계에서사랑을꿈꾸는몸:〈아워바디〉
4사랑을위한경쟁시장:〈더랍스터〉
5신자유주의시대의가족로맨스:〈토니에드만〉

2부위기의로맨스
6도시남녀의합류적사랑:〈해리가샐리를만났을때〉
7로맨스영화의고전적규범을전복하다:〈유브갓메일〉
8사랑의코드로사랑을창조할수있을까:〈사랑을카피하다〉
9열정이라는재난:〈아사코〉
10성적환상이낭만적사랑과공존할수있을까:〈체실비치에서〉
11오직‘너’를향한사랑:〈모드집에서의하룻밤〉,〈겨울이야기〉

3부낭만적사랑의정치적확장
12낭만적사랑이만드는선의지:〈비포선라이즈〉,〈비포선셋〉,〈비포미드나잇〉
13응답하는사랑이형성하는삶의존엄성:〈셰이프오브워터〉
14사랑은어떻게사람을정치적으로만드나:〈지미스홀〉
15땅에붙들린사랑의우주적궤적:〈일포스티노〉,〈네루다〉

에필로그사랑의마법과영화놀이

출판사 서평

1.로맨틱코미디의여제노라에프런의영화부터
퀴어로맨스영화〈타오르는여인의초상〉까지,
영화사에빛나는로맨스작품19편으로읽는사랑의인문학

현대사회의여러구조적조건은‘낭만적사랑’을불안정하게한다.‘영원하고유일한사랑’은누구도믿지않는다.사랑이왜이토록어려운일이되었을까?사랑에대한불신은모순을해결하고분열을통합하는사랑의가능성에의혹을품는것이기도하다.낭만적사랑과궤를같이하는‘로맨스영화’역시위기다.비극적으로좌절되는사랑을그리는멜로드라마와달리,로맨스는감동적인해피엔딩을통해사랑과도덕이화해하는좋은삶의그림을제시해왔다.그러나개인적인사랑과소박한선의로이상적인사회를만들수있다고믿은고전로맨스영화의규범은오늘날시대착오적인것이되었다.
그렇지만냉소의시대에도기어이사랑과희망을이야기할수밖에없는것이로맨스영화의숙명일터.그어려운과제를해결하기위해로맨스영화는사랑에관한인문학적이고사회학적인질문을던질수밖에없다.사랑은무엇인가?사랑을둘러싼현실은어떻게변화했는가?사랑은무엇을할수있는가?이책은영화사에빛나는19편의로맨스영화를읽으며,‘낭만적사랑’의위기가어떻게영화에반영되는지,오늘날정치사회의쟁점들과로맨스영화가어떻게만나고있는지,사랑자체에서윤리적이고정치적인규범을끌어낼수없는지를본격탐구한다.

2.사랑을사유해온인문학과로맨스영화의적극적인대화

니클라스루만,울리히벡,앤소니기든스,에바일루즈,지그문트바우만등현대성을규명해온학자들은특히‘사랑’에주목했다.사랑이단지사적인감정이아니라현대성을관통하는열쇠이기때문이다.압바스키아로스타미,노라에프런,에리크로메르,리처드링클레이터,켄로치는장르의경계를넘나들며저마다사랑에관한독특한영화들을만들어왔다.사랑의위기에대한그들각자의영화적말걸기였던셈이다.이책에서저자는사랑을사유해온인문학과로맨스영화의적극적인대화를시도한다.

*이책의내용

많은여성은자립하는삶을위해분투하면서도낭만적사랑을꿈꾼다.그들에게무엇보다긴요한것은참조할만한‘여성주의적로맨스’일것이다.문제는『성의변증법』을쓴슐라미스파이어스톤이남성권력의원천이바로여성들이주는‘사랑’이라고말했듯,여성주의와로맨스(영화)는공존하기어려워보인다는점이다.그러나수잔과폴린두여성의14년에걸친사랑과우정에관한영화〈노래하는여자,노래하지않는여자〉(1977,아녜스바르다감독)를통해,환상이아니라현실에착지한여성주의적로맨스의가능성을엿본다.여성주의와로맨스의만남처럼오늘날다양한사회적,정치적쟁점들과로맨스영화는어떻게조우할까?1부‘오늘날사랑의풍경’에서는〈타오르는여인의초상〉(2019,셀린시아마감독),〈아워바디〉(2018,한가람감독),〈더랍스터〉(2015,요르고스란티모스감독)와〈토니에드만〉(2016,마렌아데감독)을읽으며,성소수자의사랑을그리는로맨스영화들이최근각광받는이유는무엇인지,사랑을꿈꾸기어려운오늘날청춘들의몸은어떻게욕망을발산하는지,신자유주의적경쟁사회에서사랑이어떻게변해가는지를살펴본다.

2부‘위기의로맨스’에서는강렬한열정대신서로의다름을인정하면서서서히스며드는사랑을그린노라에프런의로맨틱코미디〈해리가샐리를만났을때〉(1989,롭라이너감독),〈유브갓메일〉(1998)두편으로감정의‘기브앤테이크’이자“새로운정체성을협상해가는”현대의합류적사랑을논한다.노라에프런의‘안전운행로맨스’는분명합리적이지만한쪽이손해를본다고느낄때협상은중단될위험이있다.또다른위협도있다.‘열정’과‘섹슈얼리티’는‘낭만적사랑’을형성하는중요한요소지만,〈체실비치에서〉(2017,도미닉쿡연출)와〈아사코〉(2018,하마구치류스케연출)에서는오히려그것들이사랑을위협하기도한다.저자는그런위기를해소할사랑의형태를그린영화로에리크로메르의〈모드집에서의하룻밤〉(1969)과〈겨울이야기〉(1992)를제시한다.또사랑에대한영화적질문인〈사랑을카피하다〉(2010,압바스키아로스타미)는궁극적으로‘진짜사랑’이무엇인지를돌아보게한다.

리처드링클레이터의〈비포미드나잇〉(2013)에서동거커플제시와셀린이감정싸움을하는것은사회변화와무관하지않다.가사와육아에대한갈등은단지부부간역할배분의문제가아니라과중한직장업무,공적복지의약화와결부돼있기때문이다.감정은내면의밀실같지만거기에사회구조가응축되어있다.2부에서본합류적사랑은연인들의감정에압축돼있는세계의실상은간과한다.3부‘낭만적사랑의정치적확장’에서는비포3부작(〈비포선라이즈〉〈비포선셋〉〈비포미드나잇〉),〈셰이프오브워터:사랑의모양〉(2017,기예르모델토로감독),〈지미스홀〉(2014,캔로치감독),〈일포스티노〉(1994,마이클래드포드감독),〈네루다〉(2016,파블로라라인감독)를분석하며,낭만적사랑자체에서윤리적,정치적규범을끌어낼수없는지를살핀다.이영화들에서“사랑은윤리와정치의원천”이된다.“내가‘너’를사랑하듯타인역시누군가의‘너’로존재함을,사랑의연결망안에서이세계에무수한‘너’가존재하고있음을알게되기때문이다.”(18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