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상된 행성에서 더 나은 파국을 상상하기 : 자본주의의 끝과 인간-너머를 말하다 - 나의 독법 6

손상된 행성에서 더 나은 파국을 상상하기 : 자본주의의 끝과 인간-너머를 말하다 - 나의 독법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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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라디오, 방송, 유튜브, 신문 등 다양한 플랫폼을 전방위로 오가며 대중들과 긴밀하게 소통해온 손희정 문화평론가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발생과 확산을 겪으며 지난 3년간 공글린 사유의 기록. 그는 지구 행성적 차원의 위기에 직면해서도 가속을 늦추지 않는 ‘인간 행동의 원인’을 알고자 부단히 읽고 보았고, 여기에 거대서사가 지워버린 작은 것들과 함께해온 페미니스트 인식론과 ‘조각보’처럼 이어진 사유의 목록을 제시한다.

“어떻게 하면 인간 너머를 말하되 파괴적인 인간 혐오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저자는 혐오와 냉소에 빠져 “우리 다 망했다”라고 비명을 지르기보다 다양한 사유의 얽힘 속에서 비로소 가능해지는 대안을 찾아보자고 제안한다. 휴머니즘, 발전주의 진보사관, 부계혈통주의, 이성애중심주의, 군사주의, 자본주의, 종차별주의는 근대의 지배적 이데올로기다. 그는 이를 전복하는 대항 역능(puissance)의 마디들인 쑬루세, 신유물론, 페미니즘, 오드킨, 포스트휴먼, 돌봄/의존, 레퓨지아의 상상력으로 파국 너머의 새로운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와 오드킨, 포스트휴먼의 구체적 형상을 보여주는 〈서던 리치: 소멸의 땅〉, 지구에서 사라지고 있는 다양한 생명 종의 피난처, 레퓨지아에 대한 이야기 〈스위트 투스〉, 그리고 쑬루세의 진정한 의미를 만날 수 있는 다큐멘터리 〈수라〉까지. 페미니즘으로 분류되지 않는 다양한 관람과 독서 목록, 그리고 이들에 대한 정치(精緻)한 분석과 비평은 인식론적 전환을 일으키는 대안 담론들을 더 깊고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저자

손희정

손희정

경희대학교비교문화연구소학술연구교수.미디어연구x영상문화기획단체프로젝트38멤버.중앙대학교첨단영상대학원에서영화이론을전공했다.지은책으로『당신이그린우주를보았다』『다시,쓰는,세계』『페미니즘리부트』『성평등』과공저『을들의당나귀귀1,2』『제로의책』『도래할유토피아들』『원본없는판타지』『페미니스트모먼트』『대한민국넷페미사』등이있다.『스티프트』『다크룸』『여성괴물,억압과위반사이』『호러영화』등을한국어로옮겼다.

목차

프롤로그:질병X와무지를선택한인간,호모이그노란스

1장인류세,쑬루세,그리고갯벌수라
-인류세를경계사건으로만들기:도나해러웨이의제안
-수라의공-지하적,공-생산적역능

2장파국속에서자연을팝니다
-‘아바타’시리즈의강고한이분법과지배적허구
-여기,말하는너구리의세계가있다

3장“문명은자연과대결한다”는믿음
-군사주의,그리고페미니즘
-<말레피센트>,당신이알던것과다른이야기
-<겨울왕국2>의‘미지의세계’길들이기
-자연의심장을공유하고있다는깨달음

4장생기를지닌기물(奇物),오드킨이야기
-콜로디,디즈니,델토로의<피노키오>
-아버지의아들이아닌오드킨,기이한친척의탄생

5장세상의끝에서‘인간-너머’를말하기
-“이러다다죽는다”는불안과트랜스휴먼이라는환상:<이어즈앤드이어즈>의예
-비판적포스트휴머니즘의상상력과<서던리치>

6장의존비판요청:의존과돌봄의관점으로본다면
-<퍼펙트케어>,돌봄이상품이될때
-“죽이는노동”까지여성의몫
-<아임유어맨>이그린‘인간성’
-<메종드히미코>의‘선택가족’

에필로그:이것은유토피아,혹은레퓨지아?
참고자료
추천사 :임박한혹은도래한,혹은우리가이미살고있는파국에관하여(김영옥)

출판사 서평

“이책을읽으며6장에다다른독자라면
‘우리는레퓨지아가되고싶다.
레퓨지아를만들고지키고싶다’고외칠것이다.”
-김영옥(생애문화연구소옥희살롱공동대표)

지구행성의위기에대한문화평론가손희정의응답
근대적세계관을뒤엎는새로운사유들을경유해
인류세시대대중문화를비판적으로분석하다

라디오,방송,유튜브,신문등다양한플랫폼을전방위로오가며대중들과긴밀하게소통해온손희정문화평론가의다섯번째단독저서가나왔다.『손상된행성에서더나은파국을상상하기』는그가코로나19바이러스의발생과확산을겪으며지난3년간공글린사유의기록이다.지구행성적차원의위기에직면해서도가속을늦추지않는‘인간행동의원인’을알고자부단히읽고보았고,여기에거대서사가지워버린작은것들과함께해온페미니스트인식론과‘조각보’처럼이어진사유의목록을제시한다.

휴머니즘,발전주의진보사관,부계혈통주의,이성애중심주의,군사주의,자본주의,종차별주의는근대의지배적이데올로기다.저자는이를전복적으로재해석하는페미니스트과학철학과인류학,비판적포스트휴먼담론,남반구철학,신유물론,돌봄/의존관점사이를종횡무진오가며,기후/생태위기를보지못하거나하찮게여기도록만드는세계관과그세계관을지지하는서사,우리를“인식론적차폐막뒤에머물도록만드는문화적은폐”를분석하고드러낸다.특히“사회가일련의사회적합의를만들어내도록만드는이미지와이야기”를일컫는‘지배적허구(dominantfiction)’(카자실버먼)라는개념을차용해할리우드를필두로한세계의대중문화가,파국이라는위기감뿐만아니라북반구중심의이분법적세계관과지속가능한발전이라는환상에기댄파국의해결책을전세계에이식하고있다고진단한다.

“파국이라는말,위기라는감각,재난이라는현실이
어떻게쾌락을주는스펙터클과이야기로소비되고있는가?”
세상을좌지우지하는지배적허구에대한비판적검토

저자에따르면,지배적허구는다양한이데올로기들의촘촘한연결속에서스스로지속시킨다.파국의원인에서눈을돌리게만들어파국을스펙터클로즐기고소비하게만드는대중적인이야기들을꼼꼼하게들여다봐야하는이유다.예를들면,‘인간-남성-문명’대‘정령-여성-자연’이라는근대적이분법과강력한피의끌림이라는부계혈통주의가견인하는‘아바타’시리즈는진부한남성영웅서사에비장애인중심의군사주의를버무려놓은퇴행적작품이다.<아바타>식생태주의는자연에대한애완(愛玩)일뿐이다.

자유주의적페미니즘의자장안에있는‘말레피센트’와‘겨울왕국’시리즈는어떨까?여기에서는자연(theunknown)을길들여문명안으로포섭하는과정이중요한테마로설정되고,모험을시작하기위해서는‘왕의딸’이어야만한다는신(新)신분제적상상력이펼쳐진다.<매드맥스:분노의도로>의퓨리오사,원더우먼,캡틴마블,<터미네이터:다크페이트>의대니와그레이스같은군인-여성영웅의형상은군사주의의적극적인행위자가된파퓰러페미니즘담론이빠진함정을잘보여준다.저자는이작품들이특정한‘남성적’신체성을지닌자가끝내살아남으리라는능력중심적이고젠더화된생존주의를제시한다고분석한다.

반면‘가디언즈오브갤럭시’시리즈나<모아나>처럼지배적허구가가려놓았던작은이야기를좀더적극적으로펼쳐내는서사도있다.특히,말하는너구리로켓의사연에집중한<가오갤>3편은인간이비인간동물에게자행한폭력과휴머니즘비판하고,대자연의어머니테피티가반인반신의영웅마우이에게빼앗긴심장을진심어린사과와함께돌려주는모아나는자연의미래를당겨써문명을살찌우지않겠다는결심을보여준다.

“어떻게하면인간너머를말하되
파괴적인인간혐오에빠지지않을수있을까?”
쑬루세,신유물론,페미니즘,오드킨,포스트휴먼,돌봄/의존,
레퓨지아의상상력으로파국너머의새로운가능성을이야기하다

저자는“파국을진단하는사람들,파국을대하는태도들,파국너머를상상하는사람들”을검토하면서부상하는대항역능(puissance)에주목한다.그러면서혐오와냉소에빠져“우리다망했다”라고비명을지르기보다다양한사유의얽힘속에서비로소가능해지는대안을찾아보자고제안한다.실제로이미세계에는수많은종말들(theEndsoftheworld)이있어왔다.북반구가본인들의역사가새겨지지않은땅을텅빈‘황무지(wilderness)’로여기고죄의식없이생물들을절멸(omnicide)시켜온것이다.그러므로사람들이‘세계의끝’을말할때,좌절감에서한발짝물러나파국의진정한원인을찾고,인간/비인간난민으로가득찬상황을개선하기위해모든방법을동원해야한다.그방법을뒷받침하는것이바로쑬루세,신유물론,페미니즘,오드킨,포스트휴먼,돌봄/의존,레퓨지아같은새로운상상력이다.

페미니스트과학철학자도나해러웨이가인류세나자본세라는명명대신제안한‘쑬루세(Chthulucene)’는공-지하적(sym-chthonic)힘,즉땅이가진분해및재생산의거대한역량을고려하자고요청하는의미의용어다.‘오드킨(oddkin,기이한친척)’역시해러웨이가말한,혈통주의를벗어난대안적가족이다.‘신유물론(newmaterialism)’은물질/비물질,육체/정신사이에위계를긋는근대적,이원론적세계관을비판하고물질에대해재사유한다.‘페미니즘과퀴어담론’은특정인구만을인간으로설정하는근대적휴머니즘을비판하고몸에대해다시생각하게하고,‘비판적포스트휴머니즘’은“새로운정신성또는초월성이라는형식에빠져들지않고‘인류의종말’이후의인간을생각”하고자한다.‘돌봄과의존’을말하는건능력과자립을강조하고각자도생의생존주의를‘자연’으로받아들이게만드는자유주의사회에대한급진적인비평이될수있다.‘레퓨지아’는인류학자애나칭이말한지구에서사라지고있는다양한생명종의피난처다.

기예르모델토로의<피노키오>와오드킨,포스트휴먼의구체적형상을보여주는<서던리치:소멸의땅>,서로가서로에게의존해야하는복잡한사회적관계망안에서‘동반자관계’를탐색하는<아임유어맨>,레퓨지아에대한이야기<스위트투스>,그리고쑬루세의진정한의미를만날수있는새만금의마지막갯벌수라의7년을담은다큐멘터리<수라>….페미니즘으로분류되지않는다양한관람과독서목록,그리고이들에대한정치(精緻)한분석과비평은인식론적전환을일으키는대안담론들을더깊고풍부하게이해할수있도록안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