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 아프간 난민과 함께한 울산의 1년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 아프간 난민과 함께한 울산의 1년

$15.88
저자

김영화

저자:김영화

2018년부터시사주간지《시사IN》기자로일하고있다.홍콩부터타이,미얀마까지아시아민주주의의격동을보도해왔고,다른한편으로는우리안의이주민에대해써왔다.취재를거듭할수록국경을넘는이주가한국사회의중요한화두가되리라는사실을알게되었다.국가와민족등하나의집단으로뭉뚱그리지않고저마다가진고유한서사를전하고싶다.

함께쓴책으로『죽는게참어렵습니다』(시사IN북,2021)가있다.

목차


프롤로그:울산이라는첫단추

1부이주
부역자로처단될위험을피해
외국인지원업무의달인이되다
내이웃이될줄은몰랐다
환대의목소리를들려주고싶다

2부갈등
원망과성토가난무한학부모설명회
첫등교
아프간주민의민원해결사
아프간의방식그리고한국의방식1
아프간의방식그리고한국의방식2
초등학교학부모만남의자리
거절할수없던제안
아프간아이들의학교생활
1년사이한국어가늘었다

3부1년후
울산이겪은미래
우리는한번겪어봤잖아요
할랄오레오,들어봤어요?
우리이제식구네요

에필로그:다시찾은중앙아파트


출판사 서평

1.김현미,천창수,정혜윤추천!

“이렇게우리는공존의방법론을배워나간다”-김현미(연세대문화인류학과교수)
“기적이라할만한기록”-천창수(울산광역시교육감)
“이책에실린이야기들은앞으로훨씬더중요해질것이다”-정혜윤(CBSPD)

2021년8월미라클작전으로구출한
아프간특별기여자가족157명의울산정착기록

이책은2021년8월‘미라클작전’으로카불에서구출한아프간특별기여자가족(총391명)중울산에정착한157명과그들을이웃으로받아들인사람들의이야기다.미라클작전은탈레반이아프간을장악한후한국정부에구조를요청한아프간인들을공군수송기로이송한전례없던군사작전이다.아프간특별기여자들은아프간공적개발원조(ODA)관련한국기관과바그람한국병원등에서일한현지협력자들로,탈레반에게부역자로처단될위험을피해한국행을선택한이들이다.진천과여수에서6개월을보낸후이들중많은수가경기도를택해이주했고,현대중공업취업이확정된29명의가족157명은울산으로이주한다.
위험에처한외국인을인도적차원에서구출할만큼한국이선진국이되었다는감동과자부심은2022년2월아프간난민이이웃으로온다는사실이발표되자울산동구사람들에게는충격으로바뀐다.아이들이학교에배정된사실이알려지자학부모들은‘난민입학반대’현수막을든채밤11시까지시위를벌이기도했고,교사들은학교를그만두려고도하였다.육아카페같은온라인커뮤니티,청와대국민청원게시판,울산시가운영하는온라인소통공간등에우려와분노가봇물이터지듯나왔다.아프간인들에게물건을팔지않겠다거나아이들이인근놀이터를이용하지말게해달라는민원과신고도이어졌다.
그로부터1년후,상황이변했다.아프간인들이사는중앙아파트앞주차장은한국과아프간아이들의축구장으로변했고,그들의울산정착은모범적이라는평가를받았다.그새무슨일이있었던걸까?지난1년간울산과인천을오가며아프간가족들의울산정착기를취재해온김영화기자(《시사IN》)는이주민보다내국인의이야기를듣고싶었다고한다.주민들이왜반발했으며,누가어떻게갈등을줄이려고했는지,무슬림이웃이생긴다는것은어떤의미인지등을알기위해그는교육청,학교,현대중공업,다문화센터관계자,통역사,지역주민등한국인30여명을인터뷰했다.이를바탕으로이방인을마주하면서당황했던사람들이각자의자리에서최선을다해이들을환대하고도운,보기드물게뭉클하고도감동적인이야기를길어낸다.서로의이견을적대시하지않으면서합의점을찾던순간들,공존의노하우가여기담겼다.

2.이주민관련정책을총괄하는컨트롤타워도
이주민을주민으로포용하는정책도없는한국사회
‘공적매뉴얼’이없는상태에서울산동구는어떻게움직였을까?

한국은다문화사회일까?경제협력개발기구(OECD)기준으로그렇다.이주배경인구가전체인구의5퍼센트를넘으면‘다문화·다인종국가’로분류하는데,2023년9월현재한국의장·단기체류외국인251만4000명과43만명으로추산되는미등록체류자를합하면5.7퍼센트다.(*200쪽)지난10년간의인구구성추이를보면,전체학생수는2.4퍼센트줄었는데다문화학생수는연평균13.6퍼센트늘었다.(*201쪽)이렇듯이주노동자,외국인유학생,결혼이주민과이들의자녀가‘새로운한국인’을구성해가고있다.
각종지표는한국사회가도달할‘격변기’를가리키는데도새로운이웃과어떻게공존할지에대한노하우는좀처럼쌓이지않는다.이주민관련정책을총괄하는컨트롤타워가없으니이주민을주민으로포용하는정책도없다.실제로이주를둘러싼갈등은현재진행형이다.이슬람사원건립을둘러싸고극한대립으로치달은대구북구를봐도그렇다.이렇듯난민의정착과적응을위한‘공적매뉴얼’이없는상태에서울산동구는어떻게움직였을까?“정부가폭탄을울산동구에휙떨어트렸는데모든주체가달려들어서그폭탄을나눠받았죠.”라고한다문화센터장이정숙의말이단서가된다.
저자는‘갈등을중재하는정치와행정의태도’에서울산과대구가달랐다고말한다.갈등해결의중심에고노옥희교육감을필두로아프간자녀의공교육진입을위해발벗고나선교육청이있었기때문이다.노교육감은2022년3월21일첫등교때아프간아이의손을잡고동행하면서‘포용의메시지’를전했고,이때부터반대여론이서서히식었다.학부모들의불안과반발심을무시하지않고“당사자들과긴밀하게소통”하면서의사결정과정에이들을참여시켰다.학부모소통협의체,한국문화적응반,유관기관협조체계등전에없던‘매뉴얼’도생겼다.저자는다문화주의는다양성이존중되는아름다운동화가아니라,끊임없이갈등하고협상해야하는불편한과정이라고말한다.갈등의진짜문제는혐오섞인반발을보인지역주민이아니라,그목소리를제일처럼여기고해결에나서는힘이있는가에달렸다는것이다.울산의사례가보여주는바다.

3.“한국사회는타자와어떻게공존할것인가?”
다문화사회의갈등을해결하려애쓴사람들의이야기,
그리고미래한국에훨씬더중요해질이야기

아프간아이들의교복을맞추고예방접종증명서를발급받고,아프다하면응급실에데려가는등생활전반을지원한사람,무슬림에대한가짜뉴스가보일때마다‘반박댓글’을단사람도있다.직장을그만두면서까지통역하러왔거나,적대와무관심을무릅쓰고아프간과한국가족의교류를적극적으로추진한사람들도있다.할랄식자재를트럭에싣고와서공급한파키스탄마트사장님처럼뭐라도도움이되려고애쓴사람들이울산곳곳에별처럼박혀있었다.
“지금은외국인열명이들어오면아흔명의일자리가지켜지는거예요.”(김창유현대중공업동반성장지원부책임)“이주민이한국생활에적응하기만을강요해서는안돼요.다문화는공존의개념이잖아요.”(이정숙다문화센터장)“이슬람이전세계4분의1에해당하는거대한문화권인데,그문화에대해우리가공부할수있는좋은기회가아니겠습니까?”(고노옥희울산시교육감)“기후위기부터전쟁위험까지,우리나라가난민발생국이안될거라는보장은없잖아요.”(이귀연작은도서관활동가)“이주배경학생들이성장하면다른나라로진출한한국회사에꼭필요한인재가될거예요.”(이현주한국어강사)
아프간가족의정착에헌신적으로도움을주었던사람들의인터뷰에서처럼,빠르게다문화사회로진입하고있는지역에서는이미시대가바뀐것을피부로체감하고있다.한국의경우난민유입규모가현저히적긴해도지방소멸과고령화가이주를촉진하고있다는점그리고이주민이사회를지탱하는버팀목이되고있다는점에서유럽과닮은꼴이다.유럽에서겪는다문화갈등은우리에게다가올미래이거나어쩌면이미닥친현실일지도모른다.그런점에서울산의경험은미래한국이두고두고참고할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