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을 먹는 나날 : 열두 달, 계절을 먹고 깨닫고 쓰다

흙을 먹는 나날 : 열두 달, 계절을 먹고 깨닫고 쓰다

$17.00
Description
향긋한 흙내 나는 이야기로 우리의 황폐화된 미각을 돌아보게 하는 요리 에세이의 명저. 누계 판매량 1억 권의 대기록을 세운 요리 만화의 바이블 『맛의 달인』에서 주인공 야마오카 지로가 “지금, 유일하게 읽을 가치가 있는 음식 책”이라고 극찬한 도서다. 초판이 발행(1978)된 지 40년이 넘은 지금까지 사라져 가는 삶의 방식과 오랜 밥상을 떠올리게 하며 따뜻한 위로와 감동을 준다.

아홉 살에 교토의 선종 사원에 맡겨져 생활하며 자연스레 요리를 배운 중년의 소설가가 가루이자와의 산장에서 직접 농사짓고 살며 십대 때 배운 요리를 재연한 열두 달의 기록. 밭에서 기른 제철 식재료를 정성껏 조리해 계절의 맛을 담고, 검소하고 소박하게 상을 차리는 게 핵심이다. 요리 이야기의 행간에는 인생의 고비를 넘기며 깨달은 삶과 음식에 대한 철학, 즉 요리도 삶도 힘써 나아가는[精進]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차분하면서도 품격 있는 문장으로 서술되어 있다.

박찬일 요리사는 이 책을 읽으며 “당장 저자가 살았던 마을에 가고 싶어 구글 지도로 검색”하고, 저자만의 제철 재료 요리법을 “읽으며 메모”했다고 한다. 초봄에는 두릅 새순, 아카시아꽃, 으름덩굴 같은 산나물을 먹고, “지구의 부스럼처럼” 떼 지어 돋아나는 죽순은 오월에 즐기고, 매실의 계절 유월에는 두고두고 먹을 절임을 해둔다…. 자연의 속도에 감응해 즐기는 맛의 세계.

저자

미즈카미쓰토

저자:미즈카미쓰토무(1919~2004)
전후일본문단을대표하는작가중한명.1919년후쿠이(福井)현에서태어났다.집이가난하여아홉살에출가하여십대후반까지교토의선종사원에서생활했다.이때부엌에서살며정진요리(精進料理,일본의사찰요리)를배웠고,식사를준비하고시중을드는전좌역할도했다.엄격한수행생활이힘들어절에서도망친적도있다.1937년리쓰메이칸대학에입학했지만반년만에자퇴.이후생활고에시달리며옷행상을하는등40여년동안36번이나직업을바꾸었다.
『안개와그림자(霧と影)』를발표한1959년(40세)부터사회파추리소설작가로두각을나타냈다.대표작으로『바다의송곳니(海の牙)』『기러기절(雁の寺)』『우노고지전』『잇큐(一休)』『데라도마리(寺泊)』『료칸』등이있다.일본추리작가협회상,나오키상,기쿠치간상,다니자키준이치로상,가와바타야스나리상,마이니치예술상을수상했다.1998년일본문화공로자로선정되었다.

역자:지비원
연세대에서국어국문학과사회학을전공했으며같은대학원에서국어국문학을공부했다.현재출판기획과번역을하고있다.저서로『왜읽을수없는가』,역서로『그많은개념어는누가만들었을까』,『독해력수업』,『어른을위한국어수업』,『나를위한현대철학사용법』,『작고소박한나만의생업만들기』등이있다.

목차

일월,토란한알을꺼내는마음
이월,된장을즐기다
삼월,겨울밥상에더한푸른색
사월,땅의노래를듣다
오월,죽순의계절
유월,매실절임에담긴인생
칠월,여름요리의문
팔월,대두(大豆)의공덕
구월,산(山)의향을먹다
시월,열매와시간이선물한맛
십일월,밤과차의선율
십이월,흙도잠들다

옮긴이후기
추천의글(박찬일)

출판사 서평

“저자의말과음식이죽비처럼마음에쏟아져내렸다”-박찬일(요리사,칼럼니스트)
“유일하게읽을가치가있는음식책”-『맛의달인』의주인공야마오카지로
“몇번을읽어도새로운발견이있는명저”-아마존재팬서평

“요리를배운나날은내게흙을먹는나날이었다”
땅과도,풀과도무연해진현대인의미각을
향긋한흙내나는이야기로깨운요리에세이의명저

누계판매량1억권의대기록을세운요리만화의바이블『맛의달인』에서주인공야마오카지로가“지금,유일하게읽을가치가있는음식책”이라고극찬한요리에세이.초판이발행(1978년)된지40년이넘은지금까지도온라인서점에꾸준히서평이올라오고,최근<열두달,흙을먹다>(나카에유지감독,2022)라는제목의영화로제작되었으니야마오카의상찬이과하지않다는걸알수있다.

저자는전후(戰後)일본문단을대표하는작가중한명인미즈카미쓰토무.동네사람에게도천대받는가난한목수의아들이었던그는먹는입을줄이기위해아홉살에절에맡겨져십대후반까지교토의선종사원에서생활했다.이때부엌에서살며정진요리(精進料理,일본의사찰요리)를배웠다.중학생때는주지스님의식사를준비하고시중을드는전좌(典座)역할을하면서요리가중요한수행의방법이라는가르침도받았다.

소설가로성공한예순즈음그는고원지대가루이자와의산장에서직접농사짓고살며독서의나날을보낸다.밭에서기른제철식재료를정성껏조리해먹고손님도대접한다.요리의기본은십대때절에서익힌정진요리.계절의맛을담아검소하고소박하게차리는게핵심이다.그가전좌일때절또한무척궁핍해서수행의측면이기도했지만쥐어짜내듯요리를해야했다.그러니계절에따라야생의풍족한맛을선사한밭[흙]이고마울밖에.‘끼니’를준비하는중대한일[大事]을위해매번밭에의지해상차림을했기에그에게“요리는곧흙을먹는일”과같았다.이책은향긋한흙내를잃어버린우리의황폐화된미각을돌아보게하는요리에세이로,저자가산장부엌에서흙을먹는나날을직접실천하며어린시절배운요리를재연한열두달의기록이다.

“절밥얘기인데,아니다.음식얘기인데또아니다.
사는방식에대한노련하고소박한진술이가득하다.”(박찬일)

인생의고비를넘긴중년에이르러
요리도,삶도힘써나아가는수밖에없다는사실을
차분하면서도기품있는문장으로써내려간산문

이책은중년의작가가인생의고비를넘기며깨달은삶과음식에대한철학을담담하고도품격있는문장으로서술한산문이다.미각은“한사람의삶에숨어있는정신사”(216쪽)를품고있다.지난날의요리를재연해입에넣고맛을보면피부아래에잠들어있던기억이피어난다.저자또한어린날배운요리를하다풀한포기라도하찮게여겨서는안된다는주지스님의가르침,엄격한수행생활에서터득한자연과맛의상성(相性),가난했지만자연이선사한진미를즐겼던아버지와외할머니를떠올린다.

‘힘써나아감’을뜻하는정진(精進)의근본을요리에적용하자면“재료의진정한가치를끌어내하찮아보이는풀한포기라도맛있게먹을수있게끔하는”것이다.일본독자들이가장인상적으로꼽는시금치뿌리일화가대표적이다.(<이월,된장을즐기다>)중학생이었던저자가아무생각없이시금치를손질하면서뿌리를잘라내버리자,지켜보던노스님이버려진뿌리를주워건네며“나물에다넣어라”할뿐이다.어떤것도절대소홀히여기지말라는무언의가르침이었다.그제야아이는파란잎사귀위에꽃처럼얹힌빨간시금치뿌리의단맛을깨닫는다.

<유월,매실절임에담긴인생>편은매실절임과저자의인생이야기가한편의단편소설처럼엮여저릿한감동을준다.저자는동자승으로들어갔던즈이슌인(瑞春院)에서주지스님부부가낳은갓난아이를돌보는등어린아이로서혹독한절생활이힘겨워열세살때도망친다.이후다른절에서생활하다십대후반환속한뒤에는옷행상을하는등40여년동안36개의직업을전전한다.그렇게간난신고(艱難辛苦)를겪으며오십대후반이된그가즈이슌인의모녀를찾는다.딸요코씨가주지스님이남긴매실절임을전해주자,어떤회한도,서러웠던기억도꺼내지않은채53년된매실절임한알을먹으며눈물을흘릴뿐이다.

초봄에는두릅새순,아카시아꽃,으름덩굴같은산나물을먹고,
“지구의부스럼처럼”떼지어돋아나는죽순은오월에즐기고,
매실의계절유월에는두고두고먹을절임을해둔다….
자연의속도에감응해즐기는맛의세계

밭과의논해그때그때의상차림을정하는일은어떤것일까?땅의목소리가들리기시작하는초봄에는두릅새순,아카시아꽃,으름덩굴,쑥같은산나물을먹고,“지구의부스럼처럼”떼지어돋아나는죽순은오월에즐기고,매실의계절유월에는두고두고먹을절임을해둔다.여름의문을여는칠월에는가지,여름무,양하,산초같은풍성한식재료로축제를열고,팔월에는각종두부요리로단백질과지방을보충한다.가을미각의으뜸인송이를캐는구월부터산에는열매가난다.한여름의흥성거림이물러난시월의고요한산에서그열매를채취해과실주를담근다.십일월에는기나긴겨울을위해황밤을만들어두고,흙도잠드는겨울에는건조식품과저장채소로상차림을궁리한다.

박찬일요리사는이책을읽으며“당장저자가살았던마을에가고싶어구글지도로검색”하고,저자만의제철재료요리법을“읽으며메모”했다고한다.쇠귀나물덩이줄기구이,다종다양한된장,산초조림,꼬치와데리야키,아카시아꽃튀김,죽순미역맑은장국,죽순생강볶음,매실절임,각종가지와두부요리,송이구이,산열매담금주,황밤….자연의속도에감응해즐기는요리를살펴보는재미는물론,재료에관한해박한지식,맛있게먹는방법,그리고식재료를“밥상한자리에서빛나는맛”이되도록만드는저자의정진(精進)이읽는즐거움을배가한다.

이책의근저에는선수행에서식문화의중요성을강조한도겐(道元,1200~1253)선사의가르침이자일본정진요리발전에초석이된『전좌교훈(典座敎訓)』의사상이흐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