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정원,생태,과학,출판,언론,문화비평까지-
자신의자리에서치열하게성장해온전문가6인의
‘일’‘미래’‘세계’에대한생각과동시대적성찰을담다
위기와파국,종말에대한불안이삶을지배하고,불확실성은그어느때보다크다.인공지능(AI)과디지털기술에대한담론이모든논의를집어삼킨지금,우리가해온‘일’에과연‘미래’가있을지누구도확신하지못한다.
『우리일의미래』를공동기획하고편집한출판하는언니들*은1970년대초반에태어나1990년대중후반부터30년넘게책생태계를지켜온편집자들이다.이들은막연한불안이미래를뒤덮고있는지금,우리가속한세계가향하고있는방향을구체적으로바라볼필요성에깊이공감하면서1년간이프로젝트를준비했다.『우리일의미래』는시대의징후를놓치지않는편집자의시선과오랜업력으로다져온전문가들과의깊은관계를바탕으로,동시대의요청에가장활발히발언하는연사들을초청해우리세계를조망하고불확실한미래를전망한책이다.
디지털전환의시대,책과책방그리고출판의미래는어떻게될까?기후위기와생물다양성이무너지는상황에서우리는무엇을할수있을까?인간의욕망을내려놓고공간의‘심장’에자연을들이는일은어떻게시작할수있을까?정보를‘읽고쓰지’않고‘보고찍는’시대,뉴스는어떻게변화할까?여성혐오를자원삼아주목을끌고수익을창출하는지금/여기의사이버스페이스를페미니즘은어떻게사유하고있을까?더안전하고정의로운기술,지금보다더사회와연결된과학은가능할까?
정원,생태,과학,출판,언론,문화비평현장의최전선에선여섯명-정원가김봉찬,조류학자박진영,과학기술학자임소연,출판평론가한미화,기자장일호,문화비평가손희정-이“고심해서건넨한마디,한문장”에는“삶을걸고자기일과대결해온사람들”의성찰과혜안이녹아있다.불투명한미래를각자의자리에서개척해온이들이전환기를함께고민하며공동체의미래를모색하는자리에독자여러분을초대한다.
*출판하는언니들:여성1인출판사다섯곳(가지,메멘토,목수책방,에디토리얼,혜화1117)의대표인박희선,박숙희,전은정,최지영,이현화가함께하는연합모임이다.
2.#아날로그의힘#시민과학#자연주의정원
#디지털페미니즘#1인칭과학#솔루션저널리즘
각분야의최전선에선6인의필자가전하는
전환기적통찰과분야별전망
6인의필자가제시하는새로운시대흐름과전망은,막연한불안을밀어내고미래에대한기대와지적흥분을불러일으키기에충분하다.‘자연주의정원’,‘시민과학’,‘아날로그의힘’,‘솔루션저널리즘’,‘디지털페미니즘’,‘1인칭과학’은현재각분야에서가장뜨겁게논의되는개념들로,분야별전문가들이시대의도전에어떻게응전해왔는지를보여주는결괏값이라해도과언이아니다.이들의이야기에서우리는,비슷한미래를꿈꾸는사람들과의‘연결’이좀더나은세상을만들어가리라고희망할수있다.
활자인쇄매체에미래가없다고이미결론을내버린시대에이업계사람들은자기‘일’의미래를어떻게그리고있을까?출판평론가한미화는독서인구감소속에서도꾸준히늘어나는동네책방에주목하며,‘아날로그세계를지키고싶어하는마음들’이있는한“책도,출판도,책방도먼미래야모르겠지만적어도내일까지는우리곁에있을것”이라확신한다.기자의역할이뉴스전달에서“더넓어져야하고,넓어질수있다”고믿는장일호는,정보전달자체에가치를둔“따옴표저널리즘”을넘어대안을찾고해법을제시하는“솔루션저널리즘”의가능성을『시사IN』의사례를들어소개한다.
기후위기와급변하는생태계환경아래에서다양한생물종과공존하려는의지는생물학과정원분야에서더욱절실하게드러난다.정원가김봉찬은“가늘수록,작을수록,약할수록,흐릿할수록”심오한깊이감을주는식물의본성을살려,정원을건축과조경의부속물이아닌‘공간의심장’으로만드는자연주의정원철학을들려준다.“자연의이자를넘어서원금까지소진하는”인간에게공존의길을모색해야한다고경고하는조류학자박진영은,생태적위기를극복할단서로“시민과학”의가능성을탐색한다.
가장급진적인이론이자실천인페미니즘이마주한과제는,어쩌면이시대의가장중요한의제일지모른다.돈을벌기위해타인을‘기꺼이’짓밟는지금/여기의사이버스페이스에저항하며,‘디지털은비물질적’이라는우리시대의미망에도전하는‘급진적디지털페미니즘’은페미니스트에게주어진새로운사유의장이다.과학기술분야에내재된편향과고정관념에강한문제의식을가진과학기술학자임소연은,페미니스트과학하기의일환으로자신이생산하는지식에위치성을드러내는‘1인칭과학’개념을소개하면서신선한앎의충격을선사한다.
3.체제를교란하면서세계의고통에응답하는,
작고부드러운것들의지적연대의기록
여섯명의필자를‘우리’로묶는끈은무엇일까?필자들이스스로제시한키워드는‘교란’‘급진성’‘응답’‘연결’이다.각기다른단어지만,결국세계의부정의와고통에응답해야하는‘책임’그리고사회와더깊이연결되고자하는‘의지’를이야기한다는점에서이들은서로어깨를겯는다.
장일호는앎과미래의경계를확장하는‘교란’이라는단어로여섯편의이야기를갈무리한다.예컨대김봉찬의이야기가수직적인도시의경계를무너뜨리는부드러운교란자로서정원의역할을강조한다면,과학기술학자임소연의이야기는소수의엘리트를위한‘지식’을거부하고기존의과학지식체계에도전하는‘교란’의대표적인모습을보여준다.여전히좋은기사의힘을믿으며레거시미디어의구실을고민하는그도“유튜브의클릭장사가더진실하다는믿음이지배하는시대”의교란자일것이다.
한편,한미화는자본이되지않을뿐더러그것으로부터외면받는책과책방,정원,생태,레거시미디어,페미니즘,다른과학에대한이야기들이가진‘변방의급진성’에주목한다.그에게“탄생부터지금까지언제나꿈을꾸는”책은그가운데가장작고돈이되지않는이야기지만,“역설적으로그래서미래를살아가는큰힘이될수있다”.
손희정은지난10년간한국대중정치의장과민주주의에격정적으로응답해온이론이자실천으로페미니즘을이야기한다.박진영이생물종전체에위협을가하는인간에게사라진종을복원하고자연을되살릴무거운책임이있다고말하듯이,손희정은‘세계의비참과생명의고통에응답하려고애쓰는태도’로이이야기들을읽는다.
이렇듯이책은거대한체계밖의작고부드러운것들이어떻게세계를교란하고,그교란을통해다양한존재가공존하는더정의로운미래를꿈꾸는지를보여주는지적연대의기록이다.
4.다섯출판사가공동기획,공동편집으로참여한,
단순한협업을넘어선전례없는출판실험의결과물
‘출판하는언니들’이라는이름아래이번프로젝트를공동기획,편집한다섯명의편집자는각각자연생태,정원,과학,인문,문화예술분야에주력하는1인출판사를운영하고있다.2024년서울국제도서전에연합부스로참가하면서책세계에한생을바쳐온여성편집자들의관록과일하는50대여성들의활력을보여주었고,그여세를몰아2025년서울국제도서전공개를목표로두번째공동프로젝트인『우리일의미래』를추진했다.
이책은각출판사의색깔에부합하면서도현재가장활발하게논의되는여섯분야(출판,언론,과학,페미니즘,생태환경,조경정원)의전문가를초청해,각자자신이속한분야에서어떻게미래를준비하고있는지를살펴본릴레이강연회(2025년2월22일서울생활문화센터서교스퀘어)가바탕이되었다.
그간‘아무튼’,‘어딘가에는@있다’등여러출판사가하나의에세이시리즈를공동기획한사례는더러있었지만,인문,사회,과학,생태,정원등서로다른전문분야를그것도하나의콘셉트로수렴해단행본형태로공동제작한경우는매우드물다.
『우리일의미래』는단순한협업을넘어,‘교란,급진성,응답,연결’이라는이책의키워드에부합하는실천적활동을담은전례없는출판실험이다.유튜브,쇼츠등뉴미디어가전면에등장하는시대에도,책이라는전통적인매체를통해오늘을진단하고내일을전망하려는이기획은,전환기에발휘되는출판의고유한통찰력과책이여전히감당할수있는혁신의가능성을증명한다.이책은협력과상생을바탕으로한새로운출판모델이자,각자의자리에서성실히일해온사람들의지식과실천을연결한성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