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숨겨진 비밀 금고 (노동당 39호실장 전일춘 딸과 사위 증언)

김정은의 숨겨진 비밀 금고 (노동당 39호실장 전일춘 딸과 사위 증언)

$23.00
Description
김주애 까르띠에 시계, 그 돈은 어디서 흘러오는가.

김정은의 은밀한 비자금 루트 첫 폭로서
노동당 39호실장 전일춘 딸과 사위 증언
수령의 금고, 36국의 정체

김정은 비밀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다

김정은의 비자금은 어디에서 생겨나 어디로 흘러가는가. 이 책은 그 오랜 물음에 답한다. 저자는 공개 자료의 반복이 아니라, 권력의 심장부에서 포착한 조각 증언과 문서, 관찰을 촘촘히 엮어 김정은의 ‘개인 금고’가 어떤 조직과 절차로 움직이는지 전체상을 최초로 공개한다.

36국: 사적 비자금의 허브
핵심은 국무위원회 36국(구 본부서기실 36과)이다. 36국은 당·국가의 공식 예산 통제선 밖에서 작동하는 사적 비자금의 허브로, 김씨 일가의 생활·의전·물자 조달과 직결된 ‘비밀 금고’다. 이 책이 포착한 도면에 따르면, 널리 알려진 노동당 39호실이 ‘당 자금(공적 비자금)’을 다룬다면 36국은 ‘혁명 자금(사적 비자금)’을 관리한다. 두 지갑은 성격도 회계도 다르지만, 최종 의사결정은 한 사람에게 수렴된다. 이 근본적인 비대칭과 불가시성 때문에 김정은의 금고는 어떤 기관에서도 제대로 감사받지 않고, 허락받지 않은 사람은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절대 성역’으로 남아있다.
저자는 36국의 기능을 ‘조달-집행-보위’의 삼중 구조로 설명한다. 본부서기실은 원래 일정·의전·문서 정리 같은 일상 지원을 맡되, 36과(현 36국)를 축으로 비자금 관리와 해외 물자 조달까지 끌어안아 김씨 일가의 사생활 보호와 통치 환경 유지에 관여한다.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전 동선 점검처럼 외부 일정의 세부 보안까지 서기실 라인이 직접 챙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즉, 정책 보좌 기구라기보다 ‘수령 개인 비서실’이자 ‘그림자 재무부’로 기능한다.

36국과 39호실의 기계적 분업 또한 이 책이 밝힌 내부 작동 원리 중 하나다. 36국의 현금 인출과 계정 운영은 대체로 39호실 창구를 타고 흐르며, 해외 과업을 수행하는 파견 인력은 주재 대사관의 당 조직 통제선 바깥에서 움직인다. 이들이 평양으로 보내는 물품·화물은 운송 수단을 불문하고 ‘최우선’으로 처리된다. 김씨 일가의 방탄 차량과 사치품부터 특정 식료품, 의류·향수 같은 생활재에 이르기까지 ‘생활 유지 사슬’이 전 세계 공급망과 직접 연결돼 있다는 뜻이다.

책의 장점은 이 ‘검은 회계’가 어디에서 발생하고 어떻게 은닉·세탁되는지에 관한 추적을 핵·미사일 재원 문제와 한 화면에 걸어놓는 데 있다. 저자는 “혁명 자금은 어디에서 발생하며, 어디에 은닉되고, 어떻게 관리되는가. 핵과 미사일에 쓰이는 자금은 어느 주머니에서 나오는가”라는 질문을 독자의 앞에 고정시킨다. 답은 단선적이지 않다. 다층의 비공식 경제, 우회 거래, 대외 네트워크, 조직 간 ‘교차 회계’를 통해 재원이 이동하며, 그 과정 전체를 쫓는 일은 결국 권력의 내부 문법을 해독하는 일과 맞닿아 있음을 이 책은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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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류현우

저자:류현우
전쿠웨이트주재북한대사대리
북한의외교관.1972년평양에서태어났다.평양외국어학원(중·고등학교6년제),평양외국어대학(아랍어과)을졸업했다.조선인민군공군에서군복무를마친후외무성중동과에배치됐다.쿠웨이트주재북한대사관대사대리로일하던2019년9월탈북해대한민국에정착했다.
아내는‘김씨일가의금고지기’로알려진북한노동당39호실실장전일춘의외동딸.장인집에서17년간처가살이를했다.처가는현철해,박재경,김양건,오극렬,박남기,강석주,김계관을비롯한당과군부의최고위층이거주하는평양대동강구역의‘은덕촌’이라는60평형대아파트단지였다.
탈북을계획한후가족을어떻게설득할지고민이었으나아내역시탈북을결심한상태였다.아내,딸과함께입국해국가정보원조사를마치고2019년12월말한국사회에첫발을내디뎠다.2024년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제21기상임위원으로위촉됐다.
김씨일가에대한맹목적충성과무조건적복종에세뇌돼‘수령의노예’로살아온지난날을부끄럽게여긴다.지금은마음껏자유를향유한다.자유는저절로차려지는것이아니라쟁취해야하는것임을깨달았다.운명의희롱같던탈북은하나님이선사한기적이라고믿으며살고있다.

목차

|저자의말|아무것도하지않으면아무것도변하지않는다

|Prologue|나는왜탈북을선택했나

PART1핵보유국의‘꿈’

1생존을위한핵외교
북한은가격만적절하면친할머니도팔아넘겨두바이우주대회참가를성사시켜라“왕진승인바람”…북·미회담중재나선사우디아라비아국제사회에우리핵보유에대한면역을조성하라김일성의4강외교유훈김정은-트럼프정상회담참여자들의불운한운명북·미정상회담에서외무성이배제된이유‘하노이북·미정상회담’이‘베트남공식친선방문’으로둔갑매일아침9시,김정은책상위에놓이는미국정세보고서북한외교양대산맥,당외교와국가외교이명박‘비핵·개방·3000’북한외교관들의반응3·1절100주년쿠웨이트공동행사에서드러난위장평화의진실

2외교관의고된일상
50만달러‘구걸외교’로1급훈장을받다시리아가지원한인광석20만t과김정일의구두친서김정일지시로변화된외교관양성체계‘쿠웨이트왕자’구워삶은리수용의‘개별외교’갹출한3만달러로김정은에게‘정성품’진상하다김정일김정은의말사랑…아랍순종마가격알아보라기적의3일…북한17세이하여자월드컵대회우승삼시세끼소꼬리탕·우족찜·천엽무침을대접하다‘불경죄’로혁명화거치며‘폐인’되다IS가리비아에서납치한의사부부몸값3000만달러양정액조차냉동보관못하는북한의전력실태김정은에게보낼‘축전’구걸하는북한외교관북한외교관들이불법장사에나서는이유쌍둥이자매의생이별로바뀐외교관자녀해외파견규정앞목은짧고뒷목은길어야한다‘자유의물’먹은자녀들탓에골머리앓는외교관노동당39호실이외무성에할당한주체사상선전비30만유로간부출장경유지로뜬‘쇼핑천국’두바이암호전문OS는북한이자체개발한‘붉은별2.0’북한-이스라엘비밀회담

3국제사회의냉혹한무시,국제적고립
나를보고‘은둔의지도자’라는데밖에나가소리좀내도록해야겠소한국장관은만나고북한국가수반은안만난이집트대통령박근혜우간다방문이초래한외교고립검둥이들은겉만시커먼게아니라속도시커먼놈들이오아부다비주재북한대사관개설승인철회한UAE국가수반한명도참석하지않은전승60돌행사중국이북한에주는3대원조코트라맹활약에신경곤두선북한외무성얼굴없는북한외무성대변인정동학사우디아라비아에주체사상전파하라축전이원수님에게와야지,왜김영남에게오냐?김정은의변덕스러운직함바꾸기류경식당종업원집단탈북으로바뀐인사규정멀쩡한탈북자다리부러뜨려호송하는보위원들외무성면담실에설치된국가보안성도청기알바데르그룹회장의일침“어린학생집단체조동원은인권유린”두바이서점에서팔리는탈북민수기《평양의어항》교과서부족해대물림하는북한초등학교김정은존함을책에모시는방법오토웜비어의불쌍한죽음과‘인질외교’북한인권결의안은김정은의아킬레스건

4대북제재가몰아온궁핍의쓰나미
북한돈줄깡그리말려버린대북제재고려항공평양-쿠웨이트노선폐쇄거주비자발급불허된해외북한노동자들“대사는한달내로쿠웨이트떠나라”삿대질에고성까지오간면담손님없는국경절연회,외교단의집단보이콧마식령스키장리프트와곤돌라구입하라!김계관“개혁개방은말조차꺼내지말라”이집트오라스콤의북한투자는어떻게시작됐나김정일“나기브선생,류경호텔에유리를씌워줘서고맙소”강석주와리수용은사이나쁜개와고양이관계오라은행에서사라진100만유로마식령스키장은‘김정은전용’겨울오락장‘에이즈청정국’이라고자랑하더니…피자보다는냉면한그릇더먹겠다는평양시민

5중동에범람하는평야의무기
외교행낭에담겨평양으로운반된2160만유로두바이의암호화폐탈취전문해커전사19人하마스자금운반한공작원최진명RPG-7로켓1만발이란으로운반하라!로켓추진식RPG2만4000발이집트로운반한‘지선호’알제리특수부대에훈련교관파견하다외국정보기관에노출되지않도록항로바꿔라!북한군부가“알을낳는리비아”라고일컬은이유카다피의핵포기요구에분노한김정일“양대가리새끼가…”리비아외화벌이되살린‘용기있는’인민군군의국장“무관부는7개국가에만남기고모두철수시키시오”

6평양엘리트의이중생활
간부사모님들“남조선물건이면모두OK”‘1등신랑감’외무성총각에게인기가‘꽝’인간부따님들대동강반에서열린맥주축제…북한산‘대동강맥주’의비밀‘솔soul푸드’찾아한국식당·마트찾는북한사람들북한외교관이일하고싶어하는나라는?“정성품은봉건시대왕에게상납하던진상품과같다”남조선영화시청한‘죄’로노동혁명화간여직원들외무성제1부상김계관방에침입한신원불명자2人청사에서날아간이상한전파…외무성에‘간첩’있다최선희북미국장인사둘러싼알력다툼베이징공연직전평양으로되돌아간모란봉악단돈주고평양으로‘모셔오는’러시아예술단김일성·김정은기금헌금액으로충성도평가당세포비서는북한판‘홍위병’인터넷이끊기면평양은어떻게교신하나요?당고위간부태우고덜커덩멈춘엘리베이터

PART2백두혈통

1통제받지않는권력,백두혈통
“주애는나에게포도당이야”김정은의딸김주애목란관에서열린김여정결혼식“공주님남편이미남이더라”김정은생모고용희묘소에서만난김여정부부김정일생일파티빛낸‘큰대장’김정철김정철,아편달라고떼쓰다정치범수용소로사라진‘김정일넷째부인’김옥일가40년유랑생활끝내고평양으로귀환한김평일한국영화·드라마마니아는다름아닌김씨일가김정일이달아준장인의별명‘고압밥가마’“실장아바이…”병원에서만난‘대장동지’김정은“경애하는장군님,고맙습니다”김정일·고용희가준결혼선물끊이지않는김정은건강이상설,그리고봉화병원의료진김정은의만취로생사갈림길에서다“동무,오늘이닦았소?”입냄새영감들은나타나지말라북한간부들은왜김정은앞에서무릎꿇을까“왜그랬어!”‘애주가’김정은에게뺨맞은한광상

2보이지않는실세들
노동당조직지도부는왜힘이막강한가노동당중앙위원회본부서기실의사명김정은의숨겨진비밀금고,국무위원회36국수령을전지전능한하느님으로만드는노동당문서정리실조용원은어떻게2인자로등극했는가김정은후계체제확립‘일등공신’황병서김양건·리제강사망은암살아닌교통사고김정일용인술“금처럼영원히변치말자”김정은과직통으로연결되는‘영도전화기’존경과신뢰받는‘북한외교사령탑’김계관명야복야命也福也,연거푸생기는행복최선희마카오방코델타아시아은행사건으로곤경겪은장인‘한국인의밥상’최불암선생께감사와존경전한다김정은이언급한북한내‘강경파’는누구일까60세넘은노대기들은다물갈이해라‘항일투사’황순희가바로잡은노동당간부정책

2김정은의공포정치
장성택숙청의진실세상에고발한다!김정은‘역린’건드린장성택경축파티에서나온장성택‘폭탄발언’김정은돈주머니에눈독들이다최고사령관명령은안중에도없어김정은노발대발“병사들이민간인들에게매맞아죽어?”장성택운명예고한리룡하·장수길처형‘아내’김경희에게버림받다김정은“장성택화형지시”실토잔재청산위한반종파투쟁…연루자3000명大숙청3개월간강제된‘비판서쓰기’캠페인‘토사구팽’당한김정일의사람들김정남피살전보는‘제1부상친전’으로보내라‘김정남암살’기획은누가했나집행시까지유효한명령,스탠딩오더standingorder김정일키운황순희아들까지처형한김정은국가보위성물갈이한‘혜산사건’화풀이로처형된‘외화벌이영웅’황영철인민무력부장현영철졸다가‘총살’도청으로목숨잃은총참모장리영호여학생성상납‘황해남도당사건’국가반역죄로총살당한부총리김용진대동강자라공장‘선물중단’과지배인총살내막‘외무성간첩사건’진실과미국통한성렬처형조직지도부에끌려간후사라진‘민족공무원’‘심화조사건’으로풍비박산문성술家

PART3나의이야기
1고난의청춘시절
자강도에서겪은고난의행군과아사자마취제,항생제도없는병원수술실에서사흘굶어도둑질안할놈없다김일성종합대학기숙사앞어머니의만두장사‘코란경전’해설집때문에집안풍비박산날뻔삐라통해안‘남조선국호’대한민국눈오면고역치르는공군‘영실’이만난‘달기모가지’인민군들군과주민에스며든‘성조기’와‘대한민국’

2탈북전야의번뇌
‘100일천하’로끝난외무성제1부상서기북한외교관의‘웃픈’농담“너희나라는왜그러냐?”스페인주재북한대사관피습사건의진실‘김정은방침’도못막는외교관의불법장사스스로북한간첩이된‘빨갱이’한국인서울에서다시만난개성공단사람들김일성·김정일‘배지’탓에곤경에처하다일생바쳐충성한대가가6개월치감자2㎏

|Epilogue|새날은반드시온다

출판사 서평

36국:사적비자금의허브
핵심은국무위원회36국(구본부서기실36과)이다.36국은당·국가의공식예산통제선밖에서작동하는사적비자금의허브로,김씨일가의생활·의전·물자조달과직결된‘비밀금고’다.이책이포착한도면에따르면,널리알려진노동당39호실이‘당자금(공적비자금)’을다룬다면36국은‘혁명자금(사적비자금)’을관리한다.두지갑은성격도회계도다르지만,최종의사결정은한사람에게수렴된다.이근본적인비대칭과불가시성때문에김정은의금고는어떤기관에서도제대로감사받지않고,허락받지않은사람은누구도범접할수없는‘절대성역’으로남아있다.
저자는36국의기능을‘조달?집행?보위’의삼중구조로설명한다.본부서기실은원래일정·의전·문서정리같은일상지원을맡되,36과(현36국)를축으로비자금관리와해외물자조달까지끌어안아김씨일가의사생활보호와통치환경유지에관여한다.김정은의러시아방문전동선점검처럼외부일정의세부보안까지서기실라인이직접챙기는이유도여기에있다.즉,정책보좌기구라기보다‘수령개인비서실’이자‘그림자재무부’로기능한다.

36국과39호실의기계적분업또한이책이밝힌내부작동원리중하나다.36국의현금인출과계정운영은대체로39호실창구를타고흐르며,해외과업을수행하는파견인력은주재대사관의당조직통제선바깥에서움직인다.이들이평양으로보내는물품·화물은운송수단을불문하고‘최우선’으로처리된다.김씨일가의방탄차량과사치품부터특정식료품,의류·향수같은생활재에이르기까지‘생활유지사슬’이전세계공급망과직접연결돼있다는뜻이다.

책의장점은이‘검은회계’가어디에서발생하고어떻게은닉·세탁되는지에관한추적을핵·미사일재원문제와한화면에걸어놓는데있다.저자는“혁명자금은어디에서발생하며,어디에은닉되고,어떻게관리되는가.핵과미사일에쓰이는자금은어느주머니에서나오는가”라는질문을독자의앞에고정시킨다.답은단선적이지않다.다층의비공식경제,우회거래,대외네트워크,조직간‘교차회계’를통해재원이이동하며,그과정전체를쫓는일은결국권력의내부문법을해독하는일과맞닿아있음을이책은설득력있게보여준다.

책의구성:3부구조
구성은세갈래로나뉜다.PART1‘핵보유국의꿈’에서는핵·미사일개발을둘러싼외교적공방과제재환경,중동·아프리카에서의무기·외화네트워크,국제기구·과학행사무대에서의‘외교적위장’시도를현장감있게복원한다.PART2‘백두혈통’에서는본부서기실과조직지도부,36국·81과같은서기실라인의실체,‘영도전화기’로상징되는직통보고체계,그리고장성택숙청등공포정치의메커니즘을내부증언과문서흐름으로재구성한다.PART3‘나의이야기’는저자의탈북과한국정착기,그리고‘왜지금이증언을기록해야하는가’에대한동기를고백한다.이삼중구조덕분에독자는자금·권력·폭력이어떻게서로를정당화하며순환하는지,구조와인간의서사가어떻게얽히는지동시에보게된다.

특히PART2는본부서기실을둘러싼일반적오해를정면으로다룬다.한국에서흔히‘실세중의실세’로묘사되는본부서기실이실제정책결정에직접참여하는조직이아니라,수령에게상신되는문건의분류·비준동선,일정·의전·경호,그리고‘사생활·비자금관리’등통치환경전반을관리하는‘수평허브’라는점을근거와함께제시한다.이때36국과일부부서는서기실장에게조차내용을공유하지않고김정은에게직보하는별도통로를갖는다.통치시스템의핵심은‘보안과집중’이며,자금은그핵심을밀착보좌한다.

폐쇄된북한체제심층해부!
서술의신뢰도는‘접근’에서나온다.이책은노동당39호실장을지낸전일춘의가족증언,즉최상층의생활과금고에가장근접했던사람들의관찰을통해폐쇄된체제의내부를해부한다.단편적풍문이아니라,오랜기간축적된업무관행과전화·문건의흐름,각부문간보고체계를통해그림을맞춘다.‘김정은의숨겨진비밀금고’라는제목이과장이아님을,독자는‘누가돈을움직이고,어떤문으로오가며,누가장부를보는가’라는작동질문을따라가며확인하게된다.
읽는재미도분명하다.중동외교현장에서의‘왕진승인바람’식암호전문,국제우주연맹가입·참가를둘러싼외교적해프닝,제재국면에서파생된‘외화벌이’의우회로등은건조한내부문건을넘어사건의결을살린다.이에피소드들은하나의공통점을지닌다.모든길은결국‘금고’로통한다는것.제재가촘촘해질수록우회로는늘어나고,우회로가늘어날수록36국의필요성과영향력은비대해진다는냉정한역설말이다.

무엇보다도이책은‘비밀’자체보다,비밀을가능하게하는제도와사람이만드는시스템을겨냥한다.장성택숙청의전후맥락,‘비판서’캠페인과대숙청,보위·경호라인의분기와직보체계,서기실내부의직제·거주·보고관행에대한기술은결국하나의결론으로모인다.북한통치는‘보안?직보?자금’의삼각편대로유지되고,36국은그삼각형의밑변을담당한다는점이다.

장성택숙청과대숙청의파장
남한사회에최초로공개된내용도주목된다.장성택처형의전후맥락을복원하면서저자는공포정치가어떻게‘돈의통로’와맞물려작동했는지,그결과조직전체가어떤계열정비에들어갔는지를보여준다.장성택사건이후당행정부가‘종파의본산’으로지목돼전면해산됐고,전당·전사회단위의반종파투쟁과‘비판서쓰기’캠페인이일제히전개됐다.이어진잔재청산과정에서처형·정치범수용소이송·좌천이광범하게일어났고,피해인원은수천명에이르는것으로추정됐다.

그과정에서드러난일화들은권력의무자비함을전한다.장성택주변에서‘아부·상납’의통로로지목된기관책임자들이사형을당했고,수사개시직후자택에서가족과동반극단적선택을한운전기사,고층아파트에서몸을던진서기비서의비극적결말이이어졌다.권력핵심부에서벌어진이체포·처형·자살의연쇄는공포의양식을통해충성과침묵을강요하는체제의실물을증언한다.

대외공작과보위라인의분기도책의중요한축이다.해외암살·파괴공작과첩보활동은정찰총국과통전부문화교류국이주도해왔고,김정남암살역시그맥락에서읽힌다.저자는‘김정남을암살할이유가있는쪽은북한,더정확히는김정은밖에없다’는결론이국제수사·재판의굴곡속에서도설득력을잃지않았음을,현지보위간부들의발언과인사이동,그리고사건직후의외교네트워크움직임으로보여준다.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공항에서벌어진사건의디테일은냉혹하다.김정남얼굴에서치사량을넘는VX가검출됐고,현장에서도주한북한국적용의자4명과체포된여성2명을둘러싼공방이장기간이어졌다.전세계언론이연일톱뉴스로다루는가운데,각국북한대사관은밤샘체제로보도를취합해평양에올렸다.불과이틀뒤,평양은‘대사친전’지시로보고접수창구를좁히며정보흐름을중앙으로집중했다.이‘보고의수축’은사건의국제여파를통제하려는체제의본능을드러낸다.

결국역사를움직이는건‘사람’과‘선택’
저자는왜지금,이기록을세상에내놓았을까.“아무것도하지않으면아무것도변하지않는다”는고백에서출발한이책은,가족과고향을뒤로한탈출이후한국에서의생활,그리고‘침묵’과‘증언’사이의내적갈등을담담하게전한다.개인서사의울림은곧이책전체의윤리적근거가된다.권력의언어로쓰인문서와암호,물류전표와예산의그림자너머에서,결국사람과선택이역사를움직였다는사실을환기한다.

‘김정은의숨겨진비밀금고’는북한을보는시선을바꾼다.‘핵?외교?제재’라는큰프레임의이면에서,실제로통치를떠받치는것은보이지않는회계와그것을움직이는소수조직이라는사실,그리고그회계의실무·보안·생활이한덩어리라는사실을하나의서사로증명한다.

이책을덮고나면독자는질문하게된다.국가의금고가아닌‘수령의금고’로흘러들어간돈,그돈을둘러싼삶과죽음,충성과배신의기록을앞으로어떻게다뤄야하는가.북한독재정권과그아래에서자행되는끔찍한처형과인권말살에대한‘면역’이아니라그‘책임’을묻는독자에게,이책은가장구체적인출발점을제공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