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 곱빼기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짜장면: 곱빼기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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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내가 해주는 음식을 가장 맛있게 먹어주는 사람이 박찬일이다. 그는 그냥 ‘목란’ 선수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짜장면을 직접 만들던데 그건 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닌 건 아닌 거다. 짜장면은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다. 와서 먹기나 해라, 박찬일.

2인조 짜장면 추적단을 꾸려 대한민국 면면촌촌 맛있는 짜장면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는 사람. 유년 시절의 많은 추억이 당구장에서 내기 당구를 치며 시켜 먹던 짜장면 곱빼기로 귀결되는 사람. 술에 취하면 김유신 장군의 말처럼 무의식적으로 중국집을 찾아가는 사람. 그러다 짜장면에 코를 박고 잠이 드는 사람. 짜장면을 좋아하다 못해 그 역사와 유래와 문화와 전통을 파고들어 깊게 공부한 사람. 그러다 결국 대림동 중국 마트에서 춘장을 사다가 직접 짜장면을 만들어 먹는 사람. ‘짬뽕 전문점’이 우후죽순 생겨나도 ‘짜장 전문점’은 없다는 것이 한없이 안타까운 사람. 그렇게 짜장면이라는 기름지고 걸쭉한 검은 늪에 빠져 평생을 허우적거리고 있는 사람.
그런데 알고 보면 아주 오래전 이탈리아 유학을 떠나 이탈리아 음식 전문 요리사가 된 사람. 지금은 돼지국밥과 평양냉면을 주메뉴로 하는 식당 ‘광화문국밥’과 무국적 퓨전 양식을 선보이는 ‘로칸다몽로’를 운영하는 사람. 바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맛깔스러운 글을 쓰는 박찬일 셰프의 이야기다. 세미콜론에서 출간하는 음식 에세이 ‘띵 시리즈’의 열네 번째 주제, ‘짜장면’ 편을 쓴 장본인이기도 하다.
저자

박찬일

서울에서났다.1970년대동네화교중국집의요리냄새밴나무탁자와주문외치는중국인들의권설음을생생하게기억한다.그장면이식당에스스로를옭아맬징조였음을이제야깨닫는다.이탈리아요리를전공했으며,국밥에도적당히미쳐있다.이탈리아요리는하면할수록알수없고,한식은점점더무섭다.『노포의장사법』같은책을내면서한국의노포식당붐을주도했다.제일좋아하는술안주는그냥김치한보시기,면넣지않은간짜장소스와잘지진군만두다.

목차

프롤로그나는짜장면으로이루어진사람이다

나는왜짜장면에매혹되는가
부원반점이문을닫았다
중국집주방장이날리던시절
없으면만들어먹는다
전국의짜장면집순례

에필로그그많던짜장면은어디로갔을까

추천의글박찬일덕분에ㆍ이연복

출판사 서평

환영과송별의순간,우리가선택한짜장면

우리에게짜장면은굉장히익숙하고대중적인음식이기도하지만,실은어떤재료로어떻게만드는지,언제어디에서유래된음식인지,제대로알지못하고먹는것도같다.한때맛있는외식의상징이기도했으나이내저렴한값에만만하게때우는한끼로전락하기도했다.“어머니는짜장면이싫다고하”시며자식들에게양보해야했던노래가사는결코과장이아니었고,중국집에모인회식자리에서“각자먹고싶은거시켜,난짜장면!”했다는얄미운부장님이야기는전설처럼전해내려온다.
1997년크게인기를끌었던어느통신사광고“짜장면시키신부운~”을통해서도쉽게짐작할수있듯‘배달음식’의대표주자였던짜장면은,배달업체의발달과넓어진배달권역탓에점차우리식탁위에오르는일이줄어들고있다.굳이짜장면이아니더라도배달시켜먹을수있는음식은기하급수적으로늘어났다.그렇게진짜맛있는짜장면집은하나둘문을닫았다.겨우명맥을유지해오는노포몇군데에서나제대로하는짜장을찾을수있고,매운음식에대한선호도가높아지면서차츰짬뽕에게중식당메뉴1위의위상을넘겨주고있다.
그러나이삿날에도,졸업식날에도,숱한환영과송별의순간마다우리는습관적으로짜장면을선택했다.기쁨도슬픔도아쉬움도시원섭섭함도짜장면과함께였다.그렇게감정이복잡한날의식사에유독짜장면이많았다.요리의국적은애매하지만우리나라대표소울푸드라불리는데에는다그럴만한이유가있었을것이다.그야말로짜장면은대한민국근현대사와그맥락을함께해오고있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

짜장면추적단박찬일이예찬하는
기름지고걸쭉한,검은늪의세계

이책은글쓰는셰프박찬일이사랑해마지않는짜장면에대한예찬이며찬가다.21세기우리에게친숙한프랜차이즈짜장면부터짜장면한그릇에100원하던시절을관통하여대한민국에처음짜장면이도래하던130여년전으로거슬러올라간다.뿐만아니라달걀프라이얹어주는‘간짜장’의부산,출출할때중간에먹는다고해서붙여진이름‘중깐’의고장목포등전국팔도의내로라하는중국집노포탐방은물론중국과일본등아시아국가의짜장면비교까지시공간을넘나들며밀도있게이어진다.
그렇게직접먹어본것을토대로박찬일식으로재구성한양국의짜장면레시피도수록되어있다.집에서간단하게따라만들어볼수있도록,칼국수나우동등대체가능한시판용면을선택하는기준과직접밀가루를치대면을만드는방법까지꼼꼼하게소개한다.여기에왕육성,이연복등대한민국최고중식셰프들의생생한증언도페이지곳곳마다쏟아진다.철저한취재를바탕으로어느하나허투루적지않았다.요약하건대,이책은짜장면에대한흥미로운‘에세이’이면서,동시에꽤나묵직한‘인문학적보고서’인셈이자,실용적인‘레시피북’이다.요리를업으로하는사람만이가질수있는전문성에좋아하는마음이더해지면이토록무서운일이벌어진다.
그리하여짜장면의면은왜노란색을띠는지,중국본토의짜장과한국의짜장은무엇이어떻게다른지,‘짱깨’라는말은어디서유래되어비하의뜻까지담게되었는지,1970~1980년대우리나라에정착한화교들이어쩌다자연스럽게중식요리를배우게되었는지,소위말하는‘불맛’은어떻게낼수있고대한민국에왜유행이되었는지,중국의‘춘장’과우리나라의‘된장’은어떻게같고어떻게다른지,짜장면과간짜장면외에도쟁반짜장면은어떻게시대의흐름에발맞춰변화해히트를쳤는지,한그릇의짜장면이손님앞에놓이기까지중식당주방에서어떤일이벌어지고있는지,우리는이책을통해모두알수있다.
평소중국집에서짜장이냐,짬뽕이냐,갈등하시는분이라면주목!이번만큼은박찬일셰프가들려주는흥미롭고군침도는짜장면이야기에젓가락을푹담가보자.

박찬일과이연복,오랜우정과짜장면에대한진심

마지막으로,여러방송프로그램을통해중화요리계의국민스타가된,‘목란’이연복셰프가쓴추천의글이눈길을끈다.꽤나오래전으로거슬러올라가는두사람의두터운인연이훈훈하다못해갓볶은짜장처럼뜨겁다.진심을담아한글자한글자눌러쓴흔적이역력하지만짜장면에대해서만큼은엄격하다.‘목란’이여기까지올수있었던데에는오랜세월박찬일셰프가짜장면을먹으며격려해준덕이라고말하면서도,짜장면을집에서직접만들어먹겠다는박찬일에게이연복셰프는이토록단호하게말한다.
“짜장면은그렇게간단한게아니다.와서먹기나해라,박찬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