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선 뒤의 초조함 (박참새 대담집 | 김겨울 이승희 정지혜 이슬아 | 반양장)

출발선 뒤의 초조함 (박참새 대담집 | 김겨울 이승희 정지혜 이슬아 | 반양장)

$17.00
Description
★ 제42회 김수영문학상 수상 박참새 시인의 첫 번째 책 ★
출발 신호를 기다리느라 몸이 한껏 웅크려질 때
이완이 필요하지만 혼자의 힘으로는 도저히 안 될 것 같을 때
“나를 도와줄 수 있나요?”
저자

박참새

독립자.책을매개로다양한활동을전개하고있다.
가상실재서점‘모이(moi)’의북큐레이터,
팟캐스트〈참새책책〉의진행자이기도하다.

목차

시작하는마음

나의못남을견디기
김겨울

#1다중자아:동사를무력하게만드는힘
#2읽고쓰는삶:이게싫어지면어떡하지?
#3책너머의사람:아무리책이위대할지라도
#4만드는사람:단어를넘나드는창작에대하여

달리기를말할때내가하고싶은이야기
이승희

#1호흡과중단:속도말고,얼마나오래
#2영향력:‘내’가어딘가로가닿을수있음에대하여
#3기록:번거롭게사랑하기

나를움직이는사랑
정지혜

#1사적인서점첫번째이야기:시작과불안그리고종료
#2BTSLITERALLYSAVEDME:불안에대처하는사랑에대하여
#3사적인서점두번째이야기:따로또같이의시작

나도모르는용기
이슬아

#1과슬이:아득한과거에게
#2현슬이:너무가까운지금에게
#3미슬이:잘모르겠지만,다채로울미래에게

출판사 서평

‘가상실재서점’이라는독특한형태의큐레이션서점‘모이(moi)’를운영하며,도서를리뷰하거나낭독하는팟캐스트〈참새책책〉을진행하는등,책과관련된여러일들을지속해오고있는박참새의첫책『출발선뒤의초조함』이출간되었다.2021년6월,문화예술큐레이션플랫폼ANTIEGG를통해영상과녹취록으로공개된대담을기반으로한것이다.책을선별하고소개하는일에‘작가’라는타이틀을추가함으로써책을기반으로한그의외연이한층더넓어졌다고볼수있겠다.
대담에참여한사람은김겨울,이승희,정지혜,이슬아.동시대를살아가는2030세대의사랑과선망을널리받고있는네여성창작자이다.각자자기만의영역에서어느정도의성과를이루어냈다고도볼수있는결과물들이분명하다.지금한창본인만의속도로힘껏달리고있는그들에게도처음은있었고,막막한시절도통과했으며,방향을잃기도했을것이고,때로는넘어지기도하며실패와좌절을경험했을것이다.
대담의주제는‘출발선뒤의초조함’이라는제목에서짐작할수있듯이,이제막어떤일의출발선혹은인생의한전환점에선자가그보다먼저달려나간이들에게듣는이야기다.“앞으로‘어떻게’하면되는지”그막막한질문에대한해답을구하려한다기보다는“그동안‘어떻게’해왔는지”초조함과두려움을극복해낸구체적인사례에초점이맞춰진대화들이다.그두가지‘어떻게’중에서이들이이룬성취에대한조명은그동안많이있었다.숱한인터뷰혹은여러매체나책을통해전했던메시지역시이미많이노출되어있다.하지만그들역시헤매고불안했던‘초조함’에대한집중적인언급은극히드물다는점에서이책이갖는의미는크다.

김겨울,이승희,정지혜,이슬아
먼저출발한사람이들려주는고유하고분명한용기

대화의원형을대부분살려그대로적으면서도,입말을글자로옮기는과정에서다소매끄럽지못했던부분을보완해‘읽는콘텐츠’로서의가독성을높였다.대화의전문을주제별로나누어마치영화의신(scene)이전환되듯구분했다.여기에텍스트만으로는온전히전달하지못하는대담당시의표정,현장의분위기를지문(地文)의형태로괄호안에넣어최대한현장성을살리고자했다.실제극본에서도지문은대사만큼이나중요하고연기자의세세한표현력을높이는만큼,이들대화의기록역시이런장치로인해마치2인극공연의대본집을보는것처럼생생하다.여기에는‘빵터짐’‘입틀막’처럼흔히실제대화에서많이쓰는표현도가감없이그대로실었다.박참새특유의재기발랄하면서도상대방을편안하게배려하는화법으로심도깊은대화를이끌어가는모습을포착한것이다.
네번의대담을시작하고마치면서,그리고각각의신마다쓰인박참새의글은대담에임하는진행자로서의설렘을고스란히담고있으면서,짧지만강력한인물론혹은작가론으로도읽힌다.‘출발선뒤에선자’의대표주자이자네차례의대담을이끈사람으로서각대담마다전하고자하는메시지를박참새만의감각적인언어로정리했다.‘연서’라는이름의뉴스레터를꾸준히발행해오고있기도한그의글은이미확고한독자를보유하고있으며고유한영역을구축하는중이다.네대담자로부터얻은인사이트와섬세한그의언어가함께빚어낸이작은책은그보다광활한세계를담고있다.
당시진행된대담은QR코드를통해영상으로도감상할수있다.대담중에언급된온라인콘텐츠역시바로확인이가능하도록장치하여지면의한계를뛰어넘는독서경험으로까지확장이가능하도록했다.책으로엮는과정에서는당대의실력있는두사진작가여나영,류한경이세심한시선으로포착한대담장면을추가촬영하여책으로서의완성도를높이고소장가치를완성했다.

당신의발자국을보며나도손끝에힘을주고씩씩해집니다

네작가가이번대담을통해시사하는메시지는각기고유하고분명하다.유튜브채널〈겨울서점〉운영자이자라디오DJ이자글쓰는작가이자음악도만들고춤도추는,다양한자아를수행하고있는김겨울은“나의못남을견뎌야한다.”고말한다.지금은이게최선이지만앞으로더나아질기회와시간이충분히있다고믿는것이다.‘더잘하고싶다는마음’과‘내가별로라는인정’이있으면조금더대범해질수있다는것.‘하고싶은걸한다’는그의기조에도과연맞아떨어진다.그가만약자신의못남을극복하지못하고시작하지않았다면우리는지금의〈겨울서점〉도,그가쓴여러권의책들도,음악을만들고춤을추는그의모습도보지못했을것이다.그랬다면우리의삶이얼마쯤은건조하지않았을까.그러니완벽하지않았던그의시작은우리에게얼마나축복인가.
치기공을전공하고치과에서일하다불현듯진로를바꿔마케터가된이승희는,업을전환하는과정에서모든이야기를무조건받아적다가‘기록’의중요성을깨닫고‘내글’을쓰기시작했다.그는인생이라는달리기에서낯선환경에스스로를던져불안정한상황을자처하고조금쯤즐기는사람이었다.특별한계획을세우지않고그냥하는것.최종도착지가없으니,일단룰루랄라즐겁게가보는것.그것이그가전하는“달리기를말할때내가하고싶은이야기”다.어떤일이든하지않고후회하기보다하고후회하는쪽을택했고,때로지치는순간이오면무작정쉬기보다는불필요한자극을차단하고새로운일을통해스스로를넓혀감으로써극복했다는것도정말이지이승희답다.
단한사람을위한책처방을해주는‘사적인서점’을기획하고운영하는정지혜는‘좋아하는마음과애정,그리고그것이주는용감함’에대해이야기한다.완벽하게계획을세우는것도중요하지만일단무엇이든해보자고생각하면서,한편으로는무언가계속해야한다는압박감에괴롭기도했다.그럼에도성실함과진실함으로차곡차곡결과물을쌓아나가는우직함이있었다.그렇게좋아하고사랑하는것의영역을확장하며직업인으로서의자아와생활인으로서의자아를균형감있게챙기는일의중요성역시강조한다.“전속력으로달려보아야나의속도를가늠할수있다.”는그의말에우리는출발선앞에서서달려나갈준비를마친다.심장이조금씩빠르게뛰기시작한다.
플랫폼을거치지않고직접독자들에게글을배달하는〈일간이슬아〉를발행하고,10대들에게글쓰기를가르치며,‘헤엄출판사’를운영하고,장르를넘나드는글을쓰는작가이슬아는창작자의덕목으로‘끈기와용기’를강조한다.사랑받은경험과또사랑해본경험에서나오는용기,그리고우리가일을하면서겪는작은성취들로부터얻어지는용기말이다.‘불안’을기본값으로두고함께살아가되스스로를의심하지는않으며,나에게잠재된‘나도모르는용기’를발견하는과정은눈부시다.그렇게용기로연결된우리들을감각하면서최선과최고를향해나아가는여정은몹시든든하다.

결국네사람의이야기에서우리가공통적으로발견할수있는메시지는‘스스로를잘지켜낼수있는힘’이아닐까.마음과몸의번아웃으로부터,외부의부정적인평가로부터,더잘하는다른사람과비교하는마음으로부터말이다.나의못남을인정하고더잘할수있는미래를기대하며,환경의속도에내가적응할수있는만큼만맞춰살아보고,실패가예상되어도사랑을멈추지않고,어떤상황에서도용기를잃지않으며,그렇게뚜벅뚜벅나아가보는일.한발자국도헛된걸음은결코없음을깨달아가는일.

“저는그냥감사해요.계속해줘서요.존재만으로도정말희망도느끼고다행이라고도느껴요.멋진여성선배들을보면항상그런안도감을조금느낄수있어요.”

박참새의말이다.그리고아마도이책을손에들고읽어나갈모든이들의말또한될것이라믿는다.누구에게나가까이있든멀리있든,직접적이든간접적이든,먼저출발선을넘어달려가고있는주변사람들이존재한다.마치헨젤과그레텔이떨어뜨려놓은과자조각을보며집으로돌아가는길을찾듯우리도그들의발자국과흔적을더듬어우리만의길을스스로찾을것이다.
더이상언제울릴지모르는출발신호가두렵지않다.내가발걸음을내딛는그순간이바로시작이라는것을잘알게되었으니까.출발했다가힘들면언제라도잠시멈출수있고,길을잘못든것같으면기꺼이거꾸로되돌아가도된다는것을알게되었으니까.그리고우리의길고긴인생에서출발선에서는때는단한번유일무이한순간이아니라때때로자주찾아온다.출발이늦었다고해서결승선도착마저늦는것은아니며,혹여나늦게도착했다고해서실패한인생도아니다.비로소출발선앞으로대범하게나아가마음놓고후회할준비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