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 좋았던 것들이 하나씩 시시해져도 - 띵 시리즈 20

아이스크림 : 좋았던 것들이 하나씩 시시해져도 - 띵 시리즈 20

$12.00
Description
오랜 시간 동안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베스트셀러 『달의 조각』 이후 따스하고도 섬세한 글로 왕성한 집필 활동을 이어온 하현 작가의 신작 『좋았던 것들이 하나씩 시시해져도』가 출간되었다. 늘 세상에 대한 다정한 관심으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섬세하게 관찰하면서 자신의 내면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도 귀 기울일 줄 아는 작가. 에세이 작가로서의 천부적인 능력을 가진 그의 이번 화두는 띵 시리즈의 스무 번째 주제 ‘아이스크림’이다.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 여름이면 자연스럽게 입에 물고만 싶은, 달고 시원한 아이스크림. 사실 따지고 보면 여름에만 찾게 되는 것도 아니다. 전 세계인의 사계절 디저트이자 만인에게 사랑받는 간식이기도 한 것이 바로 아이스크림. 누구나 익숙하고 간편하게, 원할 땐 언제든 손쉽게 접할 수 있다. 그 형태나 종류도 다양하고, 세상의 모든 맛이 그 재료가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만큼이나 다채로운 이야기 가득한 이 책은, 그야말로 골라 읽는 재미가 있다.

저자

하현

〈아침마당〉과〈6시내고향〉이시작된해에태어났다.아빠손잡고상계동럭키슈퍼에다니던시절부터아이스크림을남들보다많이먹었다.지금은김포와망원과일산을오가며책을쓰고,책을팔고,책을읽는다.『달의조각』『어느맑은날약속이취소되는기쁨에대하여』『우리세계의모든말』(공저)등을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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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한없이쿨하고하찮은사랑

어쩌면이건어른의맛
작은쉼표를찍어주고싶다면
잠자는난쟁이의콧털을건드린날에는
언제나우리곁에
심심한이야기의쓸모
끝나고같이아이스크림먹으러가요
나만알고싶었는데!
우울한밤에는마트전단지를펼치고
아직아무것도끝나지않았어
보이지않는반쪽
추억필터없이도아름다운
만만한행복의나라
그럼에도사치가필요한날에는
혹시,설마,어쩌면,만약에
더나은내가될수있다는믿음
우리의최선을기억해
하늘색슬픔을가지고
팔다리가굵고췌장이건강한할머니

에필로그넘어진날에는차가운위로를

출판사 서평

슬픈일도화나는일도남김없이녹고나면,
깨끗한마음으로이렇게말할수있다!
“좋아,다시시작하는거야.”

살다보면우리는자주뜨거워진다.뜨겁게일하고,뜨겁게화내고,뜨겁게아프고,또뜨겁게즐겁다.그러다도무지견딜수없어지는순간도많이찾아오기마련.하현작가는그런삶의장면을포착해우리에게이야기를건넨다.
아이스크림가게에서아르바이트를하던시절막무가내로욕을하는손님을만났을때,우울한밤펼친마트전단지에서특가상품을만났을때,그리고1인노래방에서밤을새워노래를부르던날에도,할머니가돌아가셨을때에도,좋아하는뮤지션의음악을듣거나사랑하는소설을읽을때에도,항상아이스크림을먹었다.뜨겁게끓어오르다가다시차갑게식었다가를반복하면서우리의인생에는굴곡이생기고,우리의심신은단련되어왔을것이다.그런부침(浮沈)이나쁘지만은않다는것을이제는안다.앞으로다가올뜨거운일에도조금은의연해질수있는이유다.아이스크림을입에물고“까짓것.”하며또덤벼볼수있다.
아빠손을잡고동네마트에가던어린이시절을지나,운동회에서선보일율동연습을해야했던초등학생을지나,친구와함께학원가는버스를기다리던중학생을지나,황금같은방학을반납하고아르바이트에매진하던대학생을지나,약속시간에일찍도착해누군가를기다려야하는어른이되어서도,역시아이스크림을먹었다.그러는사이강산은두번도더변했지만아이스크림은거의그대로의모습으로존재한다는사실이놀랍도록든든하다.그렇게더나이가들어‘팔다리가튼튼하고췌장이건강한할머니’가되어아이스크림이녹기전에12층계단을오르고있을노년의하현작가를상상하면,그모습역시여전하다.계속해서주변을세심하게살피고,좋아하는아이스크림을세개씩먹으며,책상앞에앉아글을쓰고있을것이분명하니까.
바밤바,메로나,더위사냥,수박바,빠삐코,모두대한민국어느동네를가더라도골목슈퍼마다냉동실을지키고있는평범하고일상적인아이스크림들이다.어디하나특별할것없는간식이지만더없이소중한추억이장면장면깃들어있다.그밖에도영화<플로리다프로젝트>의어린이주인공무니,드라마<고독한미식가>의주인공고로아저씨등극중에서등장인물에게아이스크림이주요하게등장하는신을소개하며잠시일시정지버튼을누른다.우리의일상과크게다르지않게흘러가는화면속에서아이스크림은역시나작은쉼표가되어주었다.
그렇게아이스크림을좋아하다못해완전히파악하고있다는것.빙과업계의크고작은소식을모두수집하고있다는것.하현작가가알고있는아이스크림에대한‘TMI’도대방출된다.“올때메로나!”같이인터넷에서유행하는말부터일본에서출시된‘녹지않는아이스크림’에이르기까지다양하다.이뿐만이아니다.항상냉동상태로유통되는아이스크림에는표기된유통기한이없다는것,다만제조사들은너무오래된아이스크림은품질이떨어질수있으니제조일로부터1년을권장하고있다는것,또특정아이스크림의출시년도와그후속제품들의종류,더이상생산하지않아판매종료된아이스크림의목록들도꿰뚫고있다.하현작가의일상사이사이,대한민국에서세대를거쳐사랑받아온아이스크림의짧은역사를슬쩍살펴볼수있는것도이책을읽는또하나의재미.

뜨겁게일하고,뜨겁게화내고,뜨겁게아프고,뜨겁게즐겁다가
도무지견딜수없을때한입베어물던
아이스크림이건네는‘차가운위로’

평소달리기를마치고소위‘하드’라부르는막대아이스크림을먹는인증샷을꾸준히업로드하고있는,뮤지션이자작가요조가이책을먼저읽고추천사를썼다.인스타그램해시태그#신요조_오늘의하드를통해그간그가먹어온다양한아이스크림과그날의달리기기록을동시에확인할수있다.그리고스스로‘아름다운인생’이라표현하며,한입베어물었던‘시원하고달콤하고감사한’아이스크림에대해서,‘꼬박꼬박하드를챙겨먹는사람으로만들어버린그사소한진가’에대해서,하현작가가펼친아이스크림예찬론에격한공감을보낸다.
아마이책의저자하현도매일매일반복되는하루를열심히달리고비슷한기분으로아이스크림을찾지않았을까.그리고비슷한미소가입가에번지지않았을까.두사람에게‘차가운위로’가되었을아이스크림라이프를교차해상상해보는것도즐거운독서포인트가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