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노동

사랑의 노동

$22.00
Description
돌봄의 본질과 언어와 감각을 마주하는 강렬한 기록!
이 책은 인간의 조건인 돌봄의 현장과 이론을 정확하게 아우른다. 저자는 사랑과 노동 사이의 오랜 논쟁을 ‘사랑의 노동’으로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정희진(여성학자)

간호사, 의사, 간병인, 사회복지사,
아이를 키우는 부모와 부모를 돌보는 자녀……
나를 돌봐온 존재들과 내가 돌보는 존재들의 이야기

돌봄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기록해낸 5년간의 취재

돌봄공백, 독박돌봄, 영케어러, 돌봄사각지대…… 지난 몇 년간 돌봄은 각종 문제이자 ‘위기’로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었다. 동시에 고령화부터 양극화, 공공서비스 붕괴, 젠더 불평등, 환경 파괴, 기후위기까지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할 핵심적 방안으로 ‘돌봄 사회로의 전환’이 논의되고 있다. 어느 때보다 돌봄의 가치와 보편성을 강조하는 의제와 담론이 늘어났지만, 여전히 사회적 논의는 불충분하고, 돌봄 수요의 끊임없는 증가 속에서도 만성적인 저평가와 저임금·불안정 노동화, 인력·예산 부족, 돌봄 정책과 일선 현장의 괴리 등의 문제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인간은 모두 돌보고 돌봄받아야만 살아갈 수 있음에도, 우리 각자에게 돌봄이 내가 하고 싶지는 않은 것, 그 중요성을 인지한다 해도 그저 두렵고 막막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 현실을 짚어야 할 것이다. 돌봄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이뤄지고,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구체적으로 질문하고 세밀하게 살펴봐야 할 때다.
『사랑의 노동』은 간병인, 간호사, 의사, 사회복지사, 연구자, 활동가, 아이를 키우는 부모와 부모를 돌보는 자녀 등 수많은 돌봄 당사자들의 이야기와 경험, 상호작용을 담아내는 책이다.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저자 매들린 번팅은 5년간의 취재를 거쳐 이 책을 써냈다. 종합병원, 호스피스, 시설, 일반의(GP) 진료소, 가정, 시민단체 등 다양한 돌봄 현장을 참관하고 구성원들을 인터뷰해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한다. 이뿐 아니라 관련 통계, 문헌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통해 사회적 돌봄에 관한 거시적이고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조망하고, 돌봄의 역사적 측면까지 훑는다. 가사노동, 치료, 회복, 사랑의 관계를 주제로 한 문학과 예술을 다룸으로써 돌봄의 세세한 결을 풍부하게 드러내기도 한다. 그에 더해, 각 장의 끝에서 돌봄과 밀접한 단어를 제시하고 그 어원과 의미를 밝힘으로써 우리가 돌봄을 이해하는 방식을 주조하는 문화적 배경 또한 들여다보고자 한다. 단연 돌봄이 처한 풍경에 관한 깊이 있고 종합적인 기록이라 할 만하다.

저자

매들린번팅

영국의저술가.《가디언(TheGuardian)》의부편집장이자칼럼니스트로활동했다.『러브오브컨트리:헤브리디스제도여행기(LoveofCountry:AHebrideanJourney)』는웨인라이트골든비어도서상최종후보와샐타이어논픽션부문올해의책후보에올랐다.『땅뙈기:아버지의자그마한영국땅에대한전기(ThePlot:ABiographyofMyFather’sEnglishAcre)』는포티코상을수상했으며온다치상후보에올랐다.그밖에『자발적인노예:과로문화는어떻게우리삶을지배하고있는가(WillingSlaves:HowtheOverworkCultureisRuingOurLives)』와소설『아일랜드송(IslandSong)』등의저서가있다.

목차

추천의글
독자들에게
서문

1보이지않는심장
돌봄
2유지의예술
공감
3비발디를들으며:시민단체에서
친절
4돌봄이라는암흑물질:병원에서
긍휼
5하루300건의의사결정:일반의진료소에서
동정
6목격자되기:간병인의곁에서
의존
7뱃사공의임무:임종의침상에서
고통
8가능한미래

감사의글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돌봄의본질과언어와감각을마주하는강렬한기록!

이책은인간의조건인돌봄의현장과이론을정확하게아우른다.저자는사랑과노동사이의오랜논쟁을‘사랑의노동’으로설득하는데성공했다.―정희진(여성학자)

간호사,의사,간병인,사회복지사,
아이를키우는부모와부모를돌보는자녀……
나를돌봐온존재들과내가돌보는존재들의이야기

돌봄현장의생생한목소리를기록해낸5년간의취재

돌봄공백,독박돌봄,영케어러,돌봄사각지대……지난몇년간돌봄은각종문제이자‘위기’로우리사회의화두가되었다.동시에고령화부터양극화,공공서비스붕괴,젠더불평등,환경파괴,기후위기까지다양한사회문제를해결할핵심적방안으로‘돌봄사회로의전환’이논의되고있다.어느때보다돌봄의가치와보편성을강조하는의제와담론이늘어났지만,여전히사회적논의는불충분하고,돌봄수요의끊임없는증가속에서도만성적인저평가와저임금·불안정노동화,인력·예산부족,돌봄정책과일선현장의괴리등의문제는개선되지않고있다.보다근본적으로는인간은모두돌보고돌봄받아야만살아갈수있음에도,우리각자에게돌봄이내가하고싶지는않은것,그중요성을인지한다해도그저두렵고막막한것으로여겨지고있는현실을짚어야할것이다.돌봄이란무엇이며,어떻게이뤄지고,우리에게어떤의미를갖는지를구체적으로질문하고세밀하게살펴봐야할때다.
『사랑의노동』은간병인,간호사,의사,사회복지사,연구자,활동가,아이를키우는부모와부모를돌보는자녀등수많은돌봄당사자들의이야기와경험,상호작용을담아내는책이다.저널리스트이자작가인저자매들린번팅은5년간의취재를거쳐이책을써냈다.종합병원,호스피스,시설,일반의(GP)진료소,가정,시민단체등다양한돌봄현장을참관하고구성원들을인터뷰해생생한현장의목소리를전한다.이뿐아니라관련통계,문헌에대한면밀한조사를통해사회적돌봄에관한거시적이고사회구조적인문제를조망하고,돌봄의역사적측면까지훑는다.가사노동,치료,회복,사랑의관계를주제로한문학과예술을다룸으로써돌봄의세세한결을풍부하게드러내기도한다.그에더해,각장의끝에서돌봄과밀접한단어를제시하고그어원과의미를밝힘으로써우리가돌봄을이해하는방식을주조하는문화적배경또한들여다보고자한다.단연돌봄이처한풍경에관한깊이있고종합적인기록이라할만하다.

숫자로도언어로도다표현될수없는돌봄문제를포착하다

돌봄은표준화가불가능하며언어로설명되지않는다.이것이긴기간돌봄을연구하고취재해온저자의문제의식이자통찰이다.돌봄의많은부분이‘암묵적지식’에기반하며,돌봄은“마음과촉감으로느끼는것”이다.돌봄을이야기할때따라오는주요한어려움도여기에서비롯되는데,저자는그한계를넘어돌봄의현실을전달하기위해돌봄현장에있는이들의이야기에서구체적이고결정적인순간들을포착해독자에게전한다.
많은간호사,간병인,의료보조사,환자의가족들은목욕,식사,청소,정리정돈,손잡아주기,지켜보기등돌봄을이루는많은활동은“물리적으로대상자의곁에존재해야”한다고말한다.아무리돌봄을테크놀로지에의존한다고해도돌봄은여전히“오프라인활동”인것이다.한간병인은“신체적인일”의중요성을강조하며“누군가와살을맞대고접촉하는것은매우강력할수있”다고언급한다.한간호사는돌봄이감상주의적으로흐르는것은간호에도움이되지않는다며,돌봄은“무언가를행”하는것,무엇보다‘행동’이어야한다고힘주어말한다.한일반의는기술이고도화된시대에도“의사가가진가장강력한진단도구는이야기를듣는능력”이라말한다.의사는관심을기울이고있다는표현이나제스처,격려를통해서도환자와소통할수있어야하고,환자의이야기를종합·정리해서자신의의학적지식과의연관성을찾아내야한다.“예측불가능하고혼란스러우며통제되지않는신체와감정을날마다의일과로다”뤄야하는간호사들은환자의존엄을보호하면서환자를씻기기위해눈을마주치지않거나더쾌활하게일상적인대화를이끈다.이를저자는“거리두기와안심시키기사이의미묘한상호작용”이라고일컫는다.숙련된간호사는촉감과목소리가무엇보다환자에게오래남는다는것을체득하며,중심정맥관삽입술같은일견단순반복작업처럼보이는업무에서축적된전문성과“작은징후를포착”해내는고도의판단력을발휘함으로써환자리스크관리를이끈다.
이러한구체적인경험에서길어올린돌봄에관한통찰과지식은잘못된이분법을가로지른다.돌봄은쉽게‘머리대가슴’,‘적극성대소극성’,‘숙련대미숙련’같은이분법으로납작하게인식되곤한다.돌봄에철저히비즈니스논리를적용하거나,아니면돌봄을(종교적)자기희생의결과물로만여기는극단의인식,돌봄을여성의일로놓는젠더고정관념의문제도빼놓을수없다.하지만저자의오랜취재와관찰,그리고아이를양육하고나이든부모를돌본자기경험을엮어낸이야기를따라가다보면,돌봄에는무엇보다많은요소가얽혀있음을자연스럽게깨달을수있다.누군가를돌보려면전문지식과기술뿐아니라통찰력,창조력,공감능력이필요하다.그에못지않게일상적이고반복적인일과역시중요하다.“좋은돌봄은기술인만큼이나예술이며,요령인만큼이나전문적인역량이다.”이책이돌봄의섬세한상호작용을알아차리고붙잡아우리에게전하는돌봄의,양질의간호·간병·치료·보살핌의본질이다.

“돌봄은가장인간다운일”
인간성에대한이해와발견과회복의여정

이책은단순히돌봄의가치를상찬하거나돌봄의잠재력을최대한으로실험하는데의의를두지않는다.현재의사회시스템아래에서돌봄을수행하는데얼마나많은공력이드는지,좋은돌봄을받지못할때삶이얼마나피폐해질수있는지,돌봄‘노동’의과정에서노동자들이어떤착취와소외와모멸감을겪는지,건강하지않은돌봄관계가어떤폭력을낳을수있는지등도두루다루고있다.이처럼균형잡힌시각에서그려진돌봄문제는돌봄에대한막연한두려움을거두고무지에서한발짝벗어나도록이끌어준다.나아가,돌봄이언제나우리의삶에존재해왔으며우리대부분이돌봄을통해신체에체화되는지식을축적해왔음을생생하게깨닫게해준다.
이책은모든돌봄은취약성,상호의존성,고통을다룬다고말한다.돌봄의관점에서삶과사회에접근할때현대사회에서종종무시되어왔던인간의조건이드러나는것이다.책의곳곳에서우리는인간이자신의존엄,자율성,인간성이박탈되었다고느끼게되는순간이돌봄문제와연결되어있음을본다.오늘날처럼돌봄이서비스사용자-제공자시스템에들어올때,부족한시간과너무많은절차에쫓겨돌봄당사자들이관계를맺을수없을때그런결과가야기된다.반대로타인을돌보면서타인을이해하려하고자기자신의인간성을긍정하게될때인간다움에관한진정한배움이일어난다는것도목격할수있다.이책을통해독자는돌봄이곧“우리가우리자신과타인의인간성을경험하는날것의질료”라는말을이해할뿐아니라감각적으로도공감하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