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의 꿈들 : 장소, 풍경, 자연과 우리의 관계에 대하여

야만의 꿈들 : 장소, 풍경, 자연과 우리의 관계에 대하여

$25.00
Description
전쟁과 기후위기의 시대,
우리는 장소를 어떻게 만나고 있는가
네바다 핵실험장에서 저항의 움직임을 목격하고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감춰진 역사를 찾다
장소가 가르쳐준 희망과 가능성의 서사 쓰기

“우리는 과거를 돌이켜보면서 살지 않는다. 우리는 앞을, 미지의 것을 내다보며 산다. 말하자면 희망은 이 세상의 야생성, 예측 불가능성을 옹호하는 태도였다. 그리고 내가 핵실험장에서 처음으로 이해한 힘, 즉 대중 권력, 시민사회, 비폭력 직접행동처럼 역사를 만드는 힘도 마찬가지였다. 내게 요세미티의 변화는 그런 희망과 힘의 본보기였다. 그런 이유로 나는 요세미티를 구석구석 살펴보고 돌아와서 10년이 지난 후에도 계속 그곳으로 돌아가고 있다. 장소는 우리에게 가르침을 준다. 우리가 그걸 허하기만 한다면”

저자

리베카솔닛

예술평론과문화비평을비롯한다양한저술로주목받는작가이자역사가이며,1980년대부터환경·반핵·인권운동에열렬히동참한활동가이기도하다.국내에소개된작품으로『멀고도가까운』,『걷기의인문학』,『길잃기안내서』,『마음의발걸음』,『야만의꿈들』,『어둠속의희망』,『이폐허를응시하라』,『남자들은자꾸나를가르치려든다』,『이것은이름들의전쟁이다』,『세상에없는나의기억들』등이...

목차

20주년기념판에부치는서문|풍경이가르쳐준것
감사의말

1부먼지,미래를지우다:네바다핵실험장

사방팔방으로
양초로달려드는나방처럼
만우절
나무들
리제마이트너의보행신발
골든아워와아이언카운티
루비밸리와목장
전쟁
거북과나란한속도로

2부물,과거를망각하다:요세미티국립공원

무지개
구경꾼들
풍경에액자씌우기
사라지는(잔존하는)
정원에피어오른불
뱀의이름
자비의강으로
새비지의무덤
원점으로

1999년판에부치는후기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장소를역사적,정치적으로읽는지적이고도참여적인작업

솔닛은이책을통해인간중심적,발전중심적세계관에서벗어나자연과인간의관계를재정립하도록돕는사유를펼친다.네바다핵실험장에서일어난반핵운동을따라전개되는1부에서솔닛은일종의‘식민지’로서미서부의역사를발견한다.이문제의식을확장하고자솔닛이찾은곳은(핵실험장과는달리)겉보기에는아무문제가없어보이는장소,요세미티국립공원이다.요세미티를다루는2부에서는‘신대륙발견’의시대부터지금까지미국의침략자들이서부라는땅을대해온방식을더깊이파고들고,그럼으로써우리가현재장소와맺고있는관계를성찰하도록이끈다.
면적이3500제곱킬로미터에달하는네바다핵실험장이위치한지역은사람이거의살지않는장소,그러므로가치없는땅으로여겨졌다.1950년대미국정부가이지역에서땅과사람에게치명적인영향을끼치는핵실험을전개할수있었던데도이런사정이작용했다.그러나솔닛은이땅에오래전부터살아온사람들,즉원주민쇼쇼니족이있었다는사실을지적하고,여전히땅을지키기위해싸우고있는이들의목소리를담아낸다.미서부는흔히황야,발견과개척을기다리는땅,아직도래하지않은미래를상징하는장소로여겨졌고,그렇기에유럽계이민자들의식민지가되었지만,침략자들이도착하기전에도이미땅과사람은오랜시간을그곳에서살아왔다.이런대항서사의발굴은핵실험(그리고원자폭탄의발명)이라는행위를가능케했던세계관의탐색으로까지이어진다.이는인간,특히서구인들의자연관에핵심인두가지시각을바탕으로하는데,자연을목가적이상향으로보는태도인아르카디아주의와,반대로합리적으로사용할수있는대상으로보는유토피아주의가그것이다.소로부터물리학자들까지이런세계관이실제로구체적인땅에구현되어온흐름을따라가면서,우리는문화가우리가살아가는장소에끼치는영향을이해하게된다.
솔닛스스로“네바다핵실험장은대학교같은장소,요세미티국립공원은대학원같은장소”(13쪽)라고말한것처럼,요세미티국립공원의역사는이런문제의식을심화하는토대가된다.솔닛은‘자연적인것’이라는관념이어떻게구축되었는가를밝히면서풍경사진이라는장르의발명,정원을통해형성된자연에대한취향,‘보호받아야할자연을보호하는’곳으로서국립공원이라는개념이탄생한역사를들려준다.자연에는인간의손이닿지않아야만하며있는그대로보호되어야한다고보는시각,그럼으로써자연과인간을분리해버리는시각은사실근대에와서발명된것이며그만큼허구인지점이있다는것또한밝힌다.일례로주기적으로이루어지던원주민들의방화가실은자연과유기적으로관계맺는행위였다는것이그사례다.국립공원으로지정된구역에서살아가던원주민들을내쫓고,원주민들과장소가오랫동안맺어온관계가단절되면서수십년간불이나지않은숲은오히려화재에훨씬더취약하게되었다.
솔닛은이런무수한연결들,이분법적으로설명할수없는관계들을탁월하고아름다운글쓰기로설득력있게보여준다.인간문명이자연에끼친영향이그어느때보다치명적이고극적으로나타나고있는기후위기의시대,『야만의꿈들』이이끄는성찰적여정은우리에게새로운질문과영감을던져준다.그리고이는관념론적거대담론이아닌,아주실질적인장소의구체성을통해서다.“자신이누구이고어디에있는지를자기만의방식으로발견”(24쪽)하는경험을선사하는책이다.

정복과약탈,몰락과패배가아닌희망과가능성의서사쓰기

책의또다른축을이루는중요한주인공은바로시민사회,풀뿌리직접행동이다.반핵운동부터원주민권리운동에이르기까지,『야만의꿈들』에등장하는수많은활동가와연구자와예술가와이야기꾼들은그때까지미서부의역사를결정지어왔던지배적서사를다르게쓰고,마침내변화를이끌어내는데에기여했다.솔닛은이러한움직임들이어떻게이후의근본적인변화,다른미래를가능하게했는가를밝힌다.생태주의의발흥,젠더와섹슈얼리티에관한변혁적사상,LGBT의지위변화,멸종직전에회생한종들,전반적인인권의확대까지이모든변화는보통사람들의에너지로부터비롯되었다.이처럼새로운방식의서사쓰기를소개하면서리베카솔닛은보통사람들이가진권력과책임이무엇인지되묻고,문화와사상과창작이어떻게정치에중대한영향을미쳤는지를확인한다.
끝날줄모르는우크라이나전쟁과앞으로벌어질지도모를전쟁의위기,하루가다르게사람들의일상을위협하는기후변화의위기까지,우리는절망을내려놓기힘든시대를살고있다.몰락의서사,디스토피아적세계관은이런시대에더유혹적으로다가오고힘을발휘한다.『야만의꿈들』은그런패배의서사가아닌다른이야기가가능하다고제안하는책이다.우리가우리의책임을인식하고행동할때펼쳐지는가능성이존재한다고말이다.

추천사

“무모하고용감하다.이책은저항의모닥불이피어오르는현장으로우리를소환한다.”
―마이크데이비스(『슬럼,지구를뒤덮다』)

“‘어떤장소를알아간다는것은친구나연인을알아가듯그장소와친밀해지는것을의미한다.’이문장은『야만의꿈들』이채우는지도의가장자리를휘감고있다.”
―그레일마커스(작가,평론가)

“심장과이빨둘다를가진책이다.”
―루시리퍼드(작가,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