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카솔닛이그려내는아름다움과기쁨의작가조지오웰
“향기로운투쟁의비결을제안하는책”―정여울(작가)
“정치적글쓰기를예술로만들겠다는오웰의다짐이솔닛을통해구현된책”―은유(작가)
“이책을통해우리는아름다움과윤리를함께지키려는싸움은우리공동의생에필수임을새로인식한다”―윤경희(문학평론가)
희망을심는작가조지오웰과함께기쁨으로저항하기『오웰의장미』가포착한‘정원가’로서오웰,“장미의옹호자”로서오웰의면모는그를더없이동시대적인작가로만들어준다.오웰의삶은전쟁으로점철되었다고할만하지만,그는언제나자연에관심을가지고“일상적인즐거움과지금여기서누릴수있는기쁨을경하”했다.2차대전이한창일때쓴글에서자신이심은장미를칭찬하고폭격당한자리에피어나는잡초를언급하는가하면,또다른글에서는동면에서깨어난두꺼비의아름다움과봄의즐거움을환영한다.이책은또한오웰이인간에겐‘빵’과함께‘장미’가필요하다는사실을,우리는빵뿐만아니라장미를얻기위해서도싸워야함을깊이이해한작가였다고말한다.
그러나오웰의장미옹호는결코전원으로‘물러나는’것이아니었다.잘알려진대로그는잉글랜드북부탄광취재를떠났고,스페인내전에참전했으며,죽음앞에서도정치적논평쓰기를멈추지않았다.‘오웰다운’글이란두꺼비의아름다움에대한이야기가사회주의정통노선에대한문제제기로이어지듯이,개인적즐거움,안식과자유및인권문제를종횡무진하는것이며,흉측한것과아름다운것이공존하는것이다.솔닛의관점에따라그의작품을다시읽을때전에는보이지않던것들이새로이드러난다.파시스트군을향해혁명적구호대신‘우린버터바른토스트를먹고있다’고외친한공화파병사의일화(『카탈루냐찬가』)에서는적을즐겁게초대하는자유를,정의못지않게토스트를원할수있는인간존재의복잡성을읽어낼수있다.디스토피아소설의대표작이라일컬어지는『1984』에서조차“감탄하고열망하고즐기는것들에서건져내는순간들”과,주인공이바라보는창밖빨래하는중년여성은생명력과강인함과너그러움의아름다움을발견할수있다.
오웰에게폭력,거짓,전체주의에대한저항의원동력은장미를심고정원을돌보는구체적인행위에서비롯된다.솔닛은이런오웰의실천과태도를“희망의몸짓”,“미래에깊이관여하는행동”이라일컫는다.또한오웰의글곳곳에서만날수있는‘기쁨’을‘행복’과구분짓는다.행복이지속적인상태로상상되며의존을야기할수있다면,기쁨은위험과곤란가운데서도불현듯나타나며새로운것을행하고느끼는능력의성장을뜻한다.이런맥락속에서오웰의삶이보여주는기쁨과저항의방식은현재적의의를획득한다.이책을통해우리는투쟁,저항과기쁨에대한추구가함께갈수있으며,그것이지속가능한투쟁의형식임을배운다.기쁨으로저항하기야말로기후위기와전쟁,불평등심화와극우화의시대를살아가는2020년대의우리에게유효한희망의형태인것이다.
‘예쁜’장미너머의‘아름다움’과윤리를탐구하는여정
이책은거짓과맞물려있지않은아름다움,장미이면의이야기까지탐색하는솔닛의여정이기도하다.솔닛과오웰이말하는아름다움은단순히예쁜것과는다르다.솔닛은오웰이“윤리와심미성이별개가아닌”아름다움에도달하고자했다고말한다.솔닛역시장미와그것이상징하는것들의윤리적문제와정치성을비판적으로검토한다.영국식정원이추구한자연스러움의미학이구축되어가던18세기에중점적으로시행된인클로저법의폐해를살피고,사회적위계질서를자연화하는자연주의적정원의반(反)혁명성을짚어낸다.또영국식정원을가능케한풍요로움이어디서비롯되었는지,영국의식민지노동력및자원수탈을꽃의정원에서지적한다.예컨대유럽·북미인들에게수선화는찬탄의대상이지만,카리브해에서나고자란작가저메이카킨케이드에게그것은식민주의교육,제국의언어와폭력을상징하는꽃이었다.그리고현재미국에서소비되는장미의80퍼센트를생산하는콜롬비아의장미농장을직접찾아가화훼산업이노동력을착취하고콜롬비아의환경을파괴하고있음을고발함으로써예쁜절화의이면을폭로한다.
오웰은“정치적인글쓰기를예술로만드는일”을가장하고싶었다고했다.그의바람은솔닛을통해다시한번입체적으로구현된다.솔닛은더희망적이고입체적인오웰의초상을그리는데서나아가,장미가드러내는다양하고복합적인주제들을오웰의방식을참조해탐구한다.이러한작업은아름다움과윤리,정치와예술을함께지키려는싸움을이어가는작가의계보에솔닛의이름을올리기에충분한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