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20주년 리커버판)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20주년 리커버판)

$22.06
Description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초판, 2003)의 출간 20주년 기념 리커버판
당대의 천재이자 대문호였으나 현대인에게는 아득하기만 했던 연암 박지원을 웃음과 우정, 노마드의 달인으로 새롭게 조명했을 뿐 아니라 들뢰즈의 사상으로 연암의 역작 『열하일기』를 재해석해낸 참신한 독법으로 ‘지금-여기’의 고전에 목말라하던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이 출간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옷을 입었다. 이 책을 쓰며 ‘고전평론가’라는 새로운 직업을 만들었던 지은이의 재기발랄한 문체와 시각은 이 책을 “아직도 현장에서 싱싱하게 살아 있”게 한 저력이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연암과 『열하일기』를 알고 싶고, 읽고 싶게 만드는 책.
저자

고미숙

고전평론가. 강원도 정선군의 작은 광산촌에서 자랐다. 춘천여자고등학교를 거쳐 고려대학교에서 박사학위까지 마쳤다. 가난했지만 ‘공부복’은 많았던 셈이다. 다 공부를 지상 최고의 가치로 여기신 부모님 덕분이다. 혼자는 너무 심심하고 외로워 공부공동체를 꾸렸다. 현재 〈감이당〉&〈남산강학원〉이 나의 본거지다. 2080세대가 함께 꾸려가는 지성의 네트워크라 생각하면 된다. 주요 활동은 ‘읽고 쓰고 말하기’. 이렇게 살아도 밥벌이가 되고 수많은 벗들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신기하다. 이 행운을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다.

목차

개정신판을 내며
초판 머리말
프롤로그│여행·편력·유목

1부 “나는 너고, 너는 나다”
ㆍ 젊은 날의 초상
태양인│우울증│‘마이너리그’-『방경각외전』
ㆍ 탈주·우정·도주
미스터리│분열자│‘연암그룹’│생의 절정, ‘백탑청연’│연암이 ‘연암’으로 달아난 까닭은?
ㆍ 우발적인 마주침, ‘열하’
마침내 중원으로!│웬 열하?│소문의 회오리
ㆍ 그에게는 묘지명이 없다?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레퀴엠’ │높고 쓸쓸하게│“나는 너고, 너는 나다”

2부 1792년, 대체 무슨 일이? - 『열하일기』와 문체반정
ㆍ 사건 스케치
ㆍ 문체와 국가장치
ㆍ 대체 소품문이 뭐길래!
ㆍ ‘연암체’
ㆍ 『열하일기』 - 고원 혹은 리좀

3부 ‘천의 고원’을 가로지르는 유쾌한 노마드
ㆍ 잠행자 혹은 외로운 늑대
돈키호테와 연암│끝없는 잠행│ 달빛, 그리고 고독
ㆍ 열하로 가는 ‘먼 길’
요동에서 연경까지│‘천신만고’│열하, 그 열광의 도가니│대단원
ㆍ ‘천 개의 얼굴’ ‘천 개의 목소리’
분출하는 은유│호모 루덴스│이용·후생·정덕│판타지아│달라이라마를 만나다!

4부 범람하는 유머, 열정의 패러독스
ㆍ 유머는 나의 생명!
‘스마일[笑笑] 선생’│포복절도│말의 아수라장│
빛나는 엑스트라들│주인공은 바로 ‘나’
ㆍ 시선의 전복, 봉상스의 해체
‘호곡장’?│ “도로 눈을 감고 가시오”│타자의 시선으로
ㆍ “문명은 기왓조각과 똥거름에 있다”
문명과 똥│모두가 오랑캐다!│북벌 프로젝트

5부 내부에서 외부로, 외부에서 내부로!
ㆍ 사이에서 사유하기
코끼리에 대한 상상│‘사이’의 은유들│그대, 길을 아는가?
ㆍ 세 개의 첨점 : 천하, 주자, 서양
천하의 형세│주자학과 이단들│옥시덴탈리즘
ㆍ 인간을 넘어, 주체를 넘어
만물의 근원은 ‘먼지’│인성·물성은 같다!│네 이름을 돌아보라!

보론 연암과 다산 - 중세 ‘외부’를 사유하는 두 가지 경로
오만과 편견│그때 ‘다산’이 있었던 자리│서학(西學), 또 하나의 진앙지│‘표현기계’와 ‘혁명시인’의 거리│몇 가지 접점들│그들은 만나지 않았다!

부록
나의 열하일기 1_2003년 봄, 열하일기의 길을 가다
나의 열하일기 2_2012년 여름, 다시 열하로!
『열하일기』의 원목차
『열하일기』 등장인물 캐리커처
주요용어 해설
함께 읽어야 할 텍스트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고전평론가 고미숙을 탄생시킨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출간 20주년 기념 리커버판

당대의 천재이자 대문호였으나 현대인에게는 아득하기만 했던 연암 박지원을 웃음과 우정, 노마드의 달인으로 새롭게 조명했을 뿐 아니라 들뢰즈의 사상으로 연암의 역작 『열하일기』를 재해석해낸 참신한 독법으로 ‘지금-여기’의 고전에 목말라하던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이 출간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옷을 입었다. ‘20주년’이란 시간은 단순히 십진법으로 잘라내기 편한 숫자가 아니다. 이 책의 저자인 고미숙에게 새로운 공부의 장이 된 명리학(命理學)에 따르면 10년에 한 번씩 바뀌는 시절인연을 일러 대운이라고 한다. 즉, 10년마다 누구나 (어느 것이나) 또다른 운을 맞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이 출간된 지 20년을 맞았다는 것, 게다가 “아직도 현장에서 싱싱하게 살아 있”다는 것은 이 책이 우리 시대의 ‘장수’ 고전으로 자리매김했다는 데에만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니다. 이제 이 책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공간의 리듬을 밟아가게 될 것이라는 사실, ‘살아남았다’기보다 ‘다시 태어나’ 독자들과 새롭게 만날 수 있게 되었다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이 밟아온 지난 20년의 운명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일파만파’라 해도 좋을 것이다. 지난 2003년 ‘고전 다시쓰기’라는 기획의도 아래 출간된 이 책은 ‘고전은 어렵다’라는 불변의 고정관념을 와르르 무너뜨렸다. 책을 펼치자마자 연암 박지원을 실학자나 문장가가 아닌 ‘유머의 천재’로 자신있게 단언하는 저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게다가 이 책을 쓴 이유는 “연암이 얼마나 ‘유머의 천재’인지 널리 알리고” 싶어서란다. 저자 고미숙의 바람은 의외로 쉽게 이루어졌다. 출간 첫 해에만 수만 부가 팔려나갔을 정도로 독자들은 이 책에 열광했다. 기존의 인문서에서 결코 찾아볼 수 없었던 고미숙만의 톡톡 튀는 구어체 문체로 그려지는, 우울증을 고치기 위해 저잣거리로 나서는 연암, 지배적 코드로부터 스스로 탈주하는 연암, 신분과 나이 고하를 따지지 않고 뜻이 맞으면 밤새도록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는 연암, 똥거름과 기왓장에서 ‘문명’을 꿰뚫는 연암과 그러한 연암의 모든 것이 집약되어 있는 『열하일기』에서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연암과 『열하일기』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은 물론이고, 단군 이래 한 번도 최대의 불황을 벗어나 본 적이 없었던 출판계에 때 아닌 ‘고전 열풍’이 인 것은 고미숙의 이 책으로 인한 것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미숙에 의해 다시 쓰여지기 전의 『열하일기』는 당대에는 누구나 읽었지만 (군주였던 정조까지도!) 함부로 읽어서는 안 될 불온서적이었고, 선대의 문집을 정리하여 후대에 전하는 것이 후손의 의무였던 시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손자(박규수)조차 공간할 엄두를 내지 못했던 문제작이었다. 이후 번역과 공간이 이루어졌지만, 지난 100여 년간 아무도 읽지 않는 ‘고전’의 지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것이 물결과 파동의 시대, 21세기를 기다리고 있던 『열하일기』의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사이 고미숙이, 그리고 고미숙이 가져온 들뢰즈의 철학개념이 『열하일기』로 흘러들었다.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되기·영토화·클리나멘·홈 파인 공간’ 등의 용어는 당연히 18세기 조선의 박지원의 것이 아닌, 20세기 프랑스 철학자 들뢰즈의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에서 연암의 사유와 들뢰즈의 개념어는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너무도 자연스럽게 잘 흐르고 있다. 그 흐름 또한 이 책이 만들어냈던 ‘일파만파’에 더욱 힘을 실어주었음은 물론이다.
20년의 시간이 채워졌다는 것은 앞서 말했듯이 운명의 또 다른 마디가 마무리되었음을 의미한다. 이제 ‘리커버판’으로 다시 태어난 이 책에도 새로운 운명이 펼쳐질 터이다. 2012년 여름 저자는 다시 열하에 다녀오면서 “누구도 같은 길을 두 번 갈 수 없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같은 길을 두 번 갈 수 없음은 이 책의 운명도 마찬가지. 이 책을 따라 연암과 『열하일기』 그리고 고전으로 가는 독자들 또한 ‘아주 낯선 길’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