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주역 2 : 인문학 공부와 만난 주역 이야기

내 인생의 주역 2 : 인문학 공부와 만난 주역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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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주역』 64괘로 풀어내는 인문학 공부 이야기!
『주역』의 괘를 일상의 이야기들과 풀어내 많은 호응을 받았던 『내 인생의 주역』 첫번째 권에 이은 ‘인문학 공부’ 이야기를 다룬 두번째 권이 나왔다. 공부공동체 〈감이당〉과 〈남산강학원〉 등에서 수년째 동서양의 고전들을 공부하고 있는 필자들이 『주역』 64괘를 인문학 공부의 현장과 엮어 쓴 『주역』 활용서이다. 동양 최고의 고전 중 하나로 손꼽혀 왔지만, 한편으로는 ‘점치는 책’(혹은 미신)으로, 또 한편으로는 ‘신비하고 난해한 책’으로 여겨져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주역』이 오늘날의 삶을 해석하고 공부의 방향을 잡아 나가는 데 더없이 유용한 지도가 될 수 있음을 자신들의 공부 이야기와 더불어 풀어내고 있다.
10인의 필자가 『주역』 64괘 중 각각 예닐곱 괘씩을 맡아 중년의 위기에 어떤 돌파구를 열었는지, 고전 공부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어떤 괘의 효사를 통해 마음을 잡아갈 수 있었는지, 노부모님의 병듦과 쇠락함 앞에 섰을 때 또 어떤 효사의 문구가 길을 열어 주었는지 등등 구체적인 일화와 함께 괘상과 효사에 대한 풀이가 어우러져 있다.
『주역』을 접해 보지 않은 독자들도 필자들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나아가 스스로 『주역』을 공부하는 입문서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저자

고영주,김희진,문성환,성승현,송형진,신근영,안혜숙,이경아,이윤지,전현주

저자:고영주
나는정규직이다.전생에무슨복을쌓았는지,<감이당>&<남산강학원>과접속하여많은사람들의도움속에서공부복을누리고있다.‘공부로자립하기!’라는비전이생긴지금,『주역』공부를밑천삼아‘읽기’와‘쓰기’활동을넓혀가고있다.현재는글공방<나루>에서좋은스승과도반들을만나공부공동체훈련을이어가는중이다.

저자:김희진
<감이당>살림멤버.『주역』과명리등의의역학을베이스로공부하고있으며문학과역사에도관심이많다.『대중지성,홍루몽과만나다』를썼다.지금은톨스토이와간디의영성과비폭력사상을공부하고있다.

저자:문성환
<남산강학원>,글공방<나루>회원.자칭양명학‘빠’이며,훌륭한스승과왁자한벗들사이에서노는것을좋아한다.최근엔주로불교,『주역』,장자관련공부=활동에연결중이다.지은책으로『전습록,앎은삶이다』,『닌하오공자,짜이찌엔논어』,『사기와가족』등이있다.

저자:성승현
십여년전에‘어떻게살아야하는가’라는화두를들고<감이당>에서공부를시작했다.니체,『주역』,불교,명리등을공부하며그길을찾고있다.<감이당>에서강의와튜터,매니저등의활동을하며,함께공부하는삶에대해배우고있다.

저자:송형진
『주역』을중심으로동서양의고전을넘나들면서읽고쓰는공부를하고있다.중년을넘어노년에도이런공부를친구들과함께지속하기를바라며,그렇게될수있게살아가려고한다.

저자:신근영
<남산강학원>,글공방<나루>연구원.과학공부를좋아한다.우주와자연,그리고인간이하나로연결접속되는마음의길을탐사하는게즐겁기때문이다.지은책으로는『칼구스타프융,언제나다시금새로워지는삶』,『사람은왜아플까』등이있다.

저자:안혜숙
오십대중반에공부의장에접속해십년넘게앎의지복을누리고있다.지금은불교를중심으로『주역』,과학을공부한다.강의하고글쓰며함께살아가는법을배우는중이다.

저자:이경아
<감이당>에서강사,살림멤버,필요한곳에책을연결해주는북펀딩매니저로활동하고있다.『주역』과토머스머튼의영성을공부하며공존하는삶에대해고민중이다.

저자:이윤지
직장을그만두고들어선공부의길위에서불교와『주역』을만났다.스승을만나공부를안했으면어땠을지상상만해도아찔하다.요즘엔부처님가르침에많은사람이접속할수있도록즐겁게봉사활동에몰두중이다.

저자:전현주
직장인의삶을접고<남산강학원>에접속하면서서양고전위주로공부했다.그러던어느날영어『주역』을진하게만났다.이제『주역』이공부의중심이되었다.

목차

서문

1.중천건,자기삶의‘리더’가되는길_안혜숙
2.중지곤,펼칠수없을땐살피고감춰라_이경아
3.수뢰둔,차곡차곡쌓아가는내면의힘_송형진
4.산수몽,챗GPT시대의배움과어리석음_문성환
5.수천수,기다림으로찾은항심_성승현
6.천수송,이기려는마음없이싸우기_신근영
7.지수사,습관과의전투,공부_이윤지
8.수지비,‘나란히’서고싶은마음_고영주
9.풍천소축,가장높은하늘의도,오직스스로낮출뿐_신근영
10.천택리,호랑이꼬리를밟아도괜찮은마음_성승현
11.지천태,분별심을버리면복이와요_현주
12.천지비,부끄러움―사람과사람-아님의갈림길_신근영
13.천화동인,야(野)!울타리를치지마!_전현주
14.화천대유,젊은현자를존경할수있는태도_송형진
15.지산겸,더블겸(謙謙)과더불어가리_이윤지
16.뇌지예,나의공부는‘음악’이될수있을까?_신근영
17.택뢰수,천리를따른다는것혹은자유의지로추앙하기_문성환
18.산풍고,후회해도괜찮은일_이경아
19.지택림,지림(至臨)의마음을훈련하는밥당번_이윤지
20.풍지관,나를가장잘볼수있는조건_안혜숙
21.화뢰서합,소화불량에서벗어나려면_이경아
22.산화비,글쓰기코멘트,꾸밈을버린꾸밈_이윤지
23.산지박,소인(小人)들에깎여괴로울수록선행한스푼_전현주
24.지뢰복,아름다운것에게복귀한다_성승현
25.천뢰무망,무망(无妄)과공부_안혜숙
26.산천대축,덕을크게쌓아나아가라_송형진
27.산뢰이,기르는자의위태로움과이로움_송형진
28.택풍대과,초가삼간을태워빈대를잡아야할지라도_문성환
29.중수감,욕망의구덩이에서오늘도글쓰기_김희진
30.중화리,타서죽느냐비추며사느냐_이경아
31.택산함,부부의시작은‘발가락’에서부터!_고영주
32.뇌풍항,배움이선사하는노년의유쾌한항상성_이윤지
33.천산둔,미워하지말고달아나라_문성환
34.뇌천대장,몸에서도글에서도힘을빼자_김희진
35.화지진,혼자서는결코빛날수없다!_고영주
36.지화명이,충신과현자들을반가워할수만은없는이유_문성환
37.풍화가인,믿음과위엄으로어른역할하기_김희진
38.화택규,어긋남의때를건너가는법_안혜숙
39.수산건,절뚝거릴땐멈추고성찰하는게능력_이윤지
40.뇌수해,나의욕심해방일지_전현주
41.산택손,덜어내지않아야더해준다,불손익지(弗損益之)_안혜숙
42.풍뢰익,맹모삼천지교가필요한때_성승현
43.택천쾌,끝나야끝난거다!_신근영
44.천풍구,지혜로운스승들의쇠고동목,‘백미토크’를보라!_고영주
45.택지췌,흔들리더라도,끝까지가라_안혜숙
46.지풍승,도반을믿고나아가라_이경아
47.택수곤,집에들어가도아내를볼수없는곤궁함!_고영주
48.수풍정,알아주지않아도도는맑고고요하다_김희진
49.택화혁,마음의등불로밝히는변혁의길_김희진
50.화풍정,내안의찌꺼기를쏟아내자_송형진
51.중뢰진,천둥속에서웃는법_이경아
52.중산간,차마고도,돈독하게영혼을멈추어야할때!_고영주
53.풍산점,삶이편리하지만불안하다면…_신근영
54.뇌택귀매,절룩거리는글쓰기―갈수없고가지않을수도없을때_문성환
55.뇌화풍,풍요로울수록철학이필요하다_성승현
56.화산려,유랑하는청년들이겨누어야하는것_안혜숙
57.중풍손,공부는사냥하는것처럼_성승현
58중택태,고전공부의기쁨과독_송형진
59.풍수환,흩어지는마음을붙잡는방법_송형진
60.수택절,‘마감’의기쁨을누리려면_안혜숙
61.풍택중부,갈팡질팡하며배우는진실함_이경아
62.뇌산소과,과도했기에길을찾았다_전현주
63.수화기제,허영심에빠져눌러앉았다_전현주
64.화수미제,글고치기의어려움,영원한미완성_김희진

『주역』64괘한눈에보기

출판사 서평

『내인생의주역』지은이들인터뷰

1.『내인생의주역2』는‘인문학공부’와만난『주역』이야기입니다.인문학공부공동체에서짧게는칠팔년,길게는이십년가까운시간동안공부하고계신선생님들에게『주역』은어떤책일까요?

전현주:『주역』은점서(占書)입니다.그런데저는이점서를읽으면서군자가되고싶어졌습니다.점서와군자는어울리지않는말같지만『주역』을공부하면제말을이해하게되실겁니다.^^『주역』이알려주는점괘의내용은일반적으로‘점을본다’고했을때나오는내용과는많이다릅니다.이전에저는,결정된미래가있고,그것을알려주는것을점이라생각했습니다.그러나『주역』의점은그러한미래는고려하지도않습니다.대신점을본사람에게괘사를통해지금그가이속한상황을알려줍니다.그리고효사를통해그때행동할구체적방향을보여줍니다.점괘가말해주는것은미래가어떻게펼쳐질것인지가아니라내가어떤행동을하는것이그상황에적절한지입니다.
점괘가말해주는적절한행동이‘군자됨’을전제로한다는것이제가생각하는『주역』의매력포인트입니다.저는그동안자신만을생각하고세상을좁은눈으로만바라보는‘소인(小人,작은사람)’을당연하다여기며살았습니다.그러나『주역』의괘사와효사들이보여주는군자됨은저의시야를넓게해주었고소인으로사는것이얼마나답답한것인지를깨닫게했지요.그리고저로하여금그런상태에서벗어나고싶게만들었습니다.가끔제삶에서만나는일에관해주역점을보고그것이조언하는대로행하면마음이넓어지고통쾌해졌습니다.군자적마음을쓰는것이어떤것인지를제게알려준책『주역』.이책은한걸음씩나의소인적면을내려놓고군자적삶을향해가도록합니다.

안혜숙:지금은건너뛰는날이많지만,한때아침마다주사위를던졌었답니다.한창『주역』을배울때였죠.주사위주역점은한번만던지면되니얼마나쉽고편한지!(물론시초점과동전점에비해서그렇습니다.)주사위를던지고전혀생각지도않은괘와효사가눈앞에짠~하고펼쳐질때의짜릿한재미란!^^재미도재미지만처음주역점을배우고나서,시초점은작정하지않으면치게되지않아어쩌다가끔동전점을쳐보곤했는데,그러다문득알아챘습니다.그렇게해서나온『주역』괘와효사가오래기억된다는것을말이죠.『주역』을배우고익히는데이보다더좋은방법이없구나!했지요.그렇다고매일경건한모드로시초점이나동전점을치게되진않았고,그냥놀이삼아가벼운마음으로묻고던졌습니다.그날있을일에대해묻기도하고,별달리물을게없으면오늘나는어떤마음가짐으로보내는게좋을까요?오늘의나의괘와효사는?하면서던졌습니다.
재밌는건다른날,다른상황,다른질문인데똑같은괘(卦)와효(爻)를만나게될때였습니다.당연히그의미도그때마다다르게해석되지요.어떤경우엔그상황자체에대한판단―선택을해야할지말아야할지같은―으로분명히받아들이게되고,어떤경우엔그상황에처해있는자신의마음상태나관계를보게했습니다.때로는질문내용이나상황과는전혀관계없어보이는괘와효사가나올때가있었어요.왜이런괘가나왔을까…?곰곰생각하다보면그런질문자체를한내마음으로시선을돌리게되었죠(이런질문은소인의마음에서나온질문이라고,너자신이너의마음을알고있지않냐고…등등^^;;).때론어떻게하라는것인지도무지해석이난감한경우도있었고요.정말그때그때다릅니다!
『주역』의메시지는천지자연,우주의원리에대한깊은탐구에서나온통찰을인간사에적용해나온것입니다.나는그저내가처한자리에서내깜냥만큼해석하고받아들일수있을뿐입니다.매번새롭게펼쳐진점괘는지금여기에서마주한내삶의한국면이고,그앞에서나는미처알아차리지못했거나잊고있었던조건이나관계,그속의내마음을새롭게상기하거나보게됩니다.시시비비분별하는마음이나사심을발견하고,매번그자리에천지자연의이치를비추어보게하니이보다고급진놀이가없지요.일상과함께하는흥미진진하고유익하고든든한점서,제게『주역』은그런책입니다.

김희진:저는흥분을잘하는사람입니다.그래서텍스트를보고격동될때도많고,공감이갈때는감정이입을쑥~합니다.그래서문학도좋아하고역사도좋아하죠.거기엔스토리가있기때문입니다.반면너무어렵거나무미건조한책은잘안읽는데,마음이이리저리움직이지않아재미가없기때문입니다.그런데『주역』은한자가어렵고마음을격동시키지않는데도너무재밌습니다.주인공이따로없는데도스토리가있고,계속다이내믹하게변하는국면가운데그변함을바라보는관조(觀照)가있습니다.그래서『주역』을읽거나암기하고나면감정의출렁임이가라앉는효과가있습니다.흥분지수가높은저에게『주역』은수양(修養)의텍스트입니다.
제가과도한감정이입을경계하는이유는제감정의정당성을확인하면서그걸고수하려는태도를고치고싶기때문인데,『주역』의스토리에는감정이입을할대상이없습니다.조건과상황만끊임없이변할뿐지속되는주체가없으니고수할감정은물론,고수할조건도,고수할옳음도없지요.시시각각변하는『주역』의세계는시간과공간뿐아니라저자신도변한다는걸보여줍니다.어떨때우리는소인처럼행동하기도하지만다른국면에서는대인의마음가짐을갖기도하지않던가요.어떤때는좋게생각되던조건이시간이지나면나를발목잡는조건으로여겨지기도하지않던가요.그리고어제의좋은친구가오늘은떨쳐내야할동류(同類)가되지않던가요.
이변화속에서내가고수하려던상(像)은끊임없이해체됩니다.어제의상을붙잡고오늘을재단하며흥분하는건부질없다는걸깨닫게되지요.『주역』은제게더넓고깊은시야로세상을바라보고더다양한방식으로접속하며나의변용을관조하게해주는책입니다.이번생에『주역』을접할수있음에감사할따름입니다.

신근영:『주역』과의첫만남은저에겐당황스러움그자체였습니다.괘의해석은일관되어보이지않았고,효사들은따로노는듯했죠.천지자연의이치를담았다기엔똑부러지는구석이없었던겁니다.그러니까한마디로말해『주역』은비합리적인텍스트였지요.하지만시간이지나면서알게되었습니다.그비합리야말로『주역』이이야기하고싶은지점이었다는것을말이죠.『주역』은‘때’를다룹니다.때란변화가발생하는순간,즉‘사건’의시공간이고요,사건은언제나일상의맥락을끊고들어옵니다.해서기존의논리가통용되지않죠.이제껏사용하던삶의문법이더는적용되지않는시공간의특이점!이비합리의순간이,사건의장이『주역』의무대입니다.
우리삶은사건들속에있습니다.잘흘러가다가도삐끗하기일쑤인게삶이고,그덕분에새로운변화가가능해지는게삶이죠.그럼에도막상사건의시공간에들어서게되면막막해집니다.내가가지고있던것들은제대로작동하지않고,무슨일이벌어졌는지조차분명하게파악되지않죠.막다른골목에서있는기분이랄까요.그렇다면우리는이런삶의특이점을어떻게통과해야할까.『주역』은바로이질문위에서있습니다.하여『주역』은삶의현장과만날때비로소그빛을발합니다.책안에서는비합리적이게만보이던말들도삶의사건과만나면생생하고구체적인언어가됩니다.때를보는눈과사건을이해하는새로운사유의틀을선물하는것이죠.『주역』은이처럼삶의특이점들을펼쳐보이며,이를통과하는지혜를모색합니다.해서저는이제조금은즐길수있게되었습니다.『주역』이주는당황스러움을말이죠.좋든싫든삶은비합리적인그사건의시공간을통해서만흘러갈수있으니까요.

문성환:언젠가히말라야의부탄이세계에서가장행복지수가높은나라라는이야기를들은적이있습니다.세계최빈국중하나이지만범죄자(수감자)가거의없고,누군가자살이라도하면신문1면에실린다는나라…그이야기를들으면서경제규모세계10위권이면서BTS와블랙핑크의나라에사는사람으로서호기심과성찰이동시에들었던것은아마도어떤무의식때문이었을지도모릅니다.자살률세계1위라는….
반면미국의유명한한작가는한국을여행하고난인상을‘세계에서가장우울한나라’라고표현했습니다.압박과경쟁등에내몰리는사회이면서단점만남은유교와자본주의의국가라는것이었습니다.잘못된대목이딱히없습니다.물론단순비교는위험합니다.올해(2024년)발표된전세계행복지수에따르면상위권에는핀란드,덴마크,아이슬랜드등잘사는북유럽국가들이고하위권국가들은주로최빈곤층인아프리카국가들입니다.(참고로한국은50위권입니다.)^^
어느나라가진짜더행복한나라인가를말하려는게아닙니다.무엇이행복인가를따지려는것도아닙니다.행복은객관지표로증명될수있는것도아니고,상대적인것일뿐아니라저마다어떤가치로체감되는것이기때문입니다.예컨대요즘뉴스를보다보면,많은사람들이‘옛날이좋았네…’라고혀를찰만합니다.그런데조부모님세대들의옛날은일제시대이고,부모님세대의옛날은군인독재시대였고,선후배세대의옛날은IMF시절입니다.그중어느시대가어떻게더좋은것일까요.
저는『주역』에서말하는‘때(時)’라는말을이런맥락에서이해합니다.아무리행복한나라의국민이라도거기에도자신은아주불행하다고느끼는사람이있을것이고,극심한내전중인혼란한공동체일지라도그속에서누군가는희망을보고있고,누군가는삶을긍정하며살길을찾아가고있을것입니다.요컨대우리는매순간어떠한‘때’를만났을뿐이고,만나지않을수없다는것입니다.
『주역』에는‘월기망’(月旣望)이라는말이있습니다.해석자에따라정반대의견도있지만,대체로월기망은길한징조를나타내는말로풀이됩니다.‘달이거의보름에가까워졌다’는뜻입니다.당연히달은가득찼을때가가장좋은상태입니다.하지만가장좋은그순간으로나아가는때이면서,그순간을목전에두고있는지금,을가리키는말이바로월기망입니다.그러므로월기망은가장좋은상태여서가아니라가장좋은상태를틀림없이앞두고있는길(吉)한조짐인것입니다.인생에월기망의때가있다면아마반대의때도있을것입니다.
부탄의행복지수나헬조선한국의현실을『주역』의길과흉에관한입장에서생각해보면,길한것은길한대로흉한것은흉한대로제대로겪어내야한다는,그렇게겪을수밖에없는때가있다는인생의진리와마주치게됩니다.『주역』은길과흉에관한지도입니다.그지도를공부하면할수록우리는인생의길이단지길하기만하거나흉하기만하지않다는것을,잘보면쉬운길에도어려움이있다는게보이고험한길에는의외의성취가발견된다는것을알게됩니다.

2.지금시대에『주역』을왜배워야하고,『주역』을배워서좋았던점은어떤것이있을까요?

고영주:『주역』은천지(天地),즉하늘과땅을베이스로삼는텍스트입니다.바야흐로AI시대가도래했습니다.인공지능의시대인지금,왜하필『주역』을배워야할까요.그것은내가발딛고있는위치와마주한상황을제대로알기위해서입니다.한마디로내가마주한‘때’[時]를잘겪기위해서입니다.
‘수시변역(隋時變易)’,모든것은변합니다.때를알아야만때에맞게내가마주한상황을잘겪어갈수있습니다.아무리AI가인간에게다양한정보를제공한다해도,한치앞도알수없는세상의변화속에서인간의길(吉)과흉(凶)을예측할수는없습니다.설령AI가적절한정보를제공하더라도,그것은시대가정해놓은기준일뿐이며,결국그정보를수동적이거나맹목적으로따를수밖에없습니다.스스로나의때를알고,그때에맞게실천할수있는윤리를『주역』에질문하고,실천하는기쁨을알게된다면내삶의길을능동적으로열어갈수있지않을까요.그렇습니다.『주역』은능동적인실천과기쁨으로부터자신의삶을사랑할수있게해주는책이다.『주역』의64개의때를알고386개의효(爻)로부터자신의위치(位)와그에맞는상황을파악한다면,어떠한때를마주하더라도길이든흉이든그때자체를온전하게받아들일수있습니다.그리고무엇보다『주역』은관계의텍스트입니다.64괘는물론이거니와,각괘의여섯효는독립적이지만서로가상호관계적입니다.즉마주한때를온전히받아들인다는것은내삶을사랑한다는것이고,나와관계맺는모든것들을사랑한다는것과같습니다.이것이『주역』을배워야할이유라고저는생각합니다.

이윤지:처음『주역』을배울때난관도이런난관이없었습니다.매주몇괘씩외워서시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