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화와 연결 : 서로에게 기대는 법을 고민하는 청년 인터뷰집

불화와 연결 : 서로에게 기대는 법을 고민하는 청년 인터뷰집

$18.00
Description
세상과 연결되기 위해 불화하는 청년 5인에게 배우는 기댐의 지혜!
전작 『함께 살 수 있을까』에서 ‘타인과 함께 사는 법을 고민하는’ 청년 5인을 만났던 ‘공부하는 인터뷰어’ 김고은의 새로운 인터뷰집. 이번에는 각 영역에서 활동하며 세상과 연결되기 위해 불화하기도 머뭇거리지 않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장애동료상담가인 진우, 강화에서 활동하는 〈청풍〉의 멤버였던 지역의 이웃청년 총총, 〈청년기후긴급행동〉의 대표 은빈, 인문학공동체 〈남산강학원〉에서 살림멤버로 활동하는 윤하, 그리고 대체복무요원인 길완이 이번 책에서 만난 청년들이다.
이들은 모두 존재 자체로 이질적이기도 하고 그래서 배제당하기도 했지만, 주저앉지 않고 부딪히며 불화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이들이 대단히 용감하거나 특별한 사람들이어서가 아니라, ‘함께 살기’는 ‘살기’에 다른 말이 아님을, 그리고 ‘불화’가 잠시의 실패일 수는 있어도 ‘단절’이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다섯 명의 인터뷰이들을 만나며 저자는 실패한 뒤에 더 큰 힘으로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들을 보여 준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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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고은

저자:김고은
공부하는인터뷰어(@goeunk1m).인문학공동체<문탁네트워크>에서동양고전을공부하며일상에서사람들에게배운다는게뭔지알게됐다.거기에우리가나눠야하는무언가가,우리를연결시켜줄무언가가있다고믿는다.『어쩌다유교걸:어느페미니스트의동양고전덕질기』(2023)를썼고,인터뷰집으로『함께살수있을까:타인과함께사는법을고민하는청년인터뷰집』를냈으며,함께쓴책으로『다른이십대의탄생』(2019),함께풀어읽은책으로『낭송사자소학』(2018)등이있다.

목차


서문/미워만하느라사랑하는법은잊었을까?

깨물고꼬집는지혜:장애동료상담가진우
방안의진우와마로니에공원의진우
나비,잠자리,칡,넝쿨,해마
중요한건꺾이지않는몸
목회자에서장판활동가로
장애의최고전문가는장애인
세상을살아나갈지혜
뿌리깊은감정을해방시키기
어떤핸드폰을쓸지는내마음인데
제1의유진우
나가며

애쓰지않는느린연결:지역의이웃청년총총
강화논밭길에빠진총총
강원도?좋지!
이웃이일상을바꾼다
가장중요하고도가장어려운일
지역에서오래사는법
우리는시간으로작업한다
길고양이를살피는분위기
대형마트,이웃,멤버들
나가며
결인터뷰

판단하지않는정의:기후운동가은빈
공룡이선첫번째재판장
석탄화력발전소붕앙-2
최전방의목격자
용기가필요할때마다꺼내보는기억
그냥조금늙고아픈친구
이게내길이맞나?
연결의효능감
똥이퇴비가될수있기를
나가며
☆소영인터뷰

온마음을다하는공부:인문학공동체살림꾼윤하
철학적으로사는법을배우다
도움이되는사람
더부살이생활
알아차리기기술이서로를살린다
특권과부채,그리고불안
두번의위기
온마음을다했다는자신감
어쩌다공부,그래도공부
나가며

문란한신념:대체복무요원길완
공주의쿠팡맨과지방댁
많은공력이들어가도
앞으로도이렇게살고싶다
갑작스럽게맞이한미래
길완을부끄럽게만든과정
흔들리고오염된양심
어떤상상력
문란한이방인
나가며
수환인터뷰

출판사 서평

『불화와연결』지은이김고은선생님인터뷰

1.다섯청년의인터뷰에『불화와연결』이라는제목을붙이셨는데요,제목에대한설명을부탁드립니다.
“이질적인존재들과함께살수있을까?”저는정말궁금했습니다.지난인터뷰집『함께살수있을까』에서인터뷰이들은하나같이그것이선택의문제가아니라고답했습니다.함께살수밖에없지않냐고요.질문이잘못되었다는것을깨닫고수정해야했죠.이렇게요.“어떻게함께살수있을까?”
방법을찾는일은가능성을타진하는일보다더어려웠습니다.당장에제삶에서부터그랬습니다.함께사는방법을찾기는커녕매번실패만해온것같았어요.그런데이번책의다섯인터뷰이들을만나고나서제가너무쉽게불화를실패로,실패를회복할수없는단절로치부해왔다는걸알게되었습니다.
『불화와연결』의다섯인터뷰이들은존재자체로불화하는사람들입니다.장애인당사자활동가진우님은'비非시민'으로호명됩니다.지역에서거주하는여성청년총총님은도시에진입하지못한'실패자'가아니냔눈초리를받고요.기후운동가은빈님은법테두리를벗어난액션을했다며'게으른범법자'명목의벌금을받았습니다.인문학공동체의멤버윤하님은살림을공부이자활동으로삼았기때문에사회적으로'루저'의위치에놓이기쉽고,대체복무요원길완님은'이방인'이라고불립니다.
인터뷰이들은쉽게혐오의대상이되기도했습니다.이질적이라며배제당하기도했지요.그러나그대로주저앉지않았습니다.대신다양한존재들과어울렸습니다.자꾸부딪히며불화했습니다.그렇게불화하는날들이쌓이니연결되더군요.이들이대단히용감하거나특출난성품을타고났기때문이아닙니다.그저‘함께살기’와‘살기’가다른말이아님을알았기때문이지요.
책을쓰면서알게되었습니다.연결에도근육이필요하다는것을요.불화가실패일수는있지만,그것이곧단절을뜻하는건아니더라고요.만일불화와실패를단절이라고생각한다면두려움만남게될것입니다.이책의인터뷰이들은다른가능성을보여줍니다.찢기고실패한뒤에더큰힘을갖고연결될수있다는것을요.

2.부제가‘서로에게기대는법을고민하는청년인터뷰집’인데요,잘기대는법이따로있는듯합니다.어떻게기대야할까요?기댈수밖에없을까요?
진우님과윤하님은각각장애운동판,인문학공동체에서선배에게기대고있습니다.선배들은기꺼이마음과시공간을내어주었지요.은빈님은기후운동하는동료들과서로에게근거가되어주었습니다.한국법체계가그들을불법으로규정했을때도망설임없이기후문제에관해말할수있었던건그때문이지요.총총님과길완님은모두주변사람들때문에여기까지올수있었다고해요.총총님은이웃과동료들만보고지방생활을시작했습니다.길완님은누가의심할지라도,그의관계망안에서만은확실히평화주의자입니다.
그러나인터뷰이들에게서로를응원하는관계만있는건아닙니다.앞서말했듯,이들에게적대적이고상처를주는관계도있지요.그러한관계를만날때도인터뷰이들은어딘가에기대어갑니다.진우님이경찰에게위압적으로포위되었을때사용하는방법은꼬집기와깨물기입니다.총총님은밥을먹고가라는말들에기대어그냥버텼습니다.은빈님은대기업앞에서만화’원피스‘의주제가를부르고,윤하님은발끈하다가도책을읽으며마음을가라앉힙니다.길완님은관물대에친구들이보내준편지를부쳐놓고요.
구체적인삶은정돈되어있기보단얼렁뚱땅에더가깝지않습니까?인터뷰이들이불화해내는나날도마찬가지입니다.웃기거나슬픕니다.웃기고슬프기도하고요.온갖서사가범람하고있음에도인터뷰를다시한건이때문이었습니다.제가배운철학을하고싶었어요.갑자기철학이라니,거창하게느껴질지도모르겠네요.그러나저는철학이삶과동떨어진것으로여겨지는게문제라고생각합니다.제가배운동양철학은거대하고어려운이론이아니라,구체적이고실질적인관계이야기였거든요.우리가어떻게서로에게기대어살아가면좋을지,철학이그길을보여줄것입니다.

3.장애운동판의활동가인진우님을비롯해이책에실린인터뷰들을보면아직도우리사회곳곳에드러난‘장벽’만이아니라잘보이지않는‘장벽’들이많다는생각이듭니다.작가님자신은어떤장벽을느끼시는지요?그리고이런사회의장벽들을어떻게해체해가야한다고생각하시는지요?
일상적으로는비건이라서겪게되는일이있을것같네요.밥은매일먹어야하고,사람과만나려면뭐든마시게되니까요.인터뷰를하러현장을다니다보면길거리에서식사를혼자해결해야할때가많아요.먹을수있는게없어서굶을때도있고,고구마말랭이같은주전부리로식사를대체할때도있답니다.인문학공동체에서세미나를하거나친구,가족들과밥을먹을때도불편한일이많습니다.갈수있는곳이별로없고먹을수있는것이별로없으니모임에걸림돌이되는기분도듭니다.
그래도가능한비건임을숨기지않고,불편한상황에서도이야기하려고노력합니다.저도비건이아니었을때가있었으니까요.논비건역시비건의눈치를본다는걸알고있습니다.한명이라도비건에대해알려준다면,한번이라도같이밥을먹어본다면논비건도비건도서로에게익숙해질수있지않을까요?진우님이아침출근길지하철에서이동권시위를하는것처럼,저도일상에서저만의작은시위를하는중이랍니다.
그러나종종저의작은시위가누군가를배제하고비건과논비건의선을가르는일이되기도하더라고요.그러지않을수있도록조심해야할것같아요.은빈님의말마따나개인에게책임을묻는방식이되어서는안될테니까요.그래서총총님의말마따나조금다른존재들을환대하고초대하는방식이무엇일지고민하게됩니다.서로익숙해지기까지사람에따라,사회에따라더긴시간이걸릴수도있으니까요.

4.이책의다섯인터뷰이분들로부터배운점이랄지,크게느끼신점이있으시다면말씀해주세요.
장애동료상담가진우님에게는경청하는법을배웠습니다.인터뷰어인제게‘듣기’의선배님이시기도하지요.듣는일을연애하듯이,데이트하듯이하라고하시더군요.최선을다해서상대를좋아하는것이경청의정도라는것을마음에새겼습니다.
지역의이웃청년총총님은사람들에게기대어회복하는모습을보여주셨어요.지치고상처입으면가장먼저관계를끊게되기도하는데요.총총님은몇년동안주변에서먹여주고,재워주고,들어주는마음을온전히받아냈습니다.대단하지요.그덕에큰난관속에서도혼자무너지지않고,지역을떠나지않고스스로를돌볼수있게되셨어요.
기후운동가은빈님의이야기를들으면서는정치를다시생각해보게되었습니다.저는정당정치에회의적인편이에요.많은이슈가소거되거나빠르게소모되기때문이지요.그런데은빈님께서하고자하시는정치운동은조금다르더라고요.길들여지지않은존재들의불온함에기반한,공동체를꾸려나가는정치운동이있을수있다는것을배웠습니다.
인문학공동체살림꾼윤하님에게서는어떻게관계가한인간의근간이되는지알수있었어요.그럴싸한졸업장이나자격증,시험점수가없이도윤하님은특유의‘자신감’에차있었는데요.서로를진심으로지지하는관계를오랜시간가꿔왔다는사실자체가사람을이토록풍요롭게만드는구나,놀라웠습니다.
대체복무대원길완님은심사과정에서평화주의신념을계속의심당하셨는데요.그랬음에도끈질기게할말은다하고,할수있는일을찾아서하고계세요.스스로는게으르고방탕하다고말하지만,옆에서보기에는너무성실하거든요.성실한신념이결국어떤일들은해내고마는구나,하는감명을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