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따니빠따와 마음의 지도 : 고미숙의 붓다 칼럼 (양장)
고미숙
저자:고미숙
고전평론가.20대에는청년백수,30대중반에박사학위를받았지만40대초,중년백수가되었다.혼자는너무심심하고외로워서공부공동체를꾸렸다.현재[감이당]&[남산강학원]이나의본거지다.2080세대가함께꾸려가는지성의네트워크라생각하면된다.주요활동은‘읽고쓰고말하기’.이렇게살아도밥벌이가되고수많은벗들을만날수있다는사실이놀랍고신기하다.이행운을많은이들과나누고싶다.
그동안낸책으로는『열하일기,웃음과역설의유쾌한시공간』,『삶과문명의눈부신비전열하일기』,『동의보감,몸과우주그리고삶의비전을찾아서』,『나의운명사용설명서:사주명리학과안티오이디푸스』,『고미숙의몸과인문학:동의보감의눈으로세상을보다』,『“바보야,문제는돈이아니라니까”:몸과우주의정치경제학』,『공부의달인,호모쿵푸스』,『사랑과연애의달인,호모에로스』,『돈의달인,호모코뮤니타스』,『낭송의달인,호모큐라스』,『계몽의시대:근대적시공간과민족의탄생』,『연애의시대:근대적여성성과사랑의탄생』,『위생의시대:병리학과근대적신체의탄생』,『윤선도평전』,『두개의별두개의지도:다산과연암라이벌평전1탄』,『청년백수를위한길위의인문학:임꺽정의눈으로세상을보다』,『고미숙의로드클래식,길위에서길찾기』,『고전과인생그리고봄여름가을겨울』,『조선에서백수로살기』,『고미숙의글쓰기특강:읽고쓴다는것,그거룩함과통쾌함에대하여』등이있고,함께옮긴책으로『세계최고의여행기열하일기』(전2권)이있다.
머리말
프롤로그―‘청년붓다’,길의정복자
1부길을묻다
1.뱀이묵은허물벗어버리듯―불꽃에서파동으로!
2.와서보라!―진리는기쁨이다!
3.왕의길,붓다의길―업과수행
4.마하망갈라―‘더없는행운’이란무엇인가?
5.다르마와유머―‘처음’도좋고‘중간’도좋고‘나중’도좋은!
2부마음과권력을해부하다
1.바라문의타락,크샤트리아의출가―환락에서환멸로!
2.출생을묻지말고행위를보라!
3.연기법①―무명에서카오스가생겨나고
4.연기법②―무명이타파되자빛의파동이생성되고
5.마음은쉼없이흐른다―‘에고’에서‘에코’로!
6.청년이묻고붓다가답하다①―마음으로질문하라!
7.청년이묻고붓다가답하다②―거센강을건너라!
3부소유와집착을넘어서
1.하늘이여,비를뿌리려거든뿌리소서!―소유에서자유로
2.강을건너면뗏목을버려라!―정주에서유목으로
3.담마짜리야―껍데기는가라!
4.‘까씨’와의대화―‘마음의밭’을갈아라!
5.독화살을뽑아라!―혼자는외롭고,함께는괴롭고
4부홀로서는자의길
1.무소의뿔처럼혼자서가라!①―탄생의사자후
2.무소의뿔처럼혼자서가라!②―바람과사자와연꽃의노래
3.무소의뿔처럼혼자서가라!③―좋은벗과함께가라!
4.질문하라,길이열릴것이다!
5.죽음,자유를향한또‘한번의’도약―메멘토모리(MementoMori)!
에필로그―피안으로가는길,과거도미래도없이!
부록
부록1_붓다의깨달음,‘찬란한’청춘의파토스
부록2_열반,늘푸르른생명의파동
길을잃은시대,가장오래된마음의지도를펼치다!
『숫따니빠따』와오늘의삶을대각선으로가로지르는고미숙의붓다칼럼
코로나19와기후위기,전쟁과정치적격변,인공지능의도래까지.세계가쉴새없이요동치는동안우리의마음도함께출렁인다.분노했다가불안해하고,무언가를간절히욕망했다가금세허무에빠진다.세상에는정보가넘쳐나고선택지는어느때보다많아졌지만,정작‘어떻게살아야하는가’를묻는일은점점더어려워졌다.길을잃은시대다.
고전평론가고미숙이이혼란속에서다시펼쳐든것은2600여년전의오래된경전『숫따니빠따』다.초기불교경전가운데서도가장오래된텍스트로꼽히는『숫따니빠따』에는막깨달음을얻고길위로나선‘청년붓다’의호흡이생생하게담겨있다.『숫따니빠따와마음의지도』는이오래된경전을오늘의삶한가운데로불러내어,분노와불안,소유와집착,관계와외로움,권력과욕망속에서끊임없이흔들리는지금우리의마음이어디에있는지를묻는책이다.
이책과『숫따니빠따』의인연은2020년코로나가창궐하던시절로거슬러올라간다.고미숙은두청년과남산둘레길을걸으며이경전을읽었다.한청년은갑자기끝난연애때문에쓸쓸했고,다른청년은아무이유없이사는것이불안하고서글펐다.환갑을맞고어머니를떠나보낸고미숙에게는노·병·사가새로운삶의화두로다가오고있었다.서로다른질문을품은세사람은같은경전을읽었고,그만남이후각자의길은달라졌다.한사람은새로운인연을만나멀리떠났고,한사람은불교에깊이입문했으며,고미숙은책을썼다.그리고그경험을통해『숫따니빠따』에서‘마음의지도’?를발견한다.
지도는목적지를대신정해주지않는다.다만지금내가어디에있는지,어느방향으로가고있는지를보여준다.분노와짜증,불안과허무는어디에서오는가?우리는왜끝없이무언가를소유하려하는가?사랑하면서도왜서로를괴롭히고,혼자있으면외롭고함께있으면괴로운가?『숫따니빠따』는이런널뛰는마음들의위치를측정하게해주는지도다.마음의좌표를알게되면비로소어디로가야할지도보이기시작한다.
고미숙은이지도를들고2600여년전과지금을거침없이오간다.코로나와기후위기,12·3비상계엄과광장,전쟁과인공지능,부동산과주식,게임과쇼핑,악플과혐오까지우리가통과하고있는현실이『숫따니빠따』의게송들과‘크로스’된다.“보라,모든것이불타고있다!”는붓다의오래된선언은더많이소유하고더강렬한자극을얻기위해질주하는지금의삶과겹쳐진다.바깥에서는전쟁과기후위기의불길이번지고,안에서는불안과갈망의불길이타오른다.다르마와현실,거시와미시,구도와욕망을대각선으로연결하는것,그것이이책에서고미숙이시도하는‘붓다칼럼’이다.
책의구성역시‘길’과‘지도’라는주제를따라짜여있다.붓다는대장장이쭌다에게사문의네종류를설명하면서가장높은경지인‘길을정복한자’를먼저제시하고,그아래단계들을차례로보여준다.낮은곳에서높은곳으로올라가는익숙한점층법과는반대의방식이다.궁극의비전을먼저보여주어야지금내가어디쯤와있는지를알수있다.고미숙은이역동적인수사법을출발점으로삼되,아직길위에서더듬더듬나아가는우리의자리에서는그순서를거꾸로밟아올라간다.
1부「길을묻다」에서는먼저우리가나아갈삶의큰방향을조망한다.“뱀이묵은허물벗어버리듯”,“와서보라!”,“더없는행운이란무엇인가?”를물으며붓다가열어보인길의지도를펼친다.이어2부「마음과권력을해부하다」에서는시선을우리가살아가는사회로돌린다.출생과신분,권력과욕망,에고와무명은어떻게개인과사회를사로잡는가.그리고그거센강을우리는어떻게건널것인가.3부「소유와집착을넘어서」에이르면시선은한층더안쪽으로들어온다.소유하고싶은마음,놓지못하는관계,탐욕과분노와어리석음이라는독화살을들여다보며‘마음의밭’을갈기시작한다.
그리고마침내4부「홀로서는자의길」에서다시‘길’로돌아온다.“무소의뿔처럼혼자서가라!”이때의‘홀로’는고립이나단절이아니다.타인의욕망과세상의기준에휩쓸리지않고자신의힘으로삶의길위에우뚝서는것이다.역설적으로그렇게홀로설수있을때비로소좋은벗과함께걸을수도있다.길을먼저바라보고,사회의욕망과권력을통과하고,다시자기안의탐진치와집착을넘어,마침내자기발로그길위에서는것.처음의‘길’이마지막의‘길’로되돌아오는수미상관의여정이곧이책이그리는‘마음의지도’다.
그리고이길에서붓다가우리에게요구하는것은믿음이아니다.“와서보라!”왜화가나는지,왜끝없이소유하려하는지,무엇을두려워하고무엇에집착하는지먼저자신의마음을보라는것이다.그렇게뒤집혀있던것이바로서고보이지않던길이보이기시작할때찾아오는것은금욕이나체념이아니라해방감과기쁨이다.그래서고미숙은말한다.“진리는기쁨이다!”
『숫따니빠따』에는유난히질문하는청년들이많이등장한다.어떻게살아야하는가,욕망에서어떻게벗어나는가,거센삶의강을어떻게건너는가,죽음앞에서어떻게자유로울것인가.2600년전의질문이지만놀랍도록지금우리의질문과닮아있다.붓다는그들에게정답을대신내려주지않는다.스스로보고,묻고,자기발로걸어가도록이끈다.
그런점에서『숫따니빠따와마음의지도』는오래된불교경전에관한책이면서오늘우리의질문에관한책이다.불교를믿는사람만을위한책도,불교의교리를배우기위한책도아니다.어디로가야할지몰라멈춰선사람,세상의욕망과자신의욕망사이에서흔들리는사람,관계와소유에붙잡힌사람,지금내가어디에서있는지묻고싶은사람을위한책이다.
길을잃었다면필요한것은누군가가정해준목적지가아니라지금나의좌표를보여주는지도일지모른다.2600여년전청년붓다의목소리와오늘우리의삶을대각선으로연결하며『숫따니빠따와마음의지도』는묻는다.지금나는어디에있는가.그리고어디를향해가고있는가.
지은이의말
“왜하필『숫따니빠따』인가?『숫따니빠따』는초기경전가운데서가장오래된텍스트로간주된다.정각(正覺)에이른뒤막길위에나선청년붓다의호흡이생생하게담겨있기때문이다.물론앞에서보듯,쭌다와의만남은붓다의마지막여정에해당한다.오랜기간소리로전파되면서다양한시기의목소리가이경전안으로스며들었으리라.하지만보다시피노년의붓다역시처음길을나서던그때와다를바없다.당연하다!진리는늙지않기때문이다.하여,지금은『숫따니빠따』를만나야할때다.거기에담긴‘청년붓다’의목소리와우리시대를‘대각선으로연결하는’‘붓다칼럼’을시작한다.다르마와현실,거시와미시,구도와욕망이‘크로스’되는글쓰기를실험해보고싶다.이무모한여정에행운이깃들기를!”
책속으로
신산하긴하지만충분히멋지고아름다운인생인데시종일관왜저리서럽게울어야할까?아낌없이주고싶은마음은알겠는데그게왜꼭‘돈’이어야만할까?너무가난해서입에풀칠하기도어려울땐그렇다치자.하지만웬만큼먹고살게되었는데도왜가족끼리주고받을게‘돈’밖엔없는걸까?자식의경우도마찬가지.부모의희생에대한보답을꼭성공이나돈으로만해야하는걸까?부모가원하는건자식들의‘좋은삶’,즉‘밝고명랑한삶’이아닐까.이런저런상념에잠기다가문득,‘아,이것이윤회의정체인가?’싶었다.끊임없이슬픔을통해다시돌아오는관계.아무리아끼고사랑해도서로에게슬픔을안겨주는그런관계말이다.붓다는말한다.
---「1부2장와서보라!―진리는기쁨이다!」중에서
사실오랫동안인류는이와같은평범한일상을누릴수없었다.생산력도낮았고자연재해나역병,전쟁도잦았기때문이다.지금도지구촌에는그와같은고통에노출된지역이헤아릴수없이많다.그럼그곳에사는이들이간절히소망하는행운은무엇일까?바로평범한일상이다.내란6개월동안우리들의한결같은바람역시‘평범한’일상의회복이었다.사실평범한일상은진화론적으로보아도가장최상위에해당한다.특별한것,우뚝한것,지나치게훌륭한것등은자연선택,즉변이에취약하기때문이다.그럼에도우리시대는평범한것들을무가치한것으로간주하고어떻게든‘튀어’보이려고몸부림친다.행운이찾아올리없다.그래서다들‘남들은다행복한데,나만불행하다’는기이한착각에빠져있다.자업자득이다.
---「1부4장마하망갈라―‘더없는행운’이란무엇인가?」중에서
그럼어떻게해야그런감정의회오리에서벗어날수있지?그게가능하기나한가?이런생각에골몰하다보면결국인간에대한깊은냉소와비관에빠지게된다.해서결국자신도‘그렇게살수밖에없다’고합리화한다.이처럼부정적인감정들은계속이곳에서저곳으로옮겨붙는다.불꽃이이곳저곳을태워버리듯말이다.그러다보면어느새우리는질투와시기,이기심과적대감이마음의본모습인양여기게된다.앞에나온존속살인범들역시이런마음의‘왕복달리기’를쉼없이되풀이했을것이다.그러므로이제우리자신에게물어야한다.마음의본래면목에대하여.
이에대한붓다의응답이바로‘멧따-숫따(자애)’(제1장우라가왁가)다.
---「2부5장마음은쉼없이흐른다―‘에고’에서‘에코’로!」중에서
다니야는말뚝과밧줄에삶을잘묶었다고의기양양한반면,붓다는담담하게존재의모든속박을끊고다시는‘윤회의모태’에들지않는다고선언한다.그렇다.소유는속박이다.거기에서자유는불가능하다.우리시대상류층인사들의삶이그증거다.거기어디에고매한인격,이타적소명이있는가.과시욕아니면인정욕망이고작이다.붓다의말처럼마음은‘황무지’가되었고,내면의‘불꽃’은더한층타오를뿐이다.솔직히누구도그런사람들을인정하지도존중하지도않는다.다만부러워하고질시할뿐이다.그럼에도다들왜그런사람이되기위해안간힘을쓰는거지?속으로는경멸하면서왜자신은그런‘하찮은’존재가되려고하는가말이다.
---「3부1장하늘이여,비를뿌리려거든뿌리소서!―소유에서자유로」중에서
특히지금같은‘핵개인’의시대에는전방위적으로이러한코뮤니티가모색되어야한다.그기준은정서적애착과냉혹한계산을모두넘어서야한다는것.그러기위해선결국진리를탐구하고우정을나누는관계로나아갈수밖에없다.초기승가의21세기적변용이절실한시점이다.요컨대,‘홀로’와‘함께’는결코선택사항이아니다.‘혼자서’갈수있는자만이‘함께’갈수있는법!그런점에서‘무소의뿔처럼혼자서가라’의기저에는‘좋은벗과함께가라’는멜로디가은은하게울려퍼진다.열탕과냉탕을정신없이오가다모든인간관계에완전히지쳐버린현대인에게이보다더감미로운복음이또있을까.
---「4부3장무소의뿔처럼혼자서가라!③―좋은벗과함께가라!」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