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탈은 어렵지 않다 (마음대로 풀어 쓴 『신심명』)

해탈은 어렵지 않다 (마음대로 풀어 쓴 『신심명』)

$20.33
Description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다.
다만 가려 선택하는 마음을 꺼릴 뿐이다!”
정화 스님이 오늘의 언어로 풀어낸 신심명의 요체
중국 선종의 제3대 조사 승찬의 『신심명』은 이렇게 시작한다. 해탈은 어렵지 않다. 다만 좋아하고 싫어하며, 취하고 버리고, 옳고 그름을 가르는 마음을 좇지 않으면 된다. 그렇다면 정말 해탈은 이렇게 쉬운 것일까?
정화 스님은 『신심명』의 이 오래된 물음을 오늘날의 언어로 다시 풀어낸다. 연기와 공, 무아와 유식이라는 불교의 언어뿐 아니라 뇌과학과 인지과학, 생명과 진화, 기억과 신경세포, 의식과 무의식의 언어까지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우리가 ‘마음’이라 부르는 것이 어떻게 생겨나고 어떻게 우리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내는지를 탐구한다.
우리는 대개 눈앞에 보이는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화 스님이 거듭 강조하듯 우리가 아는 세계는 감각 정보와 기억, 경험이 만나 그때그때 만들어 낸 ‘영상’이다. 과거의 기억정보를 바탕으로 지금을 해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며, 그렇게 만들어진 의미를 다시 ‘나’와 ‘세계’의 실재라고 믿는다. 좋아하고 싫어하는 마음도, 옳고 그름을 가르는 마음도 이 과정에서 생겨난다.
문제는 분별 그 자체가 아니다. 분별한 것을 실재라고 믿고 거기에 머무는 것, 그것이 번뇌의 시작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생각을 없애거나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 상태가 되는 것이 아니다. 마음을 억지로 고요하게 만드는 일도 아니다. 오히려 이미 만들어진 생각길을 잠시 내려놓고,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고 사라지는 마음현상과 마음상태를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일이다. 정화 스님은 이것을 ‘시절인연’에 온전히 자신을 여는 일이라고 말한다.
생명은 애초에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하나의 세포도 이웃 세포와 정보를 주고받으며 살아가고, 하나의 생명도 다른 생명들과 기운과 정보를 나누며 존재한다. 지금 여기의 ‘나’ 역시 우주와 생명의 오랜 진화, 수많은 관계와 기억이 잠시 이 모습으로 드러난 사건이다. 그러므로 어떤 것도 그 자체로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어떤 것도 홀로 자기 자신이 되지 않는다. 하나가 모든 것을 그것 되게 하고, 모든 것이 하나를 그것 되게 한다.
이런 관점에서 정화 스님은 『신심명』의 구절들을 하나씩 새롭게 읽는다.

“도를 찾는 마음이 도를 잃는 마음이다.”
“마음을 고요히 하려는 것도 부질없는 힘씀이다.”
“취하고 버리는 일이 곧 꿈속의 꿈이다.”
“참됨도 구하지 말라.”
“마음을 찾는 것조차 이미 어긋난 일이다.”
“깨닫고자 하는 것이 스스로를 얽어매는 것이다.”
“무엇이 되려 애쓸 것 없다.”

이 역설적인 문장들이 향하는 곳은 하나다. 이미 작동하고 있는 생명의 충만함에 무엇을 더 보태려 하지 말라는 것. 우리는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하고, 더 많이 가져야 하고, 더 많이 알아야 비로소 충만해질 수 있다고 배운다. 정화 스님은 이것을 ‘배운 결핍’이라고 부른다. 부족하다고 배웠기에 부족한 것을 채우려 하고, 미래를 준비한다는 명목으로 끊임없이 자신에게 스펙과 의미와 목적을 덧붙인다. 그러나 그렇게 의미를 붙잡을수록 지금 여기에서 쉼 없이 일어나는 생명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신심명』이 말하는 해탈은 이 ‘배운 결핍’으로부터 벗어나는 일이다. 어디엔가 있는 깨달음을 찾아가는 것도, 번뇌의 세계를 버리고 부처의 세계에 도착하는 것도 아니다. 중생의 세계와 부처의 세계를 만드는 것 역시 마음이다. 마음이 만들어 낸 영상에 현혹되면 번뇌의 세계가 열리고, 그것이 만들어진 영상임을 알아차리면 바로 그 자리에서 해탈의 길이 열린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 비움은 소극적인 포기가 아니라 적극적인 창조 행위다. 익숙한 의미를 해체할 수 있어야 새로운 의미를 만들 수 있고, 이미 만들어진 생각길을 내려놓을 수 있어야 지금의 시절인연과 새롭게 접속할 수 있다. 배움 역시 더 많은 지식을 쌓는 일이기 전에 다른 존재의 이야기에 끼어들지 않고 듣는 일이다. 마음챙김 또한 마음을 붙잡아 통제하는 일이 아니라,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을 가려 선택하지 않고 온전히 바라보는 일이다.
그래서 『해탈은 어렵지 않다』가 말하는 해탈은 특별한 수행자에게만 허락된 초월적인 경지가 아니다. 밥을 먹고, 사람을 만나고, 생각이 일어나고, 좋아하고 싫어하는 마음이 생겨나는 바로 그 일상에서 가능한 삶의 방식이다.

마음을 없앨 필요도 없다.
번뇌를 미워할 필요도 없다.
도를 찾아 헤맬 필요도 없다.
무엇이 되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

다만 지금 일어난 마음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보고, 그것을 ‘나’라고 붙잡지 않으면 된다. 시절인연에 따라 일어나고 사라지는 생명의 움직임에 자신을 열어 두면 된다.
승찬의 『신심명』이 1,400여 년 전 말했던 “지도무난(至道無難)”, 즉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다’는 선언을 정화 스님은 오늘의 삶과 언어 속으로 다시 불러온다. 뇌와 마음, 기억과 언어, 생명과 진화, AI와 인지의 시대를 통과해 다시 만나는 『신심명』이다.

찾을수록 헤매고, 붙잡을수록 멀어진다.
놓아두면 비로소 보인다.

해탈은 어렵지 않다.
이미 충만한 지금 여기에 무엇을 더 보태려 하지 않는다면.
저자

정화

고암(古庵) 스님을 은사로 출가하여 해인사, 송광사, 백장암 등에서 수행 정진했다. 지은 책으로 대승불교 초기 경전인 『섭대승론』을 풀어 쓴 『우리는 우리를 얼마나 알까?』,
『전심법요』와 『완릉록』을 풀어 쓴 『왜 깨달음은 늘 한박자 늦을까』, 공부공동체인 〈남산강학원〉과 〈감이당〉에서 했던 강의와 멘토링을 엮은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마세요』와 『나와
가족 그리고 가까운 이들을 그냥 좋아하기』가 있으며, 서양철학서와의 만남을 풀어 낸 『생물이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베르그송의 ‘의식에 직접 주어진 것들에 관한 시론’을 읽고』와 『니체는 이렇게 물었다 당신의 삶은 괜찮으세요: 마음대로 풀어 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있다. 그 밖에도 『대승기신론』, 『육조단경』, 『중론』, 『금강경』, 『반야심경』 등에 대한 해설을 썼다.

목차

책머리에

1. 해탈은 어렵지 않다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은 제 마음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다
도를 찾는 마음이 도를 잃는 마음이다
불교 수행은 깨달음을 실천하는 것
시절인연을 언어의 폭으로 제한하지 말기를
허기진 마음이 쉴 곳은 어딘가

2. 시절인연에 욕망을 담지 마라
왜 물고기란 말이 이상하지 않았을까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해석과정을 반조해 보기를
생명을 온전히 드러내고자 하는가
마음 비움이란 불안정한 상황과 화해하는 공능

3. 마음을 고요히 하려는 것도 부질없는 힘씀이다
몸과 마음 모두가 인연의 전체상
어제를 비운 만큼 오늘을 오늘처럼 산다
마음이 일어나는 곳을 보라
마음을 고요히 하려는 노력도 내려놓기를

4. 현상을 좇지 않으면 부족함도 없고 남음도 없다
깨어 있는 마음으로 인연에 수순할 뿐
없음은 있음의 뿌리
제 역할을 잃은 안내문
묻는 일이 허공을 맴도는 일이 되지 않으려면
사건과 사건을 잇는 평온한 마음이 도

5. 취하고 버리는 일이 곧 꿈속의 꿈
생명 흐름의 길[道]은 정해져 있지 않다
없음[無]이 도(道)를 상징한다고 여기지 마라
이해가 환상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잊지 말기를
무심을 추구해도 길에서 길을 잃는다
마음마다 도를 드러내는 것이 무심이다

6. 일어나고 사라지는 생각길이 곧 해탈로 포장된 길
물을 들고 물을 찾지 말기를
진여심과 생멸심은 둘이면서 둘이 아니다
생명 현상 하나하나가 그대로 중도실상
움직임을 좇아서도 안 되지만 멈추려 해서도 안 된다
집착심을 탓하지 말기를

7. 내부도 내부만이 아니고 외부도 외부만이 아니다
아는 마음이 알려지는 마음에 끌려가지 말기를
그릇이라는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은
시비심을 키우는 자양분은
생명 진화가 말해 주는 무상

8. 보이는 것이 환상인 줄 모르는 것은 스스로 외부자가 되는 것
관계를 통해 드러난 사건, 마음
말이 많고 생각이 많으면
심상과 의미를 생성하는 기억의 자모음
몸과 마음과 의는 하나이면서 셋이다

9. 마음챙김은 집착을 깨뜨리는 망치
공성도 근본이 아니다
뿌리도 공이요 가지도 공이다
공은 무경계 의식이 아닐까

10. 참됨도 구하지 말라
공은 비어 있는 상태가 아니다
의식된 것은 존재하는 듯한 홀로그램

11. 번뇌의 길이 열리는 순간
있는 듯 없고 없는 듯 있다
상상하는 능력이 생기자 몸과 마음도 생겨났다
진리를 찾는다고 마음 밖을 돌아다니지 마라

12. 집착, 마음에서 마음을 떠난 환상
생각의 주체도 따로 없다
순간적으로 인식 주체와 객체가 생겨나고 사라진다

13. 마음을 찾는 것조차 이미 어긋난 일
빔을 사유한다는 것은
이름이 존재를 만든다
몸과 마음과 기억정보의 통합체 아뢰야식

14. 경계도 되고 마음도 되는 공
이미 쓰인 원고를 읽고 있는 의식
아는 마음과 알려지는 대상 모두가 아뢰야식의 그림자
능과 경을 알고자 하는가

15. 마음조차 없다
몸과 마음과 의는 분리될 수 없다
쉬는 마음이 불성이다
빈 마음에 스며드는 이웃의 빛으로 지금 여기가 열린다
맥락에 따른 자유로운 변환, 지혜

16. 의미를 해체할 수 있어야 의미를 만드는 것이 창조 행위가 된다
언어 능력을 확장하는 것은 기억을 나누기 위한 것
배움은 끼어들지 않는 들음
함께 어울리는 소리의 향연은 어디에

17. 생명의 길은 정해져 있지 않다
생명의 율동은 의미에 머물지 않는다
반조하지 않으면 고집이 세진다
놓아 두면 세계상이 바뀐다

18. 무엇 때문에 그리 바쁜가
공은 텅 빈 상태가 아니다
삶은 언어의 의미를 넘어선다

19. 벗어나야 할 삼계도 없으며 도달해야 할 부처세계도 없다
시절인연은 연대와 배치로 드러나는 사건이다
누구만의 누구를 찾지 마라
자신을 싫어하는 연습을 하지 말기를

20. 깨닫고자 하는 것이 스스로를 얽어매는 것이다
외부는 만들어진 내부
제발 육진 경계를 싫어하지 말기를

21. 꿈속에서 꿈을 꾸지 말기를
마음이 만든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생명 활동의 지휘자는 없다

22. 시절인연을 탓하지 마라
앎이 발생하지 않아도 사건ㆍ사물은 있는가
동일성과 유동성
의미를 창조하는 행위
신명이 나는 일

23. 시비를 가르는 마음을 내려놓기를
의식의 내용은 제어된 환각
언어의 한계가 해석의 한계

24. 알아차리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만들어진 의미에 현혹되지 말기를
시절인연의 차이가 앎으로 드러난다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 곧 해탈

25. 생명의 기운을 나누는 일
찰나 찰나 드러나는 현묘한 마음
찾아야 할 마음이 따로 없다
부질없는 욕심은 자신을 옭아매는 틀

26. 빈 마음의 연대가 생명 활동의 실상
정체성 없는 정체성
의미를 창조해야 하지만

27. 사건들을 관통하는 하나도 없다
누구나 알 듯 의미는 만들어진 것이다
사유의 유연성을 담보하는 마음 비움

28. 조화로운 생명의 춤
외부는 해석된 내부다
비움이 창조적 생명 활동의 기반

29. 무엇이 되려 애쓸 것 없다
어느 것이건 그 상태에 머물러 있을 수 없다
지지 않아도 될 아픔을 지지 말기를

30. 의식의 한계에 갇히지 말라
지켜보는 일이 의식의 한계를 새롭게 설정하게 한다
이름 짓는 일이 사건을 규정하는 일이다

31. 해탈의 삶은 제 마음이 제 마음을 품어 안은 삶
인지된 것들은 외부가 아니다
찾을수록 헤맨다

32. 비움과 연결은 하나의 사건이면서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마음씀 하나하나가 그 자체로 온 삶이 된다
생명의 소리를 온전히 듣기 위해서는

33. 바늘 끝보다 작기도 하고 경계 없이 크기도 한 마음현상
마음 상태가 곧 도다
도를 추구하면 도와 멀어진다

34. 있고 없다는 헛소리
알려지는 마음을 좇아가지 말기를
있을 때는 있음만 보이고 없을 때는 없음만 보이지만

35. 변해 가는 모습마다가 존재의 의미
알려지는 것이 있는 것이 된다
자기가 만든 영상에 속지 말기를
중생 세계를 끝낸다는 말도 성립되지 않는다

36. 무엇을 붙잡고 있는가
중생의 세계도 없고 부처의 세계도 없다
삶의 시간은 늘 머묾 없는 지금 여기

출판사 서평

“지극한도는어렵지않다.
다만가려선택하는마음을꺼릴뿐이다!”
정화스님이오늘의언어로풀어낸신심명의요체

중국선종의제3대조사승찬의『신심명』은이렇게시작한다.해탈은어렵지않다.다만좋아하고싫어하며,취하고버리고,옳고그름을가르는마음을좇지않으면된다.그렇다면정말해탈은이렇게쉬운것일까?

정화스님은『신심명』의이오래된물음을오늘날의언어로다시풀어낸다.연기와공,무아와유식이라는불교의언어뿐아니라뇌과학과인지과학,생명과진화,기억과신경세포,의식과무의식의언어까지자유롭게넘나들면서,우리가‘마음’이라부르는것이어떻게생겨나고어떻게우리자신의세계를만들어내는지를탐구한다.

우리는대개눈앞에보이는세계를있는그대로보고있다고생각한다.그러나정화스님이거듭강조하듯우리가아는세계는감각정보와기억,경험이만나그때그때만들어낸‘영상’이다.과거의기억정보를바탕으로지금을해석하고미래를예측하며,그렇게만들어진의미를다시‘나’와‘세계’의실재라고믿는다.좋아하고싫어하는마음도,옳고그름을가르는마음도이과정에서생겨난다.

문제는분별그자체가아니다.분별한것을실재라고믿고거기에머무는것,그것이번뇌의시작이다.그래서이책에서마음을비운다는것은생각을없애거나아무것도느끼지않는상태가되는것이아니다.마음을억지로고요하게만드는일도아니다.오히려이미만들어진생각길을잠시내려놓고,지금여기에서일어나고사라지는마음현상과마음상태를있는그대로알아차리는일이다.정화스님은이것을‘시절인연’에온전히자신을여는일이라고말한다.

생명은애초에홀로존재하지않는다.하나의세포도이웃세포와정보를주고받으며살아가고,하나의생명도다른생명들과기운과정보를나누며존재한다.지금여기의‘나’역시우주와생명의오랜진화,수많은관계와기억이잠시이모습으로드러난사건이다.그러므로어떤것도그자체로고정되어있지않으며,어떤것도홀로자기자신이되지않는다.하나가모든것을그것되게하고,모든것이하나를그것되게한다.

이런관점에서정화스님은『신심명』의구절들을하나씩새롭게읽는다.

“도를찾는마음이도를잃는마음이다.”
“마음을고요히하려는것도부질없는힘씀이다.”
“취하고버리는일이곧꿈속의꿈이다.”
“참됨도구하지말라.”
“마음을찾는것조차이미어긋난일이다.”
“깨닫고자하는것이스스로를얽어매는것이다.”
“무엇이되려애쓸것없다.”

이역설적인문장들이향하는곳은하나다.이미작동하고있는생명의충만함에무엇을더보태려하지말라는것.우리는더나은사람이되어야하고,더많이가져야하고,더많이알아야비로소충만해질수있다고배운다.정화스님은이것을‘배운결핍’이라고부른다.부족하다고배웠기에부족한것을채우려하고,미래를준비한다는명목으로끊임없이자신에게스펙과의미와목적을덧붙인다.그러나그렇게의미를붙잡을수록지금여기에서쉼없이일어나는생명의움직임은보이지않는다.

『신심명』이말하는해탈은이‘배운결핍’으로부터벗어나는일이다.어디엔가있는깨달음을찾아가는것도,번뇌의세계를버리고부처의세계에도착하는것도아니다.중생의세계와부처의세계를만드는것역시마음이다.마음이만들어낸영상에현혹되면번뇌의세계가열리고,그것이만들어진영상임을알아차리면바로그자리에서해탈의길이열린다.

그렇기에이책에서비움은소극적인포기가아니라적극적인창조행위다.익숙한의미를해체할수있어야새로운의미를만들수있고,이미만들어진생각길을내려놓을수있어야지금의시절인연과새롭게접속할수있다.배움역시더많은지식을쌓는일이기전에다른존재의이야기에끼어들지않고듣는일이다.마음챙김또한마음을붙잡아통제하는일이아니라,일어나고사라지는것을가려선택하지않고온전히바라보는일이다.

그래서『해탈은어렵지않다』가말하는해탈은특별한수행자에게만허락된초월적인경지가아니다.밥을먹고,사람을만나고,생각이일어나고,좋아하고싫어하는마음이생겨나는바로그일상에서가능한삶의방식이다.

마음을없앨필요도없다.
번뇌를미워할필요도없다.
도를찾아헤맬필요도없다.
무엇이되려고애쓸필요도없다.

다만지금일어난마음이어떻게만들어졌는지를보고,그것을‘나’라고붙잡지않으면된다.시절인연에따라일어나고사라지는생명의움직임에자신을열어두면된다.

승찬의『신심명』이1,400여년전말했던“지도무난(至道無難)”,즉‘지극한도는어렵지않다’는선언을정화스님은오늘의삶과언어속으로다시불러온다.뇌와마음,기억과언어,생명과진화,AI와인지의시대를통과해다시만나는『신심명』이다.

찾을수록헤매고,붙잡을수록멀어진다.
놓아두면비로소보인다.

해탈은어렵지않다.
이미충만한지금여기에무엇을더보태려하지않는다면.

지은이의말

“해탈의삶을산다는것은어렵지않다.
가려선택해좋아하고싫어하지만않는다면
사는모습마다마음쓰는것마다
해탈의길을걷는것이아닌경우가없으므로
사실그때가되면해탈의삶을산다는말을쓸필요조차없다.
번뇌의길이없어지는순간어떻게살것인가가분명해지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