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탈은 어렵지 않다: 마음대로 풀어 쓴 신심명

해탈은 어렵지 않다: 마음대로 풀어 쓴 신심명

$19.00
저자

정화

저자:정화
고암(古庵)스님을은사로출가하여해인사,송광사,백장암등에서수행정진했다.지은책으로대승불교초기경전인『섭대승론』을풀어쓴『우리는우리를얼마나알까?』,공부공동체인<남산강학원>과<감이당>에서했던강의와멘토링을엮은『너무잘하려고하지마세요』와『나와가족그리고가까운이들을그냥좋아하기』가있으며,서양철학서와의만남을풀어낸『생물이들려주는철학이야기:베르그송의‘의식에직접주어진것들에관한시론’을읽고』와『니체는이렇게물었다당신의삶은괜찮으세요:마음대로풀어쓴‘차라투스트라는이렇게말했다’』가있다.그밖에도『대승기신론』,『육조단경』,『중론』,『금강경』,『반야심경』등의강의를책으로냈다.

목차

책머리에

1.해탈은어렵지않다

좋아하고싫어하는것은제마음을좋아하고싫어하는것이다
도를찾는마음이도를잃는마음이다
불교수행은깨달음을실천하는것
시절인연을언어의폭으로제한하지말기를
허기진마음이쉴곳은어딘가

2.시절인연에욕망을담지마라

왜물고기란말이이상하지않았을까
무의식적으로이루어지는해석과정을반조해보기를
생명을온전히드러내고자하는가
마음비움이란불안정한상황과화해하는공능

3.마음을고요히하려는것도부질없는힘씀이다

몸과마음모두가인연의전체상
어제를비운만큼오늘을오늘처럼산다
마음이일어나는곳을보라
마음을고요히하려는노력도내려놓기를

4.현상을좇지않으면부족함도없고남음도없다

깨어있는마음으로인연에수순할뿐
없음은있음의뿌리
제역할을잃은안내문
묻는일이허공을맴도는일이되지않으려면
사건과사건을잇는평온한마음이도

5.취하고버리는일이곧꿈속의꿈

생명흐름의길[道]은정해져있지않다
없음[無]이도(道)를상징한다고여기지마라
이해가환상을바탕으로이루어진다는것을잊지말기를
무심을추구해도길에서길을잃는다
마음마다도를드러내는것이무심이다

6.일어나고사라지는생각길이곧해탈로포장된길

물을들고물을찾지말기를
진여심과생멸심은둘이면서둘이아니다
생명현상하나하나가그대로중도실상
움직임을좇아서도안되지만멈추려해서도안된다
집착심을탓하지말기를

7.내부도내부만이아니고외부도외부만이아니다

아는마음이알려지는마음에끌려가지말기를
그릇이라는의미를갖게되는것은
시비심을키우는자양분은
생명진화가말해주는무상

8.보이는것이환상인줄모르는것은스스로외부자가되는것

관계를통해드러난사건,마음
말이많고생각이많으면
심상과의미를생성하는기억의자모음
몸과마음과의는하나이면서셋이다

9.마음챙김은집착을깨뜨리는망치

공성도근본이아니다
뿌리도공이요가지도공이다
공은무경계의식이아닐까

10.참됨도구하지말라

공은비어있는상태가아니다
의식된것은존재하는듯한홀로그램

11.번뇌의길이열리는순간

있는듯없고없는듯있다
상상하는능력이생기자몸과마음도생겨났다
진리를찾는다고마음밖을돌아다니지마라

12.집착,마음에서마음을떠난환상

생각의주체도따로없다
순간적으로인식주체와객체가생겨나고사라진다

13.마음을찾는것조차이미어긋난일

빔을사유한다는것은
이름이존재를만든다
몸과마음과기억정보의통합체아뢰야식

14.경계도되고마음도되는공

이미쓰인원고를읽고있는의식
아는마음과알려지는대상모두가아뢰야식의그림자
능과경을알고자하는가

15.마음조차없다

몸과마음과의는분리될수없다
쉬는마음이불성이다
빈마음에스며드는이웃의빛으로지금여기가열린다
맥락에따른자유로운변환,지혜

16.의미를해체할수있어야의미를만드는것이창조행위가된다

언어능력을확장하는것은기억을나누기위한것
배움은끼어들지않는들음
함께어울리는소리의향연은어디에

17.생명의길은정해져있지않다

생명의율동은의미에머물지않는다
반조하지않으면고집이세진다
놓아두면세계상이바뀐다

18.무엇때문에그리바쁜가

공은텅빈상태가아니다
삶은언어의의미를넘어선다

19.벗어나야할삼계도없으며도달해야할부처세계도없다

시절인연은연대와배치로드러나는사건이다
누구만의누구를찾지마라
자신을싫어하는연습을하지말기를

20.깨닫고자하는것이스스로를얽어매는것이다

외부는만들어진내부
제발육진경계를싫어하지말기를

21.꿈속에서꿈을꾸지말기를

마음이만든다는것은무슨뜻인가
생명활동의지휘자는없다

22.시절인연을탓하지마라

앎이발생하지않아도사건·사물은있는가
동일성과유동성
의미를창조하는행위
신명이나는일

23.시비를가르는마음을내려놓기를

의식의내용은제어된환각
언어의한계가해석의한계

24.알아차리면그것으로충분하다

만들어진의미에현혹되지말기를
시절인연의차이가앎으로드러난다
흔들리지않는마음이곧해탈

25.생명의기운을나누는일

찰나찰나드러나는현묘한마음
찾아야할마음이따로없다
부질없는욕심은자신을옭아매는틀

26.빈마음의연대가생명활동의실상

정체성없는정체성
의미를창조해야하지만

27.사건들을관통하는하나도없다

누구나알듯의미는만들어진것이다
사유의유연성을담보하는마음비움

28.조화로운생명의춤

외부는해석된내부다
비움이창조적생명활동의기반

29.무엇이되려애쓸것없다

어느것이건그상태에머물러있을수없다
지지않아도될아픔을지지말기를

30.의식의한계에갇히지말라

지켜보는일이의식의한계를새롭게설정하게한다
이름짓는일이사건을규정하는일이다

31.해탈의삶은제마음이제마음을품어안은삶

인지된것들은외부가아니다
찾을수록헤맨다

32.비움과연결은하나의사건이면서전체를관통하는핵심

마음씀하나하나가그자체로온삶이된다
생명의소리를온전히듣기위해서는

33.바늘끝보다작기도하고경계없이크기도한마음현상

마음상태가곧도다
도를추구하면도와멀어진다

34.있고없다는헛소리

알려지는마음을좇아가지말기를
있을때는있음만보이고없을때는없음만보이지만

35.변해가는모습마다가존재의의미

알려지는것이있는것이된다
자기가만든영상에속지말기를
중생세계를끝낸다는말도성립되지않는다

36.무엇을붙잡고있는가

중생의세계도없고부처의세계도없다
삶의시간은늘머묾없는지금여기

출판사 서평

“지극한도는어렵지않다.
다만가려선택하는마음을꺼릴뿐이다!”
정화스님이오늘의언어로풀어낸신심명의요체

중국선종의제3대조사승찬의『신심명』은이렇게시작한다.해탈은어렵지않다.다만좋아하고싫어하며,취하고버리고,옳고그름을가르는마음을좇지않으면된다.그렇다면정말해탈은이렇게쉬운것일까?

정화스님은『신심명』의이오래된물음을오늘날의언어로다시풀어낸다.연기와공,무아와유식이라는불교의언어뿐아니라뇌과학과인지과학,생명과진화,기억과신경세포,의식과무의식의언어까지자유롭게넘나들면서,우리가‘마음’이라부르는것이어떻게생겨나고어떻게우리자신의세계를만들어내는지를탐구한다.

우리는대개눈앞에보이는세계를있는그대로보고있다고생각한다.그러나정화스님이거듭강조하듯우리가아는세계는감각정보와기억,경험이만나그때그때만들어낸‘영상’이다.과거의기억정보를바탕으로지금을해석하고미래를예측하며,그렇게만들어진의미를다시‘나’와‘세계’의실재라고믿는다.좋아하고싫어하는마음도,옳고그름을가르는마음도이과정에서생겨난다.

문제는분별그자체가아니다.분별한것을실재라고믿고거기에머무는것,그것이번뇌의시작이다.그래서이책에서마음을비운다는것은생각을없애거나아무것도느끼지않는상태가되는것이아니다.마음을억지로고요하게만드는일도아니다.오히려이미만들어진생각길을잠시내려놓고,지금여기에서일어나고사라지는마음현상과마음상태를있는그대로알아차리는일이다.정화스님은이것을‘시절인연’에온전히자신을여는일이라고말한다.

생명은애초에홀로존재하지않는다.하나의세포도이웃세포와정보를주고받으며살아가고,하나의생명도다른생명들과기운과정보를나누며존재한다.지금여기의‘나’역시우주와생명의오랜진화,수많은관계와기억이잠시이모습으로드러난사건이다.그러므로어떤것도그자체로고정되어있지않으며,어떤것도홀로자기자신이되지않는다.하나가모든것을그것되게하고,모든것이하나를그것되게한다.

이런관점에서정화스님은『신심명』의구절들을하나씩새롭게읽는다.

“도를찾는마음이도를잃는마음이다.”
“마음을고요히하려는것도부질없는힘씀이다.”
“취하고버리는일이곧꿈속의꿈이다.”
“참됨도구하지말라.”
“마음을찾는것조차이미어긋난일이다.”
“깨닫고자하는것이스스로를얽어매는것이다.”
“무엇이되려애쓸것없다.”

이역설적인문장들이향하는곳은하나다.이미작동하고있는생명의충만함에무엇을더보태려하지말라는것.우리는더나은사람이되어야하고,더많이가져야하고,더많이알아야비로소충만해질수있다고배운다.정화스님은이것을‘배운결핍’이라고부른다.부족하다고배웠기에부족한것을채우려하고,미래를준비한다는명목으로끊임없이자신에게스펙과의미와목적을덧붙인다.그러나그렇게의미를붙잡을수록지금여기에서쉼없이일어나는생명의움직임은보이지않는다.

『신심명』이말하는해탈은이‘배운결핍’으로부터벗어나는일이다.어디엔가있는깨달음을찾아가는것도,번뇌의세계를버리고부처의세계에도착하는것도아니다.중생의세계와부처의세계를만드는것역시마음이다.마음이만들어낸영상에현혹되면번뇌의세계가열리고,그것이만들어진영상임을알아차리면바로그자리에서해탈의길이열린다.

그렇기에이책에서비움은소극적인포기가아니라적극적인창조행위다.익숙한의미를해체할수있어야새로운의미를만들수있고,이미만들어진생각길을내려놓을수있어야지금의시절인연과새롭게접속할수있다.배움역시더많은지식을쌓는일이기전에다른존재의이야기에끼어들지않고듣는일이다.마음챙김또한마음을붙잡아통제하는일이아니라,일어나고사라지는것을가려선택하지않고온전히바라보는일이다.

그래서『해탈은어렵지않다』가말하는해탈은특별한수행자에게만허락된초월적인경지가아니다.밥을먹고,사람을만나고,생각이일어나고,좋아하고싫어하는마음이생겨나는바로그일상에서가능한삶의방식이다.

마음을없앨필요도없다.
번뇌를미워할필요도없다.
도를찾아헤맬필요도없다.
무엇이되려고애쓸필요도없다.

다만지금일어난마음이어떻게만들어졌는지를보고,그것을‘나’라고붙잡지않으면된다.시절인연에따라일어나고사라지는생명의움직임에자신을열어두면된다.

승찬의『신심명』이1,400여년전말했던“지도무난(至道無難)”,즉‘지극한도는어렵지않다’는선언을정화스님은오늘의삶과언어속으로다시불러온다.뇌와마음,기억과언어,생명과진화,AI와인지의시대를통과해다시만나는『신심명』이다.

찾을수록헤매고,붙잡을수록멀어진다.
놓아두면비로소보인다.

해탈은어렵지않다.
이미충만한지금여기에무엇을더보태려하지않는다면.

지은이의말

“해탈의삶을산다는것은어렵지않다.
가려선택해좋아하고싫어하지만않는다면
사는모습마다마음쓰는것마다
해탈의길을걷는것이아닌경우가없으므로
사실그때가되면해탈의삶을산다는말을쓸필요조차없다.
번뇌의길이없어지는순간어떻게살것인가가분명해지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