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들숨,그리고더깊은날숨이섞인날의기록을그어느즈음에서전한다는진주현작가.진주현작가의네번째소설<고립된입술들>.그간진주현작가가독자에게전한메시지는다소어둡지만명확하다는평을많이듣는다.이번소설에서도작가는끝끝내침묵을택해야했던사람들의이야기가담긴정신의학소설을발표함으로써다양한인간의감정과내면을들여다보고자했다.‘침묵’이라는키워드를통해우리사회가,인간이가진고난과그극복의이야기를담았다.
‘말의우주가있다면침묵의우주도있다.침묵에도냄새와결이있다.’_작가진주현.
책속에서
타인의고통이나를먹여살린다.그고통에줄줄이엮여있는상실,강박,상처,우울,트라우마.공황,현기증,수면장애,식욕부진,폭식,이명.다늘어놓자면끝도없다.그중에하나도소유하지않은자들은아마이세상에없겠지만그모든것의절반이상을깊은농도로가지고있는타인들이나를찾아온다.마음껏자신의마음과정신과영혼을관음하라고발가벗겨지길자청하기까지얼마나지치고어려웠을까.그래도그들이내게왔다.그들을나는환자,라고만생각하지않는다.하지만달리부를이름이없다.대부분우리의화두는거의약에대한것이다.여기는대학병원이라내진료실에머무는시간은기껏해야5분에서10분사이다.약의부작용이나용량에대해잠시의논을하고그들은일어서서나간다.그리곤근처약국에갈것이다.처방받은약을두툼한약봉지에받아들고는두달이나석달의안도감을귀하게여기며집으로갈것이다.
(나의타인들중)
보답받지못한희생.
하지만엄마라면누구나저처럼살지않을까요?
그렇지못한사람들도많아요.
내말에그녀는왈칵울음을토해냈다.
저를이해하세요?
네.진심으로요.
감사해요.정말.
그녀는내말에대해생각할시간이필요할것이다.나는가벼운신경안정제와항불안증약을처방해주었고그녀는한달에한번씩나를찾아왔다.그리고어느새친구같은사이가되었다.처음에약은조금그녀를도와줬을것이다.그렇게아주조금씩그녀는나아지고있었다.가족과의관계와는별개로.나를만난지5년가까이가되어갈때쯤그녀가진료실에서환하게웃었다.
(F329,F388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