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한 대학의 정신 의학과에서 근무하는 의사인 나는 하루에도 몇십 명의 환자들을 만난다.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약을 처방하며 바쁘게 지내지만 어렸을 때의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환자가 찾아온다. 자발성 함구증을 지닌 그녀는 방어적인 태도로 마음을 털어놓지 않고 세 번의 만남 이후로는 만날 수 없었다. 여러 가지 이유로 나는 대학 병원을 그만두고 새로운 곳에서 심리 상담소 겸 거처를 마련하고 새로운 환자를 맞으며 지낸다. 그러던 중 우연하게도 다시 자발성 함구증을 가진 그녀를 만나게 되고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여러 가지 일들이 꿈과 현실로 어지럽게 엮어진다. 이 소설은 말이 주는 지독한 상처와 어쩔 수 없는 침묵 속에 갇힌 자들의 그 사이, 의 심정들을 어렵게 전한다. 구원을 바라지 않는다고 표명했어도 아픈 것들, 침묵을 수행해도 나아지지 않는 것들, 그리고 작은 정직과 온기가 얼마나 거대한 것인지에 대해 스스로도 성찰해보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말에 또는 침묵에 상처받은 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래도 같이 버티자고 침묵으로 말하는 마음을 담았다.
고립된 입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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