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참으로 오랜 여정을 함께했지요

우리는 참으로 오랜 여정을 함께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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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연승

아마2014년의늦가을즈음
「풍경」이라는내생에첫시를쓰게되면서
어쩌면그렇게시작되었나보다.

그저
눈으로보고.마음에담고,시를쓰고하는
일련의과정들이너무나도행복해서

끝모를슬픔에휩싸일때도
황홀한기쁨에파묻힐때도
그스치듯머무르는마음들을
하나하나적어두다보니

어느새큰강줄기되어
이제는나를지탱하게하는
유일한치유인
나의詩.

목차

시인의말6

제1막.삶그리고밤

꿈10
어떤기억12
나만의방14
밤의노래15
이별의문학16
그대없는겨울17
슬픈관념18
그립고푸른꿈20
고요한강21
어느곳의밤22
우주라는공허23
꽃의말24
버림받은아이26
작은숲속의나무하나28
악연,말의꽃30
아득한가을의정취31
그대의세상은32
겨울밤속에서34
떠나는길36
부유38
녹턴40
공허한혼돈의바다42
사람이자유롭게죽을수있을까43
다리위에서44
이수아45
침묵46
시간의상대성47
먼그림자48
마음50
정리52
밤의끝54
생의기다림56
삶의밤58
염려60
어떤이별62

제2막.별빛그리고꿈

별빛처럼머무르듯떠났지만66
죽은가지가베어지듯이68
행복의길은69
강을적신날70
강물처럼흐르는72
봄비73
비가내리네74
행복의흔적76
시선77
명상의방79
추억을묻는다80
메마른나뭇가지사이로별빛이보이면82
풍경84
불가피85
오로라86
오늘의봄이87
추억의바다88
바라봅니다89
고백90
훗날91
시가편지가되어92
산책93
나만아는마음94
꽃이피듯95
새벽꿈96
치유의땅97
밤하늘98
서둘러피려는꽃에게100
오감102
시간의마음103
하늘밑고백104
빛,길,꿈106
끝의마음108
삶의끝,그대에게전할109
나무들로이루어진숲110

출판사 서평

서정적인글안에담담한마음을담는정연승시인의시집<우리는참으로오랜여정을함께했지요>.그의글을마주할때면자신도모르게그장면을그리게됩니다.시인의마음과함께시간을걷게됩니다.차분하면서도절절함이느껴지는정연승시인의작품은사랑의마음이무엇인지다시한번생각하게합니다.누군가의곁에늘숨쉬는글로남고싶어하는그의바람은서둘지않는그의마음과도닿아있다고생각합니다.
사랑의마음을한껏느끼고픈여러분에게선사합니다.우리는참으로오랜여정을함께했지요.

책속에서

<그립고푸른꿈>_정연승

몽상가들이쏟아놓고떠난
담갈색의슬픔이가득한아침의바다

그바다는푸름의색으로깊어진하늘같습니다만
그마음은푸름의색으로깊어진토로같습니다

깊고푸른은하속,미약한별빛처럼
힘없는발걸음을옮깁니다

바람은세찬소리를내며창을흔들고
어느해의끝에서품어왔던다짐들은
까닭을모른채부유합니다

그렇게무언가를그리워하는데
무엇을그리워하는지모른채살아가고있습니다

나는희망을꿈꿔도되는걸까요
마치하늘과맞닿은듯한바다저먼곳처럼

다만못내비통한이마음을눈감은채
그저어두워져가는짙푸른저하늘을바라봅니다

<부유>_정연승

얼마남지않은빛마저
사랑하는이에게모두주고서도

떠나지못하는수많은이유로인해
머물지못한채부유한다

그러다하릴없이잠이들면
하얀마음은낮은어둠에잡아먹힌안개가되어
노을을보면서도지옥을떠올린다

잠들기전이가장고통스러운이유는
내일이가장두렵기때문이고
모든것이멈추지않으면남게되는건
불명의존재가되어

죽은듯이남아있던시간들이
떠돌아다니듯지나가길기다리는것뿐

언젠가는지워지는거겠지만
못내서글퍼,부유하고부유하는
겹겹이딱지앉았던모든상처
결국어느것하나붙잡지도못한채
여윈고독을묻어둔무거운마음하나를
구천에흩어놓는다

<죽은가지가베어지듯이>_정연승

죽은가지가베어지듯이
무심하게조각내고픈
그리움의파편들

세찬바람에떠밀듯
못내밀어내지만

단한순간도쉽게
잊은적은없어서

그래도비워내면이내차오르던그때는
함께일수없다는걸알면서도
그눈을바라보면또그렇게
그리워

결국
죽을듯아파야만끝을맺곤하는시처럼
이또한뒤틀려버린치유겠지만

그래도생의끝에서언젠가우연히만나지면
놓쳐버렸던그때의그두손을
한번잡아볼수는있을까요

<강물처럼흐르는>_정연승

부딪히고꺾이어가며
끌려가듯여기저기를스쳐지나다보면
알지못하는어느곳으로무던히닿는것같아

그러나도착한곳은
언제나흩어져버리는광활하고푸른폐허

이내천천히한숨의노래를부르면서희미해져간다
그리고떨어지는꽃잎처럼아스라이내려앉는다

그러다좌절의문턱에서문득상상해본다
언젠가저검푸른하늘에은하수가펼쳐지는날
저곳을향해날아갈수있을까

점점메말라가고는있지만
간절한소원마저사라지지않기를